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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트롱사주로 이동하여 총 10개의 프로젝트를 점검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른 새벽 5시 30분, 젬강 종각 게스트 하우스를 출발해 트롱사(Trongsa) 주 랑텔(Langthel) 게옥으로 향했습니다.

랑텔 게옥에 도착하니 겁과 게옥 관계자들이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이어 트롱사 주지사님도 게옥에 도착해 함께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랑텔 게옥의 장비치옥 품졸(Phumzor) 마을로 향했습니다.
품졸 마을은 트롱사주에서도 가장 외딴 곳에 위치한 마을로 주지사님이 JTS 프로젝트에서 특별히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던 마을입니다. JTS 시범 프로젝트로 2024년 활동가들과 단기 봉사자들이 한 달가량 마을에 머물며 샘플 하우스 프로젝트를 위해 일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스님도 2024년 마을에서 하루 묵으며 열악한 마을 상황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품졸 마을에서는 도로 포장 프로젝트와 새 집 짓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마을로 가는 길에 포장된 도로 구간이 있어 스님은 차에서 내려 걸으며 도로 포장 상태를 세심히 살펴봤습니다.

물길을 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머리를 써서 콘크리트로 둔턱을 만들었는데, 전문가 지도 없이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시멘트, 자갈, 모래 비율이 적절하지 않았는지 이미 일부 구간이 깨져 있었습니다. 또한 둔턱 구조를 살펴보니 무게가 많이 나가는 트럭이 지나갈 경우 하중을 받아 깨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미숙한 실력으로 진행한 도로 포장이었지만, 스님은 말했습니다.
"잘했어요. 나머지 구간도 배움 삼아 해봅시다.“
스님은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도로 포장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일 년에 도로 포장을 백 미터만 하라는 이유는 동네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그렇습니다. 더 할 수 있다고 하면 더 공사를 해도 됩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런저런 일로 동원되어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우리 프로젝트도 부담이 될까봐 개인 일을 먼저 하고 공공의 일은 그다음에 하자는 것입니다. 집을 짓는 것은 개인의 것이니 괜찮은데, 공공의 일은 개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겁이나 촉바는 공공의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마을 공사를 더 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것 같아요."

오전 8시 30분, 품졸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작년부터 다섯 가구가 집을 짓고 있는데, 시범 사업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 JTS가 별도로 집 디자인을 제안하지 않고 각자 형편에 맞게 집을 짓도록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완성된 집도 있고, 아직 기초 작업 중인 곳도 있었습니다.
먼저 완성된 집을 찾아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젊은 부부가 애써 집을 잘 지어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축하 인사와 함께 진심을 담아 축원했습니다.
"집을 새로 지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부처님의 가피와 모든 신들의 보호로 재앙 없이 건강하게 이 집에서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겁, 촉바, 기술자, 마을 주민 등 이 집을 지은 모든이들에게 큰 공덕이 있기를 바랍니다."


마을 사람들이 스님을 보러 모였습니다. 모두 모여 있어 잠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일 년 반 만에 뵙는데 다들 잘 계셨지요? 저를 기억하십니까? 이렇게 새 집을 짓고 함께 기뻐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힘써주신 주지사님과 겁님께 감사의 박수를 드립시다. 이 동네에 집 없는 분이 더 계십니까?“
"세 채가 더 있는데, 올해 한 채 신청했습니다.“
"그럼 세 채만 더 지으면 집 없는 문제는 해결되겠네요. 그런데 식수 사정은 어떻습니까? 식수 문제도 있나요?"

주민들은 파이프가 낡아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농수로가 포장되어 있지 않아 물 유실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 마을 절 근처에 새 도로를 내면서 절에 흙더미가 무너질 위기가 있으니 축대가 필요하다는 요청, 소 키우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 씨앗과 퇴비 지원 요청도 있었습니다.
"이 마을로 오면서 여러분들이 도로 보수한 걸 보았습니다. 시멘트 가쪽에 돌을 그냥 대충 놓고 그 위에 시멘트를 올리면 충격에 의해 깨지게 됩니다. 돌은 바닥에 깊숙이 깔아야 해요. 도로 가쪽을 얇게 바르면 차가 밟는 순간 다 깨집니다. 먼저 땅을 파고 나무 거푸집을 댄 다음, 기존 길과 높이를 똑같이 맞춰서 포장해야 안 깨져요. 공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깨진 곳이 많아서 다시 부수고 보완해야 하잖아요. 앞으로는 엔지니어 지도를 잘 받아서 더 두껍게 하세요. 잘못했다고 나무라는 게 아니라 다음엔 더 잘하라고 알려주는 거에요. (웃음)“
회의를 마치고 스님은 마을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 온 칫솔을 선물했습니다. 이어서 나머지 네 가구도 둘러보았습니다. 간밤에 비가 많이 와서 도로가 질척여 방문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도로 상태가 조금 개선되었다고 해서 현장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방문했던 두 번째와 세 번째 집은 서로 이웃하여 있었습니다. 두 집이 서로 도와가면서 집을 지어가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집은 돌을 쌓으며 기초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비 오는데 지금 이렇게 지어도 되는 건가요?“
"지붕재로 덮어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뭐가 부족한 것이 있나요?“
주지사님이 말했습니다.
"벽을 올리고 있는데 벽 내부 가운데에 시멘트를 부어야 합니다.“
스님은 담당 활동가에게 말했습니다.
"시멘트를 바로 지원해 주도록 하세요."


세 번째 집은 이미 벽체와 지붕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새로 짓고 있는 집 옆에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잘했어요. 집을 번듯하게 지으니 좋아 보이네요. 수고했어요.“
이어서 네 번째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네 번째 집은 몇 년 전 타라야나 재단(Tarayana Foundation)의 지원으로 짓기 시작했다가 완성하지 못해 JTS 지원으로 다시 짓고 있었습니다. 집 내부 벽면 공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을 보고 스님이 말했습니다.
"시멘트를 드릴 테니 벽면을 완성하세요.“
이어서 품졸 마을의 마지막 점검 현장으로 갔습니다. 가보니 집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집을 너무 크게 지었네요. 왜 이렇게 크게 지었어요? 다른 집에 비해 1.5배나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언제라도 돌아와서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돌아와 이 집에 살 가능성은 없어요. 이 외진 곳에 와서 살지 않을 것입니다. ”
“직업을 잃으면 올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공사는 왜 중단되었나요?“
"목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필요한 자재를 지원해 줄 테니, 빨리 목수 불러서 어서 완성하도록 하세요.“
"네, 스님! 고맙습니다.“
오전 10시 40분, 품졸 마을에서 장비(Jangbee) 마을로 이동해 집 리모델링을 한 가구를 점검했습니다. 내벽이 없어 5명의 식구가 한 공간을 함께 쓰던 집이었습니다. 화장실도 임시로 지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JTS 프로젝트로 내벽 공사를 해 공간을 구분하고 화장실을 새로 지었습니다.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해 전기를 연결하고 싱크대와 수납장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스님 일행은 잠시 집 안에 앉아 집주인이 준비해 준 차를 마시고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낮 12시, 랑텔 게옥으로 다시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탕십지(Tangsibji) 게옥의 켈라(Kela) 치옥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2시, 켈라 치옥에 도착하니 겁과 촉바, 마을 주민들이 스님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새로 포장한 도로 주변에 환영 자리를 별도로 마련해 두었습니다. 나무가 없는 곳인데, 나무를 베어다 땅에 심어 두니 마치 원래부터 심겨 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부탄 전통 방식으로 자리를 정성껏 꾸며 놓았습니다.

스님은 탕십지 게옥의 겁과 먼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켈라 마을에서 주택 지원을 신청했다가 취소한 가구들이 있어 취소 이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켈라 마을은 55가구가 사는데, 그중 집이 없는 가구가 4가구였습니다.
"집 없는 가구가 네 가구면, 일 년에 한 채씩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집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스님의 질문에 겁이 설명했습니다.

"정말 취약계층인 4가구는 본인들 힘으로는 도저히 집을 지을 수 없는 처지고, 동네 사람들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이라 남을 도와줄 여유가 없다 보니 신청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집을 크게 짓고 싶어서가 아니라, 집 지을 여력이 되지 않아 취소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JTS 프로젝트 원칙상 주민들이 가만히 받기만 하는 프로젝트가 아닌 만큼, 마을 공동체의 힘으로 집 없는 가구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물과 관련해서는 농수로 유실과 저수지까지 연결할 파이프 부족 문제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공무원 경력 23년 차인 탕십지 게옥의 겁은 마을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겁들은 마을 내부 사정을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해 스님의 질문에 촉바들이 주로 대답하곤 했는데, 이 겁은 막힘없이 스님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스님은 이어서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시작한 JTS 프로젝트에 늦게 참여했고, 그러다 보니 농사일과 겹쳐서 프로젝트 마감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압박이 없다면, 도로를 만드는 것은 미래 세대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니, 지원을 해주면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함께 사는 가족도 없고 집도 없는 사람이 언어장애인 2명, 시각장애인 1명, 청각장애인 1명, 75세 할아버지 1명인데, 이들이 집을 마련해서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스님은 겁, 촉바, 마을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의 사항이 있는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건의 사항 대신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여태까지 야생동물의 피해가 너무 컸었는데, 철조망을 지원해 주셔서 울타리를 칠 수 있었고 올해부터는 야생동물 피해 문제가 많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 도로도 지금 보수 공사를 많이 해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스님과 JTS 활동가들에게도 특별히 고맙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가르치다시피 설명해 주시고, 여러 가지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스님이 마무리 인사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겁과 촉바와 의논하세요. JTS 프로젝트 1차 사업의 7가지 목표는 집짓기, 열악한 주택 수리(특히 부엌과 화장실 보완), 울타리 설치, 보행로 포장, 식수 개선, 도로 포장, 농수로 정비입니다. 이 중에 필요한 항목이 있다면 앞으로 신청하세요. JTS가 일방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은 없습니다. JTS는 재료를 대고, 여러분은 일하고, 촉바와 겁, 종각이 관리하며 그렇게 같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조인 투게더(Join Together!) 같이 만나서 일합니다. 해 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한다는 뜻입니다. 도로 포장도 JTS가 그냥 해 준 게 아니라, JTS가 재료를 대서 마을 주민 여러분들이 함께 만든 도로입니다. 매년 이렇게 힘을 합쳐서 하나씩 해 나갑시다. 수고하셨습니다.”

스님은 참석한 주민들에게 칫솔을 선물하고, 길을 보수한 곳을 점검했습니다. 총 여섯 구간, 길이 380미터에 해당하는 비포장도로를 JTS 프로젝트에서 자재를 지원받아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포장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스님은 공사가 진행된 구간마다 차에서 내려 공사가 제대로 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경사가 많이 지지 않았는데 왜 도로 보수를 했나요?”
“경사는 낮지만 길이 미끄러워서 그동안 사고가 많이 났습니다.”
“포장을 아주 잘했네요. 다른 곳에 비해 전문가 수준입니다.”
껠라 치옥에서 펜스를 살펴보았습니다. 펜스의 철조망 줄이 느슨하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겁에게 좀 더 팽팽하게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올해 이렇게 울타리를 설치해 보고, 어떤 동물에 이 울타리가 취약한지 경과를 봅시다. 펜스 중간중간 살아 있는 나무를 꽂는 것은 우기 때 해야 합니다. 꽂은 나무가 3~4년 동안 자리를 잡고 자라서 펜스에 필요한 기둥이 될 수 있습니다.”
탕십지 게옥의 껠라 치옥 현장 점검을 마치고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오후 4시 30분, 드락텐(Draagteng) 게옥의 삼초링(Samchhoeling) 치옥에 도착했습니다. 도로를 보수한 곳이 있어 스님은 차에서 내려 점검했습니다.

“끝부분이 자연스럽게 흙과 만나게 기울여서 땅으로 내려가게 해야합니다. 그래야 올라올때 덜컹거리지 않습니다. 품졸 마을의 경우는 사이드에 돌을 깔고 시멘트를 얇게 발라 시멘트가 쉽게 깨졌습니다. 도로를 두껍게 깔던지 땅을 파내서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붓던지 해야합니다. 그리고 자갈이 드러난 곳은 어떤 이유로 이럴까요? 시멘트가 물에 씻겨 나가서 드러나 있는 것인가요? 이런 부분은 차가 다니면 계속 벗겨져나갑니다.”
“비가 오면서 시멘트가 쓸려내려갔습니다.”
“그래도 잘했습니다. 이 정도면 90점입니다.(웃음)”
현장 점검을 마치고 삼초링 치옥을 떠나 오늘 묵을 숙소인 JTS센터가 있는 트롱사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도로 공사로 길이 막혀 30분 가량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활동가들은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는 회의를 했습니다.

길이 열려 다시 트롱사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트롱사 주지사님이 스님 일행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JTS 센터에 짐만 풀고 주지사님의 공관으로 향했습니다.

최근에 주지사님이 공관을 리모델링했다고 했습니다. 공관 전체를 둘러보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주지사님은 스님과 JTS의 활동이 트롱사 지역 사람들에게 감동과 새로운 변화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케이크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주지사님과 함께 케이크를 잘랐습니다.



주지사님이 스님 일행에게 저녁 식사를 정성껏 준비해 주어 식사를 잘 마쳤습니다. 식사 후, 주지사님은 스님께 향과 차(tea)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스님도 주지사님에게 스님의 영어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저녁 식사를 함께 준비해 준 종각의 관계자들과 다 같이 기념 촬영을 하였습니다.

“오늘 저녁 식사를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 7시에 뵙겠습니다.”
공관과 오늘 숙소인 JTS 센터가 가까워 스님은 한국인 활동가들과 걸어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밤공기가 시원해서 걷기에 좋았습니다.


트롱사 종각에 밤이 되니 조명이 비쳐 더 운치 있었습니다. 종각의 야경을 배경으로 활동가들과 사진을 찍고 숙소에 들어갔습니다.

스님은 정비를 하고 원고 교정을 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부탄 일정 11일 차로, 누비(Nubi) 게옥과 탕십지(Tangsibji) 게옥을 점검하고 팀푸(Thimphu)로 이동하여 저녁에 한국 교민들과 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4월 통영에서 진행된 짧은 즉문즉설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저는 40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궁금합니다.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육아서도 찾아보고, 여러 유튜브도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때는 훈육을 해야 하나?’, ‘이 방법이 맞나?’ 싶다가, 또 칭찬을 하다 보면 ‘내가 칭찬을 너무 많이 하는 건 아닐까?’ 이런 식으로 고민이 많아집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키워야 할까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키우면 됩니다. 우리 어머니가 저를 키울 때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본인 밥 먹을 때 저도 밥을 주고, 본인 옷 입을 때 저도 옷을 입혔을 겁니다. 이렇게 별다른 생각 없이 키울 때 아이는 잘 큽니다.”
“제가 생각해도 제가 좀 과한 것 같긴 한데요. 그래서 스님께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질문 잘했어요. 질문자가 행복하게 살면 됩니다. ‘아이 키우는 게 너무 힘들지만 어리니까 어쩔 수 없지.’ 이런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면,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를 힘들게 했으니 불효를 하는 셈이 되겠죠. 그러면 아이가 잘되기 어렵습니다. 너무 어렵게 키운 아이가 잘되는 경우는 드물어요. ‘아이 키우는 게 뭐가 힘들어? 먹는 밥에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는데 나는 별로 힘들지 않아. 저절로 잘 자라.’ 이런 마음으로 키워야 합니다. ‘혼자 사는 것보다 아이가 있으니 훨씬 좋다. 조금 힘들긴 해도 아기가 있으니 더 기분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 때문에 엄마가 행복해진 것이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효자가 됩니다. 스스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이를 가장 잘 키우는 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힘들게 느껴지면, 아이가 잘되기 어렵습니다.”
“힘들지는 않습니다. 엄청 행복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너무 보지 말고, 조금은 대충 키워도 됩니다. 지금 질문자가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데, 아이들은 별다른 생각이 없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기저귀를 사 줄지 고민하는 것이 아이의 요구일까요, 엄마의 생각일까요? 어떤 분유를 먹일지 고민한다면 그건 엄마의 생각일까요, 아이의 생각일까요? 이처럼 엄마의 머리가 복잡한 것이지, 아이는 주는 대로 먹기 때문에 불량품만 아니라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아이를 가볍게 키워야 아이도 활달하고 편안해집니다. 아이를 무겁게 키우면 심리가 억압되고, 과잉보호를 하면 버릇이 나빠집니다.
아이를 절대로 학대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대뇌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야단을 치지 말고, 해달라는 것을 들어줄 형편이 안 되면 안 해주면 됩니다. 야단을 칠 필요는 없습니다. 밥을 먹으라고 했는데 안 먹으면 치우고 나중에 배가 고프다고 하면 스스로 찾아 먹게 하면 됩니다. ‘먹으라고 할 때는 안 오고 왜 이제 와서 그러니?’ 이렇게 야단을 치면 안 됩니다. 야단도 치지 말고, 그렇다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지도 마세요. 그러면 부모도 편하고 아이도 편해집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심하게 혼낸 뒤, 또 해달라는 대로 다 들어주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야단을 쳐서 심리적 억압과 상처를 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가 원하는대로해서 버릇까지 나쁘게 만드는 결과를 낳습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엄마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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