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작법당
살아간다면 이들처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졸업식에 함께 온 박영식, 손억이 부부

[서울정토회 동작법당]

살아간다면 이들처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경전반 졸업식에 함께 온 박영식, 손억이 부부



지난 7월 19일 일요일, 정토불교대학 경전반 수계식과 졸업식에서 동작법당 박영식 거사님과 손억이 보살님을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동네 소꿉친구로 자라 결혼하여 30년 이상을 같이한 부부인데, 지금은 부처님 법 안에서 같이 수행하는 도반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내인 손억이 보살님의 경전반 졸업식에서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 “경전반 아내의 졸업식에 함께 왔어요. 우리는 같은 길을 가는 동작법당의 도반이거든요.” 
(오른쪽 끝 박영식 거사님. 그 옆이 손억이 보살님)

정토회와 인연 맺게 된 계기를 들려주실래요?
손억이 원래 저는 꽤 오랫동안 천주교 신자였는데, 불교의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싶어져 불교대학의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지인 중에 제가 사는 집에서 멀지 않은 절을 소개해주는 이가 있었는데, 그게 서초법당이었습니다.

서초법당에서 받은 첫 수업에서 ‘내가 평생 그렇게 살고 싶다는 가치관이 있었는데, 스님은 법문을 통해 그 가치관에 대해 정말 분명하고 확실하게 알려주시는구나.’ 느끼게 되었고 그 후로 점점 불법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게 2012년도 봄이었어요. 불교대학을 마치던 2013년 이듬해 겨울, 인도 성지순례를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불교 의식도 잘 몰랐고, 인도 성지순례를 불교대학 마치고 떠나는 수학여행 가듯이 부처님과 관련된 지역을 쭉 돌아본다는 생각 정도로 순례를 떠났습니다. 15박 16일의 긴 순례를 통해 여러 가지를 많이 얻었지만, 가장 큰 것은 스님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감이 커진 겁니다. 16일 내내 한결같은 말씀과 태도를 보면서 ‘이런 분이 전하는 불법과 삶이라면 함께 하면서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원래 저는 불교대학을 마치고 나면 집 근처의 절에 다니려고 했거든요. 제가 사는 동작구에 법당을 개설하게 되어 동작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 도반과 맘과 뜻을 모아 법당을 개원하게 되었답니다. 그게 2013년 여름이에요. 

박영식 저는 억지로 오게 되었는데(웃음), 여기 충주 호암 체육관은 천일결사 때 구경하러 서너 번 왔었어요. 입재를 한 것은 아니고, 아내를 따라서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지 알고 싶어서 왔었는데. 늘 어색하고 불편했어요. 서울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누기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올봄에 아내가 동작법당에서 여러 소임을 맡게 되면서 저에게 정식으로 공부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저도 그동안 몇 년에 걸쳐 아내가 정토회 활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한편으로는 ‘스님의 하루’, ‘즉문즉설’ 등을 계속 보았죠. 이 분이 지향하고 있는 것이 ‘괜찮구나.’ 싶었고 호기심도 많이 있었죠. 불교대학에는 반강제적으로 왔는데 몇 달 동안 공부하면서 보니 내가 몰랐던 것을 제대로 알아가게 되자 해볼 만 한 것이다 싶도록 마음에 와 닿았어요.

지금은 스님의 말씀처럼 수행의 관점에서 보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적에는 불교를 종교로 보고 있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교회에도 열심히 다녔고, 직장 생활하면서는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10년 이상 활동을 했는데, 정토회 활동을 하게 되자 제 개인의 마음공부로서의 의미를 찾아가게 되었어요. 그게 수행이라고 보입니다. 

지금은 정토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고 살아가시나요? 
손억이 2013년 여름 이후로 하나씩 체계가 잡혀가기 시작했는데, 동작법당에 새로운 총무님이 와서 열심히 그리고 정성껏 하는 것을 보면서 저의 삐딱했던 마음이 풀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도 더 마음을 내었던 같아요. 저는 지금 동작법당 수요 수행법회 주간반과 봄 경전반 저녁반을 담당하고 있고, 오늘 졸업하는 가을 경전반의 주간반 학생이기도 했답니다. 월, 수, 금 사흘을 법당으로 출근하고 있지요.

지금은 남편과 같은 공감대가 있으니 정말 좋아요. 같이 나누니 정토회의 행사들에 대한 깊이와 폭이 넓어지는 것 같고, 그래서 많이 편안하고 가볍고 좋아요. 정토회 이야기를 하면 신이 나고, 즐겁고. 또 제가 법당이나 정토회 행사에 다녀온 뒤에 편안해하는 걸 보고 남편도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이제는 남편이 매일 새벽 기도를 빠지지 않고 하는 걸 보고 제가 자극을 많이 받고 있어요.

박영식 저는 이번에 천일결사에 입재했어요. 그리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 수행을 하면서 예불도 하고, 108배도 하고, 명상하고, 아내와 나누기도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습니다. 마치고 나면 서암 큰스님 책을 보면서 불법을 제 것으로 정리하고 있고요. 또 2015년 봄부터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재가수행자로서 살아가는 저를 보고 있습니다.

정토회를 만난 이후 내가 변한 건 뭐고, 상대는 어떻게 변한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변했다고 같이 느끼는 것이 있으면 들려주세요.
박영식 저는 특별한 상황에 부닥치면 짜증이 나고, 화가 나고, 조바심이 났었는데, 요즘은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그리고 주변 회사 동료도 저에게 사람이 편안해지고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 말이 ‘욕심이 줄었구나.’, ‘한 발짝 떨어져서 상황과 사람을 보려고 하고 있구나.’라는 말로 들려요.
아내의 경우엔 우리 둘 다 자기 주장이 아주 강해요. 그래서 부딪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아내가 절 배려해주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아내는 매사에 모범적이고 성실해요. 전 그걸 보고 배우지요. 집안에서도 108배를 같이 하면 같은 것을 하는 게 공감대가 생겨 좋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기분 좋습니다. 예전엔 아내가 정토회 활동한다고 화요일, 금요일 아침에 나가서 저녁 10시가 넘어 늦게 오면 내가 밥도 챙겨 먹어야 하고 해서 짜증도 나고, 섭섭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해가 많이 되죠. 

손억이 저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객지에 나와 공부하고 사회 생활하느라 자립적이면서 아집이 강했죠, 어느 부분에서는 독선적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모습이 남들과의 관계나 사회생활에서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수준이었기에 사람들이 따라와 준 것일 텐데, 어느 날 돌아보니. ‘내가 옳아서 사람들이 따라와 준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이렇게 주장하는 걸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하면서 생각하면서 상대 처지에서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은 눈에 보일 정도로 표가 나지 않지만, 문득 예전처럼 하고선 돌이켜 알아차리고, ‘아~ 맞아. 다음번에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변화가 생겼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시간이 가면서 점점 젖어들어서 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원이 있어요.

남편이 변화되어 제일 좋은 것은,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부부관계나 아이들 문제가 나오면 같이 듣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처음엔 “너나 들어라.” 하더니 지금은 공통의 화제가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스님의 하루’를 읽고, “오늘 스님이 어디 가셨대.” 이렇게 가볍게 이야기하고, 저도 그걸 읽었으면 “그래.” 하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가장 좋은 점은 제가 정토회 일을 하는 자유로움이 커졌어요. 그전에는 뭐라고 안 해도 자꾸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늘 밥먹는 친구들 여럿을 핑계삼았어요. 그러면서도 남편이 정토회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될까 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당당하게 “오늘은 제가 이거 한다고 했잖아요.” 혹은 “지금 수업 중이에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경상도 남자 특유의 ‘버럭’에 나도 ‘버럭’ 했는데, 본인이 마음 편안하게 지켜보면서 나에 대해서 애쓰고 배려해주는 게 느껴져요. 그러니 저도 그렇게 배려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남편은 바람직한 정토행자가 될 것 같아요!! 


▲ 아내의 가을 경전반 졸업식장에서. "저도 곧 같이 따라갑니다."

인터뷰하기 전과 인터뷰하고 나서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박영식 인터뷰한다고 하니까 걱정됐지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러 와보니 아내의 졸업식과 수계식을 보게 되었고, 그래서 정토회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어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시간도 좋았고요. 전국의 법당에서 만 명만 정토회의 일꾼이 생기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작은 힘이지만 하고 싶어요. 인터뷰하니 스스로 뿌듯하네요. 

손억이 조금은 요즘 느슨해졌는데, 이런 자리에서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았어요. 그냥 둘이서 말을 주고받는 것과는 다르네요. 그리고 내 아이들이 정토회의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가정을 꾸리도록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고, 마음은 정토회와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사시사철 푸르른 숲이 우거진 남쪽, 같은 마을의 책 좋아하는 수줍음 많은 소년과 시원시원한 미소가 아름다운 소녀가 만나 가정을 꾸렸고, 이제는 같은 원을 세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같은 수행자로 살아가고 있다. 함께 산다면 그들처럼,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부처님 법안에서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Posted by 김수진 희망리포터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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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안

참 아름답네요... 감사합니다.

2015-07-30 23:05:32

혜등명

두분 도반되심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거사랑 도반이 된지 오래되었는데 참 좋아요~^^

2015-07-30 22:29:44

이기사

아름다운 두분, 고맙습니다_()_

2015-07-30 20: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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