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1.11 UNHCR(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미팅
“로힝야 난민 문제를 어떡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서울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스님은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일찍 조찬 모임을 가진 후 오전 9시부터는 스님을 만나기 위해 JTS를 찾아온 필리포 그란디(Filippo Grandi) UNHCR(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님을 만났습니다.

“We really appreciate how much JTS has provided for the Rohingya Refugees.
(로힝야 난민들을 위해 JTS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악수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최고 대표님을 따라 UNHCR 아시아태평양 국장, UNHCR 한국 대표 등 여섯 분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스님은 지난 9월에 로힝야 난민캠프를 방문하여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전달하고 온 것을 언급하며 앞으로의 추가 지원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미얀마가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같은 불교인으로서의 책임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에 갔을 때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 및 송환위원회(RRRC)의 장관님을 만났습니다. RRRC의 요청은 가스스토브의 지원뿐만 아니라 고장 난 가스스토브를 지속적으로 수리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가스스토브를 제작한 공장에서 기술을 지원하고, JTS에서 부품을 지원하고, UNHCR에서 수리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해주면 그게 가능할 것 같습니다. JTS에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The gas stove aid to the Rohingya Refugee Camp was an absolute necessity. The stopping of logging has allowed for nearby forest regrowth and has protected women from the risk of sexual assault.”
(로힝야 난민캠프에 가스스토브를 지원해주신 것은 정말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난민들이 벌목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주변에 산림이 아주 많아졌고, 여성들을 성폭행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난민들을 직접 만나보니까 난민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이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아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딸이 점점 성장하는데 방은 하나이니까 집안에서 성추행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난민캠프에서는 방을 하나 더 제공해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로힝야 난민들이 미얀마의 내부 사정으로 인해 빠른 시일 내에 고향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면 아이들의 교육을 어떤 언어로 가르칠 것인지가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에서는 벵골어를 가르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가르치려면 선생님을 확보하기가 어렵고요. 14세 이하의 어린이가 전체 난민의 40퍼센트인 40만 명이 되니까 교육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I strongly agree with what you said. However, this year, as all international aid was poured into the Ukraine war, only 30 percent of the amount needed to support the Rohingya refugee camp was raised.”
(이야기해주신 부분에 적극 공감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든 국제적인 지원이 몰리게 되면서 로힝야 난민캠프 지원에 필요한 금액의 30퍼센트만 모금이 되었습니다.)

로힝야 난민 문제를 어떡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제가 로힝야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봤습니다. 이 문제가 오래 지속되면 국제 사회의 관심도 떨어지기 때문에 지원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은 제때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방치하게 되면 결국 문맹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 방법을 시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난민 중에는 민족주의적인 정치의식이 있는 사람이 있고, 그냥 먹고살기 바쁜 사람이 있습니다. 정치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방글라데시에 남는 것으로 하고, 그냥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은 미얀마로 돌아가도록 하고, 크게 두 부류로 나누는 겁니다. 그리고 미얀마 정부와 협의해서 미얀마로 돌아가는 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평화적으로 미얀마 안에서 정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저희가 지원하는 겁니다.

국제사회가 로힝야 난민캠프에 연간 5억 달러를 지원하면 10년 동안 50억 달러를 지원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 돈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겁니다. 10년 동안 50억 달러를 방글라데시의 경제 개발에 지원하는 대신 로힝야 난민들이 방글라데시에 정착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고 방글라데시 정부에 제안해 보면 어떨까요?

현재 방글라데시는 경제가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글라데시의 인구가 많기 때문에 아직은 노동력이 남지만, 제가 보기에 방글라데시의 경제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곧 노동력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입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로힝야 난민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이 되지만, 그들을 노동력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큰 자산이 됩니다. 이것을 방글라데시 정부에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연구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JTS가 가스스토브를 제작할 때도 방글라데시 공장 안에 여성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만큼 남성 노동자들로는 이미 노동력이 부족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해결책을 빨리 찾아야지 시간을 더 오래 끌면 난민들도 어렵지만 UNHCR도 큰 부담을 안게 되고 국제 사회도 재정적인 부담만 커지게 될 것입니다. 대중은 국제적인 이슈를 따라서 기부를 합니다. 정말로 누가 더 어려운 환경에 처했느냐를 보지 않습니다.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지원금이 이동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로힝야 난민 문제는 더욱더 해결이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JTS는 지금 파키스탄에 가서 홍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고 있는데, 국제 사회의 관심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든 이슈를 빼앗아 가버렸기 때문입니다.”

“That's right. We are very thankful that JTS has continued to support the Rohingya Refugees while international support and interest are fading.”
(맞습니다. 국제적인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JTS에서 로힝야 난민들을 계속 지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세 가지를 해보겠습니다. 첫째, 가스스토브를 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곧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둘째, 미얀마의 불교 지도자들과 의논해서 미얀마 안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실행해 보겠습니다. 로힝야족만 돕는다고 하면 미얀마 사람들이 반대하지만 미얀마 안에 어려운 사람들을 같이 돕겠다고 하면 어느 정도 수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난민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UNHCR과 협력하겠습니다. JTS는 작은 단체이긴 하지만 난민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습니다.”

“Thank you.”

짧은 시간이었지만 로힝야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고, UNHCR 최고 대표님은 스님을 만나 큰 감명을 받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기념사진을 찍은 후 스님이 필리포 그란디(Filippo Grandi) 대표님에게 ‘풍경’을 선물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종소리가 납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소리입니다. 이것은 한국 인삼입니다. 건강하셔서 앞으로도 난민들을 많이 도와주세요.” (웃음)

“Thank you.”

스님은 필리포 그란디(Filippo Grandi) 대표님 일행을 현관까지 배웅한 후 멀리서 JTS를 직접 방문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연이어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만일결사 회향을 앞두고 지난 30년의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여러 단위에서 올린 문서들을 점검했습니다.

점심에는 워싱턴 법당에 다니는 윤시내 보살님 부부가 정토사회문화회관을 찾아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정토회와 JTS가 하는 일에 항상 감동을 받고 있다며 보시금을 전달했습니다.

오후에는 서울을 출발해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 방송실에서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하고, 오전에는 나비장터 입재식에 참가해 인사말을 한 후 행복학교 특강을 하고, 점심에는 나비장터를 둘러보고, 오후에는 청춘톡톡 즉문즉설을 생방송하고, 서원행자 신청자 교육에 참석해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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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감사합니다 스님 참 지혜로우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님을 국사로 임명을 해야할텐데,, 우리 나라에서도 스님 같은 지혜가 지금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_()_

2022-11-24 10:46:41

이임숙

감사합니다

2022-11-22 19:47:03

청정화

감사합니다.

2022-11-21 15: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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