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 제2차 만일결사 중
제1차 천일결사, 제3차 백일기도 중 52일 째 기도를 시작하겠습니다.
1. 삼귀의
1. 삼귀의 (삼배하면서 발원한다)
(1)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경합니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1배)
(2) 부처님 법 만난 것을 기뻐합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알아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1배)
(3) 부처님 제자됨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땅의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이 되겠습니다. (1배)
2. 수행문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잘 살펴보면
다 내 마음이 일으킨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괴로움과 얽매임이 밖으로부터 오는 줄 착각하고
이 곳, 저 곳,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 다니며
행복과 자유를 구하지만 끝내 얻지 못한다.
왜냐하면 행복과 자유는 밖으로 찾아서는
결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에서 일어난 어떤 괴로움일지라도
안으로 살펴보면
그 모든 괴로움의 뿌리가 다 마음 가운데 있고
그 마음의 실체가 본래 공한 줄 알면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즉시 사라진다. (반배)
3. 참회
화나고, 짜증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 모든 괴로움은
밖으로 살피면 상대가 잘못해서 생긴 괴로움인 것 같지만,
안으로 살피면 '내가 옳다'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일어난 것이므로
본래 옳고 그름이 없고 서로 다름을 깨달아
‘내가 옳다’는 한 생각을 내려 놓으면
화날 일도 없고 미워할 사람도 없어지게 된다.
(목탁소리에 맞추어 수행문에 집중하여 마음을 돌이켜 뉘우치면서 108배 참회의 절을 한다.)
4. 명상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한 후 모든 동작과 생각을 멈춘다.
아무 할 일이 없으므로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긴장하거나 애쓰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숨을 쉬지 않는다.
관심은 오직 코 끝에 두고 다만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린다.)
5. 경전독송
2023.10.08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희귀한 우연이라네.
훌륭하고 올바르게 깨달은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그만큼 희귀한 우연이라네.
여래가 설한 가르침과 계율이
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그만큼 희귀한 우연이라네.
그러나 인간의 지위는 성취되었고,
훌륭하고 올바르게 깨달은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했으며,
여래가 설한 가르침과 계율이
이 세상에 출현했다네.
그러므로 그대들은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참구하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이다'라고 참구하고,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참구하고,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다'라고 참구해야 한다네.
SN 56.48 PTS: S v 456 CDB ii 1872
Chiggala Sutta: The Hole
translated from the Pali by
Thanissaro Bhikkhu
2023.10.09
비구들이여,
한 호수에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물이 탁하고 더러운 흙탕물이라면
눈 밝은 자가 강둑에 서서 바라보아도
물 속의 조개, 자갈, 조약돌을 볼 수 없고,
물고기 떼가 움직이는 모습이나
가만히 있는 모습도 볼 수가 없다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물이 혼탁하기 때문일세.
2023.10.10
이와 같이
마음이 혼탁한 비구는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알지 못하고
남에게 이로운 것을 알지 못하고
양쪽 모두에게 이로운 것을 알지 못한다네.
참으로 고귀하고 희유한 지혜와 통찰력을 증득한
최상의 경지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없다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의 마음이 혼탁하기 때문일세.
2023.10.11
비구들이여,
한 호수에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물이 맑고, 투명하고, 깨끗하다면
눈 밝은 자가 강둑에 서서 바라보았을 때
물 속의 조개, 자갈, 조약돌을 볼 수 있고,
물고기 떼가 움직이는 모습이나
가만히 있는 모습도 볼 수가 있다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물이 맑기 때문일세.
2023.10.12
이와 같이
마음이 맑은 비구는
자신에게 이로운 것과
남에게 이로운 것과
양쪽 모두에게 이로운 것을 알 수 있다네.
참으로 고귀하고 희유한 지혜와 통찰력을 증득한
최상의 경지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의 마음이 맑기 때문일세.
2023.10.13
비구들이여,
세상 모든 나무 중에서
전단나무가 가장 부드럽고 유연하다네.
그와 마찬가지로
잘 갈고닦인 마음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네.
마음을 잘 갈고닦으면
부드럽고 유연해진다네.
2023.10.14
비구들이여,
마음은 환하게 빛나는 것이라네.
그러나 후에 올라오는 번뇌로
마음은 오염될 수 있다네.
비구들이여,
마음은 환하게 빛나는 것이라네
그래서 후에 올라오는 번뇌에서
마음은 벗어날 수 있다네.
2023.10.15
비구들이여,
마음은 환하게 빛나는 것이라네
그러나 후에 올라오는 번뇌로
마음은 오염될 수 있나니
배움이 없는 범부는
마음을 닦지 않아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지 못한다네.
2023.10.16
비구들이여,
마음은 환하게 빛나는 것이라네
그래서 후에 올라오는 번뇌에서
마음은 벗어날 수 있다네.
배움이 있는 성스러운 제자는
마음을 잘 닦아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안다네.
2023.10.17
비구들이여,
담마가 아닌 것을
담마가 아니라고 밝히는 비구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고,
많은 인간과 신들에게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네.
그러한 비구들은 많은 공덕을 쌓고
올바른 담마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네.
2023.10.18
비구들이여,
담마를 담마라고 밝히는 비구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고,
많은 인간과 신들에게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네.
그러한 비구들은 많은 공덕을 쌓고
올바른 담마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네.
2023.10.19
비구들이여,
나는 두 가지 법을 체득하여 깨달았나니,
선법에만 만족하지 않는 것과
물러남이 없이 정진하는 것일세.
‘이 몸의 살과 피가 모두 말라버려
살갗과 힘줄과 뼈만 남아도 좋다.
장부의 결의, 장부의 끈기,
장부의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그 곳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나의 정진에 쉼이란 없으리라.’고 생각하며
물러남이 없이 정진했다네.
이러한 방일하지 않는 마음으로
나는 깨달음을 얻었나니,
이러한 방일하지 않는 마음으로
결박에서 벗어나 위없는 자유를 얻었네.
2023.10.20
“비구들이여,
그대들도
‘이 몸의 살과 피가 모두 말라버려
살갗과 힘줄과 뼈만 남아도 좋다.
장부의 결의, 장부의 끈기,
장부의 노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그 곳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나의 정진에 쉼이란 없으리라.’고 생각하며
물러남이 없이 정진하라.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이와 같이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네.”
2023.10.21
비구들이여,
두 가지 밝은 법이 세상을 보호한다.
두 가지란 무엇인가?
악행에 대한 부끄러움과 두려움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이 두 가지 밝은 법이
세상을 보호하지 않았다면
세상 사람들은 서로
존중받지 못했을 것이네.
그러나 이 두 가지 밝은 법이
세상을 보호하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서로
존중받는 것이라네.
2023.10.22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분명하게 말하노니
몸으로 짓는 악행과
말로써 짓는 악행,
생각으로 짓는 악행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네.”
2023.10.23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몸으로 짓는 악행과
말로써 짓는 악행,
생각으로 짓는 악행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면
어떤 위험이 있습니까?”
2023.10.24
“아난다여,
몸으로 짓는 악행과
말로써 짓는 악행,
생각으로 짓는 악행을 저질렀을 때
일어나는 위험은 이와 같나니,
자기 자신을 책망하게 되고,
눈 밝은 자들이 자세히 살펴보고 비난하며
나쁜 평판이 널리 퍼지고,
미혹한 상태로 생을 마친다네.
2023.10.25
아난다여,
나는 몸으로 짓는 악행과
말로써 짓는 악행,
생각으로 짓는 악행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고
그러한 악행을 저질렀을 때
일어나는 위험은 이와 같다네.”
2023.10.26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분명하게 말하노니
몸으로 짓는 선행과
말로써 짓는 선행,
생각으로 짓는 선행을
지어야 한다네.”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몸으로 짓는 선행과
말로써 짓는 선행,
생각으로 짓는 선행을 지으면
어떤 결실이 있나이까?”
2023.10.27
“아난다여,
몸으로 짓는 선행과
말로써 짓는 선행,
생각으로 짓는 선행을 지었을 때
얻는 결실은 다음과 같다네.
자기 자신을 책망하지 않고,
눈 밝은 자들이 자세히 살펴보고는 칭찬하며
좋은 평판이 널리 퍼지고,
미혹하지 않은 상태로 생을 마친다네
선행을 지었을 때
얻는 결실은 이와 같다네.
2023.10.28
비구들이여,
악행을 버려라.
악행은 버릴 수 있다.
만약 악행을 버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나는 그대들에게
악행을 버리라고 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악행은 버릴 수 있기에
악행을 버리라고 설하는 것이다.
2023.10.29
만약 악행을 버림으로 인해
해로움과 괴로움으로 이끌어진다면
나는 그대들에게
악행을 버리라고 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악행을 버림으로 인해
이익과 행복으로 이끌어지기 때문에
나는 그대들에게
악행을 버리라고 설하는 것이다.
2023.10.30
비구들이여,
선행을 닦아라.
선행은 닦을 수 있다.
만약 선행을 닦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나는 그대들에게
선행을 닦으라고 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행은 닦을 수 있기에
선행을 닦으라고 설하는 것이다.
2023.10.31
만약 선행을 닦음으로 인해
해로움과 괴로움으로 이끌어진다면
나는 그대들에게
선행을 닦으라고 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행을 닦음으로 인해
이익과 행복으로 이끌어지기 때문에
나는 그대들에게
선행을 닦으라고 설하는 것이다.
2023.11.01
비구들이여,
두 부류의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다네.
어떠한 사람들인가?
자신의 허물이 허물인 줄 모르는 사람과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는 사람에 대해
그 참회를 마땅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일세.
이들이 두 부류의 어리석은 사람들이라네.
2023.11.02
비구들이여,
두 부류의 현명한 사람들이 있다네.
어떠한 자들인가?
자신의 허물이 허물인 줄 아는 사람과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는 사람에 대해
그 참회를 마땅히 받아들이는 사람일세.
이들이 두 부류의 현명한 사람들이라네.
2023.11.03
비구들이여,
여래를 비방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네.
어떠한 사람들인가?
여래가 말하거나 설하지 않은 것을
여래가 말하거나 설했다고 하는 사람과
여래가 말하거나 설한 것을
여래가 말하거나 설하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이다.
이들이 여래를 비방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라네.
2023.11.04
비구들이여,
여래를 비방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네.
어떠한 사람들인가?
숨은 의미를 유추해야 하는 경을
마치 그 의미가 이미 다 드러나 있는 것처럼
설명하는 사람과
의미가 이미 드러나 있는 경을
마치 그 숨은 의미를 유추해내야 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사람이라네.
이들이 여래를 비방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라네.
2023.11.05
비구들이여,
확연한 앎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사마타와 위빠사나이다.
사마타를 닦으면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
마음을 닦게 된다.
마음을 닦으면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
욕망을 버리게 된다.
2023.11.06
위빠사나를 닦으면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
지혜를 얻게 된다.
지혜를 얻으면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
무지에서 벗어난다.
욕망으로 더럽혀진 마음은 해탈하지 못하고,
무지로 더럽혀지면 지혜를 얻지 못한다.
탐욕이 사그라드는 곳에
마음에 의한 해탈이 있고,
무지가 사그라드는 곳에
지혜에 의한 해탈이 있다.
2023.11.07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참된 사람의 특성과
참되지 못한 사람의 특성에 대해
가르침을 펼 테니
잘 듣고 깊이 새겨라.
참되지 못한 사람의 특성이란 무엇인가?
참되지 못한 사람은
은혜를 모르고 감사하지 않는다.
무례한 사람들은
이렇듯 은혜를 모르고 감사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한다.
이는 참되지 못한 사람들의 성품이다.
참된 사람은 은혜를 알고 감사해한다.
예의 바른 사람들은
이렇듯 은혜를 알고 감사해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이는 참된 사람들의 성품이다.
2023.11.08
비구들이여,
쉽게 보답하기 어려운 은혜를 베푼
두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인가?
어머니와 아버지이다.
그대가 백 년 동안
한쪽 어깨에 어머니를 태우고
다른 한쪽 어깨에 아버지를 태우고,
향을 뿌려드리고,
목욕시켜드리고,
팔다리를 주물러드리고,
대소변을 받아낸다 해도
부모님의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
2023.11.09
일곱 가지 보물로 가득 찬
광활한 영토를
통치하게 해드린다 해도
부모님의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너무나도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식들을 돌보고, 기르고,
세상으로 이끌어준다.
2023.11.10
그러나 누군가
신심이 없는 부모로 하여금
신심을 일으켜
그들이 신심에 머무르며
그 신심이 견고해지도록 하고,
계행이 없는 부모로 하여금
계행에 들게 하여
그들이 계행에 머무르며
그 계행이 견고해지도록 하고,
인색한 부모로 하여금
보시에 머물게 하여
그들의 보시가 견고해지도록 하고,
지혜가 없는 부모로 하여금
지혜에 머물게 하여
그들의 지혜가 견고해지도록 한다면
그는 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다.
2023.11.11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
부처님과 다정한 인사와 즐거운 담소를 나눈 뒤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고타마 존자께서는 무엇에 대해 설하시며
무엇을 가르치십니까?”
“바라문이여,
나는 행해야 하는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해 설한다네.”
2023.11.12
“그렇다면 고타마 존자께서는
행해야 하는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설하십니까?”
“바라문이여, 나는
몸으로 악행을 짓지 말고,
말로써 악행을 짓지 말고,
생각으로 악행을 짓지 말고,
수많은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을
짓지 말아야 한다고 설한다네.”
2023.11.13
“바라문이여, 나는
몸으로 선행을 짓고,
말로써 선행을 짓고,
생각으로 선행을 짓고,
수많은 선한 생각들을
지어야 한다고 설한다네.
바라문이여, 나는
‘행해야 하는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이와 같이 설한다네.”
2023.11.14
“경이롭습니다, 고타마 존자이시여.
경이롭습니다, 고타마 존자이시여.
고타마 존자께서는
마치 거꾸로 뒤집어진 것을 바로 세우시듯,
가려진 것을 드러내어 주시듯,
길 잃은 자에게 길을 보여주시듯,
‘눈 있는 자, 와서 보라!’ 하며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추어 주시듯
여러 방편으로 담마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부처님과 담마와 승가에 귀의합니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저를 불법승에 귀의한
재가 제자로 받아주시옵소서.”
2023.11.15
한때 마하 깟짜야나(Maha Kaccana) 존자는
마두라(Madhura)에 있는 군다(Gunda) 숲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한 바라문이 마하 깟짜야나 존자를 찾아가
공손하게 인사를 나눈 뒤
한쪽에 앉아 마하 깟짜야나 존자에게 말했다.
“존자시여, 저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어떤 사문은
나이가 많고, 원숙하고,
삶의 막바지에 이른 바라문들에게
손을 올려 공경을 표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드리지 않고,
앉을 자리를 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존자시여,
나이가 많고, 원숙하고,
삶의 막바지에 이른 바라문들에게
손을 올려 공경을 표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드리지 않고,
앉을 자리를 권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옳지 않습니다.
2023.11.16
바라문이여,
세존이시자 아시는 분, 보시는 분,
거룩한 분이시자 올바르게 깨달으신 분께서는
장로의 특성과 청년의 특성에 대해
설하셨습니다.
한 비구가 여든, 아흔, 백 세의 노인이라 하더라도
감각적 욕망을 즐기고,
감각적 욕망에 머물러 있고,
감각적 욕망에 불타고,
감각적 욕망의 생각에 사로잡히고,
감각적 욕망을 찾아 헤맨다면
그는 장로가 아닌 어리석은 청년과 같습니다.
2023.11.17
그러나 한 젊은 비구가
나이가 젊고, 머리가 검고,
인생 초반의 청춘이라 하더라도
감각적 욕망을 즐기지 않고,
감각적 욕망에 머물지 않고,
감각적 욕망에 불타지 않고,
감각적 욕망의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감각적 욕망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면
그는 현명한 장로라고 불립니다.”
2023.11.18
이와 같이 말하자
그 바라문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에 옷을 걸치고
젊은 비구들의 발에
절을 올리며 말했다.
“당신들은 장로이십니다.
당신들은 장로의 위치에 계신 분들입니다.
저희가 청년입니다.
저희가 청년의 위치에 있습니다.
2023.11.19
경이롭습니다, 깟짜야나 존자시여!
경이롭습니다!
존자께서는
마치 거꾸로 뒤집어진 것을 바로 세우시듯,
가려진 것을 드러내어 주시듯,
길 잃은 자에게 길을 보여주시듯,
‘눈 있는 자, 와서 보라!’ 하며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추어 주시듯
여러 방편으로 담마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부처님과 담마와 승가에 귀의합니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저를 불법승에 귀의한
재가 제자로 받아주시옵소서.”
2023.11.20
비구들이여,
두 부류의 모임이 있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나는 미사여구에 이끌리며
세세히 따져 묻지 않는 모임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세세히 따져 물으며
미사여구에 이끌리지 않는 모임이다.
2023.11.21
미사여구에 이끌리고
세세히 따져 묻지는 않는 모임이란 무엇인가?
어떤 모임의 비구들은
심오하고, 의미가 깊고, 출세간적이고,
공 사상과 관련된 여래의 가르침에 대하여
잘 들으려 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잘 알고자 하지 않고,
이해하거나 터득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시인이 지은 글귀,
기교있는 소리와 어구,
외도와 그 제자가 설한 경에 대하여
잘 듣고자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잘 알고자 하고,
이해하거나 터득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2023.11.22
그러나 그 경을 터득하고 나서
‘이것은 무엇인가?’
‘이 경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고
서로 질문하지도, 탐구하지도 않는다.
드러나지 않은 것을 드러내지 않고,
명료하지 않은 것을 명료하게 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부분들에 대한
의혹을 제거하지 않는다.
이러한 모임을
미사여구에 이끌리고
세세히 따져 묻지는 않는 모임이라 한다.
2023.11.23
그렇다면
세세하게 따져 묻고
미사여구에 이끌리지는 않는 모임이란 무엇인가?
어떤 모임의 비구들은
시인이 지은 글귀,
기교있는 소리와 어구,
외도와 그 제자가 설한 경에 대하여
잘 들으려 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잘 알고자 하지 않고,
이해하거나 터득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심오하고, 의미가 깊고, 출세간적이고,
공 사상과 관련된 여래의 가르침에 대하여
잘 듣고자 하고,
귀를 기울이고,
잘 알고자 하고,
이해하거나 터득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2023.11.24
그리고 그 가르침을 터득하고 나서
‘이것은 무엇인가?’
‘이 경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고
서로 질문을 하고, 탐구한다.
드러나지 않은 것을 드러내고,
명료하지 않은 것을 명료하게 하고,
의심스러운 부분들에 대한
의혹을 제거한다.
이러한 모임을
세세하게 따져 묻고
미사여구에 이끌리지는 않는 모임이라 한다.
2023.11.25
비구들이여
두 부류의 어리석은 자가 있다.
어떤 자들이 두 부류인가?
아직 생기지도 않은 짐을 짊어지고 가는 자와
이미 생겨난 짐을 짊어지지 않는 자이다.
이 자들이 두 부류의 어리석은 자들이다.
2023.11.26
비구들이여,
이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어떠한 사람들이 두 부류인가?
먼저 은혜를 베푸는 사람과
자신이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이에 보답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세상에서 찾기 어렵다.
2023.11.27
비구들이여,
잘못된 견해를 일으키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의 그릇된 말이고,
다른 하나는 삿된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조건으로 인해
잘못된 견해가 생겨난다.
2023.11.28
비구들이여,
올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의 올바른 말이고,
다른 하나는 삿되지 않은 바른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조건으로 이해
올바른 견해가 생겨난다.
2023.11.29
비구들이여,
어리석은 자는 그의 행동으로 드러나고
현명한 자도 그의 행동으로 드러난다.
삶의 활동을 통해 그의 지혜가 드러난다.
세 가지 특징을 갖춘 자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부른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몸으로 악행을 짓고,
말로써 악행을 짓고,
생각으로 악행을 짓는 사람이다.
이 세 가지의 특징을 갖춘 자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부른다.
2023.11.30
세 가지 특징을 갖춘 자를
현명한 사람이라 부른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몸으로 선행을 짓고,
말로써 선행을 짓고,
생각으로 선행을 짓는 사람이다.
이 세 가지의 특징을 갖춘 자를
현명한 사람이라 부른다.
2023.12.01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그대들은
‘우리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특징짓는
세 가지를 버릴 것이다.
우리는 현명한 사람이라 특징짓는
세 가지를 취하여 지속할 것이다.’라고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
2023.12.02
한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시(Varanasi) 부근
이시빠따나(Isipatana)의 녹야원(Deer Park)에 머물고 계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과거에 빠쩨따나(Pacetana)라는 왕이 있었다.
어느 날 왕은 마차를 만드는 사람에게 말했다.
‘나의 훌륭한 마차공이여,
6개월 뒤에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내게 새로운 마차바퀴 한 쌍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예, 전하. 만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마차공이 왕에게 대답했다.
그 후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 동안
마차공은 바퀴 한 개를 완성했다.
2023.12.03
왕이 마차공에게 말했다.
‘6일 뒤에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그 때까지 바퀴 한 쌍이 완성되겠는가?’
‘전하, 저는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 동안
바퀴 한 개를 만들었습니다.’
‘6일 내에 두 번째 바퀴를
완성할 수 없겠는가?’
‘예, 전하, 할 수 있사옵니다.’
마차공이 왕에게 대답했다.
마차공은 6일 동안 두 번째 바퀴를 만들고는
바퀴 한 쌍을 왕 앞에 가져가 말했다.
‘전하, 마차바퀴 한 쌍을 만들어
대령했나이다.’
2023.12.04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 동안
만든 바퀴와
6일 동안 만든 바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나는 아무런 차이점을 찾을 수가 없구나.’
‘전하, 차이가 있사옵니다.
이것을 보시옵소서.’
마차공은 6일만에 만든 바퀴를 꺼내어 굴렸다.
그 바퀴는 구르는 힘이 다하는 지점까지
굴러가서는 빙글빙글 돌다가 넘어졌다.
마차공은 다시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 동안
만든 바퀴를 꺼내어 굴렸다.
그 바퀴는 구르는 힘이 다하는 지점까지
굴러가다가 차축에 고정된 듯이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섰다.
2023.12.05
‘마차공이여,
어찌하여 6일만에 만들어진 바퀴를 굴렸을 때
구르는 힘이 다하는 지점까지 굴러가서는
빙글빙글 돌다가 넘어지는데,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바퀴를 굴렸을 때에는
그 구르는 힘이 다하는 지점까지 굴러가다가
차축에 고정된 듯이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는가?
그 이유가 무엇이고 원인이 무엇인가?’
2023.12.06
‘전하,
6일만에 만든 바퀴의 테두리는
휘어 있고, 결함이 있고, 불완전합니다.
바퀴살도 휘어 있고, 결함이 있고, 불완전합니다.
중심도 휘어 있고, 결함이 있고, 불완전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퀴를 굴렸을 때
구르는 힘이 다하는 지점까지 굴러가서는
빙글빙글 돌다가 넘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바퀴의 테두리는
휘지 않았고, 결함이 없고, 완전합니다.
바퀴살도 휘지 않았고, 결함이 없고, 완전합니다.
중심도 휘지 않았고, 결함이 없고, 완전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퀴를 굴렸을 때
구르는 힘이 다하는 지점까지 굴러가다가
차축이 고정된 듯이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는 것입니다.’
2023.12.07
비구들이여,
나는 몸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다루는 데 능숙하고,
말로써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다루는 데 능숙하고,
생각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다루는 데 능숙하다네.
2023.12.08
비구, 비구니를 막론하고 그 누구든
몸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지 않고,
말로써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지 않고,
생각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는 마치 6일만에 만들어진 수레바퀴처럼
담마로부터 떨어져 나간다네.
2023.12.09
그러나 비구, 비구니를 막론하고 그 누구든
몸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고,
말로써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고,
생각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린다면
그는 마치 6개월에서 6일이 모자라는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수레바퀴처럼
담마에 고정되어 머문다네.
2023.12.10
그러므로 그대들은 이와 같이 정진해야 하네.
‘우리는 몸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리라.
우리는 말로써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리라.
우리는 생각으로 짓는 행위의
결함과 불완전함을 버리리라.’
이렇게 스스로 정진해야 한다네.
2023.12.11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세 부류의 환자가 있다.
어떠한 세 부류인가?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적당한 음식을 얻든 얻지 못하든,
적당한 약을 얻든 얻지 못하든,
적당한 간호를 받든 받지 못하든 관계없이
병에서 낫지 못한다.
2023.12.12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적당한 음식을 얻든 얻지 못하든,
적당한 약을 얻든 얻지 못하든,
적당한 간호를 받든 받지 못하든 관계없이
병이 낫는다.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적당한 음식을 얻고,
적당한 약을 얻고,
적당한 간호를 받으면 병이 낫지만
그렇지 않으면 병에서 낫지 못한다.
2023.12.13
적당한 음식을 얻고,
적당한 약을 얻고,
적당한 간호를 받으면 병이 낫지만
그렇지 않으면 낫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음식이 존재하고,
약이 존재하고,
간호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환자로 인해
다른 부류의 환자들도
간호를 받게 된다.
이 사람들이 바로
세상에 존재하는 세 부류의 환자들이다.
2023.12.14
이와 마찬가지로,
이 세 부류의 환자에 비유할 수 있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어떠한 세 부류인가?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여래를 친견하든 하지 못하든,
여래가 설한 담마와 계율을 듣든 듣지 못하든
올바른 길, 중도의 길을 간다.
2023.12.15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여래를 친견하든 하지 못하든,
여래가 설한 담마와 계율을 듣든 듣지 못하든
올바른 길, 중도의 길을 가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여래를 친견하고,
여래가 설한 담마와 계율을 들으면
올바른 길, 중도의 길을 가지만
담마와 계율을 듣지 못하면
올바른 길, 중도의 길을 가지 못한다.
2023.12.16
여래를 친견하고,
여래가 설한 담마와 계율을 들으면
올바른 길, 중도의 길을 가지만
담마와 계율을 듣지 못하면
올바른 길, 중도의 길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담마의 가르침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로 인해
다른 부류의 사람들도
가르침의 받게 된다.
이 사람들이 바로
세 부류의 환자들에 비유할 수 있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다.
2023.12.17
세상의 높고 낮은 것에 대해
깊이 고찰하여
그 무엇에도 동요되지 않는 자에게는
악행이 소멸하고,
탐욕이 없고,
괴로움이 없으며,
고요하다.
나는 그를 일컬어
태어남과 늙음을 뛰어넘은 사람이라 말한다.
2023.12.18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따라
행동을 하는 자는
그 행위가 크든 작든
괴로운 과보를 받게 되나니,
그 이외의 방도는 없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아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을 버린 비구는
확연한 지혜를 얻어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으리.
2023.12.19
한때 부처님께서는
알라위(Alavi) 부근의 씸사빠(siṁsapā) 숲 속의
소들이 다니는 길 위에
나뭇잎을 깔고 머물고 계셨다.
그 때 핫타까(Hatthaka)라는 사람이
부처님께서 씸사빠 숲 속의
소들이 다니는 길 위에
나뭇잎을 깔고 앉아 계신 모습을 보았다.
그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다가가
절을 올리고 한쪽에 앉아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편히 주무셨나이까?”
“그렇소, 젊은이여.
나는 편히 잠을 잤다네.
세상에서 잠을 편히 자는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나라네.”
2023.12.20
“그렇지만 부처님이시여,
겨울 밤은 춥고,
지금은 서리가 내리는 시기입니다.
소 발굽이 밟고 지나간 땅바닥은 딱딱하고
자리에 깔린 나뭇잎은 듬성듬성 합니다.
부처님의 황토색 가사는 얇고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님께서는
‘그렇소, 젊은이여.
나는 편히 잠을 잤다네.
세상에서 잠을 편히 자는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나라네’라고 말씀하십니다.”
2023.12.21
“그렇다면 젊은이여,
어떤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에게
집 한 채가 있는데, 그 집이
안팎으로 회반죽이 잘 발라져 있고,
외풍을 잘 막아주며,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문과 창문이 잘 잠기고,
집 안에는 왕좌와 같은 침대가 있는데
그 침대에는
긴 양털 침대보가 깔려있고,
침대 위에는 가림막이 쳐져 있고,
양쪽에 붉은 쿠션이 놓여 있고,
등불이 켜져 있고,
아름다운 아내가 곁에 있다고 하세.
그는 편히 잠을 자겠는가, 못 자겠는가?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처님이시여.
세상에서 편히 잠을 자는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그 사람일 것입니다.”
2023.12.22
“젊은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에게
탐욕에서 생긴 고뇌로
몸과 마음이 불타오른다면
그는 괴롭게 잠을 자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을 불태우고
괴롭게 잠을 자도록 만드는 탐욕은
여래에게 있어
버려지고, 뿌리 뽑히고,
야자나무 그루터기처럼 되었고,
사라져 없어졌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는다네.
그러므로 나는 편히 잠을 잔다네.”
2023.12.23
“젊은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에게
분노에서 생긴 고뇌로
몸과 마음이 불타오른다면
그는 괴롭게 잠을 자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을 불태우고
괴롭게 잠을 자도록 만드는 분노는
여래에게 있어
버려지고, 뿌리 뽑히고,
야자나무 그루터기처럼 되었고,
사라져 없어졌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는다네.
그러므로 나는 편히 잠을 잔다네.”
2023.12.24
“젊은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에게
어리석음에서 생긴 고뇌로
몸과 마음이 불타오른다면
그는 괴롭게 잠을 자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장자 혹은 장자의 아들을 불태우고
괴롭게 잠을 자도록 만드는 어리석음은
여래에게 있어
버려지고, 뿌리 뽑히고,
야자나무 그루터기처럼 되었고,
사라져 없어졌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는다네.
그러므로 나는 편히 잠을 잔다네.”
2023.12.25
감각적 쾌락에 집착하지 않고,
가진 것 없이 고요하여
온전히 해탈한 바라문은
언제나 편히 잠에 든다네.
모든 집착을 끊고,
마음의 두려움을 잠재워 고요한 자,
평온함에 도달하여
편히 잠에 드는구나.
2023.12.26
비구들이여,
나는 유복하게 살았고,
최상의 유복함을 누렸다.
나의 아버지는 심지어 우리 궁궐에
연꽃으로 가득 찬 연못들을 만들었다.
한 연못에는 붉은 연꽃이 피어나고,
한 연못에는 하얀 연꽃이 피어나고,
한 연못에는 푸른 연꽃이 피어났는데,
이는 모두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나는 바라나시(Varanasi)에서 난 향료만 썼고,
나의 모자도 바라나시에서 만든 것이었고,
나의 외투, 하의, 상의도
모두 바라나시에서 만든 것이었다.
흰 양산이 내 위로 드리워져
추위, 더위, 먼지, 흙, 이슬로부터
나를 밤낮으로 보호했다.
2023.12.27
나에게는 세 군데 궁전이 있었다.
더운 여름에 머무는 곳,
추운 겨울에 머무는 곳,
4개월의 우기 동안 머무는 곳이었다.
4개월의 우기 동안 머물던 궁전에서는
악사들이 나를 즐겁게 해주었는데
나는 그 시기에 궁전을 떠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 노예, 일꾼들은
콩죽과 싸라기밥을 먹었지만
내 아버지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 노예, 일꾼들은
밀, 쌀, 고기를 먹었다.
2023.12.28
비록 내게 그렇게 많은 복이 주어졌고
그토록 부유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배움이 없는 범부는
늙어갈 것이고
늙음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자신이 늙어갈 것이고
늙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망각한 채,
늙은 사람을 보았을 때
진저리를 치고, 치욕스러워 하고, 혐오한다.
나 또한 늙어갈 것이고
늙음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내가 늙은 사람을 보았을 때
진저리를 치고, 치욕스러워 하고, 혐오한다면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를 깨달아
청년으로써 지니고 있던
젊음에 대한 도취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2023.12.29
비록 내게 그렇게 많은 복이 주어졌고
그토록 부유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배움이 없는 범부는
병에 걸릴 것이고
병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자신이 병에 걸릴 것이고
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망각한 채,
병에 걸린 사람을 보았을 때
진저리를 치고, 치욕스러워 하고, 혐오한다.
나 또한 병에 걸릴 것이고
병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내가 병에 걸린 사람을 보았을 때
진저리를 치고, 치욕스러워 하고, 혐오한다면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를 깨달아
건강한 사람으로써 지니고 있던
건강에 대한 도취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2023.12.30
비록 내게 그렇게 많은 복이 주어졌고
그토록 부유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배움이 없는 범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자신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망각한 채,
죽은 사람을 보았을 때
진저리를 치고, 치욕스러워 하고, 혐오한다.
나 또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내가 죽은 사람을 보았을 때
진저리를 치고, 치욕스러워 하고, 혐오한다면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를 깨달아
살아있는 사람으로써 지니고 있던
삶에 대한 도취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2023.12.31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세 가지 종류의 도취가 있다.
젊음에 대한 도취,
건강에 대한 도취,
삶에 대한 도취가 그것이다.
젊음에 대한 도취에 빠진
배움이 없는 범부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말로써 악행을 짓고,
생각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죽은 뒤 몸이 무너지고 나서는
처참한 곳, 나쁜 곳에 태어난다.
2024.01.01
건강에 대한 도취에 빠진
배움이 없는 범부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말로써 악행을 짓고,
생각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죽은 뒤 몸이 무너지고 나서는
처참한 곳, 나쁜 곳에 태어난다.
2024.01.02
삶에 대한 도취에 빠진
배움이 없는 범부는
몸으로 악행을 짓고,
말로써 악행을 짓고,
생각으로 악행을 짓는다.
그는 죽은 뒤 몸이 무너지고 나서는
처참한 곳, 나쁜 곳에 태어난다.
2024.01.03
젊음에 대한 도취에 빠진 비구는
수행을 버리고 낮은 삶으로 돌아간다.
건강에 대한 도취에 빠진 비구는
수행을 버리고 낮은 삶으로 돌아간다.
삶에 대한 도취에 빠진 비구는
수행을 버리고 낮은 삶으로 돌아간다.
2024.01.04
태어나게 되고,
늙게 되고,
죽게 되는
범부들은
태어남과 늙음과 죽음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을 혐오스러워 하는구나.
만일 내가 이들을 보고
혐오스러워 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네,
나 역시 이들과 다름없이 살아가기에.
2024.01.05
집착할 바가 없는
담마를 깨달아
나는 이와 같이 살아 간다네.
멀리 떠남의 안온함을 알아
젊음, 건강, 삶에 대한 도취를 극복했네.
나는 열반을 추구하면서 정진했노라.
감각적 쾌락을 취하는 일은
더 이상 없으리.
청정한 삶의 길을 따르고
되돌아 가지 않으리라.
2024.01.06
한때 부처님께서는 사밧티(Savatthi) 부근의
아나타삔디카(Anathapindika)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그 때에 두 명의 바라문이
부처님을 찾아뵈었는데
그들은 나이가 많아 기력이 없고,
연로하고, 인생의 막바지에 이른
120세의 노인들이었다.
그들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도착하여
공손히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2024.01.07
“고타마 존자시여,
저희는 나이가 많아 기력이 없고,
연로하고, 인생의 막바지 이른
120세의 바라문입니다.
저희는 공덕을 쌓지 못했고,
선행을 하지 못했고,
두려움을 가라앉혀 줄 행위를 하지 못했습니다.
고타마 존자시여, 가르침을 주십시오.
이익과 행복이 오랫동안 저희와 함께하도록
가르침을 주십시오.”
2024.01.08
“바라문들이여,
그대들은 나이가 많아 기력이 없고,
연로하고, 인생의 막바지에 다른
120세의 노인입니다.
그런데 그대들은
공덕을 쌓지 못했고,
선행을 하지 못했고,
두려움을 가라앉혀 줄 행위를 하지 못했습니다.
2024.01.09
이 세상은 늙음, 질병, 죽음이 휩쓸어갑니다.
이처럼 이 세상이
늙음, 질병, 죽음에 휩쓸려갈 때
몸을 자제하고,
말을 자제하고,
마음을 자제한 것이
이 세상에서 죽고 난 뒤
안식처이자 동굴, 섬, 피난처가 됩니다.”
2024.01.10
유행승 밧차곳따(Vaccagotta)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보시는 오직 나에게만 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해서는 안 된다.
보시는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만 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 보시한 것만이 큰 결실을 맺을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한 것은 그렇지 못하다.
나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만이 큰 결실을 맺을 것이고,
다른 이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게 말을 전한 자들이 진정
부처님께서 실제로 하신 말씀을 전한 것입니까,
사실이 아닌 이야기로 부처님을 왜곡한 것입니까?”
2024.01.11
밧차여,
‘보시는 오직 나에게만 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해서는 안 된다.
보시는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만 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 보시한 것만이 큰 결실을 맺을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한 것은 그렇지 못하다.
나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만이 큰 결실을 맺을 것이고,
다른 이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그렇지 못하다.’
라고 말한 이가 있다면
그는 내가 실제로 한 말을 전한 것이 아닐세.
사실이 아니고 진실이 아닌 이야기로
나에 대하여 잘못 전하고 있다네.
2024.01.12
밧차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보시를 못하도록 막는 자는
세 가지 방해와 장애를 일으킨다네.
무엇이 세 가지인가?
보시하는 자가 공덕을 쌓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보시받는 자가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망치고 해친다네.
밧차여,
하다못해 그릇이나 컵을 헹군 물을
마을의 웅덩이나 연못에 버리면서
‘여기 사는 생물이 먹기를' 하고 생각한다면
이 역시 공덕을 쌓는 것인데,
하물며 인간에게 베푼 것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2024.01.13
소 떼 중에는
검은 소, 흰 소, 붉은 소, 황소,
얼룩소, 회색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 한 황소가 태어나
잘 길들여지고, 무거운 짐을 잘 견디고,
힘이 좋고, 재빠르다면
사람들은 색깔에 관계없이
그 소에게만 짐을 싣는다.
2024.01.14
이와 같이
사람들 중에는
왕족, 바라문, 평민, 노예, 천민이 있지만
그 중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
올바른 수행으로 잘 길들여지고,
정직하고,
계를 지키고,
진실을 말하고,
양심이 있고,
생사를 버렸고,
청정한 삶을 살고,
짐을 내려놓아 번뇌가 없으며,
모든 담마에 통달하여
집착함이 없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티끌 없는 밭에
보시를 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게 되네.
이번 천일은 초기 빠알리어 경전 중 [앙굿따라니까야]를 독송하기로 합니다. 번역은 빠알리어 경전의 영역본을 모아놓은 사이트 https://www.accesstoinsight.org 에서 발췌한 것을 번역팀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6. 정토행자의 서원
지금 우리 인류는
인간성 상실, 공동체 붕괴, 자연환경 파괴라는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불교의 근본 가르침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첫째, 연기법을 우리의 세계관으로 삼는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존재의 상호 연관성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네가 살면 나도 살고,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이 길을 추구한다.
여러가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이
각자의 다양한 개성이 모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하여
시기와 질투를 뛰어넘어 사랑을,
대립과 경쟁을 뛰어넘어 화합을,
투쟁과 전쟁을 뛰어넘어 평화를 이루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자 한다.
둘째, 부처님과 보살을 우리 삶의 모범으로 삼는다.
평생을 가사 한 벌과 발우 한 개로 걸식하며 살아가신
부처님의 삶을 본받아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쓰며,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구도자의 자세를 갖는다.
나아가 중생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고
스스로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중생을 구제하시는 대승보살의 원력을 본받아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수행자가 되고자 한다.
셋째, 무아(無我) · 무소유(無所有) · 무아집(無我執)을 수행의 지표로 삼는다.
한 생각 돌이켜서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오직 중생의 요구에 수순하는 보살이 되어
괴로움도 없고 얽매임도 없는 대자유인(成佛)이 되고자 한다.
나아가 인류에게 불어닥친 이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한 인생(맑은 마음), 평화로운 사회(좋은 벗),
아름다운 자연(깨끗한 땅)을 일구어
살기 좋은 세상 정토(淨土)를 만들고자 한다. (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