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3.14 농사 울력, 제1차 전국 법사단 연수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시어머니가 되려면”

어느덧 3월 중순입니다. 오늘 스님은 서울 공동체 행자들과 농사일을 하고, 전국 법사단 연수에 참석했습니다.

올챙이도 깨어나고 진달래 꽃망울도 곧 터질듯한 봄날입니다.


공동체 행자들은 오전에 천일결사 기도와 발우 공양을 한 후 포살을 하고 밭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이 먼저 나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 저희 왔습니다.”

“반가워요.”

다 함께 둘러서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역할 분담에 대한 나누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울타리 주변을 정리하겠습니다.”

넝쿨이나 나뭇가지를 치려면 대부분 낫을 사용하게 되는데, 스님은 왜낫과 조선낫의 차이를 알려주었습니다.

“조선낫은 나무를 베고 찍는 데 같이 써도 되지만, 왜낫은 풀을 베는데 밖에는 못 써요. 나무를 일격에 깊숙이 찍어서 자르려면 조선낫을 사용해야 해요. 왜낫은 날이 얇아서 나뭇가지를 치게 되면 이가 나가거든요. 낫을 쓸 때 이 점을 유의해서 써주세요.”

스님은 짧은 톱, 긴 톱, 낫, 레기를 챙겨 들고 가장 위쪽 저수지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수지에 고인 물을 밭에 주기 위해서는 호스를 연결해서 수중펌프를 여기에 담가 두어야 하는데, 주위가 나무와 넝쿨로 뒤덮여 있어서 제거 작업을 하기가 불편했습니다.

넝쿨의 아랫부분을 잘라내고 손으로 잡아당기니 나무를 감싸고 있던 넝쿨이 한꺼번에 당겨졌습니다.


굵은 나무는 톱으로 자르고, 중간 굵기의 나뭇가지는 조선낫으로 쳤습니다. 저수지에 둥둥 떠다니는 이물질도 건져내었습니다.


잘라 놓은 나뭇가지들을 가지런하게 정돈하니 어느 정도 주위가 깔끔하게 정비가 되었습니다.

행자들은 톱과 낫을 들고 논을 둘러싼 울타리 주위를 빙 둘러서서 넝쿨을 제거하는 낫질을 시작했습니다. 울타리에 뒤엉켜있는 덩굴을 굵은 것은 톱으로 자르고 가는 것은 낫으로 베어냈습니다.


이 많은 일을 언제 다 끝내나 싶었는데, 힘든 일도 같이 하니 금방금방 정리가 되어나갔습니다. 점점 그늘진 쪽으로 나아가니 몸이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습니다. 행자들이 한 번 지나가니 울타리가 비로소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아픈 사람도 있고, 힘없는 사람도 많다더니, 그래도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해서 하니까 일이 되어 나가네요.”

지난번에 법사님들과 함께 돌을 골라낸 밭에는 흙을 새로 부었습니다.

행자들이 점심을 먹으러 다 가고 나서도 계속 일을 하고 있던 스님은 뒤늦게 시계를 보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벌써 점심시간이에요? 오늘 안에 울타리 정비는 다 끝낼 수 있겠어요.”

수련원으로 돌아오니 법사님들이 모둠별로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후에 있을 법사단 연수에 앞서 논의 과제에 대해 미리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고 스님께 질문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행자님들은 오후에도 울타리를 정리하는 울력을 계속했습니다. 스님은 오후 2시부터 제1차 전국 법사단 연수에 참석했습니다.

법사님들은 정토회가 총무단, 대의원회, 법사단으로 삼권분립이 된 후 나타나고 있는 애로사항과 대처방안에 대해 모둠별로 토론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스님은 법사님들의 발표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하면서 경청했습니다.

이어서 스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스님은 각각에 대해 편안하게 스님의 생각을 들려주었습니다.

  • 법사가 지역 대의원 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에 대해 심의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 1,2,3이 무엇인가요?
  • 공동체 소속 법사는 대중부의 실정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대중들을 교육할 수 있을까요? 대중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까요?
  • 어떤 지역 정토회 안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법사가 가서 적극적으로 교육도 하고, 상담도 했지만 깔끔하게 해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떨 때는 사람들을 지켜봐 주고 기다려줘야 하고, 어떨 때는 빨리 상담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판단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 청년 담당 법사는 청년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할까요?
  • 행정처는 목표를 향해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고, 대의원회와 법사단은 결국 행정을 지원하기 위한 단위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맞는 건가요?

가장 많이 나온 애로사항은 법사의 조언을 임원들이 간섭처럼 받아들일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이럴 때 법사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법사의 조언을 간섭으로 받아들일 때, 어떡하죠?

“정토회에서 법사단은 법에 맞는지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사업에 대해서도 심의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이것이 대중들로부터 너무 간섭하는 것 같다고 문제 제기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법사는 총무, 대표, 대의원과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까요?”

“코로나 사태가 조금 누그러지면 법사와 대표, 총무가 다 함께 모여서 토론하고 교육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사단에서 무슨 말을 하면 대중은 그것을 간섭한다고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그렇다고 아무 말을 안 하고 있으면 아무런 역할을 안 한다는 비판이 또 따를 수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정토회의 발전을 위해 법사단은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보고, 만약 대부분의 의견이 법사단은 되도록 가만히 있는 편이 좋다는 쪽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면 그것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간섭으로 받아들일 때 vs 조언으로 받아들일 때

간섭을 받는다는 문제는 법사, 총무, 대의원의 역할 차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개인의 성향 차이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이야기든지 좋게 받아들이고 넘어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삼권분립이라는 잣대로 법사님의 조언을 자기 역할에 대한 간섭이라고 받아들이면 서로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됩니다.

법사단, 총무단, 대의원회가 잘 결합해서 정토회를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필요도 있지만, 먼 미래를 위해서는 셋 사이의 역할 구분이 잘 되는 전통 또한 세워야 합니다. 지금 당장의 효율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오랫동안 정토회가 유지되고 발전되기 위해서는 역할 구분에 대한 전통이 바로서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역할 구분은 누군가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일을 진행해가면서 서로 체득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설령 법사단을 향해 도움이나 지원 요청이 오더라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응하기보다는 적절한 선을 유지하면서 지원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시점이 중요한 이유

문제제기에 대한 시점도 중요합니다. 가령, 회의한 내용에 대해 문제제기할 게 있더라도 회의 장소에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곧바로 총무나 대표를 불러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상대방이 부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법사, 총무, 대표 연석회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니까 오히려 연석회의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법사님이 한 달 동안 지켜보면서 총무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거나, 대표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다 같이 모여서 연석회의를 할 때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총무도 대표님이 역할을 조금 부족하게 한다고 느끼거나 지나치게 한다고 느끼면,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법사님이 역할을 부족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한다고 느낄 때도 그에 따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요. 또한 대표도 법사님이나 총무가 역할을 어떻게 해나가는 지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가 있겠죠. 법사, 총무, 대표, 세 사람 모두가 서로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연석회의 때 안건 중 하나로 포함시켜서 자자(自恣)처럼 진행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총무가 연석회의 때 이렇게 요청하는 겁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법사님과 대표님이 보시고 제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운영상 도움이 되도록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법사도 이렇게 요청하는 겁니다.

‘제가 지난 한 달 동안 법사로서 한 역할 중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제안해주세요. 기꺼이 수용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서너 번만 들으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나는 조언을 한다고 했지만 상대방은 간섭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나는 간섭을 하는 것 같아서 별 말을 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은 외면하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받아들이는 것은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한 사람은 조언이라고 받아들여서 고맙다고 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간섭이라고 느끼기도 해요. 그럴 때는 ‘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라고 불평할 게 아니라 ‘아, 이 사람은 이걸 간섭으로 느끼는구나’, ‘아, 이 사람은 이걸 조언으로 느끼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구나’ 이렇게 이해하고 대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공식적인 일정으로 이런 시간을 마련해야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평소에는 메모만 해둔 다음에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제안을 해야 뒷말도 없어지고 갈등 해결도 빨리 돼요.

그러나 꼭 그렇게 해야 되는 건 아니에요. 이래도 욕 얻어먹고, 저래도 욕 얻어먹고, 어차피 욕 얻어먹을 텐데, 마음껏 잔소리를 해봐도 괜찮아요. (모두 웃음)

법사의 역할

다만 이건 꼭 지켜야 합니다. 대의원회의에는 아예 참석을 안 하든지, 참석을 했으면 아무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회의하는 걸 보고 듣는데 속이 뒤집히면 그냥 나와야 해요. (모두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법사가 지역 대의원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좋아요. 왜냐하면 그래야 정토회의 운영 내용을 잘 알아서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중앙과 지방이라는 틀을 버리고, 각 지역 정토회 별로 법사, 대표, 총무가 삼발이가 되도록 해서 셋 사이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지역 정토회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셋의 단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따로 놀거나, 서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거나, 서로 대립하고 갈등한다면, 지역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지금은 세 단위를 분리해 놓은 것에 대해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서 문제제기가 많이 이루어지는 상황이지만, 이 시기만 지나면 서로 긴밀히 통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 시기만 잘 넘어가면 됩니다.

지역 정토회가 세 개의 단위로 분리된 체제로 자리가 잘 잡히면,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법사단이 중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 집행은 총무가 하고, 의사 결정은 대의원회가 하지만, 결국 법사가 양 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아서 지역 정토회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총무와 대의원회 사이에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법사가 지나친 개입을 하게 되면, 자칫 법사가 총무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법사의 역할이 오히려 축소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총무는 총무 역할을 하고, 대의원은 대의원 역할을 하게 한 다음, 그 위에서 법사의 역할을 해야 지역 정토회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일을 많이 하는 행정 단위에 있을수록 권한을 많이 줘야 하고, 대중이 우러러보는 법사일수록 권한이 적어야 해요. 대신 법사는 권한은 적지만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서 대중을 지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시어머니가 되려면

그러니 간섭한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언제는 조언해달라고 해놓고, 막상 조언을 해주면 잔소리한다고 불평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총무나 대표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문제제기를 하면 ‘아이고, 미안합니다. 아는 것도 병입니다’ 하고 웃으면서 넘기세요.

어린아이들을 한 번 보세요. 엄마가 안 쳐다보면 사랑 안 해준다고 난리이고, 조금 쳐다보면 또 간섭한다고 난리예요.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관계가 다 그렇습니다. 결국 자기가 원하는 만큼만 관여해달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남이 어떻게 알아요. 건드리면 간섭이라고 하고, 놔두면 외면이라고 하는데,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이게 곧 인생사입니다. 그러니 조금 지켜보기도 해야 하고, 또 조언을 해야 할 때는 잔소리한다는 욕 얻어먹을 각오를 하고 조언을 과감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총무, 대표 역할을 많이 해 본 법사님일수록 말을 많이 하게 돼요. 특히 국장 역할을 해본 법사님들은 일이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에 더 조심을 해야 해요. (모두 웃음)

아마 공동체 법사님들도 지역에서 총무나 대표를 자주 만나면 간섭을 많이 했을 텐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걸 거예요. 공동체 법사님들은 대중들이 가끔 만나기 때문에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잔소리를 해도 그걸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그런데 대중 법사님들은 매일 대중과 같이 지내니까 조언을 하는 것도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실제로 간섭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마음 작용의 원리가 그렇게 일어나는 거예요. 매일 옆에 있으면 좋은 이야기도 잔소리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따지면 대중과 가까이 있는 죄예요. (모두 웃음)

그러나 정토회가 효율적으로 운영이 되려면 법사님들이 대중 가까이에서 자주 접촉하고 일을 진행해 나가야 하니, 이 부분은 우리 법사단이 극복을 좀 합시다. 법사단은 이걸 새로운 수행의 과제로 삼으셔야 합니다. 이제 시어머니 역할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연구를 하셔야 해요.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시어머니가 되려면 어느 정도로 조언을 해야 하는지를 과제로 삼아 보세요.”

“네.” (모두 웃음)

법사님들은 새로운 과제를 흔쾌히 받아 안았습니다.

이 외에도 개인 고민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한 법사님은 귀가 들리지 않아 대중에게 미안하다는 고민을 말했습니다.

법사인데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대중에게 미안합니다

“저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회의를 하거나 법사 역할을 할 때 어려움이 있습니다. 잘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주위의 도움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청기를 끼면 해결이 안 되나요?”

“보청기를 끼면 멀리서 이야기하는 것은 잘 들리지만, 가까이에 있는 사람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아요. 지금도 경상도 말은 잘 들리는데 서울 말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모두 웃음) 그러다 보니 대중이 원하는 만큼 법사 역할을 하지 못해서 조금 위축이 됩니다.”

“대중들이 법사님과 회의할 때는 마이크를 써서 말하도록 하면 어떤가요?”

“마이크를 써도 소리가 울리니까 듣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청기와 마이크 모두 애로점이 있어서 저 스스로는 ‘그래도 법사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 하고 마음을 먹지만, 대중들에게는 미안함이 있습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 귀가 잘 안 들리는데도 이렇게 법당에 나와서 법사 역할을 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에요.”

“과거에는 제가 진행을 못하면, 다른 법사님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는데, 이제는 각 지역 정토회 별로 운영을 해야 하니까 다른 법사님들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도 법사를 할 수 있고, 귀가 안 들리는 사람도 법사를 할 수 있습니다. 대중을 세세하게 지도하려고 하면 들리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들리는 만큼만 지도한다고 생각을 하세요. 예를 들어 스무 명이 모였다고 합시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지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데, 안 들리는 건 그냥 건너뛰고 들리는 부분만 지도를 한다고 생각하면 아무 신경을 쓸 게 없어져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두 박수)

법사님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정토불교대학 입학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만남 자체도 꺼려합니다. 이번 학기부터 정토불교대학도 온라인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빨리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토불교대학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법사님들 모두 대체적으로 찬성하십니까?”

“네.”

최종 결정은 관련 단위와 실무적으로 더 논의해보기로 하고 제1차 전국 법사단회의를 모두 마쳤습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가로등에 불이 켜졌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농사일을 마치고 온 서울 공동체 행자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일은 서울 공동체 행자들과 오전에 농사일을 한 후 오후에는 함께 산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서울 공동체 행자들과의 대화 내용은 다음 이야기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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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06-25 18:52:20

선수연

감사합니다~^^

2020-03-20 10:27:37

진달래

큰스님이랑 ????꽃밭에서???? 산책도 해보고 싶고요. ????산나물 ????뜯으러 다니며 이름 모르는 식물 여쭤보고 싶어요. 알려주신 보답으로는 큰스님께 산채비빔밥은 제가 세상에서 젤 ???????? 맛나게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큰스님 ????봄바람이 아직은 차요...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꼭 잘 챙기세요.

2020-03-20 09: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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