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2.7 평화재단 고문, 지도위원, 이사 연석회의
“저도 지난 40년 동안 노력을 해왔지만...”

안녕하세요. 오늘은 평화재단 고문, 지도위원, 이사가 모두 모여 2020년 한 해를 힘차게 출발하는 연석회의가 열리는 날입니다.

오전 7시에 평화재단에 도착한 스님은 북한 연구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가졌습니다. 최근 북한 사회의 동향과 남북 관계의 전망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정토회 만일의 역사를 어떻게 정리할까요?

10시부터는 캐나다에서 스님을 찾아온 손님과 미팅을 가진 후 오후 2시 30분부터는 정토회 사료편찬팀과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올해부터 3년 동안은 정토회의 1차 만일결사를 마무리하는 제10차 천일결사가 진행됩니다. 이 기간 동안 지난 만일(30년)의 역사를 총 정리하는 일을 하는 곳이 사료편찬팀입니다. 먼저 담당자가 그동안 1차적으로 정리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스님은 정토회의 역사를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법륜 스님의 불교학생회 활동, 대학생불교연합 지도, 깨달음의장 시작, 미국 포교의 출발, 북한동포 돕기 100만 인 서명 운동, 빈그릇 운동, 서원행자 회의의 출범, 대의원 제도의 도입, 150여 개의 정토법당, 통일의병 발족, 전쟁반대 만인 평화대회, 행복학교의 확산 등 지난 30년의 역사를 총망라해서 어떤 목차로 무엇에 초점을 두고 역사를 기술하면 좋을지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2차 천일결사 기간의 타이틀을 ‘하나의 정토회가 되다’라고 적었는데, 이 시기에는 북한동포 돕기 운동이 시작된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었어요. 1996년 12월에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본부를 창립하고 북한동포 돕기를 시작했고, 1997년에 북한동포 돕기 100만 인 서명운동을 했거든요. 그게 바로 지금 사단법인 좋은벗들의 전신입니다. 통일운동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죠.”

특히 정토회의 1차 만일결사가 시작되기 전에 스님이 방향을 모색하고 인력을 양성하고 준비했던 시절은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JTS의 구호활동, 좋은벗들의 북한동포 돕기, 해외 포교 사업은 초창기 시절도 기록이 부족했습니다. 스님은 아직도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 누구를 인터뷰하면 초창기 시절을 비교적 자세하게 알 수 있는지 한 명 한 명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사료편찬팀에 행자님 3명이 한 달간 임시로 배치가 되었습니다. 평화재단 사무총장님이 행자님들의 건강이 염려가 되어 물었습니다.

“스님, 행자님들이 중간에 아파서 병원에 다니느라 시간을 보내는 일은 없겠죠?”

“휴일 없이 매일 일을 하면 안 아파요. 그런데 휴일을 주면 아픈 일이 생겨요. 평일에는 사료편찬 업무를 하고, 주말에는 농사일을 하면 아플 시간이 없으니까 안 아플 겁니다.” (모두 웃음)

행자님들도 크게 웃으며 회의를 마쳤습니다. 어느 정도 틀이 잡히면 다시 만나서 회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평화재단 고문, 지도위원, 이사 연석회의

저녁 6시 30분부터는 평화재단 고문, 지도위원, 이사님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가 열렸습니다.

“다들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평화재단 실무자들이 정성껏 차린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올해부터 평화재단의 운영 방향을 조금 변경했습니다. 연구 사업과 교육 사업은 현상 유지를 하고, 오히려 평화운동을 더 활발히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평화운동은 실무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발로 뛰어서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어른들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시니까 젊은 실무자들도 이제 자신들의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된 겁니다. 새로운 사업 방향에 대해 신임 사무총장님이 구체적으로 소개해 드릴 테니, 고문, 지도위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여는 말씀에 이어서 곧이어 신임 사무총장 권영선 님이 2020년 평화재단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사업방향에 따라 이사진을 40대와 50대 실무자들 중심으로 교체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이사님들은 지도위원이 되고, 지도위원이셨던 분들은 고문이 되고, 젊은 실무자들은 신임 인사로 임명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 소개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님은 그동안 평화재단교육원 원장도 역임하셨고, 연구원 원장도 역임하셨고, 그리고 지도위원을 해오시다가 이번에 평화재단 고문이 되셨습니다.”

“김형기 전 차관님은 그동안 평화재단연구원 원장을 맡아 오셨는데, 이번에 평화재단 고문이 되셨습니다.”

“김홍신 작가님은 평화재단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이사를 맡아 주셨는데, 이번에 평화재단 고문이 되셨습니다.”

소개를 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임명이 된 실무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스님이 한 명씩 직접 소개를 시켜 주었습니다.

“홍보제작팀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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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포럼팀을 맡았습니다.”

“평화연구팀을 맡았습니다.”

“사무팀장을 맡았습니다.”

힘차게 박수를 치며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습니다. 다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이어서 고문, 지도위원 분들에게 건의사항을 받았습니다. 스님이 직접 진행을 했습니다.

“평화재단의 사업방향에 대해 건의사항이 있으면 자유롭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국가운영지표로서 국민행복지수를 도입하게 하는 정책을 개발하겠다는 사업계획 발표가 있었습니다. 김형기 전 차관님이 이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국민행복지수를 도입하는 것과 국민행복도를 높이는 활동은 어떤 연관 관계가 있나요?”

스님이 간략히 대답했습니다.

국민행복지수를 국가운영지표로 도입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 지료로 보면 국가 GDP가 세계 11위, 1인당 GDP는 세계 28위입니다. 그런데 유엔에서 발표한 행복지수는 세계 58위입니다. 이 행복지수는 복지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 교육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 이런 개관적 지표를 갖고 계산한 행복지수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행복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나오는 심리적인 행복지수로는 대한민국이 세계 118위라고 합니다. 세계에서 거의 최하위에 속합니다.

이걸 보면 대한민국이 경제 성장에 비해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복지 지수가 너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심리적인 행복지수는 더욱 낮다는 거죠. 그래서 평화재단에서는 전국에 많은 학교를 열어서 심리적인 행복지수를 높이는 활동과 지역 사회의 복지 지수를 높이는 사회 실천 활동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정부 정책도 행복지수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도록 제안하려고 합니다.

저희 평화재단에서 자체 설문조사를 해보니까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보통은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보수층이 약간 높고, 진보층이 약간 낮습니다. 왜냐하면 진보층은 비판의식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사를 해보니까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더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이유 중에 가장 큰 비중이 ‘정치적인 불만’이었습니다. 보수층이 갖는 정치적인 불만이 그들의 스트레스를 굉장히 높이고 있다는 거죠. 보수층이 악을 쓰고 집회를 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윤여준 전 장관님은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사업의 양과 질에 비해 예산이 너무 야박하게 책정되어 있는 것 같아요. 김홍신 작가님이 좀 기부를 많이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웃음)

환경 운동을 포함한 평화 운동

스님은 자원봉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작은 예산으로도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또 다른 제안도 연이어 나왔습니다.

“지금 지구의 환경 생태계가 너무 빨리 망가져서 심각한 위기를 몰고 올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면 한반도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정도가 돼요. 올해부터는 평화의 개념 속에 환경까지 넣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환경이 파괴되면 평화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을 지키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노력을 평화재단이 지속적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스님도 의견에 적극 동의하면서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맞습니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촉발된 근본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시리아의 식량 부족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가져왔는데, 실제로는 식량 부족이 원인이었다는 진단입니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사회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도 엄격하게 말하면 환경 문제와 관계가 있어요. 농사 지을 때 그해 겨울이 따뜻하면 이듬해 농작물에 병이 심해지거든요. 기온이 높아지면 병원균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환경 문제도 적극 반영해서 사업을 조정해 보겠습니다.”

조민 박사님은 남남 갈등 해결에 평화재단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남남 갈등의 해결과 국론 통합

“지금 남남 갈등이 더욱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정권이 당선이 되든 국론 통합이 어렵기 때문에 국책 사업을 추진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평화와 통일에 더더욱 관심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남남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일에 평화재단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은 이 의견에 적극 동의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남남 갈등 해결에 나서 달라고 많은 분들이 저에게 제안을 합니다. 어제도 종교지도자들이 모여서 이 문제에 대해 의논을 했는데요. 모두 다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나설 엄두가 안 나는 것 같아요. 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남남 갈등 해결에 나서보려고 했는데, 종교인들 스스로 하는 이야기가 이렇습니다.

‘종교인들이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종교인들이 앞장서면 말발이 서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사회 원로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도 찾아가서 요청해 봤는데, 누구라도 앞장서는 순간 악플로 도배가 되기 때문에 아무도 앞장서는 사람이 없었어요. 누군가가 해주기를 다 원하고는 있지만, 아무도 자기가 나서려고는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또 사회 원로들은 다들 나이가 80이 넘으셨어요. 그래서 늙어서 더 이상 못하시겠대요. 예전에는 나이가 60만 넘어도 원로 취급을 받았는데 요즘은 그게 아니에요.

정치인들을 만나서 화합시키려고 하는 노력도 많이 해왔는데, 지금은 엄두가 안 나요. 과거에는 보수 정당에도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여야 중진들을 모아서 국민 통합을 위한 대화도 했는데, 지금은 보수 야당 안에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몇 분 없어요.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저기 다른 정당으로 나가버렸거든요. 그렇다고 여당 사람들만 모아서 남남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은 여당이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이해하는 합리적인 정치인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저도 어떤 역할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운동을 해보려는 모임이 있다는 기사도 봤는데, 아직 힘이 별로 없어 보여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저희들도 조금 더 연구해 보겠습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남남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두 공감을 했지만, 그래도 모두들 평화재단에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권영경 지도위원님은 젊은 지도그룹을 양성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30대와 40대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선출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30대와 40대가 두각을 나타내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 죄송하지만 60대 이상은 이제 다 물러났으면 좋겠어요. 평화재단이 30대와 40대를 깨우치는 일을 해서 합리적인 집단을 만들어보는 운동을 해보면 좋겠어요.

비관론에 빠지게 되면 역사 발전을 포기하게 되어 버려요. 역사를 보면 한 두 명의 선각자가 시지푸스 신화처럼 계속 바위를 굴려 올리는 시도를 했기 때문에 역사가 발전되어 온 것이거든요. 너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20대 보다 더 중요한 세대가 30대와 40대라고 생각해요. 이들을 사회 발전을 생각하는 집단으로 키워내는 일을 평화재단이 하면 좋겠습니다.”

김홍신 작가님은 정치 불신이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가장 질긴 전염병은 정치 불신인 것 같아요.”

스님도 이야기를 다 경청한 후 한마디 했습니다.

“저도 지난 40년 동안 시지푸스 신화처럼 바위를 정말 열심히 굴려서 올렸는데, 내내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것 같아요.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바위를 열심히 굴렸거든요.” (모두 웃음)

올해도 다시 한번 시지푸스의 신화처럼 바위를 굴리는 노력을 해보기로 결의하며 화기애애한 가운데 모임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그동안 수고한 지도위원님들, 고문님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인도에 가서 어르신들에게 드리려고 실크로 된 스카프를 사 왔어요. 색깔을 보고 사모님에게 주고 싶은 걸 고르세요. 마스크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각자 사모님에게 드릴 마음에 드는 색깔을 골랐습니다.

사회 원로 분들이 평화재단에 걸고 있는 희망이 참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깨가 조금 무거워지지만 가볍게 한해를 출발해 봅니다.

내일은 경전반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한 곳에 모이기로 한 행사는 취소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전국 각 법당 별로 졸업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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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20-05-13 10:45:22

해탈지

평화재단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네요. 권영경님의 시지푸스의 산화처럼 ... 좋은 의견입니다. 낙관적인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2020-02-16 12:30:04

전광호

사회 갈등이 넘 심해서, 존경하옵는 우리스님 역활 기대가 높습니다

2020-02-13 18: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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