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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일찍 목사님, 주교님, 교령님, 교무님 등 종교인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평화재단 실무자들이 정성껏 차린 밥상으로 식사를 함께 한 후 7시 30분에 종교인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종교인 모임의 좌장인 김명혁 목사님이 감사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죄와 허물 밖에 없는 우리들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생명을 주시고, 모든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비록 종교가 다르지만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20여 년 동안 계속해 올 수 있음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귀중히 여기시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일을 앞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오늘 모임도 축복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어서 스님이 오늘 대화를 나눌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첫째,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문제인데요. 현재 북한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집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고난의 행군 시절처럼 어렵다는 얘기가 계속 들려옵니다. 북한 김정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는 식량 가격에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 식량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면 북한 주민들은 매우 곤궁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유니세프에서 북한에 구호물자 컨테이너 4개를 보낸다는 뉴스와 함께 WFP에서 북한과 식량 지원 교섭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사실무근이라는 보도가 다시 나왔지만 아마 대화는 오가는 것으로 짐작이 되어서 다시 북한의 상황이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한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JTS에서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의사나 능력이 충분히 되기 때문에 여러 번 북한 측의 의사를 타진했지만 북한 정부의 방침 때문인지 묵묵부답입니다.
우리 모두가 염려하는 것처럼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매우 곤궁한 듯합니다. 그러나 UN 기구를 포함한 어떤 통로로도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둘째, 한반도의 평화 문제인데요. 북한이 핵을 가졌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고, 거기에 더해 미국을 향한 장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남한을 향한 전술핵까지도 개발이 공식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은 핵확장 억제라고 해서 전략자산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으로 남한을 위협하고, 남한은 전략자산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로가 갖는 무기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쟁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런 강대강 대치 국면이 우발적 전쟁을 불러올 위험이 매우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대다수입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남북 대화는 이제 공염불이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을 가진 북한과 전쟁을 할 것인지, 핵을 가진 북한하고도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접어든 것 같아요.
올해가 한반도 정전협정 70주년이기 때문에 평화를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도 내디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그 어디에서도 핵을 가진 북한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결국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자는 것이냐?’ 하는 프레임을 덮어쓸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북한 핵 폐기를 전제로 해서는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핵 동결을 전제로 하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상호 요구하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협상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의 폐기입니다. 한마디로 북미 수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미국은 북한의 핵 동결을 내걸어야 합니다. 그래야 협상이 가능해져요. 비핵화 정책의 결론 부분에 있는 북미 수교를 맨 앞으로 가져와서 북미 수교와 핵 동결을 상호 합의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실제적인 합의가 가능합니다.
남한도 핵을 보유하자든지 전략자산을 늘려서 방어력을 높이자는 주장은 북한의 핵을 동결시키는 게 아니고 북한의 핵 개발을 합법화시켜 주는 요인밖에 안 됩니다.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남한이 어떻게 방어를 할 것이냐 하는 측면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이나 핵확장 억제 정책이 나오는 것인데, 그것이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북한이 핵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핵물질을 계속 늘리고, 그것을 국외로 이전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위험을 소멸시킬 것인가 하는 것을 중심에 두고 문제를 봐야 하는데, 남한이 북한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 하는 한 가지 측면만 보기 때문에 남한 핵 개발론이나 핵확산 억제 정책이나 한미일 군사동맹이라는 대응책이 나오는 거예요. 이런 대응책들은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핵 개발을 계속 방치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결국 한반도에 대량 살상무기가 더 확산되어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더 큰 위협이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했기 때문에 평화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말하는데,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이전에도 평화 문제가 계속 해결이 안 되었잖아요.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하려면 과감하게 미국이 북한을 포용해야 합니다. 1991년에 남한과 중국이 수교하고, 남한과 러시아가 수교할 때, 미국도 북한을 인정하는 북미 수교를 해서 북한의 핵 개발을 중지시켰더라면 어땠을까요?
지금이라도 북한의 핵을 동결하려면 북한 정부를 인정하는 선에서 다시 평화정책을 논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제안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프레임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치권도 시민단체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속담처럼 아무도 말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좀 비판을 받더라도 문제를 제기해서 한반도에 긴장 완화를 가져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인이든 시민운동가든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 문제를 얘기하면 모두가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마저도 공론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뜻 나서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의식을 담은 한반도 평화정책을 보수층이 중심이 되어서 내놓도록 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결국 지금 시기는 보수 기독교인이나 보수 정치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앞장설 때인 것입니다.
인도적 지원 등 소소한 것으로 북한을 설득하기는 이제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의 북한 제재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요. 뿐만 아니라 경제난 때문에 북한의 안보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이 옛날과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소소한 경제적 지원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마치 인도 정부가 빈곤층에 무관심한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인도에서 정부 관료를 만날 때는 인도에서 불가촉천민들을 돕는다는 얘기를 일절 하지 않아야 하거든요. 그래야 인도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정부도 그런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와준다고 고마워하는 단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대량 아사를 막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쨌든 대화의 물꼬가 트여야 인도적 지원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목표인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라도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JTS에서는 북한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추어놓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북한 인도적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며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대화가 점점 깊어갔습니다. 이어서 박종화 목사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협상을 하려면 결국 당분간 북한과 남한이라는 두 개의 국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스님도 적극 공감을 했습니다.
“목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북한의 요구인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폐와 남한의 요구인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협상을 하려면 결국 당분간 북한과 남한이라는 두 개의 국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평화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남한은 핵을 가진 세계 7개 국가와 모두 수교를 하고 있거든요. 북한과 남한 역시 두 개의 국가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핵을 가진 북한과의 평화적인 관계 개선이 가능해집니다. 통일을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라 평화가 더 우선적이라는 관점에 서자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의 통일론도 일부 수정이 되어야 해요.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비핵화 원칙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어요. 미국과 러시아마저도 지금 핵실험을 하면서 비핵화의 원칙을 스스로 깨고 있거든요. 파키스탄과 인도 역시 핵을 개발했는데도 제재가 다 풀어버렸기 때문에 NPT(핵확산방지조약) 체제가 사실은 제대로 작동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몇 십 년간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북한 비핵화도 궤도 수정이 조금 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남한과 북한이 두 개의 국가라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핵을 가진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한 통일은 결국 전쟁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비핵화를 주장하는 한 전쟁을 통한 북한 붕괴를 제외하고는 비핵화를 이뤄낼 길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그래서 전쟁을 통한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할 만큼 비핵화가 중요한지 검토해 봐야 해요. 결국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남한이 일부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 겁니다. 그것에 대해 이제는 공론화가 되어야 합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남한의 핵무장론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한 대응론이긴 한데, 북한의 핵 동결이나 비핵화를 위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첫째, 남한의 핵무장론을 합리화하기 위한 논리에 불과합니다. 상대를 나쁘다고 하면서 우리도 똑같이 나쁜 짓을 하자는 말이잖아요. 둘째, NPT(핵확산방지조약) 체제 하에서 과연 남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핵무기가 아닌 대량살상무기나 전략자산을 갖자는 핵확장 억제 정책 역시 남북 간에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남한의 입장에서는 안보를 지킨다고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또다시 안보 위협을 받으니까 핵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게 됩니다. 현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한일 군사동맹까지도 강화해 나가고 있는데, 이렇게 가는 것은 남북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통일론이 수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하면서 평화가 우선인지 통일이 우선인지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다시 목사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예전에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가 먼저냐, 통일이 먼저냐’ 하는 논란이 있었을 때 어느 것을 먼저라고 정할 수는 없지만 굳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는 입장에서는 민주화가 먼저일 수밖에 없었거든요.”
이에 대해 스님이 생각을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민주화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통일은 북한까지 고려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민주화를 먼저 할 수밖에 없었죠. 마찬가지로 평화 역시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는 문제라면, 통일은 북한도 협력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평화를 우선해야 하는데, 만약 이런 주장을 하게 되면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에서 거친 비난을 받을 겁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자는 거냐’ 하고 반격을 받을 수 있고, 진보 진영에서는 ‘그럼 통일을 포기했냐’ 하고 공격을 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한 것도 아니고, 통일을 포기한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통일과 비핵화를 앞세우는 한은 남북 관계가 한 발도 진척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현재 남북의 긴장 완화를 위한 핵심 열쇠는 북미 수교와 북한의 핵 동결이 성사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끝 무렵에 박경조 주교님도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총선을 앞두고 이런 논쟁들이 더 격화될 것 같습니다. 정권을 뺏기면 죽는구나 하는 위기감이 생기기 때문에 여야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목숨 걸고 싸울 거예요. 우리 종교인들이 격화된 감정들을 추스르고 안정시켜서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도록 작은 역할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원로가 어떤 분들이 있는지 각자 생각나는 사람들을 말했습니다.
“보수적이지만 그래도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분들로 어떤 사람이 있을까요? 사회적으로 좀 알려진 분이면 더 좋고요. 제가 지금부터 한 분씩 만나서 의견을 나누어 보려면 몇 개월이 걸릴 것 같거든요.”
종교인 분들은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진 사회 원로들을 주욱 이야기했습니다. 추천을 다 받은 다음에 김명혁 목사님이 다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이분들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래요?”
스님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으려고요. 이분들을 다 만나서 ‘미국은 북미 수교를 하고, 북한은 핵 동결을 해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자’ 이런 제안을 하려고 합니다. 과거에 성명서를 낼 때처럼 목사님이 앞장서주세요. 목사님이 보수 진영의 큰 어른이시잖아요.” (웃음)
“당연히 그래야지요.”
일주일 후에 삼일절이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삼일절 특별 행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삼일절에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기념식을 열기로 했는데 다들 참석이 가능하십니까? 각 종교마다 참석해야 할 행사들이 있지 않으신지요?”
박남수 교령님이 모두를 대신해서 대답했습니다.
“3.1 독립운동의 3대 원칙이 독립운동을 대중화할 것, 일원화할 것, 비폭력적으로 할 것, 세 가지입니다. 삼일절의 취지를 살리려면 불교, 기독교, 천도교, 원불교가 모두 함께 해야죠.”
삼일절에는 종교인 분들이 모두 함께 하는 삼일절 특별 법회를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열기로 하고 종교인 모임을 마쳤습니다.
곧이어 오전 10시부터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여는 말씀을 했습니다.
“정토회 임원 선거가 끝나고 집행부가 선출되었기 때문에 기획위원회에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 개편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논의를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준비된 안건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온라인 불사위원회 개편 방향을 비롯하여 2-1차 천일결사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획위원들을 누구로 선임할지 의논을 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평화재단을 출발하여 다시 정토회관으로 돌아온 스님은 오후 1시 30분부터 다음 천일을 준비하는 결사행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인도성지순례 기간 동안 결사행자 회의를 못 하다가 3주 만에 회의를 열게 되었습니다.
회의를 시작하면서 스님이 여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지금은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하기 전에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할 것들을 마무리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제도적인 정비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 회원과 전법 회원이 통합된 모둠을 모둠장이 잘 운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일반 회원 그룹을 운영할 그룹장, 각 영역들을 담당할 책임 봉사자,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는 전법회원이 하나의 모둠이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토회가 밑에서부터 활력이 생겨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늘어나는 회원 수에 상응하는 깨달음의 장의 수요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 공동체 법사들은 깨달음의 장 수련 진행에 집중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공동체 법사들이 맡아 왔던 많은 역할은 대중 법사들이 맡아주셔야 해요. 으뜸절 원장을 비롯해 법사단 산하의 각종 위원회도 대부분 대중 법사들이 맡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공동체에 들어와서 사는 게 아무래도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빡빡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보니 공동체 내로 신규 유입이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체 법사가 관리해야 할 일이나 공동체 구성원이 해야 할 일들은 점점 많아져서 공동체 내에 인력 부족현상이 심해졌습니다. 그렇다고 공동체 규율을 느슨하게 하면 정토회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대중부에서 공동체가 하던 업무를 맡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연수와 교육도 책임자만 공동체 법사가 맡고 나머지 업무는 모두 대중 법사가 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정토회가 널리 확산될 것에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내부에서 질적 향상을 위한 정비를 해야 합니다. 불교대학 입학생을 모집하고 행복학교 참가자를 모집해서 확산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유입된 정토회 회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재교육을 시키고 임원으로 양성해 나갈 것이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내부에 회원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오히려 회원이 많아지는 것이 정토회에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적인 확대에 대비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 준비를 착실하게 해둬야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한 발 물러나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재능은 80세까지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임원보다는 으뜸절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거나 상담을 하는 등 실무에서 한 발 물러나 활동하는 것도 정토회의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허례허식이 많아지고 조직이 비대해지면 조직의 진취성이 떨어집니다. 개혁할 것은 신속하게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2차 만일결사의 시작이 여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어서 안건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회칙 개정안, 정토사회문화회관 운영 방안, 2-1차 천일결사 10대 목표, 2-1차 천일결사 명심문, 2-1차 천일결사 기도법 등 2차 만일결사를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안건들에 대해 심의하고 토론하고 의결했습니다.
긴 시간 토론 끝에 오후 5시가 넘어서 결사행자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주간반을 위해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고, 오후에는 평화재단에서 기획위원들과 회의를 한 후, 저녁에는 저녁반을 위해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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