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2.6 인도성지순례 9일째, 삐쁘라하와, 쉬라바스티 도착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죠?”

안녕하세요. 오늘은 네팔에 있는 한국절 대성석가사에서 순례단과 함께 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쿠시나가라 열반당 이후 일정부터는 안개가 짙게 끼고 쌀쌀한 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낮에는 많이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고, 스님도 얼굴이 많이 탔는데,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날씨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대웅전에 밝힌 연등 불빛 아래에서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용성조사님의 삶과 뜻을 가슴속에 새겼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한 후 6시 45분부터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한국에 있는 활동가들을 위해 전법활동가 법회 생방송을 했습니다.

활동가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전법활동가 여러분, 추운 날씨에 잘 지내시는지요? 저는 지난주 법회 이후에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보드가야를 참배하고, 부처님께서 6년 고행하신 전정각산을 둘러본 뒤,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만인공양을 마쳤습니다. 그 뒤 라즈길로 가서 제띠안에서 평화행진을 하고, 죽림정사에서 법회를 하고, 바이샬리에서 여성 출가지와 원후봉밀터를 둘러보고, 쿠시나가라 열반당을 참배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룸비니에서 부처님 오신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치렀습니다. 오늘은 부처님께서 가장 오래 머무셨다는 기원정사로 갈 예정입니다.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이곳은 네팔 룸비니에 있는 대성석가사입니다. 불심 도문 큰스님께서 용성조사님 유훈 실현의 일환으로 이곳에 대성석가사를 지었습니다.

지금 정토회는 2차 만일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지순례 온 분들은 1차 만일결사 회향 기념으로 만인공양도 하고, 이렇게 마무리를 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2차 만일결사를 위한 발원도 함께 해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도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현장 소식을 전한 후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도반과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이해하는 마음을 낼 수 있는지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죠?

“여행을 하면서 친한 친구와는 함께 여행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격태격 싸우게 되니까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정토회 활동을 한 지 13년이 되었는데, 도반들과 사적으로 만나면 편안하지만 활동과 관련한 문제로 부딪혔을 때는 쉽게 넘어가지지가 않습니다. 서로의 업식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 불편한 감정이 있어요. 경전 속 말씀처럼 스승과 제자, 도반과 도반 사이에 이심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낸다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면 갈등이 생기는 게 정상이 아닐까요? 그러나 또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이유는 혼자 사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혼자 살면 갈등은 없는 대신에 다른 불편한 점이 많이 있고, 같이 살면 서로 도움이 되는 점은 많이 있는 대신에 또 갈등이 생긴다는 두 가지 측면이 같이 있습니다. 칼은 날카로워서 사용하기 좋은 반면에 손을 벨 위험이 있는 것과 같아요. 두 가지 성질이 같이 있는 거예요. 우리는 아이들에게는 칼이 날카로워서 손을 벨 확률이 더 높으니까 칼을 만지지 말라고 말해요. 하지만 어른은 손을 벨 위험이 있더라도 칼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니까 이처럼 용도가 더 큰 경우에는 칼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정토회가 원을 세우고 어떤 일을 하려면 도반과 함께해야 해요. 같이 있다 보면 부딪힐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함께할 때 훨씬 더 이익이 많고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것은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는 것과 같아요.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많지만 약간의 손 벨 위험도 있으니 그건 좀 조심을 해야 합니다.

부부가 같이 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같이 살면 여러 가지 이익이 있지만, 거기에도 갈등이 있을 위험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개인의 고집이 셉니다. 다시 말해 자기주장이 강하고 이기심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같이 살면서 갈등을 겪는 고통이 혼자 사는 불편함보다 더 괴롭게 다가와요. 그래서 혼자 사는 사람이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게 더 좋거나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람들의 성향이 달라지면서 선택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앞으로 어떤 활동에든 참여해 보세요.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 한번 살펴보세요. 전법을 하든 뭘 하든, 실제로 일을 해보면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도반과 같이 하는 게 훨씬 쉽고 편리할 겁니다. ‘나는 이런 일 안 하겠다’ 하면 상관없지만, 하겠다고 한다면 도반과 같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같이 하다 보면 거기에는 약간의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부지간이든, 부모자식이든, 형제지간이든, 도반과 도반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견해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 약간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자의 말처럼 도반과 사적으로 만나면 왜 갈등이 없을까요? 사적으로 만나면 아무런 주의 주장을 해야 할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정토회 활동이라는 건 원칙이 있고 성취해야 할 목표가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원칙을 지키면서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더 효과적이냐 하는 측면에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부처님과 제자들, 또는 제자들과 제자들 사이에도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이분들은 자기의 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즉 도(道)를 이루기 위해서 가족도 버리고 재산도 버리고 수행자가 되었잖아요. 본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한 사람들이기에 우리보다 아집이 좀 적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같이 어울려 살아도 우리보다는 갈등이 좀 적었어요.

정토회도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정토회 활동을 함께하며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조직이나 단체에 비해서는 갈등이 적은 편이에요. 우리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사찰에 다니는 사람들도 갈등이 심한 경우도 있고 정토회에 비해 갈등이 없을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각기 달라요. 갈등이 없는 이유는 서로 상관 안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복만 빌고 가면 되니까 공동 목표가 없는 거예요. 반면에 갈등이 있을 경우에는 정토회보다 훨씬 심한 경우가 많아요. 심하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수행자가 아니니까 이해관계에 부딪치면 갈등이 훨씬 심하게 마련입니다. 정토회는 이해관계로 부딪치는 일은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 심각한 갈등은 없는 거예요. 그러나 공동 목표를 가지고 공동 작업을 하다 보니 소소한 갈등은 많이 일어나고 서로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우리가 자기주장을, 즉 아집을 조금 내려놓는 것을 통해 극복해야 합니다.

부처님 제자 중에도 데바닷타(Devadatta, 제바달다)처럼 부처님 말씀을 안 듣고 부처님의 교단에서 분리해서 부처님 생시에 벌써 따로 상가를 구성한 사람도 있습니다. 또 부처님의 제자들끼리 서로 싸우기도 했어요. 싸운다고 해도 재물을 갖고 싸운 게 아니라 계율을 갖고 싸우기는 했지만요. 어떤 계율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를 두고 다투다가 나중에는 패거리를 이루어서 부처님 말씀도 안 듣고 계속 싸웠던 ‘코삼비(Kaushambi, Kosambi) 비구의 분쟁’ 같은 일도 있었어요. 이처럼 부처님 때에도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정토회에서도 회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게 저는 이해가 됩니다. 물론 갈등이라는 게 수행자로서는 부족해서 생긴 문제이긴 해요. 하지만 정토회에 오는 사람들의 특성도 있어요. 사람들은 대부분 주류 종교에서 종교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막상 다녀보면 모순이 많아요. 이것도 마음에 안 들고, 저것도 마음에 안 들죠. 이런 사람들이 주로 정토회에 많이 와요. 그래서 정토회에 오는 사람 중에는 자기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비교적 좀 많은 편입니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그런 기질이 다른 곳에 비해 강한 편이에요. 원래 기질이 그렇다 보니 수행을 한다고 해도 좀 자그락대며 갈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나쁘게 너무 보지 말고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부처님 당시에도 갈등이 전혀 없었다는 건 아니에요. 부처님 당시에도 교단 안에서는 계율 문제, 특히 생활 문제로 부딪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말씀의 문제, 즉 진리의 말씀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없었어요. 그러나 생활상의 문제를 갖고는 늘 갈등이 있었습니다. 또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이 계율 문제를 두고 큰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계율이라는 건 실천행, 즉 생활 문제예요. 생활 문제를 갖고 벌어진 갈등이 수습이 안 돼서 결국 200년 후에는 교단이 분열되고, 나중에는 열 몇 개로 분열됐습니다.

이처럼 갈등은 사람이 많이 모여 살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문제예요. 우리도 지금 성지순례를 1200명 이상이 오니까 아픈 사람이 생겨요. 조심을 해도 이런 일도 생기고, 넘어져서 깁스한 사람도 생기고, 온갖 사고가 있습니다. 재앙이 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사람이 10명쯤 가면 사고 날 위험이 적고, 100명쯤 가면 몇 명이 생기고, 1000명쯤 가면 온갖 일이 다 일어나는 게 당연해요. 이거는 인생사가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갈등이 생기는 것 자체는 당연하다고 이해하되 우리는 수행자니까 가능하면 자기 고집을 좀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 좋겠죠. 도반이 우리의 원을 성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람임을 알면 소소한 것을 두고 너무 자기주장을 내세우지는 않게 돼요. 그런 관점을 좀 가져보세요. 행복학교에서 늘 배우잖아요. 우리는 서로 다릅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항상 어떤 사람은 빠르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늦다고 해요. 한쪽에서 ‘약간 올리자’라고 하면 다른 쪽에서는 ‘아니다, 내리는 게 낫다’라고 하고요. 저도 일을 하다 보면 계속 이렇게 의견 차이가 생깁니다. 보는 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서로 다른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됩니다. 다만 자신의 것을 고집할 때 갈등이 생긴다고 볼 수 있죠. 자기에게 어떤 주장이 있는 건 문제가 아니에요. 그러나 우리가 수행자라면 고집을 조금 내려놓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네, 감사합니다.”

이어서 세 명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 행복학교를 진행하는 분들이 교육 내용을 자료화해서 그걸 수업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행동일까요?
  • 정토회 사상과 이념을 딱 한마디로 말해 달라고 질문하면 대답을 못하겠습니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요?
  • 몇 년 전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죽음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대화를 마치고 나서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다음 법회는 아마 델리에서 인도를 출국하는 날 아침에 생방송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법회를 마친 다음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합니다. 한 번 더 인도에서 여러분을 뵙도록 하겠습니다. 늘 자신을 행복하게 가꿔나가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이 시간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생방송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룸비니를 출발해 네팔 국경으로 향했습니다. 이국 땅에서 한국절을 운영하느라 수고가 많으신 보현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올해 4월에 네팔에 다시 올 일이 있을 것 같아요. 그때 시간이 되면 다시 들르겠습니다. 저희 순례자들을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8시 40분에 대성석가사를 출발하여 9시 20분에 국경에 도착해 네팔 출국과 인도 입국 수속 절차를 밟았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정토회가 주관한 INEB 행사에 참가했던 린포체 Parchok(팍촉)님이 정토회 순례단의 국경 출입국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린포체 님이 연결해 준 분이 직접 국경에 나와서 원래 2명이던 출입국 심사 직원을 3명으로 늘여 주고, 근무 시간도 연장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1시간 만에 출입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덕분에 정말 빠르게 국경을 통과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린포체 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주세요.”

네팔 국경을 통과하여 인도로 다시 입국을 했습니다.

입국 절차를 마친 후 순례단은 삐쁘라하와 진신사리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버스는 울퉁불퉁 비포장 시골길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차창 너머로는 연둣빛 밀밭과 노란 유채꽃밭이 펼쳐졌습니다.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 11시 40분에 삐쁘라하와(Piprahwa) 진신사리탑 앞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쉬라바스티까지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갈 길이 멉니다. 내일 하루 종일 쉬라바스티를 순례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유적지 안으로 입장하지 않고 담 밖에서 진신사리탑을 참배하고 스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이곳을 인도 카필라바스투라고 불러요. 여기서 2km만 더 가면 인도-네팔 국경이 나오거든요. 여기서 국경을 바로 통과하는 길이 없어서 우리는 국경을 빙 둘러서 여기까지 오느라 한 시간이 걸린 겁니다. 이 탑은 석가족이 세운 진신사리탑입니다.”

탑을 바라보면서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한 후 간단하게 기념촬영만 하고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삐쁘라하와 진신사리탑을 출발한 버스는 이제 부처님이 가장 오래 머무신 쉬라바스티로 향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스님은 내일 국경을 통과하게 될 B팀 책임 법사님들과 계속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오늘 국경을 통과하면서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실무 담당자들에게 여러 번 전화를 해서 대책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말씀해 주신 방법대로 하면 내일 점심때까지 B팀도 모두 쉬라바스티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님의 제안으로 B팀은 차량별로 한 시간 간격으로 새벽 3시, 4시, 5시에 국경을 통과하기로 하고, 이동할 때도 그룹별로 다 모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차량별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버스 안에서 전화 통화를 많이 하다 보니 목이 잠겼습니다. 휴식을 하는 사이 버스가 쉬라바스티 천불화현탑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스님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부처님이 수자타 장자의 초청을 받고 와서 이곳 사위성에서 전법을 했는데, 호응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고 해요. 아마도 코살라국은 신흥강국이었지만 이교도가 많고 문화 수준이 낮았나 봐요. 그래서 수다타 장자와 베사카 부인이 이렇게 간청을 했어요.

‘이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교화하기가 힘드니까 무언가 신통을 보여주셔야겠습니다.’

거기에 응해서 부처님께서는 성밖 이곳에 어느 날 대중을 모이게 해서 망고 씨앗 하나를 땅에 심으셨다고 합니다. 조금 있으니까 그곳에서 싹이 터 나오더니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고목나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 망고 열매가 열려 노랗게 익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망고들은 모두 부처님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을 두고 천불화현(千佛化現), 천 분의 부처님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사위성 사람들이 감동해서 그 후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슨 사건 때문에 이런 신비한 일화가 생겼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후대에 불교가 종교화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도 들고요. 케사리아 탑이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탑이 가장 큰 탑이었습니다.”

천불화현탑을 향해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나서 순례자들은 계속해서 동원정사를 비롯해 순례를 계속 이어가도록 안내한 후 스님은 오늘 숙소인 천축선원으로 향했습니다.

버스에 타려고 하는데 스님 주위에 구걸하는 아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과 아이를 안은 엄마에게 사탕을 나눠주었습니다. 사탕을 준다고 하면 너도 나도 달려드는데, 스님은 질서 있게 줄만 서면 똑같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줄서기부터 알려준 뒤 똑같이 사탕을 나눠주었습니다.

"자, 따라 해 봐요. 나모 땃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붓다사.”
(존귀하신 분, 공양받아 마땅하신 분, 바르게 깨달으신 부처님께 예경드립니다.)

“나모 땃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아 삼붓다사.”

아이들은 큰 목소리로 스님을 따라 하고 사탕을 받았습니다.

천축선원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습니다. 축선원은 쉬라바스티에 있는 한국절입니다. 부처님 성지에 있는 흔치 않은 한국절인 데다가 순례자 숙소를 이용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순례자들 대부분은 오늘과 내일 이곳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1250여 명을 다 수용할 수 없어 근처의 티벳, 스리랑카 절 등에 흩어져서 숙박을 하게 됩니다.

스님은 천축선원을 운영하고 있는 대인 스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1250명을 맞이할 준비를 하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6시 30분에 순례단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천축선원에서 순례자들을 위해 따뜻한 뭇국과 깍두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국을 뜨는 담당은 스님이 맡았습니다. 순례자들은 무척 감사해하며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에는 법사단 실무자들과 내일 쉬라바스티 순례 일정과 모레 상카시아 순례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했습니다. 세부적으로 프로그램을 점검한 후 9시가 넘어서 회의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 정진으로 하루를 시작해 천불화현탑, 동원정사, 수닷타장자탑, 앙굴리말라탑, 기원정사를 참배할 예정입니다. 부처님께서 성도 후 가장 오래 머무셨다는 쉬라바스티에서 하루 종일 부처님의 숨결을 느끼며 머물 예정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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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것은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는 것과 같아요.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많지만 약간의 손 벨 위험도 있으니 그건 좀 조심을 해야 합니다. … … … 그러면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우리가 자기주장을, 즉 아집을 조금 내려놓는 것을 통해 극복해야 합니다."

2023-11-21 17:00:39

박경자

감사합니다

2023-02-26 20:01:12

바람

함께하는게 뭘해도 낫다. 그러니 나의 주장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자!

2023-02-18 1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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