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보건의료인을 위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2022년 10월 15일(토) 오후 4시 30분
대상 : 정토회원 중 보건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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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행자의 하루

돈이 적당히 있어서 감사합니다?

정토행자의 하루 기사를 만드는 희망리포터들과 편집자들이 2022년 2월부터 하루를 돌아보는 감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일기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서 감사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반면 감사를 쥐어짜듯 억지로 생각해낼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거창하지 않으나 잔잔한 행자의 하루팀 일기 중 일부를 가벼운 마음으로 공개합니다. 정토행자의 하루 감사하루방 단단해지는 내 마음 고맙습니다 강현아 감사하루방 이름도 좋고 하루방 사진도 볼수록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든 사람 덕분에 쉽게 잘 찾아 들어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밤새다시피 공부한 탓에 몸이 피곤합니다. 그래도 문학작품 분석이 재미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도와주는 분들 덕분에 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아프지 않게 애쓰지 않고 합니다. 친절한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흔들림 없이 자기 생활 잘해준 덕분에 나도 옆에서 분기탱천하여 일어설 수 있습니다. 권영숙 오늘은 아침 기도가 하기 싫어, 정확히 말하면 108배 하기 싫어, 밍기적거렸습니다. 한 생각만 바꾸면 굳이 다리 아프게 절하지 않아도 되는 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 생각을 못 바꾸고 어리석게 사니 제 다리는 앞으로도 고생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싫은 마음에도 기도를 빠지지 않으니 고맙습니다. 저는 성실한 사람입니다. 어제 아침부터 동네 지인이 상담 요청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순간, 들어는 줄 수 있어도 상담은 어려운데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해결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겁니다. 들어보니 지인은 그 문제에 사로잡혀있고, 저는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인이 가벼워하는 모습에 고맙습니다. 양계홍 감사합니다. 당신과 함께 살면서 희로애락을 다 충분하게 만끽하여서 쌓였던 원한이 녹으며 이것 모두 그냥 경험일 뿐이라고 생각되지만, 경계에 부딪히면 마음은 움츠려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바로 알아차려 고맙습니다. 단단해지는 내 마음 고맙습니다. 홀로 서려고 하는 강인함 고맙습니다. 채워지지 못한 나약함의 욕구는 그냥 지켜봅니다. 애들에 대한 집착. 남편에 대한 집착이 올라올 때면 ‘나는 죽었다’ 하면 바로 멈춰집니다. 집착을 내려 주는 것이 제일 좋은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집착을 끊도록 해주는 나의 절친들… 불법 공부해서 이나마 다행입니다 김난희 넘어진 줄도 모르고 자빠져있는 저에게 자빠져있다고 일러주고 수행하라 밀어주는 도반 덕분에 새벽기도를 마쳤습니다. 얼마나 오래 넘어져 있던 건지 넘어져 있는 상태가 정상인 줄 알고 있었네요. 일어나라 하니 벌떡 일어나 수행하는 저에게 고맙습니다. 함께 가는 도반님들 고맙습니다. 바른길 밝혀주시는 스승님 고맙습니다. 벌떡 일어나 수행하는 저에게 고맙습니다 김봉재 어떻게 해야 할 것은 없습니다. 그냥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 중에 나의 선택과 과보만이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겠지만, 맞아도 좋고 틀리면 다시 또 해 보면 됩니다. 이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신 위대한 스승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세영 이 불법을 만나게 인연을 맺어준 스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느 날은 스님은 너무 냉정하다고 뒷담화 한 적도 있고, 내 마음에 와닿는 말씀을 해주실 때는 너무 좋다며, 왔다리갔다리 하기도 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스님의 발원이 저에게 닿아 지금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종교의 종자도 관심이 없었고, 비현실적이라며 내가 종교를 가지는 일은 이 인생에는 없는 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종교를 가지는 사람은 의지심이 약한 사람이라 치부했습니다. 부처님 법을 만나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참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김정림 아침에 출근하면서 큰딸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하늘이 맑다. 네 마음도 맑기를 두 손 모은다. 많은 엄마가 딸에게 섭섭하다고 하고, 많은 딸은 엄마에게 투덜거린다.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웃으며 오늘 하루 보내자♡ 그랬더니 이렇게 답글이 왔습니다. 고운 말 한마디 잘하지 못하는 딸 키우신다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머니야말로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시길. 이번 주부터 서늘해지는데 옷 잘 입고 다니세요. 코끝이 찡합니다. 우리 모녀는 말보다 글이 더 부드럽구나 엄마 마음 풀어주는 딸이 고맙습니다. 엄마 마음 풀어주는 딸이 고맙습니다 김혜경 내 마음을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산책 중 남편이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는 걸 못 알아차리고 판단하고 평가했습니다. 내 업식대로 떠들다가 남편은 왜 이 말을 했을까 알아차리고 남편 칭찬도 해주었더니 편안해합니다. 옳다 그르다 생각 짓고 말했지만 알아차려서 다행이었습니다. 불법 공부해서 이나마 다행입니다. 부처님법 만나고 법륜스님 만나고 도반들 만남에 감사합니다. 더 이상 바람 없습니다 박문구 매일 매일 작은 기적이 일어남에도 몰랐습니다. 이대로 편안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2600년 전 법이 나에게 전해져 온 것이 기적이고 감사합니다. 서지영 큰 택배 박스를 버리러 건물의 재활용 쓰레기장에 내려가니 일하시는 아저씨께서 제가 버리려는 곳에 버리지 말고 다른 곳에 버리라고 알려주십니다. 그러시면서 그냥 마구잡이로 버린 종이 박스를 던지며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막 버려? 하며 짜증을 내십니다. 옆에 있다가 맞아요 하고 그냥 마음만 받아드렸는데 아저씨 얼굴이 환해집니다. 고맙습니다하고 얼굴을 보고 인사하고 오며 따뜻한 말 한마디 마음 받아주기의 힘을 다시 느낍니다. 이렇게 알고 느끼고 행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신혜행증, 조금씩 내 주변의 세상이라도 따뜻해지기를 발원합니다. 서현주 어젯밤 남편과 강아지 산책 나갔다가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마음 무거웠는데, 생각과 다르게 기도 중에는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며칠 전 법사님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쁘다’라는 말씀에 눈물 냅니다. 아들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이쁘고 이쁩니다. 더 이상 바람 없습니다. 나를 살리는 길, 해보겠습니다 성지연 불안불안했는데, 회오리 속에 있습니다. 좋은 경험이 되도록 법을 실천하는 연습, 한 번 해봅니다. 나를 살리는 길, 해보겠습니다. 나의 꼬라지를 일깨워주고 나의 한계를 넓혀주는 그들 고맙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보기로 마음먹습니다. 이 기회, 고맙습니다. 신정아 돈이 적당히 있어서 감사합니다. 돈처럼 사람을 망치는 것이 없구나 싶은 요즘입니다. 나는 돈독이 오르거나 돈에 눈이 멀 정도로 돈이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사리분별하고 삽니다. 소박하게 먹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소박하게 먹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윤정환 집 하수구에서 물이 새서 아래층 천정이 다 젖어 도배해 줘야하고 전기차 주차구역에 수소전기차 세웠다고 과태료 나오고 해외로 의료봉사 가는데 예상치 못 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대출받은 금액 이자율이 뛰고 원금 상환도 들어오고 이래저래 돈 튀는 소리가 어수선한데 마음의 부딪침은 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여유롭게 있을 수 있는 나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수행하게 해준 정토회 그리고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아내가 더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이서후 술자리를 하든, 야근을 하든, 항상 제시간에 일어나 출근하여 번 돈으로 처자식 굶기지 않는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공부가 힘들다고 매번 엄마에게 자랑하는 아이들, 투덜거리면서도 빠지지 않고 학원 가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아침마다 정진 잘하라고 불 밝혀 주는 도반님들께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함을 알아차리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도반님들께 감사합니다. 오늘 수행법회 편안히, 조용히 참석하도록 아직까지 주무셔주는 아이들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재선 부처님법 만나 제 인생 후반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쓸데없이 예민하고 흘려버려도 되는 감정 찌꺼기를 쌓아 놓고 틈만 나면 꺼내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스님 법문 들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연습하며 꽉 쪼이듯 답답했던 마음이 지금은 넉넉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도반들과 나누기하며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로만 기억된 것들이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하며 모두 별일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되어 감사합니다. 도반들의 감사일기 읽으며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솔직하게 다 내놓아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봐 쭈뼛거림 없이 포장하지 않아도 되니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태기 아내의 병고로 깨닫는 것들이 많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가족이 가장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내가 더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임명자 투덜대는 나에게 항상 웃으며 동반해준 도반이 고맙습니다. 지금 이대로 감사합니다. 빠듯한 소임도 느긋한 소임도 감사할 뿐입니다. 정태남 굳이 아스팔트를 두고 진흙길을 가야 하는지. 다수가 선택하면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이기에 버겁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번 일로 내가 옳다는 생각에 빠져 다른 면은 보지 않았나 혹시 내가 잘못 생각하였었나 돌아보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소소하지만, 부정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나에게 감사합니다. 부정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나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생각으로 흐르는 것이 감사합니다 최미영 어제저녁어제 저녁 부모님 집에 갔습니다. 가고 싶을 때 가서 뵐 수 있어 감사합니다. 감사할 거리를 찾으려 애쓰다 보니 당연한 것에 감사해야 함을 알아갑니다. 두 아이가 독립한 것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 잔소리 마왕이 되거나, 레이저 눈빛을 쏘고 있었을 텐데, 지금 내 앞에 없어 과보를 짓지 않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최서연 오늘 산책 중 남편이 말합니다. 자네는 앞으로 걱정 없는 삶이 될 거라 합니다. 이유는 불법에 귀의해서 수행자로서 또, 한때 자네가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긴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니까. 하니 건강만 하라고 합니다. 보살의 삶을 지향하는 나를 공감해줘 고마움으로 가득한 오후였습니다. 허승화 그냥 지금 멍하다. 내가 멍하게 있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 어색하지만 좋다. 할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달릴까. 자전거 탈까. 고민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감사일기를 쓰게 되니 겁내기보다 감사하는 생각으로 흐르는 것이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홍자원 오늘도 무탈합니다. 감사합니다. 심한 기침과 계속되는 열 오름에 확인해보니 코로나 양성입니다. 몇 달 전에 저 빼고 가족들이 다 걸려서 난 슈퍼항체인가 보다 했는데 결국은 걸렸습니다. 남편이 쉬는 토요일이라 다행입니다. 아침에 확진 확정 받으러 가는 병원까지 남편 차 얻어 탈 생각에 감사함 가득합니다. 숨 쉬어집니다. 지금 저는 아주 문제없습니다. 글정토행자의 하루팀 편집최미영

정토행자의 하루 2022.09.30. 2,510 읽음

정토행자의 실천

감자 한 알이 내 밥상에 오르기까지

감자캐기 좋은 날 맑은 날씨 덕분인지 여주로 향하는 마음은 소풍을 떠나는 아이마냥 설렙니다. 널찍했던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논밭을 낀 지방도로로 들어서 한참을 달리자 어느덧 한 마을길로 들어섭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 한 흙길로 변했습니다. 실천장소 꼭지 도반이 보내준 길안내 사진과 눈앞에 보이는 갈림길을 맞추어보며 오른쪽 길로 조금 올라가자 몇 대의 차량과 도반들이 보입니다. 실천장소에 맞게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현장에서 도반들을 만난다는 설렘이 교차합니다. 탁 트인 여주 실천장소 전경 여주 북내면 신남리에 위치한 약 만 평정도 되는 이 땅은 경기광주지회의 실천장소입니다. 여러 해 전 정토회원이 기증했지만 오랜 시간 무단경작지로 있었다가 지회의 실천장소로 배정되면서 관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경기광주지회는 정토회 농사팀과 불사팀의 자문을 구하면서 실천장소 운영 방향과 계획을 세워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토회원들이 함께 봉사하며 일과 수행의 통일을 체험할 수 있는 수도권 실천활동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실천활동은 연초에 계획한대로 지회장, 농사담당과 실천장소 꼭지가 논의 후 일정을 잡고 공지를 합니다. 4월부터 10월 사이에 한 달에 두 번 정도 활동계획을 세워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정토회 농사팀에서 두북의 씨감자를 조달해주어서 200평 가량의 땅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7월 3일, 오늘은 드디어 감자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지난 6월, 김매기 활동을 진행한지 한 달 만입니다. 감자는 어디에 있나요? 경기광주지회 실천장소가 두 곳이라 지회 활동이 중복되는 경우 봉사자를 찾기가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강원경기동부지부에서 봉사자를 모집해 주어서 서른 여 명의 봉사자들이 모였습니다. 실천장소에 도착해서 팔토시와 장갑을 끼며 어디가 감자밭인지 둘러보는 도반들을 향해 강원경기동부지부장이 한 마디로 정리해 줍니다. “잡초가 없고 깨끗하게 정돈된 밭 옆에 정리되지 않은 밭이 우리 밭입니다“ 짧은 탄식과 웃음이 지나갑니다. 한 달 전, 이곳 감자밭에 와서 김매기를 했던 도반들은 감자를 덮을 정도로 길게 자란 잡초들을 보며 놀랍니다. 놀다 가면 되지 봉사자 모두 둥그렇게 모여 서서 삼귀의, 수행문을 읊고 여는 나누기를 합니다. 반가움과 어색함이 감도는 여는 나누기 시간 “놀러온다는 생각으로 너무 들떠서 출발했나 봅니다. 도착해서 보니 제가 팔토시도 안 챙기고 모자도 안 가져 왔네요.” 여는 나누기를 마친 엄마 옆 꼬마 도반이 큰 소리로 말합니다. “놀다 가면 되지” 꼬마 도반의 명쾌한 해답에 모두 웃음이 터집니다. 이어 활동 설명을 듣습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이랑 한 줄씩 맡아주세요. 비닐을 먼저 제거하고, 여기 있는 호미를 하나씩 챙겨서 감자를 캐주세요.” 바로 감자밭으로 들어가 호미로 흙을 긁어내며 감자알을 건져 올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비닐 제거라는 우선 작업이 있습니다. 비닐 위에는 김매기로 마른 잡초와 흙이 엉켜있어 단박에 쉽게 걷어지지 않습니다. 흙과 마른 잡초를 고랑으로 비켜내고 감자가 비닐에 같이 끌려가지 않게 찢어가며 걷어냅니다. 걷어낸 비닐은 밭 입구에 모았습니다. 비닐 걷어내기 올해 씌운 비닐은 걷어냈지만 아직 여기저기 비닐조각들이 보입니다. 작년 외부인이 무단으로 감자농사를 하면서 비닐을 걷어내지 않고 감자를 캐냈던가 봅니다. 널려있는 비닐조각은 골칫거리 중 하나입니다. 작년과 같은 무단경작을 막기 위해서 올해 실천장소 열 군데에 ‘외부인 경작금지’ 표지판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온 꼬마 도반 비닐을 걷어내고 호미를 감자 옆 흙에 꽂는 순간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손으로 감자 주변 흙을 헤쳐서 감자알을 주워준 다음, 더 깊이 있는 감자알은 호미로 뿌리 근처 흙을 살살 파내면서 캐주세요.” 하마터면 호미로 감자알을 찍을 뻔 했습니다. 이틀 전 내린 비로 흙이 부드러워 손으로 조금만 헤쳐도 노오란 감자알이 고개를 내밉니다. 흙 속에서 나온 감자알들은 이랑 위 곳곳에 모아서 잠시 햇빛을 쏘여 말려줍니다. 이렇게 흙을 말려줘야 썩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답니다. 감자는 일광욕 중 감별사와 장성들 50분 가량 지나서 휴식시간을 가집니다. 감자밭 옆 그늘로만 들어가도 한결 시원합니다. 도반들은 각자 가지고온 물을 마시며 땀을 식힙니다. 아직 임야 건축 허가가 나지 않은 이곳에는 화장실이나 수도 등 기반시설이 없습니다. 바구니, 호미와 장갑 등 도구를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아서 책임봉사자가 개인차량으로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 봉사자들에게 미리 화장실과 수도가 없음을 공지하고 봉사시간을 2시간 내외로 줄여서 활동계획을 잡으니 봉사자들이 큰 불편 없이 활동에 임합니다. 바구니에 감자 담기 10여 분의 휴식을 마치고 임은주 농사 담당 도반이 업무를 재분담합니다. 먹을 수 없는 파란 감자와 썩은 감자를 골라낼 줄 아는 감별사 5명을 뽑고, 큰 바구니에 담긴 감자를 밭에서 감별사 앞으로 들어 날라줄 힘이 좋은 장성 6명을 뽑았습니다. 다른 도반들은 계속해서 감자를 캐면서 다음에 무를 심기 좋도록 호미로 흙을 갈라줍니다. 감자를 수확한 뒤 8월에는 김장을 위한 무를 심을 예정이랍니다. 감별사에게 향하는 감자들 농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봉사자들이 많습니다. 농사 초보 봉사자가 지나간 이랑에 다시 한 번 호미질을 하니 굵은 감자알이 서너 개 더 나옵니다. 밭갈이를 놓친 이랑은 지나가면서 한 번 더 갈아주고 듬성듬성 잡초도 뽑습니다. 짧은 2시간의 활동이지만 강렬한 햇볕 아래에 있다 보니 쉽게 열이 오르고 금방 지칩니다. 다시 한 번 짧은 휴식을 하고 감자를 크기별로 종이상자에 담습니다. 큰 감자알, 중간 감자알, 조림용 작은 감자알로 나누어서 상자에 담습니다. 감자 한 알을 두고 중간 크기인지 조림용인지 왈가왈부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이 감자는 볶음용인가, 조림용인가? 간장에 졸여질지, 채 썰려서 볶아질지 심판대에 서서 긴장하고 있는 감자를 상상하니 빙긋 웃음이 납니다. 오늘 여기서 수확한 감자는 농사팀의 지침에 따라 한 알도 빠짐없이 정토사회문화회관 공양간으로 갑니다. 크기별로 잘 담긴 감자상자들은 한 쪽에 잘 쌓아서 더 이상 햇빛을 보지 않게 신문지로 잘 덮어둡니다. 감자상자 신문지로 덮어주기 감자 한 알이 주는 감사함 활동을 마치면서 세 모둠을 지어 둘러앉고 닫는 나누기를 했습니다. 많은 도반들이 온라인으로만 보던 도반을 직접 만나서 반가웠고 소풍을 나온 것처럼 즐겁고 행복했다는 마음을 나눕니다. 지난 번 씨감자를 심고 김매기 활동에 참여했던 도반들은 그 사이 감자가 얼마나 컸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왔는데 잡초가 수북하게 자라있어 놀랐답니다. 꼬마 농부들 실천활동을 신청한 봉사자가 많다는 희소식에 슬쩍 ‘이번에 나는 빠질까?’하는 마음이 올라왔지만 그 마음을 옆으로 치워두고 오길 잘했다는 솔직한 나누기를 해주는 도반도 있습니다.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20년째 일하고 있다는 도반은 내가 진열하는 농산물들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처음 알았다며 밥상에 올라온 감자 한 알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늘 아래 닫는 나누기 7월 3일, 여주 실천활동 봉사자들 나누기와 사홍서원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감자를 표현하는 주먹을 쥐고 사진을 찍습니다. 아쉬움의 작별인사를 하고 차량이 한 대씩 빠져나가는 사이, 몇몇 봉사자들은 남아서 널어둔 비닐을 말아서 봉투에 집어넣고 감자상자를 차에 싣습니다. 휴식을 취한 그늘 자리를 다시 살펴보며 깨끗하게 정리합니다. 잘 쓰이는 삶 임은주 농사 담당 도반이 빨아서 널어둔 목장갑들이 한 장 한 장 모자이크 붓다의 조각같습니다. 봉사자들이 쓴 호미와 장갑들이 제자리로 돌아간 모습이 잘 쓰이는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 뭉클합니다. 수행에 활기를 불어주는 실천장소 여주 실천장소 꼭지 주소진 님의 소감으로 감자밭 이야기를 마칩니다. “여주 실천장소와 가까운 이천지역 회원으로 이 소임을 맡았습니다. 다른 소임으로 바쁘지만 가끔씩 방문하는 실천장소는 소임으로써 부담과 책임보다는 힐링이 됩니다. 햇빛을 쐬고 땀을 흘리니 잡생각도 줄고 잠도 더 잘 잡니다. 작물을 재배하며 자연을 느끼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지도법사님의 농사활동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보며 그냥 해보는 일과 수행의 통일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시대를 지나며 법당이 없어지고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정토회에 도반들과 직접 만나서 함께 일하는 실천장소는 부족한 수행과 봉사에 활기를 불어주는, 꼭 필요한 수행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지회 다른 활동이 겹치는 날에는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봉사자들이 와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책임봉사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번 지부의 참여는 정말 큰 힘이었습니다. 실천장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책임봉사자들도 늘어나면 수도권 실천장소 중심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감자캐기가 끝난 감자밭 감자캐기 실천활동 현장 속으로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글김난희 사진이일중, 안교심, 임은주, 주소진

주1일봉사 2022.07.25. 3,873 읽음

정토불교대학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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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체득하는
정토경전대학

※ 정토불교대학 졸업 후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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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이야기

우연히 찾아온 정토불교대학과의 만남

윤정숙 님 - 2018년 정토불교대학 졸업

지금까지 남보다 더 가지고, 더 빛나고, 더 잘 입고, 더 잘 살기 위해 살았는데, 어느 날 문득 이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 싶었죠. 우연히 친구와 얘기하다가 알게 된 정토불교대학.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의 기준점을 찾고 싶어 입학하게 되었지요. 집착과 이기심이라는 어리석음으로 내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제 삶에 만족해요.

부부에서 도반으로

이용준·김서화 님 - 2019년 정토불교대학 졸업

부부의 인연으로 만나 이제는 도반으로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있어요. ‘아내는 이러한 사람’, ‘남편은 이러한 사람’라는 고정관념이 내 삶을 고단하고 힘들게 만들었음을 불법공부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잘 풀리지 않는 부분도 법문을 들으면 해소가 되고 처방전을 받은 듯 시원해요.

이혼소장을 멈추게 한 정토불교대학

최영미 님 - 2015년 정토불교대학 졸업

13년 내내 총성없는 전쟁과 같았던 결혼생활. 이혼장을 쓰던 중에 정토불교대학 입학홍보문자를 받게 되었어요. 남편과의 싸움은 제 인생의 풀지 못하는 숙제 같았는데, 그게 해결되니까 풀지 못하는 숙제가 없어졌어요. 제가 변하고 나니 남편이 불교대학 홍보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