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노원법당
두 남자의 무(모)한 도전, 그 까닭은? 백일간 천배 용맹정진 이야기
변하고 싶은 갈증!
백일출가 접수기간이 지났음을 알고 아예 백일간 천배 정진에 도전한 두 남자가 있습니다.

내 업식을 넘어 보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두 분의 간절한 원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노원정토회 노원법당] 

두 남자의 무(모)한 도전, 그 까닭은? 
백일간 천배 용맹정진 이야기 
  


법륜스님이 법문에서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오 리를 가라면 십 리를 가 줘라."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성경 말씀이기도 한 이 문구 대로 108배를 하랬더니 천배를 한, 그야말로 오 리를 가랬더니 무려 오십 리를 성큼성큼 가버린 두 분을 노원법당에서 만나보았습니다.

정토회의 천일결사 입재자들은 개인과 세상을 함께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원을 세우고 매일 새벽 108배 수행을 하면서 도반들과 수행·보시·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빠짐없이 108배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어서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서로 격려하고 함께 나아가고 있는데, 도대체 천배를 백일씩이나 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것인지,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 천배를 백일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용맹정진의 주인공은 노원법당에서 전법팀장을 맡고 있는 장진영 거사님과 통일의병학교, 철야정진, 새벽기도를 담당하고 낭랑한 목탁과 염불로 항상 노원법당 행사를 여법하게 해 주는 김범회 법우님입니다.

정토회와의 인연
 
장진영  저와 아내는 결혼 전에도 수행을 했고, 결혼을 어떻게 했냐면 인터넷에 스님의 주례사가 떠돌 때 그걸 복사해서 읽고 같이 산 게 결혼이었어요. 같이 살다가 보니 '그냥' 사는 게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아내가 먼저 수행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내서 정토회에 들어오게 됐고 제가 따라 오게 됐어요. 그게 2013년 불대 입학이었어요.
 

▲봄불교대학 1박2일 문경특강수련에 봉사자로 참여한 장진영 거사(앞줄 맨 오른쪽) 

김범회  2006년도에 월정사 단기출가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뵌 분이 <월간정토>지를 보내주셨어요. 동생이 그걸 보다 방황하고 있는 저에게 정토회를 알려줘서 바로 입재식부터 가게 되었어요. 제가 8개월마다 하던 일에서 도망치는 업식이 있었어요. 정토회 와서 내가 왜 그런지 원인도 알게 됐어요. 기도, 봉사, 법륜스님의 법문, 특히 통일과 역사에 대한 법문을 통해 저의 두려움과 컴플렉스의 원인을 조금씩 깨달아 갔던 것 같아요. 스님 역사 강좌를 들으면서 나 뿐 아니라 많은 이의 개인적인 모순이 분단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게 두려움과 컴플렉스를 갖게 한 우리 가정의 여러 모습들도 분단 상황과 무관하지 않거든요. 다른 많은 가정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 2013년 겨울, 도반들과 함께 <인생수업> 책읽기 모임을 진행한 범회 법우

무(모)한 도전, 그 까닭은?
 
장진영  수행을 하다보면 수행이 재미있는데 그게 언제냐면 내가 내 변화를 볼 때예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전에는 내 까르마 때문에 안 되던 것이 쉽게 되고, 욕구 때문에 꼭 해야 하던 것을 과감하게 안할 수 있을 때. 그런 게 자유잖아요. 예전 수행처에서 200일 연속 천배를 해본 적이 있는데 그걸 하고 나니 예전에 안 되던 것이 쉽게 되는 경험을 했어요. 제가 맨 처음 수행을 하게 된 계기가, 전 부잣집 아들로 30년을 살았어요. 제가 서른 되던 해 집이 부도가 났어요. 부잣집 아들의 습이 뭐냐면 어려운 일을 할 필요도 없고 하더라도 오래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요. 저는 그런 습이 심했어요. 그런데 천배를 200일 하고 나니 중간에 포기하는 습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뭐든지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이 생겨요. 저는 전형적인 소음인 체질이어서 두려움도 많고 앞장서기 싫어했는데 그런 게 바뀌어서 세월호 때는 지하철에서 연설도 했잖아요(웃음). 그런게 너무 재미있고 그래서 용맹정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정진했던 게 10년 전 이야기인데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범회 법우님을 만났어요. 법우님이 정말 좋은 수행자인데 예전 저 같은 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걸 공유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범회 법우님께 제안을 했죠. 

김범회  첨엔 백일출가를 같이 하자 해서 일정을 확인해 보니 지났더라구요. 그래서 다행이다(웃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천배를 백일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해보고 싶은 거예요. 변하고 싶은 갈증이 너무 많은 사람이니까요.
 
하면서 어땠는지? 변화가 있다면?
 
김범회  죽는 줄 알았어요. 너무 힘들때는 절하고 염불하면서 호흡곤란 증세까지 왔어요. 그만둘까 생각될 때 진영거사님은 항상 그 자리에 계신 걸 아니까 그게 큰 힘이 됐어요. 그리고 둘이 조용히 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열흘에 한 번씩 나누기를 올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니 빼도 박도 못하고 그게 중도포기 안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을 했어요. 마음이 아주 바닥까지 내려갈 때도 있었는데 법당 나와서 이런 저런 봉사를 하면 회복되고 했어요.
 

▲ 2015. 4. 16 성북법당 개원법회에서 집전을 하고 있는 김범회 법우

끝나고 확 변한 건 없어요. 지금도 여전히 절은 힘들고. 저는 하면서 꼬박꼬박 천배를 채우진 않았거든요. 못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내공으로 쌓였는지 그동안 부모님이 날 못 알아주신다는 억울함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저에 대한 인식이 바뀌셨어요. 천배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같이 변해 나갔던 것 같아요. 끝났다 해서 특별한 환상이나 각오는 없지만 이걸 여기서 끝마치지 않고 잘 회향하고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혼자는 아직도 포기할 거 같지만 누군가 손 잡아주고 내가 손 내밀고 하면 끝까지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하루 안에 돌이키는 연습을 통해 쌓아놨다가 한꺼번에 폭발해서 포기하는 업식을 극복해 나가고 있어요. 좋고 끔찍한 경험이었어요.
 
장진영  본인은 변화를 못 느낄지 모르지만 주변에서는 느껴요. 제 경우에는 중간에 터닝포인트가 있었어요. 큰 목표 없이 가볍게 시작했는데 변화가 있었던 거죠. 중간에 성북불사에 참여하게 됐어요. 불사란 것이 그런 거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원을 세워서 법당을 지을 테니 많은 괴로운 사람들이 와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서 하는 게 불사잖아요. 제가 매일 발원문을 읽으면서 이게 내가 10년 전에 세웠던 원인데 그동안 소홀히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한살림 모임방에서 진행된 성북불사 발원 정진기도에 참여한 장진영 거사


▲ 성북 불사에 동참한 대중들은 매일 새벽 불사 발원문을 낭독하고 300배 정진을 하며 마음을 모았다

아내가 정토회 오기 전에는 아내가 집안 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이었어요. 그걸 제가 정토회에 내준 거잖아요.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어요. 아내가 내 몫까지 하니까(장진영 거사님의 아내는 현재 행정처 자원활동부장으로 상근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냥 아내 밥만 먹여주면 된다, 정토회 일은 손이 모자를 때 도와주는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터닝포인트가 성북불사였어요. 제가 항상 갖고 있었던 원을 매일 읽으면서 생각이 적극적으로 변한 거죠. 그래서 한발만 들여놨던 정토회에 두발을 다 들여놓게 된 거죠.
 

▲ 2015년 1월 1일에 시작한 성북불사 기도가 81일째 되던 날, 여법하게 마련된 성북법당에서 회향 기도를 올리는 노원정토회 도반들 (사진 가운데 장진영 거사) 

그럼 그 집은 뭐 먹고 살아요? 라는 리포터의 질문에(정말 궁금했어요) 장 거사님은 "둘이서 백만 원 쯤 벌어서 월세도 내고 부모님 용돈도 좀 드리고, 다 살아진다."라며 웃었습니다. 사람이 이렇게 살 수도 있다는 걸 세상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천배 정진 백일 회향 거리모금. 사진 왼쪽이 장진영 거사님, 오른쪽이 김범회 법우님

 

돈이 제일 중요하고, 욕구를 채우는 게 행복이고, 하고 싶은 걸 맘대로 하는 게 자유인 이 세상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는 두 분을 인터뷰하면서 마음이 맑아지고 숙연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최소한의 물질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자기 극복을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걸 백일간의 수행을 통해 보여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서로 의지하고 격려를 보내며 용맹정진을 끝까지 해내신 두 분을 응원하고 지켜보는 과정에서 노원법당 식구들도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응원 댓글과 관심 덕분에 두 분도 더 힘내서 끝까지 가실 수 있었던 것이겠죠? 도반이 수행의 전부라고, 부처님은 항상 진리만 말씀하십니다^^ Posted by 정혜진 희망리포터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9

0/200

민문영

장진영 거사님, 정말 반가워요. 이렇게 잘 지내시고 계셨군요. 멋지십니다.

2015-08-06 07:44:20

민숙영

장진영 거사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소식을 ㅡㅡ듣게 될 줄이야~~
반갑습니다.
ㅅㅅ에서 같이 공부했었는데...

기회가 되면 뵙고 싶네요^^

2015-08-05 23:23:32

육윤희

장진영
김범회
정혜진
거사님 보살님 홧팅!!!
우리 모두 잘되게 되어 있습니당
라라라~~~

2015-08-04 15:24:01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노원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