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성북법당
잘 늙기 위해 시작한 수행!

작년, 5월에 성북법당이 새롭게 열렸습니다. 제가 봄불교대학 입학한 3월에는 성북 법당이 열리지 않아서 이웃에 있는 도봉법당을 다니다가 5월에서야 성북 법당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다른 어느 때보다 내가 다니는 법당에 대한 소중함도 생겼습니다. 봄불교대학 상반기 수업이 마무리되는 8월 즈음, 가을불교대학 입학생 모집을 위해 도반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습니다. 성북법당과 가까운 곳곳에 가을불교대학을 안내하는 홍보전단과 현수막을 붙였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생을 맞이했습니다.

봄불교대학 1기 뒤를이어 2기인 가을불교대학이 열리니 성북법당도 이젠 제법 북적북적해지고 활력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을불교대학 신입생 중에 눈에 띄는 한 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봉사를 하러 간 곳마다 언제나 그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에 대해 제가 궁금해 하자 옆의 도반이, 성북법당에서 제일 열심히 봉사하시는, 천사 같은 분이라 했습니다. 신입생 중에도 이와 같은 분이 계시다니, 성북법당이 앞날이 밝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저는 지난겨울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올봄에 경전반 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분도 한 학기 뒤인 가을경전반에 다니게 되었고요. 이번에는 제가 희망리포터로서 그분을 인터뷰하며 많은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지금부터 그분, 박영희님의 수행과 봉사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입학식을 준비하며 한 컷, 왼쪽 박영희님
▲ 입학식을 준비하며 한 컷, 왼쪽 박영희님

질문 1. 박영희님은 어떤 계기로 정토회에 오시게 되었는지요?

많은 이들이 그런 것처럼 희망강연과 유튜브를 통해 법륜스님과 정토회를 알게 되었어요. 작년 가을불교대학 홍보현수막을 보고 ‘노원법당’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 그러나 제가 사는 곳과 거리가 멀어서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그때 마침 지인이 성북법당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를 보고 반해서 불교대학에 입학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불교 공부를 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잘 늙고 싶어서’였어요. 간혹 주변의 노인들의 닮기 싫은 부분을 볼 때면, ”조금 더 잘 늙고 싶다” 하고 생각했어요. 스님이 해주신 법문을 듣고 ‘수행’을 하면 왠지 잘 늙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질문 2. 정토회에 들어와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제가 다녔던 다른 절에 비해 낯설었지만, 법당운영 방식이 새로웠어요. 법당을 이렇게도 운영하는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이 있었지요. 무엇보다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법당이 운영되는 것에 놀랐어요. 월급 받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봉사자로만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토회의 시스템이 부담 없이 받아들여졌고, 봉사를 통해 도반들과 함께한다는 소속감도 생겨서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게 되었어요.

도반들과 함께 연등을 만들며
▲ 도반들과 함께 연등을 만들며

질문 3. 신도로서가 아니라 수행자로서 갖는 자신만의 수행방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수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스님에게만 해당하는 말인 줄 알았어요. 스님도 아닌 우리까지 수행해야 되나? 하는 의문을 가졌는데 불교대학 과정에 있는 ‘수행맛보기’를 하고 난 후, 법문을 듣고108배 기도하는 것도, 공양간에서 봉사하는 것도 ‘그냥’하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천일결사 입재식에 다녀오면서부터 부담이 되기 시작했어요. 몸도 다치고 여러 가지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마음 알아채기를 통해 내 마음을 읽게 되면서 부처님 마음을 보았습니다.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며 108배를 하던 중 또렷하게 저를 보게 되었어요. 가슴 두근거리는 첫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평생 수행하고 기도하면 잘 늙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번째 천일결사 입재식을 다녀오면서 그 마음이 더욱 또렷해졌고 조금 더 깊숙이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질문 4. 정토회에서 하는 수행.보시.봉사에 대하여 어떤 마음을 갖고 있으신가요?

저는 제가 지은 것보다 더 많은 복을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받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돌려주고 싶습니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고요. 무엇보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봉사’에요.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내가 움직여서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나누어 쓸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이 됩니다. 연기법에 의해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잖아요. 굳이 봉사라고 이름 지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가 해야 할 법당 일’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대중이 공양할 때 밥을 퍼서 나눌 때면 복을 퍼서 나누는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불교대학 홍보를 위하여 전단를 붙이며 행복해하는 박영희님
▲ 불교대학 홍보를 위하여 전단를 붙이며 행복해하는 박영희님

박영희님은 현재 성북법당에서 지원팀장, 8대 행사 담당, 가을불교대학 모둠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현재 박영희님의 시아버님이 병환 중이시라 보살펴드려야 하고, 가족들도 챙겨야 하는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쪼개어 여러 가지 봉사를 하십니다. 그 마음이 ‘참 보살’이십니다. 이렇게 박영희님과 함께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글_이명수 희망리포터(노원정토회 성북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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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주

멋진 글 잘~보았습니다
저도 정토회 회원임이 자랑스럽스럽니다~^^
감사합니다~♡

2016-11-17 10:09:20

이을산

어려움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울 영희보살님~~~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화이팅입니다^^

2016-11-17 09:12:58

허수정

영희보살님은 성북법당에 없으면 안되는 분들중에 한 분이시죠~ 이렇게 뵈니 더 반갑습니다.ㅎㅎ 항상 화이팅~입니다!! ^^

2016-11-16 19: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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