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5.30. 부천, 수원 희망세상만들기 강연, 사전투표

오늘은 부천과 수원에서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부천 강연장으로 가기전까지 정토회관에서 용성진종조사 탄생 150주년 기념식자료집 원고교정등의 업무를 보셨습니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부천 시청 대강당은 아침 일찍부터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몰려온 참석자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4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아침 7시에 일제히 모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봉사 지원을 와주셨지만, 5개월 전 부천법당이 개원한 후 불교대생들이 많이 들어와서 주인이 되어 맡은 바를 척척척 해나감에 따라 드디어 부천의 힘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봉사자들은 각자의 마음을 살피고 나눈 후에, 봉사의 마음을 다지는 명심문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리고, 오신 분들이 불편함 없이 강연을 듣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930분부터 입장이 시작되어 1010분에 529석의 강연장이 이미 꽉 찼습니다. 그런데, 여느때와 달리 이번 강연에서는 세월호 사고로 부천 시청의 안전수칙이 강화됨에 따라, 좌석이 아니면 앉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주최측은 오신 분들을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아신 스님께서는 기다리는 청중들에게 직접 가서 안전규칙 때문에 시청에서 입석이 안된다고 하니 여러분 죄송하지만 협조해 달라고 양해를 직접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돌아갔지만, 220여명은 돌아가지 않으려고 하여, 강연장 밖 3층 로비를 열고, 영상 화면 2개를 켜고,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바깥의 스피커도 켰습니다. 그리하여 3층 로비에서 총 220여명이 의자와 바닥에서, 혹은 서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1030분에 시작한 강연이 1시가 다 되어 끝날 때까지 약800여명의 청중들이 함께 했습니다. 강연장에 못 들어오신 청중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처하느라, 외부 봉사자들은 전쟁을 치루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청중들을 초대해놓고 돌려보낸 결과가 되어 매우 매우 죄송하였습니다.  

     

  스님께서 등장하시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환호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청중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강연에서는 모두 9명의 질문자가 질문을 함으로써, 청중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너무 잘하는 언니와 비교를 많이 당해 애정결핍과 열등감에 시달려 왔으며, 자신에게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부여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져 자포자기 하게 되고 꾸준히 멀리 가지 못하게 된다는 30세 여성분,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싶은데, 남자친구와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을 하면, 남자친구는 말이 안 통한다며 답답해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여성분, 남편이 부모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랑 살다가 스무살 때부터 독립해서 살았는데, 상처를 받으며 살았겠다 싶어 마음을 헤아려 남편의 잘못이어도 내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넘어가다 보니, 남편은 자기가 분명 잘못해도 내 탓을 하고, 항상 내가 잘못한 것처럼 몰고 가는 일이 생기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질문하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 76살 아이를 둔 엄마인데, 신랑이 주식중독이라, 이미 25천 정도의 빚을 졌는데, 이혼을 해야 할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게 나을지 고민을 털어놓는 여성분도 있었습니다. 또 열 살짜리 딸아이가 죽은 뒤에, 임신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 임신을 상상하고 임신이 끌려오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습니다. , 경제력을 남편이 가지고 있고 생활비를 주는데, 남편은 외국의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생활비를 나눠서 도와주는 게 맞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 금강경에, ‘무릇 상이 있는 모든 것은 허망하니, 상이 상 아닌 것을 본다면 바로 여래를 보리라한 말씀을 보면, 이는 모든 현상이 상이 없을 진대, 인과로 인한 고통은 왜 있는 것이며, 천차만별로 살아가는 중생의 고통은 왜 있는 것인지를 질문하였습니다. , 젊었을 때 폭력적이고 술만 마시던 남편이 14년간 떨어져 살았는데, 이제와서 아이들을 찾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인 분, , 아들이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어서 점을 봤는데 신기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인 분, 아이가 바라는 대로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고함을 지르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인상깊었던 질의응답이 매우 많았지만, 그 중에서 한 가지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유투브를 통해서 스님을 뵈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큰 용기를 내어서 질문을 드립니다. 열 살짜리 딸아이가 죽은 뒤에 임신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요? 임신을 상상하고 임신이 끌려오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질문자가 아기를 낳고, 키울 때 좋았잖아요? () 죽으니까 고통이 커요? (큽니다.)

겪어봤으면 복이 곧 불행이 되구나, 복이 화가 된다는 것을 경험을 했는데, 뭐 때문에 왜 또 아이를 가지려고 해요?”라고 스님께서 되물으니 질문자는

제 생각에, 인과를 생각할 때, 그 때 씨앗을 잘못 심은 거 같아요. 남편을 원망했습니다.”

     

남편 원망했다고 아이가 다 죽으면 여기 살아 있을 사람 몇치나 있겠어요?  (청중들 : 웃음)

     

애기가 생기면 낳지만, 애기를 굳이 꼭 낳아야 될 이유는 없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이 곧 고()입니다. 락이 클수록 고가 커집니다. 자식에 대한 기쁨이 크기 때문에 자식이 죽으면 고통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아주 소중한 것을 얻으면 기쁨이 크지만, 그것을 잃으면 고통이 큽니다.

     

여러분이 만나는 남자나 여자 중에 내가 평소에 만날 수 없는 높은 사람이거나, 내가 대접을 받을 수 없는 큰 대접을 받았다거나, 이럴 때 사기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소에 나한테 성질내고, 짜증내고, 조금씩 손해끼치는 인간한테는 사기 당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사기꾼을 보세요. 인물 잘났죠, 옷 잘 입죠, 말 잘해요, 친절해요, 씀씀이도 좋아요, 사무실은 굉장하게 잘 꾸며놨어요. 이거 안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기를 당하는 것입니다. 물고기 잡을 때나 쥐약을 놓을 때, 쥐가 좋아하는 음식에 쥐약을 넣고,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를 쓰지요.

     

스님 : 사기 치는 것은 물론 그 사람이 나쁘지만, 나에게도 그럴 요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뭔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아는 사람이 그것을 가지고 사기를 치면 100% 속아서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사기를 쳐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돈 좋아하니까 돈으로 사기를 치는 거고, 남자들이 여자를 좋아하니까 미인계가 통하는 거 아니겠어요.

     

좋은 게 꼭 좋은 게 아니예요. 그래서 늘 스님이 그게 쥐약인지 모른다’, ‘낚싯밥인지 모른다’. 고 하잖아요. 락 속에 고가 들어 있다. 그걸 누구보다도 자식이 죽는 것을 보면서 절절이 깨쳤잖아요. 그러면 탁! 놔버려야지. 인연을 따라 아이가 오면 정성을 기울여서 키우고, 안 오면 안오는 대로 의좋게 살면 됩니다. 그래도 애기가 있어야 된다고 하면 애기를 낳을 수 있는 시간이 넘어가면, 입양해서 키우면 됩니다. 자식까지 죽은 이 고통을 겪고 나서도 또 무엇인가에 집착해서 구질구질하게 살려 그래요? ‘천하가 무너져도 걱정이 없다. ? 내가 자식 죽는 그 고통을 겪고도 살았는데’, 이렇게 딱 해탈을 해버려야지요. 전전긍긍한 마음으로 애기가 생긴다 생긴다 생긴다이렇게 상상을 하며 살아야 하나요? 마인드 콘트롤 한다고 생기나요? 에이고 쫌생이도 쫌생이도.. 확 놔버려요. 그냥.

 

교회 다니면,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절에 다니면, ‘인연에 따라 이루어지이다이렇게 탁 놓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자기 자식 죽고도 사는데, 더 이상 뭔 미련이 있어요? 이런 고통을 겪어버리면,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다이렇게 탁 놓고 해탈을 하면, 자식이 부모에게 큰 선물을 준 것입니다. 그러면 효도하고 간 것입니다. 자기가 그 자식을 생각하고 울고 불고 하면, 자식이 부모 가슴에 못을 박고 간 것이 됩니다. 그러면 불효자식이지요. 그걸 통해 내가 해탈을 해버리면, 자식 덕에 내가 해탈을 했으니, 자식이 좋은데 갈 수 있어요. 큰 공덕을 쌓은 겁니다. 나 하기 나름입니다.” 라고 하시니 청중들 중에는 이 말씀을 듣고 큰 깨달음이 있었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 여성분의 사연이 짠 했는데, ‘탁 놓으라는 말씀에 , 이런 해법이 있구나라고 크게 배웠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강연을 마무리 하시면서 64일 지방 선거에서 꼭 투표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뽑아주고 싶은 사람이 없고, 모두 다 싫을 때는 투표를 하기 싫지만, 그럴 때는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 하셨습니다. 투표하지 않는 국민은 권력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투표율이 90%라면 정치인이 국민들의 말을 잘 듣겠지만, 투표율이 작으면 돈 쓰거나 조직 잘하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하시며, 지연, 혈연에 경도되지 말고, 누가 잘할까를 두고 투표해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끝으로, 스님께서는 강연장 밖에서 200여명이 열악한 상황에서 듣고 있다며, 그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시고, 봉사자들과 사진을 찍은 후 평화재단으로 향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평화재단에서 용성진종조사 탄생 150주년 기념식자료집 원고를 최종적으로 점검 하신 후 사전투표 하러 가셨습니다. 64일은 부산 해운대에서 법회가 있어서 투표를 할 수 없기에 오늘 사전투표를 하려고 서울 고등학교 투표장에 들르셨습니다. 도지사, 시장후보는 알겠는데, 도의원, 군의원, 교육감은 어떤 분들인지 잘 모르겠다며 전화를 걸어 물어보시고 나서 투표장에 들어가서 투표를 하셨습니다. 투표사무원들이 스님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고 해서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관에서 잠시 휴식을 하신 후 저녁 강연이 열리는 수원 장안구민회관으로 향하셨습니다.

 

오늘 수원은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하며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날씨보다 강연장의 열기가 더 뜨거웠습니다. 500석 규모의 수원장안구민회관은 봉사자 포함 700명이 참석하며 만원을 이루었습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 분들도 계셨습니다. 스님을 뵙고 싶어 강연 시작 1시간 반 전부터 와서 기다리신 분, SNS를 보고 찾아 온 엄마와 딸, 평소 JTS 봉사를 하는 젊은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각자의 희망을 품고 강연장을 찾아주셨습니다.

     

강연장에 들어선 스님께서는 사람들이 빼곡한 1,2층을 둘러보시며 많이 덥지 않은지, 식사는 했는지를 물어 더위에 지친 참석자 분들을 다독이셨습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였는데 스님의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니 새삼 숙연해졌습니다.

개인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서두 강연을 빼겠다는 스님의 배려로 신청하신 9분 모두 질문을 하고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몸이 아프지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계신 46세 주부의 진로 고민, 인간관계에서 상처 받을 것이 두려운 21세 여대생의 걱정,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고 자꾸 긴장이 된다는 26세 직장인 여성, 몇 달 전 장애판정을 받고 좌절감을 느끼는 26세 여성의 질문,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눈에 들어오는 남자가 없어 고민인 41세 미혼 여성,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20대 남성, 회사 생활을 하면서 목표를 잃어 고민인 남자 분의 사연, 내 잘못도 아닌데 자책하게 된다는 직장인의 고민, 5개월 전에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미련이 남아 고민인 여자 분까지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유쾌하고 열정적인 스님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이 중 가장 긴 시간 스님과 대화를 주고받고 참석자들의 진심어린 격려를 받았던 세 번째 질문자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직장인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고 긴장하는 것이 고민입니다. 극복해 보려고 모임에 참석하고 그러는데, 생각처럼 잘 안됩니다. 항상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긴장을 잔뜩 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노력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려워서 아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원래 그런 것처럼 잘 웃고 그렇지만 다시 조용하고 말 없는 제가 보입니다. 주변 사람들도 제가 말이 없고 조용하다고 하고 저를 대하기가 어렵다, 불편하다고 합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너무 속상하고 마음에 담아두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늘 사람들 만나게 될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질문자의 경우는 본인이 너무 고치려고 하는데 안 고쳐지니 더 자기를 자학하게 됩니다. 질문자처럼 그 정도 어울리고 또, 어울리려고 노력도 하고 있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더 이상 노력하지 마세요. 내가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어떤 말을 해야 된다, 즐겁게 말을 해야 한다, 내가 좌중을 장악해야 한다.’는 생각은 욕심입니다. 굳이 그래야 될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물을때 대답을 안 하면 문제가 됩니다. ‘뭐 먹을래?’라고 물으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고, ‘재밌었어?’라고 물어도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답답해 합니다. 부부지간에도 답답해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대답을 바로 안 해서 그렇습니다. 묻는 말에 대답하는 정도면 됩니다.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먼저 물어요. “뭐 먹을래?” 그럼 대답하면 됩니다.

     

코끼리하면 큰 코끼리, 작은 코끼리가 있듯이 사람도 키가 180cm이 넘는 사람이 있고, 아프리카에 가면 120cm이하인 사람도 있습니다. 피부도 다르고, 같은 유럽사람 중에도 이태리 사람은 다혈질이고 영국 사람은 조용합니다. 그러니까 지역마다 문화가 각각 다르듯이 같은 집안에 태어나도 형제끼리 성격이 다릅니다. 질문자 정도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안 고쳐도 됩니다.

 

자기가 고치고 싶어 하는 것은 좌중을 장악하는 그런 사람이 부러운 것입니다. 그럴 때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대답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갑자기 청중을 장악하는 것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욕심이지만, 대답을 못하다가 뭐 먹을래?’라고 물으면 나는 짜장면!’이라고 대답하는 정도로 변화하는 것은 쉽습니다. 묻는 것에 대답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답답하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대답을 바로 안 해서 그렇습니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빨리 대답한다.’로 잡아요. 이거 하나만 해도 답답하다는 소리 안 듣습니다. 그 이상은 안 해도 됩니다. 그 이상은 되면 좋고 안 되도 괜찮습니다.”

스님께서 웃으시며 질문자에게 빨리 대답해 보라고 해도 질문자가 사람들을 만나면 긴장이 돼서 잘 안된다고 하자 긴장이 되는 것은 잘 보이고 싶다는 것이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생긴 대로 사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묻는 질문에는 대답을 빨리 하는 게 좋다 하시며 계속해서 질문자가 큰 소리로 라고 대답하는 연습을 하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대중들과 함께 질문에 빠르게 답하는 것을 연습하니 모두 한바탕 웃었습니다. 연단에서 나와 질문자와 눈을 맞추고 대중들과 호흡하는 스님의 모습에 강연이 더욱 생기 있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분위기가 풀어지자 질문자는 어릴 때 따돌림 당했던 상처 때문에 여전히 사람들 만나는 게 어렵습니다.”라며 덧붙였습니다. 이에 스님께서는 나는 아직도 따돌림을 당해요. 한국에서 왕따를 시켜서 해외 나가 활동했더니 국제 교류에 가장 앞장섰다고 칭찬을 합니다. 불교계에서 왕따를 당해서 다른 종교인들과 교류를 하다보니 종교간의 대화에 앞장선다고 칭찬합니다. 나를 왕따 안 시켰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지요.”라고 유쾌한 답을 하셔서 좌중의 웃음보를 터트리셨습니다.

 

왕따가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 따돌림 당했던 경험이 지금 좋은 점도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이 되거나 아이를 돌볼 때 따돌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아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애들이 왕따를 당했을 때 어떤 상처를 받는지를 쉽게 알 수가 있으니 좋은 경험을 한 것입니다. , 당하고 극복한 사람은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안 당한 사람보다 나아요. 내가 어떤 일 때문에 상처를 받으면 세상을 원망하게 되고 온갖 고생을 하지만, 같은 일이라도 상처를 극복하게 되면 그건 온갖 경험이 되고 실질적인 공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건 좋은 것이지요.”

     

질문자가 스님의 말씀에 곧바로 라고 답하자 참석자들의 힘찬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9분 모두의 질문에 스님께서는 시종일관 질문자와 가장 가까운 무대 끝에서 질문자를 바라보고 눈을 맞춰가며 말씀해 주셨습니다. 스님의 유머와 참석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활 속 비유에 강연장은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강연을 정리하시며 스님께서는 행복에 관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늙은이든 젊은 사람이든 어릴 때 좋은 경험을 했든 나쁜 경험을 했든 살아 있는 사람은 다 행복할 권리가 있고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옛날에 이랬다.’ 자꾸 그런 생각하지 말고, 지금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은 지금행복해야 됩니다.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합니다. 나날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강연이 끝난 뒤 책에 사인을 해 주시는 스님의 얼굴에도 사인을 받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또 스님과 함께 사진을 찍는 봉사자들의 얼굴에도 밝고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정토회관으로 가셨습니다. 내일은 청년들과 계룡산 등반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8

0/200

김혜정

항강 스님 살아가시는 모습이 제 인생에 나태함을 돌아보게하는 가장

2014-06-03 06:18:40

셍셍

아들과 함께 강연장에 찾아가 스님 말씀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br />질문자 한사람 한사람마다 깨달음을 주시려고 하시려는 마음에 감동받았습니다.<br />앞으로 외국강연 일정에 건강 상하는 일이 없이 잘 다녀오시길 기도합니다.

2014-06-02 09:06:30

박나교

새벽에 갓바위 부처님을 뵙고 108배를 하고도 내려 놓아지지 않던 마음이 지금 가만히 가라 앉습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나를 누르고 살았구나..그래서 과부하가 걸리니 결국. 폭발해 버리는구나..잘난 것 하나 없으면서 잘난줄 알고 살았구나..또 오지도 않는 미래 때문에 당겨 걱정하는구나..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의 희망도 말할수 없구나. 스님의 귀한 말씀에 사로잡힌 나를 봅니다.
아! 그렇구나..
이거였지...
내 삶의 주인, 멋진 일입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2014-06-01 21:55:32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