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10차 천일결사, 제8차 백일기도 중 104일 째 기도를 시작하겠습니다.
1. 삼귀의
1. 삼귀의 (삼배하면서 발원한다)
(1)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경합니다.
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1배)
(2) 부처님 법 만난 것을 기뻐합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알아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1배)
(3) 부처님 제자됨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땅의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이 되겠습니다. (1배)
2. 수행문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잘 살펴보면
다 내 마음이 일으킨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괴로움과 얽매임이 밖으로부터 오는 줄 착각하고
이 종교 저 종교, 이 절 저 절,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행복과 자유를 구하지만 끝내 얻지 못한다.
그것은 안심입명의 도는 밖으로 찾아서는
결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에서 일어난 어떤 괴로움일지라도
안으로 살펴보면
그 모든 괴로움의 뿌리가 다 마음 가운데 있고
그 마음의 실체가 본래 공한 줄 알면
모든 괴로움은 저절로 사라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일으킨 한 생각에 사로잡혀
옳다 그르다 모양 짓고
그 모양에 집착해서 온갖 괴로움을 스스로 만든다.
한 생각 돌이켜서 이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즉시 사라진다. (반배)
3. 참회
화나고, 짜증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 모든 것은
밖으로 살피면 상대가 잘못해서 생긴 괴로움인 것 같지만,
안으로 살피면
'내가 옳다'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일어난 것이므로
모든 법에는 본래 옳고 그름이 없음을 깨달아
'내가 옳다'는 한 생각을 내려 놓을 때
모든 괴로움은 사라지고 온갖 업장은 녹아나는 것이다. (반배)
(수행문 또는 기도문에 집중하여 마음을 돌이켜 뉘우치면서 108배 참회의 절을 한다.)
넓고 깊은 원력 세워 보살도를 닦고 닦아
고통중생 구하시려 사바세계 몸을 나퉈
크신 사랑 연민으로 널리 중생 구하시는
관세음보살님께 지성 귀의하옵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108배)
멸 업장진언 『옴 아르늑게 사바하』(3번)
온갖 신통 갖추시고 방편 널리 닦고 닦아
시방세계 모든 국토 그 몸을 나투시어
고통중생 구하시는 관세음보살님께
지성귀의하옵니다. (반배)
원하옵나니
사생육도 법계중생 다겁생래 지은업장
지금 내가 참회하니 모두 소멸하여지고
세세생생 보살도를 행하게 하여 지이다 (3번)
원하옵나니
이와 같이 지은공덕 일체중생 회향되어
정토세계 함께 가서 부처님을 친견하고
함께 성불하여 지이다. (반배)
4. 명상
(자세를 바르게 하고, 마음을 코 끝에 모아서, 숨이 들어오고 나감을 알아차린다.)
5. 경전독송
2022.02.06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시간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과거시, 현재시, 미래시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바로 세 가지 시간이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단순히 이름에 의해
나타나는 것을 진짜인 듯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에 집착한다.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의 본질을 잘 알지 못하고
그들은 죽음의 신의 속박에 다가간다.
그러나 마음이 속박으로부터 떠나
가장 높은 휴식의 길에 도달한 사람은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의 본질을 잘 알아
이름으로 나타내는 주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진실로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의 본질을 얻은
현명한 사람으로 휴식의 길을 즐긴다.
진실한 법에 머무는 지혜로운 사람은
이름에 의거하면서도 이름에 집착하지 않는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07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나쁜 일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몸으로 짓는 나쁜 일,
입과 뜻으로 짓는 나쁜 일이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것이 세 가지 나쁜 일이다.”
2022.02.08
몸으로 나쁜 일을 하고
또한 입과 뜻으로 나쁜 일을 하며
뿐만 아니라
그 외 나쁜 일이라 일컬어지는 행동을 하며
착한 일을 하지 않고
착하지 않은 일을 많이 한
어리석은 사람은 죽은 후에 지옥에 태어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09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착한 일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몸의 착한 일, 입과 뜻의 착한 일이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것이 세 가지 착한 일이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10
몸으로 짓는
나쁜 일을 버리고,
또한 입과 뜻으로 짓는
나쁜 일을 버리고,
그 외에 모든 나쁜 일을 버리고,
착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하는 현명한 사람은
죽은 후에 하늘에 태어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11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청정함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몸의 청정함, 입의 청정함
그리고 뜻의 청정함이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것이 세 가지 청정함이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12
몸이 청정하고
입과 뜻이 청정하며
마음에 더러움이 없어
완전하게 청정한 사람을,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13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의 침묵을 지키는 행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몸의 침묵을 지키는 행,
입과 뜻의 침묵을 지키는 행이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것이 세 가지의 침묵을 지키는 행이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14
몸이 침묵하고
입이 침묵하며
뜻이 침묵하고,
마음의 번뇌가 없으며
침묵을 지키는 사람을
죄악이 없는 사람이라 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15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는 악마에 붙들린 사람,
악마의 최면에 걸린 사람,
악한 사람의 뜻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 한다.
2022.02.16
비구들이여!
욕심을 버리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린다면
그 사람은 악마로부터 자유롭게 된 사람,
악마의 최면에서 풀린 사람,
악한 사람이
제멋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라 한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17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난다면
그 사람을 일러
몸을 스스로 닦은 사람,
가장 훌륭한 사람,
여래, 깨달은 사람,
원망과 두려움을 뛰어넘은 사람,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라 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18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비구나 비구니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비구들이여!
그런 이들은 파도치고 소용돌이치며
악어와 귀신이 사는 바다를 건넌 사람이라 불릴 수 없다.
2022.02.19
비구들이여!
비구나 비구니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린다면
그것은 파도치고 소용돌이치며
악어나 귀신이 사는 바다를 건너
깨달음의 언덕에 다다라
땅에 우뚝 선 바라문이라 일컫는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20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난 사람은
악어나 귀신이 살며
무섭게 파도가 쳐
건너기 어려운 바다를 건너갔다.
집착을 뛰어넘고 죽음을 끊고
집착의 원인이 되는
이 몸과 마음을 떠난 사람에게는
괴로움을 떠난 까닭에
미래의 미혹한 생이 없다.
그는 죽어서 생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죽음의 신을 당황하게 만든다고 나는 말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21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몸으로 나쁜 일을 하고 입으로 나쁜 일을 하며
뜻으로 나쁜 일을 하고,
성현을 비난하고 그릇된 견해를 가지며,
그릇된 견해에 근거해서 나쁜 행위를 쌓아가는 사람들이
죽은 뒤에는 불행한 경지,
즉 나쁜 곳, 괴로운 경지인 지옥에 태어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22
여기에 그릇된 마음을 지니고
그릇된 말을 쓰며
몸으로 그릇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의 짧은 생애에
지혜롭지 못하고
공덕을 짓지 않은 어리석은 사람은
몸이 무너진 후에 지옥에 태어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23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몸으로 착한 일을 하고 입으로 착한 일을 하며
뜻으로 착한 일을 하고,
성현을 비난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가지며,
바른 견해에 근거하여 착한 행위를 쌓아가는 사람은
죽은 후에 즐거운 경지인
하늘에 태어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24
여기에 바른 마음을 지니고
바른 말을 쓰며 몸으로
바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 짧은 생애에서 지혜롭고
공덕 지은 어진 사람은
몸이 무너진 후에 하늘에 태어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25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벗어남의 영역이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욕심의 영역, 이것을 벗어나는 일은
욕심의 이탈이라 한다.
물질적인 존재의 영역, 이것을 벗어나는 일은
물질을 뛰어넘는 것이라 한다.
또한 존재하는 모든 것, 만들어진 것,
인연으로 이루어진 것,
이것을 벗어나는 일을 일컬어 소멸,
다시 말하면 깨달음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것이 세 가지 벗어남의 영역이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2.26
욕심의 영역으로부터의 이탈과,
물질적인 존재의 영역을 뛰어넘는 것을 알아
뜻있는 사람은
만물이 고요한 상태를 언제나 체득한다.
올바르게 보는 그 비구는 그런 까닭에
여기에서 해탈을 얻어
뛰어난 능력을 깨달은 현인이고
번뇌의 속박을 넘은 성자이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2.27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세 종류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라.
세 종류란 어떤 것인가?
훌륭한 성정의 아이, 걸맞는 성정의 아이,
하천한 성정의 아이가 그것이다.
그러면 비구들이여!
훌륭한 성정의 아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비구들이여!
아이의 부모가 있어 그들은 성현에게 귀의하지 않고
성현의 가르침에 귀의하지 않고
성현의 승단에 귀의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살생을 삼가지 않고
도둑질을 삼가지 않으며
음란한 행동을 삼가지 않고
도둑질을 삼가지 않으며
음란한 행동을 삼가지 않고
계를 어기는 나쁜 성격의 사람들이다.
이에 반해 그들의 아이는 성현에게 귀의하고
성현의 가르침과 성현의 승단에 귀의한다.
나아가 살생과 도둑질과 음란한 행동을 삼가고
거짓말과 음주를 삼가며
계율을 지닌 착한 성격의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이 같은 사람이 훌륭한 성정의 아이이다.
2022.02.28
그러면 비구들이여!
걸맞는 성정의 아이는 어떤 것인가?
비구들이여!
아이의 부모가 있어 그들은 성현에게 귀의하고
성현의 가르침과 승단에 귀의하며
계율을 잘 지키는 착한 성격의 사람들이다.
더구나 그들의 아이도 성현에게 귀의하고
성현의 가르침과 승단에 귀의하며
계율을 잘 지키는 착한 성격의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이 같은 걸맞는 성정의 아이이다.
2022.03.01
그러면 비구들이여!
하천한 성정의 아이는 무엇을 일컫는가?
비구들이여!
아이의 부모가 있어 그들은 성현에게 귀의하고
성현의 가르침과 승단에 귀의하며
계율을 잘 지키는 착한 성격의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아이는 성현에게 귀의하지 않고
성현의 가르침과 승단에 귀의하지 않으며
계율을 어기는 나쁜 성격의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이 같은 사람이 바로 하천한 성정의 아이이다.
비구들이여!
실로 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3.02
지혜로운 사람은 훌륭한 성정의 아이,
걸맞는 성정의 아이를 원하고
하천한 성정의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
훌륭한 성정의 아이와 걸맞는 성정의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믿음과 계율을 지니며,
관대하여 인색하지 않은 재가신자가 된다.
층의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그들은 사람들 속에서도 환히 빛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3.03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라.
세 종류란 어떤 것인가?
가뭄과 같은 사람,
지역에 따라 내리는 비와도 같은 사람,
전 지역에 고루 내리는 비와도 같은 사람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비구들이여!
가뭄과도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베풀지 않는다.
즉, 모든 사문과 바라문,
극빈자, 나그네, 밥을 비는 사람에게
먹을 것이나 마실 것,
옷이나 수레, 꽃다발이나 향, 침구나 머물 곳,
등불 같은 것을 베풀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 같은 사람을 가뭄과 같은 사람이라 한다.
2022.03.04
그렇다면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을 지역에 따라 내리는 비와 같은 사람이라 하는가?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들은 일부에게는 베풀지만
또 다른 일부에게는 베풀지 않는다.
즉, 일부의 사문과 바라문, 극빈자나 나그네,
밥을 비는 사람에게는 먹을 것과 등불을 주지만
일부의 사문 등에게는 베풀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 같은 사람을
지역에 따라 내리는 비와도 같은 사람이라 한다.
2022.03.05
그렇다면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은
전 지역에 고루 내리는 비와도 같은 사람이라 하는가?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들은 모든 이에게 베풀어 준다.
즉, 모든 사문과 바라문, 극빈자와 나그네
그리고 밥을 비는 사람 모두에게
먹을 것과 등불을 베풀어 준다.
비구들이여!
실로 이 같은 사람을
전 지역에 고루 내리는 비와도 같은 사람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이러한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3.06
사문과 바라문,
극빈자와 나그네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밥과 물과
그 외 먹을 것을 나누어 주지 않는
가장 저급한 인간을
가뭄과 같은 사람이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베풀고
어떤 사람에게는 베풀지 않는 그런 사람을
지역에 따라 내리는 비와도 같은 사람이라고 성현은 말한다.
2022.03.07
모든 이를 가엾게 여겨
많은 먹을 것을 약속한 사람은
기쁘게 널리 보시를 하며
‘베풀어라, 베풀어라’라고 설한다.
마치 뇌성이 울려 퍼지고
천둥이 치며 비가 퍼부어 넘치는 물이
높은 지대이건 낮은 지대이건 윤택하게 만들 듯이
세상의 어떤 사람은 그와 같다.
정당한 방법으로 노력하여
부를 이루면 먹을 것과 마실 물로
모든 길 떠나는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3.08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이 육체는 멸한다.
마음은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모든 집착의 기반이 되는
이 몸과 마음은 달라지는 것이고
괴로운 것이며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3.09
육체는 멸해 가는 것이라 알고
마음은 변해 가는 것이라 알며
집착의 기반이 되는
이 몸과 마음에 두려움을 보고,
미혹한 생은 생사의 반복이라 깨닫고
스스로를 수련한 사람은
열반의 고요함에 도달하여 죽음을 맞는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3.10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상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귄다.
다시 말하면 저열한 사람들은
저열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귀며 훌륭한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귄다.
비구들이여!
과거 세상의 사람들도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귀었다.
뿐만 아니라 미래 세상의 사람들과
현재 세상의 사람들도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귄다.
다시 말하면 저열한 사람들은
저열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귀며
훌륭한 사람들은 훌륭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사귄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3.11
사귀는 까닭에 욕망이 일어나니
사귀지 않는다면 욕망은 끊어진다.
망망대해에서 작은 나무토막에 올라탄다 하더라도
곧 가라앉고 말듯이
게으른 자와 어울린다면
바르게 살아가던 사람도 가라앉는다.
그러므로 노력 않는 게으른 자를 피해야 한다.
세속의 더러움을 떠나 선정에 전념하는 성현,
언제나 정진하는 지혜로운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3.12
바로 이와 같은 것을
아라한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비구들이여!
세 가지 이롭지 못한 사유가 있다.
세 가지란 어떤 것인가?
스스로의 존중에 관한 사유,
이득과 명예와 세간의 평에 관한 사유,
다른 사람에의 동정에 관한 사유가 그것이다.
실로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롭지 못한 세 가지 사유이다.”
이렇게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2022.03.13
스스로의 존중과 이득이나 명예,
세간의 평에 연연하는 사람,
친구들과 함께 있기를 즐기는 사람은
속박을 소멸하기가 요원하다.
아이와 가축, 재산을 버리고 떠나서 머문다면
그 같은 비구는
으뜸가는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2022.03.14
휘영청 둥근 보름달과 같이
일체의 덕을 완성하라.
온전한 지혜를 성취하여
무지(無知)를 깨부수라.
<푼나 비구니>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을 배우라.
또한 알맞은 때를 놓치지 않도록 하라.
그리하여 일체의 멍에를 벗어난 깨끗한 몸으로
하루하루를 살라.
<팃사 비구니>
2022.03.15
오로지 선한 일에만 전념하라.
한시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
그럭저럭 세월을 보내는 이는
괴로움 속에 빠지나니.
<또 다른 팃사 비구니>
나는 삶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롭다.
얽히고설킨 삶 가운데로
나를 끌어들일 만한 것은
이제 그 뿌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뭇타 비구니>
2022.03.16
누구든지 굳게 결심하여
도를 닦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해야 하나니,
어떠한 욕망에도 마음이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은
‘흐름을 거슬러 오르는 이’라고 불린다.
<딤마딘나 비구니>
병들어 구차한 자신의 모습을 보라.
오직 마음을 하나로 다잡아,
육신은 원래 이러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힘쓰라.
이것저것 차별하지 말고 세상을 보라.
마음 깊이 숨어 있는 오만(傲慢)을 버리라.
자신의 오만함을 진심으로 깨달을 때,
그대 비로소 평안한 마음으로 나날을 지내게 되리.
<정학녀(正學女) 난다>
2022.03.17
기생 시절의 내 몸값은 카시국 전체 예산과 비길 만한 정도였다.
그곳의 한량들은 내 값을 그렇게 정해 놓고,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여자’라고 나를 불렀다.
나는 나 자신의 그러한 미모가 싫었다.
나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일체의 욕망을 버렸다.
거듭되는 생사윤회에 시달리지 않도록!
곧 세 가지 명지(明知) 얻고
비로소 붓다의 가르침을 다 이루었다.
<앗다카시 비구니>
예전에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신(神)의 몸으로 태어나기를 바랬다.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친 채 하루에 한 끼만을 먹는 지금은,
신의 몸으로 태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마음 속의 공포가 다 사라졌기에.
<밋타 비구니>
2022.03.18
네 번인지 다섯 번인지, 나는 절을 뛰쳐 나왔다.
평안을 얻어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곧 믿고 따르던 한 스님에게로 나아갔다.
그분은 나에게 다섯 요소의 모임[五蘊], 여섯의 감관[六根]에
각각 그 인식대상[六境]을 더한 열두 영역[十二處],
그리고 여기에 다시 여섯 가지 인식작용[六識]을 더한
열여덟 요소[十八界]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스님의 말씀에,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얻고
이레 동안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앉아 있었다.
여드레째 되는 날, 모든 무명(無明)은 눈 녹듯 사라지고,
마침내 나는 다리를 풀고 명상에서 깨어났다.
<웃타마 비구니>
2022.03.19
딸 지바의 죽음을 슬퍼하는 여인 웃비리에게 붓다가 말했다.
“여인이여,
그대는 ‘지바야!’라고 외치며 숲에서 울고 있구나.
웃비리여, 그대 자신을 알라.
똑같이 지바라는 이름을 가진 8만 4천이나 되는 딸들이
이 화장터에서 다비(茶毘)되었는데,
그 중에 누구를 그대는 서러워하고 있는가?”
웃비리가 붓다에게 말했다.
“아아, 당신은 제 가슴에 박혀
잘 보이지 않던 화살을 뽑아 주셨습니다.
당신은 비탄에 잠겨 있는 저를 위해,
딸의 죽음에 대한 애통함을 제거해 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화살을 뽑아내고
망집(妄執)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평안을 얻었습니다.
저는 거룩하신 붓다와 진리의 가르침과
출가한 모든 이들에게 귀의합니다.”
<웃비리 비구니>
2022.03.20
모든 욕망은 칼과 창 같나니,
개개의 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요소의 결합을 난도질한다.
그대가 ‘욕락’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금 내게 있어서는 ‘즐겁지 않은 것’이다.
쾌락에 의한 희열은 마침내 파괴되고,
무명에 의한 암흑덩이는 산산이 부수어졌다.
<셀라 비구니>
마음이 안정되고 지혜가 솟아날 때,
바르게 진리를 관찰하는 데 있어
여인이라는 점이 무슨 장애가 될까?
쾌락에 의한 희열은 마침내 파괴되고,
무명의 암흑덩이는 산산히 부수어졌다.
<소마 비구니>
2022.03.21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난다여, 병이 들어 더럽게 썩어 가는 육신을 보라.
일심으로 마음을 가라앉혀,
신체는 부정하다는 생각을 닦으라.
이 몸은 저 몸과 같고 저 몸은 이 몸과 같아서
썩은 악취를 풍긴다.
하지만 어리석은 이들은 육신을 즐긴다.”
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육신을 주야로 부지런히 관찰하여,
지혜로써 육신을 혐오하고 그 실상(實相)을 보았다.
방심하지 않고 올바르게 정진한 덕분에
이 육신의 안팎을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래서 육신을 혐오하고
마음 깊이 집착을 여의었으며
방심하지 않고 고삐를 끊어
고요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난다 비구니>
2022.03.22
믿는 마음으로 출가하여
집을 여읜 삶을 시작했지만,
나는 여전히 이익과 존경을 얻고자 하는
욕심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최고의 목표를 등지고 저속한 일에 집착했다.
그러던 내가 조그마한 암자에 들어가 앉아 있는 동안,
마음에 동요가 일었다.
“나는 바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나는 망집(妄執)에 지배되어 왔다!”라고.
나의 생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육신이 허물어지기 전까지,
내게는 게으름 피울 시간이 없다.
개개인을 구성하는 다섯 요소의
일어나고 스러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나는 마음의 해탈을 얻어 우뚝 일어섰다.
<밋타칼리 비구니>
2022.03.23
아직 정학녀(正學女)였을 무렵,
바른 도를 닦아,
탐욕과 노여움,
그리고 이로부터 일어나는 온갖 번뇌를 끊었다.
수행자로서 완전한 계율을 받아 지니고,
나의 전생을 돌이켜보았다.
지혜의 눈[天眼]은 맑아졌다.
오염에서 벗어나 훌륭하게 닦여졌다.
갖가지 원인으로 일어나 스러져 가는
일체의 형성된 것들[諸行]을
나 자신과는 다른 것이라고 깨닫고,
일체의 번뇌를 여의고 평안해졌다.
<사쿨라 비구니>
2022.03.24
계행을 몸에 지니고
스승의 가르침을 실행하고 있는데,
어찌해서 내가 평안을 얻을 수 없겠는가?
나는 게으르지 않고 들떠 있지 않다.
나는 두 발을 씻고,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발 씻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가는 것을 보고,
혈통 좋은 준마를 길들이듯 나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고 나서 등불을 손에 들고 방으로 들어가
누울 자리를 살피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바늘을 잡고 등심지를 낮추었다.
불꽃이 스러지듯 마음에 해탈이 일어났다.
<파타차라 비구니>
2022.03.25
파타차라 비구니가 말했다.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그대여.
그 아이가 오고 간 길을 알지도 못하면서,
또한 그 아이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내 아들아!’라고 그대는 울부짖는다.
그러나 그 아이가 오고 간 길을 그대가 알게 된다면,
그대는 아이 때문에 슬퍼하지 않으리.
모름지기 나고 죽는 모든 것은
그러한 운명을 따라야 하는 법이다.
누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는 그곳으로부터 왔다.
또한 허락을 받지도 않고 아이는 이곳을 떠났다.
어디서 왔는지, 며칠 동안 머무른 뒤에.
아이는 이곳에서 하나의 길을 따라갔다.
거기에서 그는 또 다른 한 길을 따라 나아가리.
올 때와 같은 모습으로 갔는데
무엇을 비통해 한다는 말인가?”
<파타차라 비구니>
2022.03.26
파타차라의 제자들이 말했다.
“당신은 제 가슴에 박혀
잘 보이지 않던 화살을 뽑아 주셨습니다.
당신은 비탄에 잠겨 있는 저를 위해,
딸의 죽음에 대한 애통함을 제거해 주셨습니다.
지금 저는 화살을 뽑아내고 망집(妄執)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평안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거룩하신 붓다와 진리의 가르침과
출가한 모든 이들에게 귀의합니다.”
<파타차라의 제자인 5백 명의 비구니>
2022.03.27
아들의 죽음으로
저의 마음은 흩어지고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맨몸으로 머리를 산발한 채
이곳저곳을 떠돌았습니다.
번화한 거리와 쓰레기장,
시체를 내다 버리는 곳과 큰길을
굶주림과 갈증으로 시달리며 3년 동안 헤맸습니다.
저는 훌륭한 나그네(붓다)께서
이곳에 오시는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그분은 길들여지지 않은 것을 길들이는 사람,
바르게 깨달은 사람,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몸가짐을 바로 하여
예배를 올리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 고타마는 자비를 베푸시어,
저에게 진리의 가르침을 설해 주셨습니다.
붓다가 설해 주신 진리의 가르침을 듣고,
저는 출가하여 집 없는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스승의 가르침대로 부지런히 노력하여
환희로운 경지를 깨달았습니다.
모든 슬픔은 끊어지고, 사라졌습니다.
슬픔이 비롯하는 근원을
저는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바싯티 비구니>
2022.03.28
병에 걸려 쉽게 이지러지며
악취를 풍기는 육신에
나는 시달려 왔으며, 혐오를 느낀다.
애욕에 대한 헛된 집착은
뿌리째 뽑아 버렸다.
모든 욕망은 칼과 창 같나니,
개개의 존재를 구성하는 오온을 난도질한다.
그대가 ‘욕락(欲樂)’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금 내게 있어서는 ‘즐겁지 않은 것’이다.
쾌락의 즐거움은 모두 무너지고,
무명(無明)의 암흑덩이는 산산이 부서졌다.
<케마 비구니>
2022.03.29
나는 모든 괴로움 널리 살펴 끊고,
그 괴로움의 원인인 망집(妄執)을 떨쳐내고,
팔정도(八正道)를 실천하여,
망집의 끊어짐을 체득했다.
이제 다시 헛된 삶을 계속하는 일은 없다.
노력하고 전념하며,
굳은 정진으로 화합을 이룬
붓다의 제자들을 보라.
이야말로 일체제불(一切諸佛)을
한 자리에서 친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마하파자파티 고타미 비구니>
2022.03.30
굿타여, 그대가
자식과 그 밖의 소중한 것을
모두 버리고 출가한 이상,
최고의 목표를 구현(具現)하라.
마음이 지배하는 대로 가만히 있지 말라.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은
마음에 속아 악업을 즐기며,
지혜 없는 자로서 수많은 생을
거듭 윤회 속으로 치닫는다.
쾌락을 구하는 욕심, 노여움,
자신에 집착하는 잘못된 견해,
삿된 맹세에의 애착, 그리고 의심(疑心)……
비천한 영역으로 인도하는
이들 속박을 벗어났기에
그대는 이제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으리.
욕정과 교만과 무지와
뽐내는 마음을 버리고
모든 속박을 끊어
그대는 괴로움을 끝내 멸하리.
생을 거듭하는 윤회를 벗어나,
미혹한 삶으로 빠져드는 이치를 알고
이를 끊게 되면
그대는 현세에서 욕심이 없어져
마음이 평안한 사람으로 나날을 지내리.
<굿타 비구니>
2022.03.31
석가족(釋迦族)에서 붓다가 탄생하셨습니다.
맞설 자가 없는 분입니다.
그는 저에게, 일체의 그릇된 견해를 초극하는
진리의 가르침을 설해 주셨습니다.
첫째 괴로움과,
둘째 괴로움의 발생,
셋째 괴로움의 극복과,
넷째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여덟 항목의 실천론[八正道]이 그것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저는 그 가르침을 음미하며 나날을 지냈습니다.
세 가지 명지(明知)에 도달했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실현되었습니다.
쾌락의 즐거움은 모두 무너지고,
무명(無明)의 암흑덩이는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찰라 비구니>
2022.04.01
석가족에 바르게 깨달은 분이 탄생하셨습니다.
패배한 적이 없는 분입니다.
그는 저에게, 생사를 초극하는
진리의 가르침을 설해 주셨습니다.
첫째 괴로움과, 둘째 괴로움의 발생과,
셋째 괴로움의 극복과,
넷째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여덟 항목의 실천론[八正道]이 그것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저는 그 가르침을 음미하며
나날을 지냈습니다.
세 가지 명지(明知)에 도달했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실현되었습니다.
쾌락의 즐거움은 모두 무너지고,
무명의 암흑 등은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우파찰라 비구니>
2022.04.02
밧다 비구에게 그 어머니가 말했다.
“밧다여, 너는 어떤 일이 있어도
세간에 대해 집착을 가져서는 안 된다.
사랑스러운 아들아,
거듭 태어나는 고통을 받는 사람은 되지 말거라.
밧다여, 욕심도 없고 의혹도 없으며,
청량한 마음으로 자신을 잘 억제하여
오염을 여읜 성자(聖者)들은,
실로 안락한 나날을 지내고 있다.
밧다여,
진상(眞相)에 대한 직관력(直觀力)을 얻기 위해,
괴로움을 소멸시키기 위해,
이들 현인(賢人)들이 밟아 온 길을 너도 소중히 하거라.”
2022.04.03
밧다 비구가 말했다.
“낳아 주신 어머니여, 당신은 확신을 가지고
이 도리(道理)를 제게 일러 주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이미 자식에 대한
애착을 여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말했다.
“밧다여, 볼품없는 것이든
훌륭한 것이든 그 중간의 것이든,
만들어진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은
눈곱만큼도 내게는 없다.”
<밧다 비구의 어머니>
2022.04.04
밧다 비구가 말했다.
“부지런히 참선에 전념하는 동안
저의 번뇌는 깨끗이 소멸되었습니다.
아아, 저의 어머니는 자비로우신 까닭으로
저에게 훌륭한 채찍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최고의 목적을 포함하는 시구(詩句)입니다.
저는 어머니가 말씀하신 가르침을 듣고
평안을 얻었으며,
거룩한 감동에 젖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힘껏 정진하고 밤낮으로 애써,
어머니의 격려대로 최상의 적정(寂靜)을 이루었습니다.”
<밧다 비구의 어머니>
2022.04.05
목욕하는 수행자가 말했다.
“노인이든 젊은이든 무릇 악한 일을 하며,
그는 목욕에 의해 악업(惡業)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푼니카 비구니가 말했다.
“도대체 누가 스스로 무지하면서, 무지한 남에게
‘목욕을 하면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라고
말을 꺼냈을까?
그렇다면, 개구리․거북이․용․악어
그 외에 물속을 헤엄치고 다니는 것들은
모두 천계(天界)에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또한 그렇다면, 악업을 짓는 사람들 모두가
목욕에 의해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만일 강물이 사람들이 이전에 지은 악업을 씻어가 버린다면,
이들 물줄기는 선업(善業)까지도 씻어가 버리지 않을까?
그러면 그대는 선도 악도 아닌, 그 밖에 서 있는 이가 되겠지요?
물속에서 수행하는 이여, 그대 항상 두려움에 떠밀려
물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그만두십시오.”
수행자가 말했다.
“그릇된 길을 걷고 있는 나를
그대는 바르고 존귀한 길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스님이시여, 저는 이 목욕옷을 그대에게 바치겠나이다.”
푼니카 비구니가 말했다.
“목욕할 때 입는 이 옷은 그대가 그냥 간직하십시오.
저는 옷 욕심이 없습니다.”
<푼니카 비구니>
2022.04.06
혹시 그대가 괴로움이 두렵고 싫다면,
드러내 놓고 혹은 은밀히라도
악행을 짓지 마십시오.
혹시 그대가 언젠가 악한 일을 하려 든다면,
아니 지금 한다면,
그대가 허공으로 치솟아 숨더라도,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설령 괴로움이 두렵고 싫다고 해도.
저 거룩하신 붓다와 그 가르침과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하십시오.
모든 계율을 엄수하십시오.
그러면 그대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
수행자가 말했다.
“저는 그처럼 거룩하신 붓다와 진리의 가르침과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모든 계율을 엄수합니다.
이는 저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는 범천(梵天)과 친척이었지만,
이제는 참된 수행자입니다.
나는 세 가지 명지(明知)를 얻었으며,
진정한 욕계자(浴戒者)이며,
지식이 풍부한 참된 베다 학자입니다.”
잘 옮겨심어 무성하게 우거진 숲과 같이
저의 머리는 빗과 핀으로 아름답게 다듬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늙어서 드문드문 쥐가 파먹은 형상입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암바팔리 비구니>
2022.04.08
저의 눈은 보석과 같이
윤기 도는 검은 감청색으로 서늘하니 길쭉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희멀거니 빛이 바래 흉하기만 합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옛날 저의 코는 유연한 봉우리같이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저의 이는 마치 갓 돋아난 파초 빛깔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부스러지고 보릿대같이 누렇게 변했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암바팔리 비구니>
2022.04.09
우거진 숲속을 나는 코킬라 새처럼
저는 달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늙어서 종종 더듬거립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옛날 저의 목은
잘 갈고 닦은 소라고둥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구부정합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저의 두 팔은
전에는 둥그런 빗장처럼 훌륭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대추나무처럼 야위었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암바팔리 비구니>
2022.04.10
옛날 저의 손은 매끄럽고 부드러웠으며
금붙이로 단장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무뿌리와 양파뿌리처럼 오그라들었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옛날 저의 몸뚱이는
잘 다듬어진 황금 막대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주름살로 전신이 꺼칠꺼칠합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옛날 저의 두 다리는
코끼리의 코와 같이 탄탄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대꼬챙이처럼 야위었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암바팔리 비구니>
2022.04.11
옛날 저의 두 발목은 반들거리는 발찌를 차고
금붙이로 단장하여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늙어서 참깨 줄기같이 말라붙었습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옛날 저의 두 발은 솜버선처럼 희고 탱탱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트고 갈라져 쪼글쪼글합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이루어진 몸뚱어리는
찌들어서 온갖 괴로움만 가득합니다.
그것은 칠이 벗겨져 황폐한 집입니다.
진리를 가르치신 붓다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암바팔리 비구니>
2022.04.12
로히니의 아버지인 브라만이 말했다.
“사랑스런 딸아, 너는 ‘수행자’들만을 극구 칭찬한다.
진정 너는 수행하는 여승이 되리라.
너는 ‘수행자’들에게 먹고 마실 것을 넉넉하게 보시한다.
로히니야, 지금 너를 찾아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어째서 ‘수행자’들이 그리 좋더냐?”
로히니 비구니가 말했다.
“저는 그들의 지혜와 계행과 근면함을 칭송하렵니다.
그들은 일하기를 즐기며, 게으르지도 않고
훌륭한 일을 하며 탐욕과 노여움을 버렸습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로히니 비구니>
2022.04.13
그들은 청정한 행을 닦고
세 가지 악(惡)의 근원을 제거하여
일체의 악을 여의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몸에 의한 행위’는 청정하고,
‘말에 의한 행위’도 청정하며,
‘마음에 의한 행위’ 역시 청정합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로히니 비구니>
2022.04.14
그들은 오염을 여의었으며,
진주조개와 같이 안팎이 청정해서
순백(純白)의 덕성으로 충만합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학식이 풍부한 사람․
참된 가르침을 지닌 사람․존귀한 사람․
진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목표와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로히니 비구니>
2022.04.15
그들은 학식이 풍부한 사람․
참된 가르침을 지닌 사람․존귀한 사람․
진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마음을 모아 참선하는 사람․
고요하게 마음을 가라앉힌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먼 길을 다니는 사람․
마음을 잘 가라앉힌 사람․
지혜롭게 이야기하는 사람․
덤벙대지 않는 사람들로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로히니 비구니>
2022.04.16
그들은 탁발을 마치고 마을을 떠날 때,
아무것이라도 갖고자 하여 훔쳐보는 일이 없습니다.
실로 미련 없이 떠나갑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창고에도, 병에도, 광주리에도
자신의 물건을 저장하지 않습니다.
저장해 두어서는 안 된다는 계율에 합당하게
완전히 조리된 음식만을 탁발합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를 좋아합니다.”
<로히니 비구니>
2022.04.17
로히니 비구니가 말했다.
“행자들은 돈을 지니지도 않고,
또한 금은을 가까이하지도 않습니다.
그날그날 탁발한 것으로만 살아갑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각각 다른 곳에서 왔으나 서로 친합니다.
때문에 저는 ‘수행자’들을 좋아합니다.”
아버지인 브라만이 말했다.
“사랑스런 딸 로히니야, 아아,
너는 우리를 위해서 이 집안에 태어났구나.
너는 붓다의 참된 가르침을 우러러 믿으며,
수행자들의 모임에 대해서도
깊이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실로 ‘이는 무상(無上)의 복전(福田)이다’라고
너는 생각하고 있구나.
저 ‘수행자’들은 역시 우리에게서 보시를 받을 만하고,
그들을 위해서 우리는 많은 보시물을 마련하리라.”
<로히니 비구니>
2022.04.18
로히니 비구니가 말했다.
“혹시 부친께서 괴로움을 두려워한다면,
또한 괴로움을 싫어한다면,
붓다의 가르침과
그 훌륭한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하십시오.
그러면 부친께 이익이 있을 겁니다.”
아버지인 브라만이 말했다.
“나는 그처럼 거룩하신 붓다와 진리의 가르침과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하련다.
일체의 계를 지니련다.
그러면 나에게 복이 있으리.
전에 나는 범천의 친척이었지만
이제 나는 참된 브라만이다.
나는 세 가지 명지(明知)를 얻었으며,
진정한 욕계자(浴戒者)이며,
지식이 풍부한 베다 학자이다.”
<로히니 비구니>
2022.04.19
차파의 전 남편 우파카가 말했다.
“전에 나는 석장을 손에 든 수행자였지만,
지금은 사냥꾼이다.
나는 무서운 욕망의 늪에 빠져
피안으로 갈 수가 없구나.
이제 나는 애욕의 고리를 끊고,
다시 출가하고 싶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먼저 자식을 버리고,
다음에는 친족을, 이어서 재산을 버린다.
위대하고 당당한 사람들은
코끼리가 그물코를 잘라내듯 출가한다.”
<차파 비구니>
2022.04.20
“지금 당신의 자식을 지팡이 또는 칼로 쳐
땅바닥에 거꾸러뜨릴까요?
그러면 아이가 불쌍해서라도
당신은 떠나지 않을 테니까요.”
우파카가 말했다.
“가련한 여인이여, 설령 그대가 여우나 개에게
아이를 던져 준다고 해도,
그대는 아이를 빌미로
나를 도로 불러 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우파카가 말했다.
“옛날 나는 뭇 수행자들의 우두머리였는데,
참된 ‘수행자’도 못되면서 ‘수행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을에서 마을로,
도시와 성도를 유랑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지금 저 거룩하신 스승 붓다께서는 네란자라 강변에서,
사람들의 모든 괴로움을 덜어 주기 위해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고 계신다.
나는 그분 곁으로 가련다.
그분은 나의 스승이 되어 주실 것이다.”
<차파 비구니>
2022.04.21
차파가 말했다.
“세상에 다시 없는 붓다께
저의 존경의 뜻을 전해 주십시오.
그분께 예를 드리고 저의 공양을 올려 주십시오.”
우파카가 말했다.
“차파여, 그대가 말한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세상에 다시없는 그분께 그대의 경의를 전하리다.
붓다께 우요를 드리고, 그대의 공양물을 올리리다.”
그후 칼라(우파카)는 네란자라 강변으로 떠났다.
그는 깨달은 사람 붓다가
불사(不死)의 도리를 설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극복과, 괴로움의 소멸을 위한
여덟 항목의 실천법[八正道]이 그것이다.
그는 붓다의 두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를 드리고
차파의 경의를 전하고,
출가하여 집 없는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는 세 가지 명지(明知)에 통달하여
붓다의 가르침을 실현하였다.
<차파 비구니>
2022.04.22
브라만인 수자타가 말했다.
“바셋티 스님이시여,
전에 당신은 아이를 잃고
밤낮으로 엄청난 괴로움에 시달렸지요.
하지만 브라만의 여인 바셋티여,
지금 그대는 자식 일곱을 모두 먹히우고도
왜 괴로워하지 않는가?”
바셋티 비구니가 말했다.
“브라만이여, 지난날 윤회를 되풀이하는 동안,
저와 당신의 수백의 아이들과
수백의 친척들이 죽음에게 먹혔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생사로부터 벗어나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비통해 하지도 울지도 않습니다.
또한 괴로움에 시달리지도 않습니다.”
<바셋티 비구니>
2022.04.23
수자타가 말했다.
“바셋티여, 아아, 그대는 참으로 놀라운 말을 했다.
그대는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그러한 말을 하는가?”
바셋티 비구니가 말했다.
“브라만이여, 저 깨달은 사람 붓다는 미틸라 근교에서
사람들의 모든 괴로움을 덜어 주기 위해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습니다.
브라만이여, 나는 저 존경하는 분
붓다의 ‘윤회의 근원을 소멸시키는 가르침’을 듣고
그 자리에서 깨달아,
아이들에 대한 애통한 심정을 여의었습니다.”
<바셋티 비구니>
2022.04.24
브라만인 수자타는 해탈하여 일체의 속박을 여읜
붓다를 뵙고 가까이에서 모셨다.
괴로움의 피안에 도달한 성자 붓다는
그에게 진리의 가르침을 설해 주었다.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극복과, 괴로움의 소멸을 위한
여덟 항목의 실천법[八正道]이 그것이다.
수자타는 그 자리에서 바른 가르침을 깨닫고 기꺼이 출가했다.
3일 밤이 지난 뒤, 그는 세 가지 명지(明知)를 체득하였다.
수자타가 마부에게 말했다.
“자, 마부여, 가게나.
이 마차를 브라만 부인에게 돌려주고
그녀에게 ‘건강하시기를’이라는 인사와 함께,
‘남편께서는 출가했으며,
3일 후에 세 가지 명지(明知)를 체득했다’고 전해 주게.”
브라만의 처, 순다리의 어미가 말했다.
“마부여, 나는 남편이 세 가지 명지를 체득했다는 말을 듣고,
이 말과 마차․금 천 냥․물이 가득 든 병을 그대에게 주노라.”
마부가 말했다.
“브라만의 부인이시여,
말도 마차도 금 천 냥도 당신이 잘 간직하십시오.
저 역시 뛰어난 지혜를 가진 붓다의 곁으로 출가하렵니다.”
2022.04.25
순다리의 어미가 말했다.
“순다리야,
너의 아버님은 코끼리, 말, 소, 보석과 귀걸이 등
집안의 모든 재산을 버리고 출가하셨다.
너는 이들 재산을 상속하여 쓰고 즐기거라.
너는 이 집안의 상속자이다.”
순다리가 말했다.
“아버님은 자식을 잃고 슬픔에 겨워
코끼리, 소, 말, 보석과 귀걸이 등
집안의 엄청난 재산도 마다하고 출가했습니다.
저 역시 형제를 잃은 슬픔이 괴로워 출가하렵니다.”
브라만의 부인이 말했다.
“순다리야, 네 소원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문 앞에 서서 받는 탁발식(托鉢食)과 이삭줍기와 누더기옷,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너는 내생에서 번뇌의 오염을 벗어나게 되리라.”
순다리가 자신에게 일렀다.
“순다리여, 스승 붓다를 친견하라.
아직 덜 길들인 이를 마저 길들이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깨달은’ 사람을.”
<순다리 비구니>
2022.04.26
순다리 비구니가 붓다에게 말했다.
“저는 바라나시를 출발하여 당신의 곁을 찾았습니다.
위대하고 당당하신 분이여,
당신의 제자 순다리는 당신의 두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합니다.
브라만이시여, 당신은 붓다입니다.
당신은 스승입니다.
저는 당신의 딸이며,
당신의 입에서 태어난 친자식입니다.
저는 할 일을 다해 마치고,
번뇌의 오염을 여의었습니다.”
붓다가 말했다.
“어진 여인이여, 그대는 참으로 잘 왔습니다.
그대는 당연히 환영받을 만합니다.
마음을 잘 닦고 스승의 두 발에 예배하였으며,
욕정을 버리고 멍에를 벗어던지고 할 일을 다해 마친,
번뇌의 오염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이와 같이 오도다.”
<순다리 비구니>
2022.04.27
수바 비구니가 말했다.
“제가 일찍이 진리의 가르침을 들었을 때는
젊고 말끔한 옷을 걸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부지런히 노력하여
네 가지 존엄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 뒤, 저는 일체의 욕망을 꺼리게 되었고
자신에 대해서도 두렵다는 생각이 들어,
오직 세속을 떠나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저는 일가친척․하인․일꾼들을 버리고,
또한 풍요롭고 즐겁던 마을과 논밭,
엄청난 재산도 모두 버리고 출가했습니다.
잘 설해 주신 바른 가르침에 신심이 일어나
금은도 다 버리고 출가했는데,
다시 그것이 돌아오기를 바란다면
저에게는 합당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무일물(無一物)의 경지를 추구할 뿐입니다.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4.28
은이나 금은 깨달음을 가져다주지 않으며,
고요함으로 이끌지도 못합니다.
그것은 ‘수행자’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성인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보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을 탐욕스럽게 하고,
취하게 하고, 혼란케 하고,
번뇌를 증대시키는 것이며,
의혹을 수반해서 많은 고통을 가져다줍니다.
그것은 견고함이나 안정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즐기고 제멋대로 사용하여,
마음을 더럽히고 서로 싸웁니다.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4.29
살해, 감금, 재난, 손실, 슬픔과 탄식……
갖가지 탐욕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화가 따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가친척이여, 어찌해서 그대들은 마치 적군들과 같이
나를 갖가지 욕망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입니까?
내가 갖가지 욕망 속에서 두려움을 느껴
출가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이해해 주십시오.
일체의 오염은 금화나 황금덩이로는 소멸되지 않습니다.
일체의 욕망은 적이며, 살인자이며,
밧줄로 동여매는 것입니다.
일가친척이여, 어찌해서 그대들은 마치 적군같이
나를 갖가지 탐욕에 빠뜨리려는 것입니까?
제가 출가해서 머리를 깎고
중의(中衣)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이해해 주십시오.
문 앞에 서서 받는 탁발식과 이삭줍기와 누더기,
나에게는 이들만이 합당합니다.
그것이 출가자의 의무이기에.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4.30
무릇 천계의 것이든 인간계의 것이든,
일체의 욕망을 위대한 현인들은 버리고 떠났다.
그들은 평안의 경지에 이르러 해탈하였다.
그들은 부동의 안락에 도달하였다.
나, 이제 원하지 않는
일체의 욕망과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일체의 욕망은 적이며, 살인자이며,
불꽃과 같은 괴로움이다.
탐욕은 장애이고, 공포를 수반하며,
고통스럽고, 가시가 있다.
그것은 지극히 불쾌하며,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는 중요한 원인이다.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5.01
일체의 욕망은 공포의 피습이고,
뱀의 아가리에 비유된다.
하지만 어리석고 맹목적인 사람들은 이를 즐긴다.
실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무지한 까닭에,
욕망의 늪에 빠져 생과 사의 끝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욕망 때문에,
지옥과 같은 험악한 세상으로 이르는 길,
자신에게 병고를 가져다주는 길로 다투어 나아간다.
이와 같이 일체의 욕망은 적을 낳는 것,
뜨거운 고통을 주는 것, 오염시키는 것,
세속적인 쾌락, 얽어매는 것, 죽음의 속박이다.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5.02
일체의 욕망은 미쳐 날뛰게 하는 것, 속이는 것,
마음을 혼란하게 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오염시키기 위해
악마가 서둘러 쳐놓은 그물이다.
일체의 욕망은 무한한 재앙을 부르고 고난도 많으며,
해독도 크고 즐겁지도 않고,
싸움을 일으켜 둥글게 차가는
하얀 반달(德性을 가리킨다)을 이지러지게 한다.
저는 일체의 욕망에 의한 갖가지 화를 겪었던바,
다시는 그러한 일을 자초하지 않으렵니다.
언제나 평안을 즐기고 있기에.
저는 청량한 경지를 소원하는 자로서, 일체의 욕망과 싸워
그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날을 짬지게 살렵니다.
근심도 없고 오염도 여의었으며,
평안하고 진실한, 저 여덟 항목의
거룩한 실천법(八正道)을 저는 따르렵니다.
위대한 현인들은 이에 의해 피안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5.03
진리의 가르침에서 평안을 찾은,
저 대장장이의 딸 수바를 보라.
그녀는 욕망의 망집을 여읜 경지에서
나무 밑에 앉아 선정에 잠겨 있다.
오늘은 여드렛날이다.
그녀는 지극한 신심으로 출가했으며,
우팔라반나 비구니의 인도를 받아
그 바른 가르침 덕분으로
더욱 밝고 아름다워졌다.
세 가지 명지를 체득하고
죽음의 악마를 물리쳤다.
그녀는 아무런 빚도 없는 자유로운 몸이며,
다섯 가지 훌륭한 행을 닦아
일체의 속박을 여의었고,
할 일을 다해 마쳐 번뇌의 오염을 벗어났다.
<대장장이의 딸 수바 비구니>
2022.05.04
명의(名醫) 지바카의 즐거운 망고 숲을 향해 걸어가는
여승 수바를 한 사내가 가로막았다.
수바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 있는데,
제가 잘못한 일이라도 있나요?
저희 스승님의 엄중한 가르침 가운데에는,
행복한 사람 붓다가 가르쳐 준 ‘배울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온전히 청정한 경지에 있으며,
오염에서 벗어난 저를
당신은 왜 가로막고 서 있는 것입니까?
나는 혼탁하지도 않고 욕망도 여의었으며,
오염에서 벗어나 온전히 해탈하였는데,
당신은 탁한 마음으로 욕망에 휩싸여
왜 나를 가로막고 서 있는 것입니까?”
<지바카의 망고숲에 사는 수바 비구니>
2022.05.05
사내가 말했다.
“그대는 젊고 아름답소.
그대가 출가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더없이 아름다운 여인이여,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궁전에 살며,
시녀들의 보살핌을 받고
카시 산의 아름다운 옷을 입으십시오.
만일 그대가 내 말대로 따라 준다면
그대는 행복해질 것이니,
자 세속의 삶을 누리시오.”
수바 비구니가 말했다.
“시체가 가득한 묫자리만 늘려주며,
죽어 허물어지는 성질을 가진 육신 가운데에서
당신은 무엇을 본질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거짓 본질에 넋이 나가
당신은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지만.”
<지바카의 망고숲에 사는 수바 비구니>
2022.05.06
사내가 말했다.
“그대의 눈은 요정 킨나리의 것과 같습니다.
그대의 눈을 바라보면
애욕을 즐기고 싶다는
제 생각이 더욱 불타오릅니다.
긴 눈썹의 여인이여,
청초한 눈빛의 여인이여,
나에게는 그대의 눈보다 아름다운 것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
수바 비구니가 말했다.
“당신은 삿된 짓을 하려고 드는군요.
당신은 달을 품에 안으려고 하는군요.
또한 수메루산을 한걸음에 뛰어넘으려 하고 있군요.
붓다의 자식을 앗아가려는 그대!
결단코 신과 인간의 세상에는,
내가 지금 욕심을 부릴 만한 대상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바카의 망고숲에 사는 수바 비구니>
2022.05.07
나는 탐욕이 어떤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성인의 가르침에 의해 뿌리뽑혔습니다.
그것은 작열하는 불꽃처럼, 자취 없이 흩어졌습니다.
그것은 독을 담은 그릇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나는 탐욕이 어떤 것인지조차 모릅니다.
그것은 성인의 가르침에 의해 뿌리뽑혔습니다.
이미 분별력을 갖춘 나와 같은 사람을 유혹하려 든다면
당신은 괴롭기만 할 것입니다.
모욕을 당하든 존경을 받든,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도,
저의 마음은 언제나 확고합니다.
‘인연따라 생겨난 것은 모두 부정(不淨)하다고 깨달아,
제 마음은 아무것도 오염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나는 행복한 사람 붓다의 제자인 것이며,
올바른 도의 여덟 가지 실천법을
수레로 삼아 타고 가는 자인 것입니다.
번뇌의 화살을 꺾어 오염을 여의고
사람이 없는 빈집에 들어 홀로 즐깁니다.
<지바카의 망고숲에 사는 수바 비구니>
2022.05.08
나는 나무로 만들어 아름답게 채색한 꼭두각시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노끈과 못으로 단단히 꿰맞추었는데,
갖가지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꼭두각시가 노끈과 못이 빠져나가 이곳저곳이 풀어지고
흩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산산조각이 난다면,
그 가운데서 우리는 어느 곳에 마음을 두어야 할까요?
우리의 이 작은 육신은
이와 같은 꼭두각시에 비유할 수 있는데,
그러한 형상 없이 우리는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형상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에,
그 가운데에서 우리는 어느 곳에 마음을 두어야 할까요?
노란색 물감의 벽화를 볼 때와 같이,
당신은 이 육신에 대해 전도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지혜는 무익한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여,
눈앞에서 요술로 만들어낸 형상과 같이,
꿈자리 끝에 본 황금나무와 같이,
사람들이 즐기는 그림자놀이와 같이,
허망한 것을 향해서 당신은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바카의 망고숲에 사는 수바 비구니>
2022.05.09
눈은 빈 공간에 위치한 작은 구(球)이고,
그 중앙에는 거품 같은 것이 있으며,
눈물을 흘리고 눈곱도 낍니다.
다양한 눈짓이 안구에 의해 드러납니다.”
말을 마치고 나자
자태가 아름답고 마음에 집착을 여읜 수바 비구니는,
아무 거리낌 없이 눈알을 뽑아냈다.
‘자, 이 눈을 가지고 가십시오.’라고 말하고
그것을 사내에게 건네주었다.
사내의 애욕은 흔적도 없이 식어 버렸다.
그는 곧 수바에게 용서를 빌었다.
“계행이 청정한 여인이여, 만수무강 하십시오.
이와 같은 일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
타오르는 불길을 끌어안은 것처럼,
나는 그러한 사람을 해치려 하였습니다.
나는 말하자면 독사를 거머쥔 셈입니다.
부디 용서하십시오.”
<지바카의 망고숲에 사는 수바 비구니>
2022.05.10
수메다가 부모에게 다가가 말했다.
“형성된 모든 것은 상주(常住)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공허하고 불쾌하며 괴로움만 큰
갖가지 욕망은 한결 더합니다.
어리석은 자들이 잘 빠져드는
갖가지 욕망은 괴롭기가 뱀독에 비유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거룩한 붓다께서 설해 주는
진리를 알지 못하고,
미혹한 삶을 즐기며,
신들의 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설령 신들의 세계에 태어난다 해도 역시
무상한 삶 속에 놓이게 되어 상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이들은
윤회하여 거듭 태어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제가 열 가지 능력을 갖춘 붓다의 가르침을 좇아
출가하려는 것을 두 분은 허락해 주십시오.
<수메다 비구니>
2022.05.11
저는 달리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오직 생사를 벗어나기 위해 정진하렵니다.
미혹한 삶, 견고하지 못한 육신으로 살아야 하는
숙명을 어떻게 기뻐하겠습니까?
삶에 대한 애착을 끊기 위해 저는 출가하렵니다.
이미 많은 붓다가 출현하였습니다.
불운한 시기는 다 지나갔습니다.
이제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목숨이 있는 한,
저는 모든 계율과 청정한 행위를
더럽히지 않겠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2
수메다의 부모인 콘차 왕과 왕비는
울면서 수메다에게 말했다.
“바라나바티의 아니카랏타 왕은 훌륭한 사람이다.
너는 그 사람에게 시집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
너는 아니카랏타 왕의 제1 왕비가 될 것이다.
갖가지 계율, 청정한 생활
출가는 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왕비가 되면, 명령권․재보․권세․
즐거운 쾌락을 누릴 수 있다.
애욕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거라.”
그때 수메다는 그들에게 말했다.
“삶이란 덧없는 일입니다.
출가하든지 죽든지,
제게는 둘 중의 하나뿐입니다.
부정하고 오줌 냄새 지독한 썩어질 육신,
언제나 오물이 나오며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시체의 가죽 부대에 대해
무얼 그리 집착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수메다 비구니>
2022.05.13
육신은 살과 피로 덮여 있으며,
벌레들의 서식처이고,
새들의 먹이가 되는 끔찍한 것입니다.
어째서 우리는 그런 몸으로 태어났을까요?
이 육신은 머지않아 의식을 잃게 되면
시체 버리는 곳에 내던져집니다.
친족도 외면하고 나무토막처럼 버려질 것입니다.
시체 버리는 곳에 놔두어 다른 짐승의 먹이가 되며,
꺼림칙하게 여긴 사람들은 목욕을 합니다.
친부모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물며 여느 사람들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저는 이 육신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4
육신은 덧없는 것이며 뼈와 근육이 얽혀진 것이고,
침과 눈물과 똥오줌으로 가득하며 썩어질 것인데도,
사람들은 그것에 집착합니다.
만일 시체를 해부하여 그 속의 것을 꺼내 보내준다면,
악취에 못 이겨 죽은 이를 낳은 어머니조차
그것을 혐오할 것입니다.
개개인의 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요소 등은
일시적으로 형성된 것이고,
괴로움이라고 알아 올바르게 깨닫는다면,
제가 어떻게 결혼할 엄두를 내겠습니까?
날카롭게 끝을 세운 창 3백 자루로
매일 몸을 찔러 보십시오.
만약 백 년 동안 계속 그렇게 하여
괴로움이 소멸되기만 한다면,
차라리 그편이 나을 것입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5
열 가지 능력을 갖춘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구하는 것을 적게 하고 생사를 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은
이미 평안을 이루었습니다.
오늘에야말로 저는 세상을 떠나 출가자가 되렵니다.
덧없는 쾌락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저는 일체의 욕락이 싫어졌습니다.
마치 틸라 나무에 밑동이 잘려나간 것처럼.”
수메다는 부친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한편 수메다의 약혼자인 아니카랏타 왕은
정해진 날에 젊은이들에게 둘러싸여 결혼식장으로 출발했다.
그러자 수메다는 검고 부드러운 삼단 같은 머리채를
삭도로 잘라내고 문을 걸어 잠근 채,
제1 단계의 선정에 들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6
아니카랏타 왕은 수메다에게 간청했다.
“왕위에는 권세, 재보, 주권, 쾌락이 따릅니다.
그대는 젊습니다. 갖가지 욕락을 즐기십시오.
욕망에 의한 쾌락은 세상에서도 극히 얻기 어려운 일입니다.
나는 왕국을 그대에게 맡기겠습니다.
영화를 누리십시오.
사람들에게 베푸십시오.
슬픔에 잠겨 있지 마십시오.
그대의 부모님은 괴로워하고 계십니다.?
그때,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미망에서 벗어난
수메다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떠한 욕락도 즐기지 마십시오.
일체의 욕락에는 재앙이 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옛날 만다타르 왕은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으로
결국 만족을 얻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의 욕심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설령 비를 내리는 일곱 신이 일곱 가지 보물을
시방(十方)에 널리 들이부어도,
일체의 욕망은 만족되는 일이 없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7
사람들은 만족을 모르고 죽음에 이릅니다.
일체의 욕망은 칼과 창에 비유됩니다.
일체의 욕망은 뱀의 머리에 비유됩니다.
그것은 횃불처럼 불타오릅니다.
그것은 해골처럼 참혹하게 흩어집니다.
일체의 욕락은 무상하고 덧없으며,
심히 괴롭고 해독도 큽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쇳덩이와 같습니다.
죄악의 근원이며, 과보를 받아 고통을 일으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8
일체의 욕락은 괴로움을 초래합니다.
일체의 욕락은 꿈과 같이 사람을 속이는 것입니다.
일체의 욕락은 칼이나 창 같으며,
질병이며, 종양이며, 깊은 죄로 파멸하는 것이요,
불꽃이 솟구쳐 오르는 탄구멍과 같이,
사악의 근원이며, 죽음입니다.
이와 같이 일체의 욕락은 많은 괴로움을 가져오고,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물러서 주십시오.
저는 지금 이 삶에 대해
아무런 신뢰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19
나 자신의 머리가 타들어 가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늙음이나 죽음이 쫓아오고 있을 때
그것을 멸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시작도 끝도 없이 윤회하는 세계에서
부모나 형제가 죽는다든지
또는 자기 자신이 죽게 되었을 때,
거듭 울부짖는 어리석은 이들에게
미혹한 삶(윤회)은 끝없습니다.
눈물과 젖과 피,
시작도 끝도 없는 윤회를 생각해 보십시오.
동쪽 바다에 떠 있는 장님 거북이가
서쪽 바다에서 흘러온 멍에 구멍에
요행히 머리를 들이민다는 비유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은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무척 힘들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20
거품덩이같이 부질없는 육신의 운명을 생각해 보십시오.
몸뚱이를 구성하는 다섯 요소의 모임은
무상하다고 깨달으십시오.
그리고 네 가지 진리를 반드시 생각하도록 하십시오.
감로가 있는데도,
그대는 왜 다섯 가지 매운 것만 찾는 겁니까?
대개 욕망에 의한 모든 쾌락은
다섯 가지 매운 것보다 더욱 맵고 고약합니다.
감로가 있는데도
그대는 왜 뜨거움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갖가지 욕망을 구하려 하는 겁니까?
대개 욕망에 의한 모든 쾌락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불끈불끈 솟구치며,
활활 불타오르기 때문입니다.
어디에도 적은 없는데
그대는 왜 많은 적이 따르는 갖가지 욕망을 구하는 겁니까?
<수메다 비구니>
2022.05.21
불을 붙인 풀짚 횃불은
그것을 쥐고 있으면 사람을 태우지만,
놓아 버리면 태우지 않습니다.
일체의 욕망은 이 횃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일체의 욕망은 그것을 놓지 않은 사람을 태워버립니다.
보잘것없는 욕락 때문에
커다란 평안을 잃지 마십시오.
다자어가 낚시바늘을 삼키고 나중에 괴로워하듯.
우선 일체의 욕망을 다스리도록 하십시오.
갖가지 욕망에 빠져 있는 그대는
한없는 괴로움과 엄청난 번민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부질없는 욕락은 버리십시오.
해탈의 길이 있는데도,
그대는 왜 노쇠를 초래하는 갖가지 욕망을 구하는 겁니까?
태어난 모든 것은 어디에서도
죽음과 질병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수메다 비구니>
2022.05.22
이것은 불로입니다.
이것은 불사입니다.
이것은 늙어 죽지 않는 경지입니다.
근심이 없습니다.
적도 없고, 억눌림도 없고,
죄과와 공포, 번뇌도 없습니다.
이 불사의 경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지금도 바르게 정진하는 이는
이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이것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인연법을 따르는 모든 것으로부터는
평안을 얻을 수 없습니다.”
<수메다 비구니>
10-8차 천일결사 독송 경전은 초기불교 경전인 5부 니까야 가운데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쿳다카니까야>의 <테리가타>입니다. <테리가타>에는 총92명 장로니(長老尼)의 깨달음의 노래를 전하고 있습니다. 붓다와 그를 따르는 불제자들의 신심깊은 언행록으로, 붓다의 말씀을 그대로 생생하게 전하고 있어 초기 불교인들의 사상과 수행, 그리고 일상의 면모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번역본은 불서출판 민족사의 협조로 ‘마음으로 읽는 불전시리즈’ <비구의 고백, 비구니의 고백>에서 발췌하여 독송하기로 했습니다.
6. 정토행자의 서원
지금 우리 인류는 인간성 상실 · 공동체 붕괴 · 자연환경 파괴라는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불교의 근본 가르침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첫째, 연기법을 우리의 세계관으로 삼는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존재의 상호 연관성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네가 살면 나도 산다.
네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고,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이 길을 추구한다.
여러가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이
각자의 다양한 개성이 모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하여
시기와 질투를 뛰어넘어 사랑을,
대립과 경쟁을 뛰어넘어 화합을,
투쟁과 전쟁을 뛰어넘어 평화를 이루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자 한다.
둘째, 부처님과 보살을 우리 삶의 모범으로 삼는다.
평생을 가사 한 벌과 발우 한 개로 걸식하며 살아가신
부처님의 삶을 본받아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며,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구도자의 자세를 갖는다.
나아가 중생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고
스스로 사바세계와 지옥 속으로 뛰어들어
중생을 구제하시는 대비 관세음보살님과
대원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본받아
일체중생을 구원하는 대승보살이 되고자 한다.
셋째, 무아(無我) · 무소유(無所有) · 무아집(無我執)을 수행의 지표로 삼는다.
정토세계를 이룩하기 위하여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오직 중생의 요구에 수순하는 보살이 되고자 한다.
그리하여 한 생각 돌이켜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괴로움도 없고 얽매임도 없는 대자유인(成佛)이 되고자 한다.
나아가 인류에게 불어닥친 이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한 인생(맑은 마음), 평화로운 사회(좋은 벗),
아름다운 자연(깨끗한 땅)을 일구어
살기 좋은 세상 정토(淨土)를 만들고자 한다. (반배)
7. 천일결사의 목표
1)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인다.
2) 내가 생활하는 공간을 청정한 법당으로 만들어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한다.
3) 온라인 전법으로 정토세상을 실현할 정토행자를 양성한다.
4) 모둠활동으로 모자이크 붓다를 실현한다.
5) 외국어법회를 널리 열어 세계전법의 기반을 마련한다.
6) 행복학교를 널리 열어 국민행복도를 높인다.
7)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한국을 실현한다.
8) 기아, 질병, 문맹퇴치를 위한 국내외 활동을 확대한다.
9)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쓰레기제로운동을 생활화한다.
10) 공유와 연대가 실현되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간다.
8. 보왕삼매론
1)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니라.
2)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3)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데 마(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하셨느니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하셨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을 삼으라」하셨느니라.
8)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려라」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을 도웁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도웁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오히려 막히는 것이니,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에서 보리도를 얻으셨느니라.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 보지 못하면
장애에 부딪칠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해서
법왕의 큰 보배를 잊어버리게 되나니
역경을 통하여 부처를 이룰지로다. (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