스님의하루

2022.5.20 죽순 채취, 금요 즉문즉설, 온라인 불사위 회의
“애인이 있는데도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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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늘도 스님은 곧바로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논마다 모내기 준비가 한창입니다. 우리 논에서는 묘당법사님이 직접 트랙터로 써레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텃밭에서 상추를 한 소쿠리 수확했습니다.

그리고 죽순을 캐기 위해 삽을 들고 산윗밭으로 향했습니다. 동네 담장마다 장미가 활짝 피어 중간중간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시골 마을에 어르신들은 이른 아침부터 밭이며 논에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밭으로 가는 길에 만난 어르신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어디가노?”

“죽순 캐러 갑니다.”

“그래 죽순을 잘 캐줘야 한데이. 그래야 잘 자라.”

산윗밭에 도착해보니 죽순이 쑥쑥 솟아 있었습니다. 나흘 만에 왔는데, 너무 많이 자란 죽순들도 많았습니다.


“비도 안 왔는데 우후죽순이네요.(웃음) 죽순을 캔 자리에 죽순이 더 많이 자라요.”

스님의 말씀대로 나흘 전에 죽순을 캤던 자리마다 더 많은 죽순이 땅을 뚫고 올라와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한 포대를 캐고, 조금 더 아래에 있는 대숲으로 가보았습니다.

이곳에도 죽순이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스님은 대나무 사이를 빠르게 다니며 죽순을 캤습니다. 보물 찾기를 하듯 죽순을 찾았습니다.




총 네 포대를 수확했습니다.

밭에서 내려와 바로 죽순을 다듬었습니다. 스님이 죽순을 반으로 가르고, 행자가 껍질을 벗기고, 겉 껍질은 발아래 통을 두고 바로 담았습니다. 스님은 언제나 한 번에 일이 처리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빠르게 작업을 합니다. 여린 죽순과 굵고 억센 죽순은 분류해서 따로 담았습니다.




죽순 다듬기를 마치고 바로 화로에 불을 때서 죽순을 삶았습니다.




먼저 여린 죽순을 삶아 건져 놓고 그 물에 다시 굵은 죽순을 푹 삶았습니다.

삶은 죽순은 찬물에 담가 한 번 더 손질했습니다.

“죽순을 다듬어서 마을 어르신에게 좀 가져다 드리세요. 어르신들이 죽순을 따기에는 다 너무 가파른 곳이라서 죽순을 드시기가 어려워요.”

“네.”

발우공양 시간이 다 되어 굵은 죽순이 오래오래 삶기도록 장작을 넣어두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두북 공동체 대중과 발우공양을 함께 했습니다.

“여래응량기 아금득부전 원공일체중 등삼륜공적”

식사를 마치고 주말에 모내기 일정에 대해 논의한 후 발우공양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오전 10시 정각에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해외에 거주하거나 오전에만 시청 가능한 분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오전에 즉문즉설을 하는 날입니다.

32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장미꽃이 한창 붉게 핀 5월입니다. 여러분은 5월이 걷기 좋은 달이라고 하는데, 저에게 5월은 농사짓기 좋은 달입니다. 걸을 시간이 있으시면 이곳에 농사 지으러 오십시오. 요즘 농촌에는 모내기철입니다. 이웃집 할머니가 모내기 좀 도와줄 수 없냐고 물어보셨는데, 공동체 대중들에게 확인해보니 전부 일이 있어서 도와줄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허리 구부러진 할머니가 모내기하기 어렵다고 도와달라는 이런 시점에 걷기는 뭘 걸어요? 모내기를 도와야죠. 농담이에요. 이런 좋은 날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온다며 불안한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어떡하죠?

“저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옵니다. 주말에 여자 친구가 여행을 가거나 제가 시간이 남을 때 혹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 약간 초조해지면서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럴 때면 오랜 벗을 만나거나 지인들을 만나서 불안감을 풀 수도 있을 텐데, 꼭 친하지 않은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납니다. 절반 정도는 제가 알아차리고 넘기지만 가끔은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그 욕구가 강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밤에 거리에 나가서 만남을 가지는데, 그럴 때마다 죄책감도 많이 들고 술도 많이 먹게 됩니다. 일단 이 욕구가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행을 해야 하나요?”

“아마 그 욕구의 뿌리는 불안감 같습니다. 혼자서는 편안하게 있을 수 없어서 항상 누구와 같이 있어야 하는 거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이 ‘여름에 더운데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나, 설사하니 안 먹어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으면 먹고 설사를 하든지, 아무리 먹고 싶어도 설사하는 게 싫으면 참고 안 먹든지 해야 합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한 관계는 아니잖아요.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으면 만나세요. 대신에 여자 친구가 알면 싫어하겠죠? 그럼 이 친구를 포기하고 다른 친구를 만나고, 또 그 친구를 만나면서 또 다른 친구와 만날 수 있으면 또 만나고, 그걸 이 친구가 싫어하면 또 헤어지고 또 다른 친구를 만나세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으면 먹고 나서 설사를 하는 겁니다.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연애를 하다 보면 이 사람을 사귈 수도 있고, 저 사람을 사귈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여자 친구는 나만 쳐다봤으면 좋겠고, 나는 또 다른 여성을 사귀고 싶다' 이런 마음이라면 그것은 질문자의 욕심이라는 겁니다. 질문자 역시 내 여자 친구도 나를 만나면서 또 다른 남자 친구를 만나도 ‘괜찮아. 자유롭게 만나자.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니잖아’ 이럴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여자 친구에게는 나만 바라보라고 해놓고 정작 나는 한 눈 팔고 싶다면 그것은 문제라는 겁니다. 죄는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질 건 없어요. 그러나 이렇게 하면 손실이 생깁니다. 여자 친구가 언젠가는 나와 헤어지게 되거나, 그게 아니면 질문자가 늘 이 사실을 숨겨야 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은 전 여자 친구도 비슷한 문제로 헤어지게 되었는데, 제 미래가 좀 보입니다. 이렇게 계속 살다가 결혼도 못할 것 같고, 한 여자에게 만족도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고치고 싶습니다. 지금 여자 친구가 너무 좋기도 하고요.”

“뭘 고쳐요? 생긴 대로 그냥 살지. 요즘 같은 시대에 결혼하면 뭐해요? 이 친구하고 일 년 사귀다가 저 친구하고 일 년 사귀다가 늙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도 돼요. 아무도 안 사귀고 늙어 죽을 때까지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그에 비하면 이 사람 저 사람 사귀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사는 건 쉬운 일이에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결혼을 했더라도 ‘우리 자유롭게 지내자’ 하고 상대와 합의를 했다면, 결혼 후에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적어도 결혼을 한 이상 이혼하기 전까지는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자고 약속을 했다면, 욕구가 일어나더라도 ‘참기가 힘듭니다’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욕구 자체를 용납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야 상대가 나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게 죄는 아니에요.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의 문제입니다. 내가 약속을 어겼으면 책임을 져야 된다는 거예요. 물론 약속이라고 무조건 다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죠. 때론 약속을 어길 수도 있고, 해약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거기에 대한 책임은 져줘야 됩니다.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거기에 대한 책임으로 배상을 해야 돼요.

내 마음대로 하고 나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안 지고 싶은 것, 그게 욕심이에요.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이 욕심이 아닙니다. 돈은 빌려놓고 갚고 싶지는 않는 것이 욕심입니다. 욕심이란 인연을 지어놓고 과보는 안 받겠다는 것을 말해요.

질문자가 갖고 있는 성향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조금 특이하다고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죄의식까지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그런 성향 때문에 손실이 생긴다면 그 성향을 고쳐야 된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런 욕구가 생기더라도 '이건 내가 불행을 자초하는 행위야' 하고 그런 욕망을 자제해야 해요.

쥐가 쟁반 위에 있는 고구마를 보았을 때 '저건 쥐약이 들어있을 확률이 높아' 하고 느끼면 아무리 먹고 싶어도 안 먹어야 되잖아요. 질문자가 ‘잘 안 됩니다’ 하고 질문하는 걸 보면,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얼버무려서 적당하게 풀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려면 내 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 아예 여자 친구에게 이렇게 부탁을 하세요.

‘나에게 이런 불안과 욕구가 있는데, 넌 내 곁을 떠나지 말고 주말에도 항상 내 곁에 딱 붙어서 감시를 해주면 좋겠어. 안 그럼 자꾸 내 마음이 딴 데로 가거든.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심리 불안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네가 내 옆에 딱 붙어서 챙겨줄 수 있을까?’

이렇게 부탁하기가 어려우면, 그 문제를 스스로 용납을 안 하든지요. 아무리 술이 먹고 싶어도 술을 먹고 나서 병이 난다면 딱 끊어야 하잖아요. 질문자는 끊기 어렵다고만 자꾸 말하지, 딱 끊는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용납을 안해야 합니다. '이건 내가 쥐약을 먹는 것과 같다' 이렇게 딱 생각을 해야 해요. 그래도 못 끊겠다면 전파상에서 전기 충격기를 사 와서 못 끊을 때마다 까무러칠 정도로 지져야 합니다. 이 정도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이 문제는 해결이 돼요.

또 다른 방법은 이열치열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말 명상이든, 4박 5일 명상이든, 명상을 한 번 해보면 좋겠습니다. 불안증은 이열치열이 약입니다. 혼자 있으면 더 불안해지게 되는데, 오히려 5일 동안 혼자 있어 보는 거예요. 엄청나게 힘들지만, 어느 정도 불안이 격렬하게 일어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됩니다. 꼭 술을 안 먹어도, 꼭 다른 사람을 안 만나도, 불안이 올라왔다가 가라앉습니다. 불안감은 영원히 가지는 않거든요. 담배가 피우고 싶더라도 안 피우고 기다려보면 피우고 싶은 마음이 내려갑니다. 어떤 욕구가 막 올라와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순간 막 치고 올라와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됩니다. 불안이 저절로 올라갔다가 저절로 가라앉는 경험을 여러 번 해보면 점점 해소가 되어 나가요.

꼭 사람을 만나서 불안을 해소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해소해 보는 겁니다. 술을 마셨을 때 불안감이 더욱 심해진다면 질문자가 원칙을 딱 정하는 거예요.

'술은 여자 친구하고 있을 때만 먹지 나 혼자는 절대 안 먹는다.'

술을 평생 안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자 친구 하고는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그러니 여자 친구가 있을 때만 술을 먹는다고 원칙을 정하면 됩니다. 자꾸 변명하지 말고요. 죄는 아니지만 불행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네, 스님 말씀대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도록 수행 정진을 계속하겠습니다. 제 마음을 굳건히 먹어서 흔들리지 않게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동생이 인정 욕구가 강하고 애정결핍이 있어서 저뿐만 아니라 형제들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를 부모님들께 알려드려서 관심을 끌고자 합니다.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어릴 때 제가 말을 하면 상대가 기분 나빠하고, 상처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과묵하고 사람들과 말을 섞는 것을 꺼려하는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이런 성격이 꿈을 이루어 가는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장애를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요?
  • 아이가 간경화 말기로 간이식을 받아야만 한다는 안내를 듣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를 굳이 수술을 시켜 힘들게 만들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고, 시댁에서도 자식의 수술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이 위기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알려주세요.

대화를 마치고 나니 12시가 다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어떤 어려운 일을 겪어도 지나 놓고 나면 다 거기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게 인생입니다. 막상 어려운 일을 겪을 때는 큰 일 같은데 지나 놓고 되돌아보면 다 별일 아니에요. 지나 놓고 보면 별일 아닌 줄을 미리 안다면 문제를 좀 더 담담하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담담하게 풀어나간다고 해서 냉정하거나 인간성이 없거나 사랑이 없는 게 아닙니다. 울고불고해야 사랑이 아니잖아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이왕 사는 것 괴롭지 않게 살려면

인생을 살다 보면 나날이 과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 그건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냥 인생이에요. 밥을 먹여줘야 하고, 옷을 입혀줘야 하고, 나가서 일을 해야 하고, 인간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내가 싫어하는데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데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서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게 인생사예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삶이란 특별한 기쁨도 아니고, 특별한 괴로움도 아니에요. 제 뜻대로 안 된다고 울고불고, 된다고 기뻐하고 이렇게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몸부림치는 것뿐입니다. 이왕 사는 것 괴롭지 않게 살려면 인생을 조금 담담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한층 밝아진 표정의 질문자들의 소감을 한 마디씩 들은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점심에는 내일 모내기를 앞두고 윗 논과 아랫 논을 둘러보았습니다. 논둑에 물이 새는 곳을 발견하고 삽으로 논둑을 막는 작업을 하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온라인 불사위원회와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한 이후 회원들이 온라인 법회에 참석할 때 불편함이 없는지, 새로운 플랫폼 개발이 필요한지, 장기적으로 국민 전체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나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하는 게 좋을지 등 여러 가지 과제들에 대해 스님의 의견을 공유해준 후 4시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곧이어 4시 30분부터는 전국 법사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전국 법사단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회의에서 질문을 못한 분들부터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자유롭게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전국 법사 회의를 마쳤습니다.

두북 수련원의 교문 앞 담장에는 장미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해가 질 무렵 장미꽃은 더욱 붉은빛을 발했습니다.

저녁 7시 30분이 되어 스님은 다시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했습니다.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보기 위해 4600여 명이 유튜브에 접속했습니다.

“5월은 계절 중에 왕이라고 부르죠. 그리고 꽃 중에 꽃이라는 장미가 활짝 피는 계절이 5월입니다. 학교 담장에 있는 장미꽃을 한 번 보시죠.”

해질 무렵 교문 앞 담장에 핀 장미꽃을 영상으로 보여준 후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저녁에도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멀어질까 불안해하기도 하고, 질투하고, 작은 것에도 상처를 잘 받습니다. 어떻게 하면 여기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 소심한 성격에 눈치를 보다 보니 이제는 누구와 대화를 해도 긴장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저의 아들뿐입니다. 어떡하죠?
  • 한 번뿐인 인생 제 삶을 후회 없이 투신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행정고시를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해도 될까요?
  • 저는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임신을 하게 된 경우 저는 적극적으로 낙태 지원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 한 일이 생명을 죽이는 일이 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국민들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행복학교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즉문즉설을 통해 '아, 내가 그걸 몰랐네. 그렇게 하면 되겠네' 하고 깨달아서 혼자 실천해 보면 금방 해결되는 사람이 있어요. 반면 오랜 습관 때문에 잘 안 되는 사람에게는 스님이 극약처방을 내려 줍니다. 전기 충격기로 지져보라고 하거나 3000배를 해보라고 하죠. 정신은 건강한데 행동이 잘 안 될 때 이런 처방을 내리는 거예요.

그런데 정신 자체가 약한 사람에게는 이런 처방을 내리면 안 돼요. 다른 사람의 처방전을 받아서 내가 함부로 쓰면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정신 자체가 약하면 일단 병원에 가서 검진을 해봐야 해요. 왜냐하면 내가 도전해서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치료를 받아서 극복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해야 될 사람은 쉬면서 치료를 해야 되고, 도전을 해서 뛰어넘어야 될 사람은 좀 힘들더라도 도전을 해서 뛰어넘어야 해요.

같이 하면 훨씬 수월해지는 공부, 행복학교

누구나 다 혼자서는 잘 안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같이 하면, 같이 하기로 한 그 약속 때문에 잘 될 때가 많습니다. 행복학교는 혼자서는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지난주에 받은 실천 과제를 다음 시간까지 해 와서 각자 자신의 경험을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런 믿음이 생기게 돼요.

'나는 안 되는데 저 사람은 되네. 법륜 스님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나하고 똑같은 저 사람도 되니 나도 되겠다.'

나도 잘 안 돼서 약간 위축되는데 저 사람도 안 된다면 ‘보통 사람은 잘 안 되는 거구나' 하고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되는데 저 사람은 안 된다면 ‘저도 안 되었는데 이제 많은 연습 끝에 됩니다. 당신도 될 거예요’ 이렇게 격려해 줄 수도 있어요. 위로를 받을 수도 있고, 본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같이 수행을 해나가면 훨씬 수월합니다. 특별한 건 아니에요. 어차피 모든 것은 다 자기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니까요.

변화는 자각할 때 일어나요. 자각이 안 일어나면 변화가 안 일어납니다. 즉문즉설은 여러분이 자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입니다. 누군가를 탓하면서 밖을 향하던 관점을 나 자신 쪽으로 돌려주는 거예요.

‘남을 탓하지 말고 너 자신 쪽으로 관점을 돌려라’

즉문즉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런 뜻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욕심을 내면 안 돼요. 기지도 못하면서 날려고 하면 계속 실패합니다. 기고 있으면 걸으려고 해야 하고, 걸을 수 있게 되면 뛰려고 해야 하고, 뛸 수 있게 되면 날려고 해야 합니다. 이렇게 단계를 밟아서 순차적으로 해나가야 해요.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자꾸 실패를 하니까 좌절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꾸준히 마음공부를 해 나가 봤으면 좋겠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농사일을 하고, 오전에는 만일준비위원회와 화상회의를 하고, 경전대학 즉문즉설을 생방송을 한 후, 오후에는 청춘톡톡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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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정도

'지아'라는 이름으로 댓글 쓰신 분 문제 해결책.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밑으로 휙 내리면 >
핸드폰을 설정할 수 있는 화면으로 바뀐다.>
오른쪽 위를 보면 톱니바퀴 모양의 조그만 그림 이 있다 >
꾹 누른다 >
'디스플레이'를 누른다 >
라이트 다크 둘 중에 아마 다크로 선택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문제였다.
라이트를 눌러서 바꿔준다.

2022-05-30 16:24:23

지아

검은 바탕화면에 회색글씨체 붉은 글씨체 넘 불친절하세요ㅠ
글이 안보입니다 그냥 흰바탕에 검정활자 나 검정바탕에 흰글씨체는 안될까요
몇번을 말씀드려도 똑같네요

2022-05-27 16:30:27

불린이

죽순을 없애주어야 대나무가 더 잘 자라는군요. 비도 안왔는데 우후죽순이라는 스님의 유머가 재밌게 들립니다☺️☺️

2022-05-26 16: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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