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11.2 (저녁) 방송·영화·연극·예술인들을 위한 길벗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전에 동대문구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 저녁에는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방송·영화·연극·예술인들 위해 즉문즉설을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을 준비한 길벗은 종교와 상관없이 방송·영화·연극·예술인들이 모여서 마음 공부와 함께 사회 봉사를 함께 하는 모임입니다. 강연 2시간 전부터 40여명에 달하는 길벗 회원들은 강연장 세팅과 무대 및 여러 가지를 점검하며 강연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 입구에서 안내 푯말을 들고 있는 연기자들

 

스님은 로비에서 강연 준비를 하고 있는 길벗 회원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며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오후 7시가 되자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고 200여명의 방송 관계자들은 박수로 스님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스님은 첫 인사에서 “방송 연예 관계자 분들이라 자신의 얘기를 대중 앞에서 더 못하는데, 스님 보기에는 특별한 게 없는데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편안하게 찻집에서 말하듯 하면 된다고 일러주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가을날 밤에 여러분들을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즉문즉설은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뇌든 번뇌든 의문이든 그것을 편안하게 드러내서 함께 대화하면서 살펴보는 자리입니다. 이걸 창피하게 생각해도 안 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안 되고, 움켜쥐어도 안 되고, 다만 현재의 내 상태와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서 그걸 갖고 찻집에서 친구끼리 이야기하듯 이야기하다 보면 전모가 보이고 통찰력이 생깁니다. 제가 하는 역할은 앞만 보던 사람이 뒤도 좀 보도록 ‘여기는 어때?’ 하고 안내를 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깨닫게 해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깨닫는 거예요. 다만 옆에서 조금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인생이란 별 게 아니에요. 인생의 의미가 뭐냐고들 묻는데, 의미가 없어요.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풀 한 포기든 다람쥐 한 마리든 사람 한 명이든 태어나서 살다 죽는 것은 똑같아요. 인생에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원래 의미가 없는데 우리가 의미를 부여해서 사는 거예요. 의미를 부여해서 살아도 괜찮아요. 그런데 자기가 부여한 의미에 매달려서 노예 생활을 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마치 누에가 제 입에서 나온 실로 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갇혀서 답답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고치를 뚫고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것이 자유와 행복입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오늘도 자유와 행복의 길로 나아가는 대화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총 6명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 방송 문화 영화인으로서 이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하는 질문을 길벗 모임을 대표하여 사회자분이 먼저 했습니다. 이어서 한 분은 얼마 전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 모기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모기향으로 모기를 죽이는 것도 살생인지 물었고, 한 분은 회사를 함께 경영하는 오빠가 깨달음의 장을 갔다 오면 더 행복할 거 같은데 어떻게 현명하게 권할 수 있는지 물었고, 한 분은 나이가 들수록 연애나 남자에 대해 초조해지는데 어떻게 하면 연애를 잘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 길벗 모임을 대표해 국정 교과서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배우 최문경님

 

또 한 분은 남편의 실직으로 집안의 가장이 되었는데 상사가 히틀러 같이 군림하고 다른 직원들이 중상모략을 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고민이라고 물었고,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여학생은 군기 잡는 선배들 때문에 무용에 집중을 못하는데 어떻게 전공을 살리면서 살 수 있을지 물었고, 한 분은 최근에 정토회를 나가면서 수행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자주 있어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다양한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히틀러 같은 상사와 중상모략하는 직원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직장생활 20년 차이고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남편이 작년에 실직하고 제가 집안의 가장이 된 상태인데 저도 직장생활에 굉장한 위기를 맞았습니다. 20년 동안 한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일했는데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됐어요. 게다가 굉장한 보복성 인사의 결과였기에 전에는 팀장급이었지만 갓 들어온 사원들이 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관리자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기가 너무 벅찹니다. 게다가 저희 조직을 보면 기관장이 거의 히틀러 같습니다. 당신에게 충성을 하면 아낌없이 당근을 주시고, 조금이라도 반대를 하면 가차없이 내칩니다. 저는 거의 1순위였는데 본보기로 채찍을 맞은 거죠. 

 

요즘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와서 제가 살려면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내년에 나이가 50이라 걱정입니다. 비슷한 사정으로 그만둔 후배가 지금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워요. 사정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다 ‘지나가는 거야’라며 적극적으로 말립니다. 그런데 저는 20년 동안 헌신적으로 일했는데 일을 엉망으로 해왔기 때문에 조직에 해를 끼쳤다는 중상모략까지 당한 상태여서 억울합니다. 사실은 반대로 제가 헌신적으로 한 덕분에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는데요. 공든 탑이 무너진 느낌, 혹은 20년간 열심히 지은 집에서 쫓겨난 느낌입니다. 

 

숨을 쉬고 살려면 직장을 그만둬야겠는데 현실적으로는 시부모님까지 부양하고 있고 아이는 아직 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니 경제적 걱정도 되고요. 밥벌이의 냉엄함을 알지만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장을 나가야 기관장님을, 그리고 그 분이 주는 당근을 받아먹고 제게 등을 돌리는 사람들을 더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실적인 문제와 제 마음이 간절히 원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어서 스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직장 그만두고 돈을 안 벌어도 생활이 유지돼요? 남편도 실직한 상태에서 자녀들 키우고 시부모님 부양할 수 있어요?”

 

“부잣집이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한 3년 정도는 버틸 수 있는데 그 다음은 알 수가 없어요.”

 

“고민거리가 아닌 것 같은데 고민이 되는 것은 한 3년 먹을거리가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겁니다. 그게 첫째예요. 두 번째, 질문자가 이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으로 가면 언제든지 대우를 더 받을 수 있어요? 아니면 좀 어려워요?”

 

“이쪽 업무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이직의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이직을 하게 되면 계약직으로 1년 정도이고 연봉도 반으로 깎입니다. 그나마도 가능성이 아주 높진 않고요.”

 


 

“그러면 질문자가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오늘 저와 대화하는 지금 이 순간에 이 직장을 그만둬버리세요. 마음속으로 사직해버려요. 사직했어요?”

 

“예, 마음속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이 직장으로 이직을 하세요. (질문자 웃음) 재취업을 하면 연봉은 지금의 절반이고 그것도 1년 계약직이에요. 내일 아침부터 회사 나갈 때 연봉 절반인 1년 계약직이라고 생각하고 출근하면 돼요. 이 회사와는 끝났고 새로운 회사에 들어온 거예요. 새로운 회사에 가도 어차피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을 거 아니에요? 새로 와보니까 여기에도 예전 우리 사장하고 비슷한 사장이 있고, 저기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청중 웃음)

 


 

“예, 저도 그런 걸 다 각오하고 있는데 제가 믿었던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거랑 원래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서 하는 건 다르잖아요. 후자는 제가 심리적으로 유착이 안 된 상태...”

 

“그래서 이런 인간들과는 오늘로 끝내라고 하잖아요. 오늘 이 순간 사표를 내서 회사를 그만두고, 내일 새로운 회사로 취직을 하란 말이에요. 그런데 가보니 인간들이 좀 예전 인간들과 생긴 게 비슷해요. (질문자 웃음) 

 

그렇게 새로운 회사에 취직하면 이 문제는 풀어져요. 내일 아침에 새로운 회사에 들어오는 거예요. 연봉은 절반을 받고, 그것도 계약직으로 온 거예요. 그러면 이 인간들은 예전에 보던 인간들과 비슷한 인간일 뿐이지 새로운 인간들이에요. 그렇게 일하다 월급 나올 때 보면 계약 때보다 두 배로 주고, 계약한 1년이 지났는데도 연장시켜 주니 고맙잖아요. 

 

그러니 내일부터 매일 108배를 하면서 ‘취직시켜 줘서 감사합니다. 연봉을 이렇게 많이 줘서 감사합니다.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대우해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세 가지 감사 기도를 하면서 수행한다면 문제가 없을 거예요.”

 

“스님, 그런데 인간이 그렇게 망각만 할 수 있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 공을 가로채고 중상모략을 하고 보복성 인사를 하는 것들을 보니 마음같이 안 돼요.”

 

“아니, 다른 회사라니까요. (질문자 웃음)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제가 다른 회사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신입사원이에요. 내일 아침부터는 이 회사에 있는 사람이 나이가 어리든 많든 모두 질문자보다 선배예요. 내가 후배로 들어갔는데 선배들이 나를 하대하지 않고 대해주는 것만도 고맙다고 생각하고 다녀야 해요. 질문자 사정을 들어보니 어차피 이 회사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래요. 마땅한 데가 지금 없잖아요. 어차피 다녀야 하는데 괴로워하면서 다닐래요? 안 괴로워하면서 다닐래요?”

 


 

“스님, 그런데 제가 일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런데 한 군데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아까 말씀드린 연봉 절반에 1년 계약직을 제안해왔어요. 가족들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저는 거길 가면 날아갈 것 같아요. ”

 

“그런데 가족들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아이 엄마고 한 남자의 부인이고 부모님의 자식인데요. 그러니 그걸 말해서 뭐해요? 이게 현실이에요. 저도 눈치보고 살지 말라곤 하지만 이런 눈치는 좀 보고 살아야 해요. 인간이 어떻게 눈치를 하나도 안 보고 살아요? 고등학교를 아직 마치지 않은 아이가 있고, 남편이 실직 상태이고, 돌봐야 하는 부모님도 있는 게 현실이에요. 이 현실에서 질문자의 기분이 중요하다고 하기 어려워요.

 

이직했다고 생각해버리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직하면 어차피 전공은 못 살리는데, 지금 질문자의 전공이 아닌 다른 업무로 보냈다니까 어차피 그걸 다른 회사에 취직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제 말은 3~4년 살 수 있는 돈이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확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때려치울 수준이 전혀 안 돼요. 

 

지금 질문자는 확 때려치우고 갈 데도 마땅치 않으면서 내내 ‘때려치울까, 때려치울까’ 하고 머리만 복잡해요. 그러니 아이가 대학갈 때까지는 도와주세요. 대학 간 뒤에는 안 도와줘도 돼요. 그러니 아이가 대학갈 때까지, 혹은 남편이 취직할 때까지는 딴 생각 하지 말고 아까 말한 세 가지 감사 기도를 하면서 여기 다니는 게 제일 낫겠어요.”

 

“네, 노력해 보겠습니다.”

 

“노력이 필요 없다니까요. 노력을 하려면 ‘그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기도문을 주면서 시키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거는 회사를 옮겼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회사를 옮겼다고 생각하면 아무 노력할 게 없어요. 미워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필요 없어요. ‘취직시켜 줘서 감사합니다. 연봉 많이 줘서 감사합니다. 계속 일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세 가지를 감사하면서 다니면 돼요. 지나간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회사가 바뀌었다고 이야기하잖아요. 같은 회사가 아니라니까요. (모두 웃음) 

 


 

아까 저한테 사표 냈어요? 안 냈어요? 사표 내어 놓고는 계속 그 이야기를 하면 어떡해요. 사표 내서 제가 이 회사에 다시 취직시켜줬잖아요. 새로 취직시켜줬으니 연봉 절반은 저 주세요. 그렇게 해서 행복하게 다니세요. (청중 웃음)

 

지금 분단 70년도 해결 못 하고 사는 저는 질문자보다 훨씬 더 답답해요. 우리를 식민지화했던 일본이 지금 와서 큰소리치는 것도 손 못 보고 가만히 보고 있는데요. 일본 군대가 한국에 진주할 수 있네 없네 이런 소리 듣고도 그냥 사는 게 더 답답하지 않아요? 그게 뭐 그리 답답하다고 그래요? 사장이 피해를 끼쳐본들 나라에 얼마나 끼치겠어요? 자기한테 조금 손해났다고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 없어요. 좀 크게 생각해보세요. 좀 큰 걸 생각하면 별 일 아니에요. 이렇게 생각을 좀 바꿔봐요.”

 

“예, 알겠습니다.”

 

“회사를 바꿨다고 생각해요. 그 지저분한 회사 뭐 하러 다녀요? 오늘 확 사표내고 내일 새로운 회사에 가봤더니 ‘여기도 비슷한 인간들이 사네’ 이렇게 하고 다니면 괜찮아요. 그래서 그건 탁 내려놓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세상을 좀 만들자’ 혹은 ‘북한 주민들이 계속 굶어 죽으니 안 되겠다. 확 통일해버리자,’ ‘일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다’ 이런 고민을 좀 하세요. 생각의 크기를 좀 바꿔 봐요. 쫀쫀하게 붙어 다닐 필요 없어요. 오늘 확 그만두고 내일 새 회사 취직하라니까요. 하하하.”.

 

사표를 내고 다시 스님이 이 회사에 취직시켜 준 것이라고 하니 질문자도 웃고 청중도 웃었습니다. 즉문즉설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생각 돌이키게 해주는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모두들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박수를 치며 모두가 웃고 있는 사이 청중석에서도 한 분이 손을 들고 일어나 “본인의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들에게 너무 애정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중상모략을 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신경을 쓰면서 내 인생을 소모하지 말고 본인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라고 스님의 답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주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참, 주책이네요” 라는 농담과 더불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하면서 질문자를 위해 이런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었습니다. 

 

“누가 나한테 쓰레기를 한 봉지 줬어요. 그래서 기분 나쁘다고 쓰레기 봉지를 쥔 채 10년째 계속 따라다니면서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런 쓰레기를 줄 수 있냐’ 하고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리석은 사람이잖아요. 딱 던진 걸 받아보니 쓰레기라면 버려버리면 돼요. 안 받는 게 제일 좋아요. 받았다 하더라도 더러운 걸 딱 보고 버려버리면 되는데, 지금 질문자는 그걸 손에 꼭 쥔 채 마냥 따라다니면서 ‘나한테 왜 이런 쓰레기를 줬냐’ 하고 따지고 있는 겁니다.

 


 

기분 나쁘면 내 손해예요. 그러니 우리는 늘 자기가 손해 보는 겁니다. 쓰레기통을 들고 그렇게 오래 다녀봤자 뭐해요? 질문자가 굉장히 똑똑한 것 같지만 지금 쓰레기통을 내내 뒤져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고 ‘어떻게 이걸 나한테 줄 수 있냐’ 이러면서 사는 거예요.”

 

스님의 명쾌한 비유에 청중석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강연을 시작한지 벌써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청중들에게 재미있었는지 물어본 후 모두 재미있었다고 큰 목소리로 답하자 이렇게 긍정적 사고를 하면 삶이 재미있고 가벼워진다고 하면서 마지막 닫는 말씀을 해주었스니다. 

 

“재미있었어요?”

 

“네” (모두 큰 목소리로 대답) 

 

 

“인생은 이렇게 재미있는 거예요. 죽는다는 이야기도 이야기하다 보면 재미있고, 산다는 이야기도 재미있고, 시험에 떨어졌다 해도 재미있고, 헤어졌다 해도 재미있습니다. 헤어졌다고만 생각하면 우울하지만, 헤어졌으니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에요. 배우자가 죽었다고 생각하면 괴로운 일이지만, 결혼 한 번 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에요. (청중 웃음) 

 

어떻게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차피 주어진 현실은 연연해한다고 변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 그걸 긍정적으로 탁 바꾸는 긍정적 사고를 하면 삶이 가벼워집니다.

 


 

그렇다고 세상을 가만히 두라는 건 아니에요. 아까 질문처럼 회사에 그런 문제가 있으면 어때요? 우선은 새로운 마음으로 이직해서 나부터 살고 봐야 해요. 내가 그 사람들 때문에 괴로워할 이유가 없어요. 그렇게 숨통이 트이고 힘이 좀 생기면 그 다음부터는 회사를 좀 바꿔볼 수도 있죠. 그 사람들과 싸울 힘이 나한테 있으면요. 지금 저렇게 을이 되어서는 싸워봐야 백전백패예요. 벌써 기가 눌리는데 어떻게 이기겠어요? 상대가 나를 보고 화를 내서 붉으락푸르락해도 내가 빙긋이 웃으면서 ‘사장님, 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왜 그러세요?’ 이렇게 능글능글하게 대응해야 이기지, 막 머리띠를 두르고 악을 써서는 못 이겨요. 그러면 대부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하다가 지쳐 나가떨어져요. 그러니 먼저 나부터 살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원기가 회복되면 한판 붙어도 돼요. 

 

그러니 이런 저런 문제를 욕하지 말고 우선은 ‘뭐, 그럴 수도 있겠다’ 해보세요. 그리고 지금은 자기 의견을 내도 되는 사회잖아요. 그러나 화를 내고 잠 못 들면 자기만 손해예요. 저기 위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잖아요. 전 국민이 일어나서 뭐라고 해도 ‘왜 그래?’ 그러면서 추진하니까 대부분 이기는 거예요. 이쪽은 늘 부르르 부르르 하다가 지잖아요. 꾸준히 해야 하는데 성질내고 하니까 오래 못 가는 거예요. 그러니 욕하지 마세요.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그렇게 할 이유가 있는 거예요. 게다가 권력도 있고 지위도 있는 대주주잖아요. 그러니 소액주주들은 ‘아니다’ 싶어서 뭘 바꾸려면 힘을 많이 모아야 해요. 지금은 화낼 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힘을 모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좀 바꿔야 해요. 이것도 긍정적 사고예요. 긍정적 사고를 해야 끊임없는 에너지가 나오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욱 하다가 지쳐 나가 떨어져요. 욕하고, 술 마시고, 나중에는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말아요. 어떤 일이든 그렇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긍정적 사고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독립운동도 혁명도 웃으면서 하고요, 울어봐야 나만 손해니까 하루를 살더라도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고, 또 그렇게 살아가면서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변화, 양쪽 모두를 균형있게 이야기해 준 스님에게 모두들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스님은 오늘 강연을 준비한 길벗 회원들과 함께 단체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들은 길벗 회원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환한 미소가 지어졌고 강연장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스님은 강연을 준비하느라 수고한 길벗 회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격려를 해준 후 강연을 나왔습니다. 

 


 

강연이 끝난 로비에서도 방송·영화·연극·예술인 관계자들 모두가 강연의 감흥을 나누며 기뻐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서로 소감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어느 한 길벗 회원은 “쓰레기를 당장 버려라 말씀하실 때 후련하고 좋았다”며 “오늘 강연을 들으러 제주에서부터 왔는데 좋은 말씀을 들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말해 주었습니다. 

 

방송인, 연예인, 연기자, 작가로써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불안할 때가 많은데 한 생각만 바꾸면 괴로움도 달리 보인다는 스님의 말씀이 많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긍정적인 마음을 내어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야겠다고 되새겨 보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겨울이 오는 문턱에서 만난 스님의 강연은 방송·영화·연극·예술인들 모두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을 나온 스님은 밤 10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 7시부터 하루종일 평화재단에서 미팅 및 회의가 연이어 있고, 저녁 7시에는 중앙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전체댓글 33

0/200

LIXIANGCHUN

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2015-11-09 00:22:44

김순남

명쾌한 말씀 감사합니다.

2015-11-08 12:05:35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쓰레기는 버리겠습니다.

2015-11-07 18:47:28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