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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지역의 경우에는 부처님 오신 날이 일요일이 아니면 제 날짜에 할 수가 없어서 보통 앞당겨서 초파일이 되는 전 주의 일요일에 봉축행사를 합니다. 그래서 워싱턴정토회도 어제 저희들끼리 40여명이 함께 재밌게 봉축행사를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토요일 미국에 도착해서 시애틀 정토법당 개원식과 봉축행사를 하고, 일요일인 어제는 LA 정토수련원에서 봉축행사를 마치고 LA 시간으로 밤10시 (워싱턴 시간 월요일 새벽1시) 에 출발하여 오늘 아침 6시 워싱턴에 도착하셨습니다.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오전 10시부터 워싱턴디시 국무부에서 미팅이 있기 때문에 오늘 통역자원봉사를 해줄 제이슨 씨 집으로 바로 갔습니다. 7시경에 도착하여 스님께 공양올린다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침식사를 하고 스님께서는 미팅에 들어갈 자료를 다시 보셨습니다. 자료 수정을 마치자 마자 다시 영어본을 수정하고 프린트를 하여 9시 15분에 디시로 출발하였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007작전처럼 디시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국부무에서 미팅을 하기위해서는 3번의 시큐리티 체크를 통과해야 하는데,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 이후로 건물 시큐리티가 훨씬 더 강화된 듯 합니다. 이렇게 오전 9시40분에 국무부에 들어와서 1시까지 계속 연이어서 부서를 달리 하면서 스님께서는 미팅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지난주에 박근혜 대통령과 오마바 대통령간의 한미 실무정상회담을 가진 이후라서 한미정상 회담이후의 남북간의 관계가 개선되고, 북미간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대사님께 질문을 하시고, 또한 인도적지원이 재개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문의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북한 상황 및 식량 사정, 외환사정, 농업상황, 경제상황 전반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시면서 서로 말씀을 나누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꼭 북한에 인도적 지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대사님께서 한미간에 있어 좋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어서 바로 아래층으로 자리를 옮겨서 국무부의 여러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또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곳에서는 비교적 더 상세히 북한 상황전반에 대해서 스님께서 말씀을 하시니, 이번에 스님과 처음 미팅을 가지는 한 분은 스님께 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와 비확산 전략, 한반도의 통일전략, 통일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또 상세하게 설명을 하셨습니다. 저는 수도 없이 들었던 얘기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오랜동안 스님의 미팅에 참여하고 계시는 경제분석가 한 분이 자기가 그동안 스님 말씀을 잘못 들었는지 아니면 오늘 스님께서 처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스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저는 10년전부터 늘 한결같이 오늘과 같이 얘기를 했다고 하시면서 다시 한번 더 통일전략, 비핵화전략등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새로운 백년을 영어로 번역해서 이 분들께 다시 돌려야 할까봅니다.
미팅을 마치고 나오자 오늘은 이분께서 저한테도 더 따뜻한 눈으로 스님께서 매번 이렇게 오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왔습니다.
국무부에서 미팅을 마치고 나오니 1시 30분이 되었습니다. 곧 2시부터 있을 미팅장소로 옮기기 위해서 차를 타고 2시에 미팅이 있는 World Food Program (WFP)로 이동하였습니다.
지난 번에 USAID에서 북한인도적지원을 담당하고 있던 분이었는데 이번에 유엔산하 WFP로 파견근무를 나와서 WFP지원 중 전세계 미국지원을 총괄담당하게 되어서 이곳으로 나와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스님께서 북한의 식량사정 및 경제사정, 농업상황등을 설명하시고 WFP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어떻게 인도적 지원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견을 서로 주고받으셨습니다. 이 분께서는 저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북한이 개방되어 인도적 지원이 재개되어 단지 북한주민의 삶이 나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으며, 이것이 자기의 꿈이라고 얘기를 하였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울컥하였습니다.
또한 이 분은 전세계를 지원하니 가장 시급하게 지원을 해야 할 곳이 또 어디있냐고 스님께서 질문하니 시리아 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는 시리아 및 기타 분쟁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교환을 하였습니다. 이 분도 스님과 오랜 친구분이라 서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해가 참으로 빨라서 다음 번에 만나면 더 좋은 의견을 가지고 만나자고 인사를 나누고 나왔습니다. 세상에 전쟁이 없고 분쟁의 고통이 없기를 발원하며, 또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하루빨리 전개되어 그곳에 살고 있는 이천만 주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WFP 프로그램에서 미팅을 마치고 이어서 3시30분부터는 25년동안 의회에서 공화당전문위원으로 활동하신 분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분도 북한에 대해서 애정이 참으로 많으신 분이십니다. 2003년도에 처음 방북한 이래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하셔서 북미관계개선 및 인도적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현직에 계실 때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분입니다.
비록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언젠가는 한반도의 평화 및 북미관계의 개선에 좋은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스님께서는 당신처럼 북한에 대해 많은 애정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꼭 그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이분도 곧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한시간 이상의 시간동안 얘기를 나누시고 5시가 다 되어서야 오늘 하루종일 통역하느라 수고한 제이슨씨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회관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퇴근시간이라 평소보다 시간이 조금 더 많이 걸려서 6시가 되어서야 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스님께서 돌아오시면서 곳곳에 핀 아카시아꽃과 연초록으로 물든 신록을 보시면서 서울보다는 조금 꽃이 일찍 핀다고 하시면서 워싱턴디시가 아마도 한국의 부산쯤 되는 날씨인가 봅니다.
스님께서 워싱턴에 오셔도 워싱턴정토회 신도님들과 따뜻한 밥한끼 하기가 힘들정도로 늘 바쁘십니다. 미주순회강연때 미국을 방문하여도 다른지역은 저녁강연이 주일정이지만, 워싱턴은 낮동안 있는 워싱턴디시 미팅일정이 주요 일정이기 때문에 신도님들도 저녁 강연장에서 스님께 인사드리고 얼굴 뵙는 것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2년만에 스님과 함께 신도님들이 저녁식사 시간 갖기를 준비했습니다.
40여명의 신도님들이 오셨는데 스님께서 회관으로 오시자 함께 스님께 삼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스승의날인 15일에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때문에 삼배를 드린 후에 바로 함께 스승의 날 노래를 부르면서 스님의 자상한 가르침에 감사드리면서 워싱턴정토회 유주영총무님께서 신도님들을 대표해서 스님께 감사의 꽃다발을 드렸습니다.
스님께서 잠시 미국 및 워싱턴을 들르게 된 것을 설명하시고,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오늘은 버지니아 법회 신도님들과 메릴랜드 신도님들이 함께 모였는데, 특히나 버지니아 신도님들은 모두 다 스님을 처음 뵙는 분들이라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스님께서 잠시 동안 불교대학생들이 많으니 질문을 하라고 하시면서 마이크를 드셨는데 잠깐의 시간이 거의 9시40분이 되어서야 내일 일정도 있으니 마무리 하자고 하여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분, 또 욕심에 대해서 질문하시는분, 명상 중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서 질문하시는 분, 복권을 살 때 일어나는 마음에 대해서 문의하시는 분등 재밌는 시간들 이었습니다. 저는 스님께서 처음에 LA에서 질문받았던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무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는 것이 참좋았습니다.
코끼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한 사람이 있고, 코끼리를 만져본 눈이 보이지 않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눈을 감고 코끼리 다리를 만져보았기 때문에 코끼리가 기둥같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더 코끼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까? 라고 저희들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코끼리를 본적이 없고 전혀 모르는 사람은 코끼리를 모릅니다. 그래서 모른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나 코끼리를 만져보고 기둥같이 생겼다고 하는 사람은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코끼리를 모르는 사람보다 훨씬 더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코끼리 다리를 만져본 사람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처럼 생각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코끼리를 모른다는 사람이 절반의 지혜가 있는 사람입니다. 모른다고 하는 사람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절반의 지혜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코끼리가 기둥같다고 하는 사람이 100% 무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기 때문에 이것이 완전한 무지에 속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조금 아는 사람이 오히려 완전 무지에 빠지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모든 수행의 출발은 I don't Know, 모른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안다는 것에 대해 사로잡힌 사람은 알려고 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세상에 대해서 나름대로 알고 있고 좀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코끼리 다리만 만져본 경우처럼 아주 일부분만을 아는 것을 가지고 그것을 다 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우리가 잘 모른다는 것보다 더 무지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 무지할때 무지하다는 것을 아는것, 모를 때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그 상태를 있는그대로 아는 것이 깨달음 입니다.
여기 불교대학생들이 많은데 스님법문을 10번을 들어도 지식으로 들으면 다 똑같습니다. 그러나 지식이 아니면 10번 들으면 10번이 다 다르게 들립니다.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고 들으면 그 똑같은 법문에 다른 더 많은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공부는 자기수준만큼, 눈을 뜨고 있는 만큼, 귀를 열고 있는 만큼 할 수가 있습니다. 경험이 많고, 지식이 많은 것이 때로는 공부에 굉장한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깨달음이란 바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일부 경험을 가지고 안다고 하는 것보다 깨달음에 더 가깝다는 것입니다. 일부 깨달음이 편견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무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상을 깨뜨려야 합니다.
즉문즉답이라고 하지않고 즉문즉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질문을 하는 분에게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괴로운 이유는 한 면만을 보고 그것이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하면서 다른 면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코끼리 다리를 만져보고 코끼리가 기둥같이 생겼다고 하면 귀를 만져보게 하고 부채같이 생겼네, 꼬리를 만져보고 빗자루같이 생겼네, 배를 만져보고 벽같이 생겼네 이렇게 다른 면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전모, 전체를 다 알게 되면 코끼리가 기둥같이 생겼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 기둥같이 생긴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 이것이 깨달아 가는 것, 진리로 나아가는 것, 깨우쳐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설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물의 한 면만을 보는 것을 아상 편견이라고 합니다. 이면, 저면, 전면, 후면, 상, 하, 좌, 우 등을 다 보는 것을 전모, 전체를 본다고 합니다. 이 전체를 보는 것을 통찰력이라고 하고, 이 통찰력을 지혜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생기면 괴로움이 사라지거나 화가 사라지게 됩니다. 정신작용에는 편집증이 있습니다. 이것에 빠지게 되면 아무것도 안들리고 안보이게 됩니다. 이것을 무지에 빠졌다고 하고 상을 짓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한 부분, 한 단면임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만져본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전모는 다 모르지만 비교적 그것에 대해서 아는 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알고 있으면 훨씬 지혜로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고 안다는 것은 바깥 사물이 내 업식의 프리즘을 통과해서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객관적인 실상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괴로움에 빠지게 되게 되는 것입니다.
또 공부를 하다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기에게 적용해야 하는데 남에게 적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 사이에도 서로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배움이 갈등의 원인처럼 생각될 때도 있는데 실제로는 배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남에게 적용시키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공부는 현재 있는 상태를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지 않게 됩니다. 사로잡히는 자기를 계속 알아가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이 늘 자기에게 깨어있는 것입니다. 초심자는 깨어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님께서 훨씬 자세하고 상세하게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셨지만 받아적는 저의 한계로 인해서 이만큼만 적었습니다.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나가서 처음 동래법당에서 정토불교대학을 다니면서 12연기를 들을 때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 무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공부했을 때와, 오늘 스님께서 무지에 대해서, 그리고 공부의 첫 출발이 모른다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함을 설명을 해주실 때는 또 다른 감동으로 왔습니다. 늘 자신에게 깨어있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수행정진하겠습니다.
스님께서는법문을 마치고 돌아가시는 분들께 인사를 하시고 숙소로 올라가셔서 한국에서 온 원고를 검토하시고 업무를 보셨습니다. 뒷정리를 마치고 모두들 돌아가니 11시가 되었습니다. 그 때에 스님께서 잠시 내려오셔서 상주대중들과 함께 과일을 드시고 6월에 있을 깨달음의 장 수련을 위해서 부엌문을 조금 개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등에 대해서 의견도 나누고 잠깐 담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토요일에 미국에 도착해서 2일동안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했는데 오늘도 밤비행기를 타고 오시자마자 하루종일 일정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스님께 쉬시라고 인사드리고 저희들도 뒷정리와 내일 미팅준비를 하고 숙소로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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