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먼저 이 길을 걸어오신 선배 도반님
참 감사합니다

1차만일 회향에 1주일 앞서 정토행자 1차 만일 결사 회향 수련이 1박 2일 일정으로 랜선 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개인법당에서의 1박2일 전체수련은 정토회에서도 처음입니다. 수련에 참가한 이경희(서대문지회) 님, 김효숙(용인지회) 님의 소감문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제주지부 서대문지회 이경희 님

도반과 함께 서초법당에서 (왼쪽 두번째)
▲ 도반과 함께 서초법당에서 (왼쪽 두번째)

내가 정토회에 가입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은 정토회원들 때문이었다. 기억하는 한, 나의 머릿속은 고요한 적이 없었다. 시시각각 모양을 바꾸어가며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나는 주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생각과 우울하고 외롭고 아픈 감정들로 거의 언제나 괴로운 느낌에 시달렸다. 만약 죽을 때까지 이런 상태로 살아내야 한다면 삶은 고통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이 고뇌의 정체를 밝히고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길을 찾아서 말 그대로 이 절 저 절, 여기저기 헤매다녔다.

그러던 중, 정토회에서 먼저 수행하던 친구를 보고 깨달음의 장에 다녀왔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화, 괴로움의 정체에 대해서 알았다. 깨달음의 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 마음은 구름 한 점, 티 한 점 없이 푸르고 평화로운 순간의 하늘처럼 깨끗하고 평화로웠다. 놀라웠다. 그리고 자연스레 정토회의 백일기도에 입재하였다. 15여 년 전, 정토회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이 처음으로 참여했던 그 입재식은 아마 진천의 큰 체육관에서 열렸다. 하루 동안 약 5천 명의 사람들이 모인 행사가 끝난 뒤, 종이 한 조각 없이 행사장이 말끔했다. 수십 대의 버스로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태워서 오고 갔는데, 그 많은 대중들의 탑승과 자리 배치, 의료봉사, 부대행사 들이 모두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회원들의 수준이 이렇다면 이 단체의 지도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감동과 확신하고 정토행자가 되었다. ‘나’라고 하는 자의식을 버리고,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조금이라도 되돌리며 살아가자는 정토회의 원을 나도 받들게 되었다.

처음 정토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정토회 수행자들이었던 것처럼, 이번 1차 만일결사 회향 수련에서도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 것은 정토회 도반들이었다. 30년 전, 정토회를 구성하기로 발원하고 천막에서부터 출발하여 기틀을 세우고 정토회를 전 세계로 발전시킨 법륜스님과 초창기 선배 도반들의 의지와 노고는 어떤 말로 칭송해도 부족하고, 나로서는 흉내조차 내기 어렵다. 그리고 30년 전 천막에서 시작하여 현재 서울 정토 사회문화회관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 정토수행자들의 1인 가정 법당이 자리 잡기까지 정토회의 수행 전통, 즉 자신이 행복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기 위해 바라는 바 없이 봉사를 실천하며, 청정한 수행의 기풍을 이어온 정토행자들이야말로 30년에 걸친 이번 1차 만일결사 회향의 가장 밝은 빛이라고 느꼈다.

국내 각 지역과 해외의 행자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정토회의 30년의 역사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었고, 화상으로 모둠별로 토론하고, 다시 전체가 모여서 소감을 나누었다. 법륜스님의 법문과 즉문즉설, 미래의 비전을 들었고, 함께 1,000배 정진했던 1박 2일 동안, 모든 과정마다 도반들 한 분 한 분의 노고와 헌신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안다. 숙연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1차 만일 결사 회향 수련 참가 소감문을 발표했던 도반들에게 가장 감동되었다. 마음이 울컥했다. 수행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무엇을 놓쳤으며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앞으로 수행자로서 어떻게 수행하고, 어떤 마음으로 이 세상에 복을 더하는 일을 할지 다짐도 나누어 주었다. 그들의 진지하고 솔직하며 죽비와도 같은 통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느슨하게 듣고 있던 자세를 바로 고쳐 앉았다. 도반은 환하게 등불을 밝혀 주었다. 정토회를 통해 스승과 도반이 있다는 것이 길을 찾아 헤매던 나에게는 너무도 다행이고 운이 좋다. 길을 찾아 헤맨 보람이 있다. 앞으로 새로운 30년, 죽을 때까지 정진하리라.

강원경기동부지부 용인지회 김효숙 님

불교대 진행중인 김효숙님
▲ 불교대 진행중인 김효숙님

내가 정토회 활동을 하는 것을 모르는 남편에게, 그것도 평일 아닌 주말에 1박 2일을 꼼짝 없이 컴퓨터 화면 앞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올해 초부터 공지되었던 1차 만일결사 회향식에 참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했다. 용인과 고성에서 각자 살며 주말 부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 주말에 만나지 않을 방법은? 남편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이번 주말은 편하게 쉬라고, 휴가를 준다는 명목으로 오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남편은 알았다고 하며 주말에 오지 않았다.

앗싸!! 나는 속으론 쾌재를 부르며 남편에게는 이렇게 좋은 와이프가 어디 있냐고 큰소리를 치고, 나는 마음 편히 1차 만일 회향식에 참석 할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 드디어 시작된 회향식. 일이 생기면 잠깐씩 자리를 비워도 되지 않나 하고, 그냥 가볍게 참석했는데, 그 마음은 회향식을 시작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정토회를 일구기 위해 30년간 지도법사님과 선배 도반님들의 그간의 노력과 애씀을 들으니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 생각을 했는지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을 다시 먹고 컴퓨터 화면에 집중했다.

1차 만일결사를 시작으로 10차 만일결사까지의 역사. 그리고 1080배 정진.
정진하며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갔다. 부모님을 향한 원망과 미움으로 얼룩져 있던 마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냈던 화와 짜증들. 그리고 욕심과 욕망들…..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는지 정진이 더해질수록 선명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정진하면서는 스님이 돌아가시지 않고 계속 우리 곁에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문즉설 시간에 질문드려 볼까도 했지만, 괜히 질문드렸다가 “세상에 안 죽는 사람이 어딨어요”라며 왜 이렇게 어리석냐고 혼날 것 같은 생각에 차마 질문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런데 실제로 즉문즉설 시간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사님이 질문을 해주셔서 어찌나 반갑던지...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

회향식을 마치면서 '한 분 한 분 참 많은 분의 노고 위에 내가 이렇게 정토회에 발을 디디고 있을 수 있는 거구나, 내가 정말 제대로 된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회향식에 참석 안 했으면 어쩔뻔 했나 하는 생각과 정토인으로써 뿌듯함이 느껴졌다!
자랑스러운 정토인으로써 나는 이제 시작이다. 다음 2차 만일결사에는 나도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 잘 쓰고, 잘 쓰일 수 있는 수행자가 되어야 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글_이경희(서대문지회), 김효숙(용인지회)
편집_정토행자의하루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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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희

마음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이마음놓지않고 꾸준히 함께가기를 소망합니다

2022-12-10 06:51:33

김경아

나를 버리고 제대로 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스님 옷자락 놓지 않고 따라가겠습니다

2022-12-09 06:11:26

현은영

여러분들이 계셔서 저도 꾸준히 수행 정진 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2-08 0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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