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서남부지구 LA정토회]
작은 거인 엘에이정토회 대표 고본화 보살
엘에이정토회, 오렌지카운티법당에 들어서면 걸음걸이가 조금은 어색한 아주 조그마한 체구의 환한 웃음을 띤 보살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몸이 많이 불편해 보이는 이 분은 16년을 한결 같이 정토회에서 일과 수행을 놓지 않고 있는 엘에이정토회 대표 고본화보살입니다. 오랫동안 엘에이정토회를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이들 중 한 사람인 데요, 만나보겠습니다.
보살님은 정토회를 어떻게 만나셨어요?
정토회와의 인연은 95년 미국에 와서 다니던 절에 법륜스님께서 오셔서 강연과 함께 북한 돕기를 하셨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불교에서는 느낄 수 없던, 너무나도 큰 진리를 쉽게 설법하시는 스님 법문을 듣고 마음의 문이 열리며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그 후 스님이 1년에 두 차례 정도 엘에이로 강연을 오실 때면 두 팔 걷어붙이고 스님의 일을 돕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정토인으로 살게 되었네요. 2000년도 깨달음의장을 하고 나서는 이 가르침은 인종과 종교를 떠나 모두가 공부해야 한다는 일념을 갖고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수련할 수 있도록, 엘에이정토회 수련원을 설립하는데 저도 동참하면서 집에서는 열린법회와 불교대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2015년 초파일 엘에이 수련원 행사 사진
그때는 건강하셨나 봐요?
그 무렵부터 병이 찾아와 시련을 겪게 됐어요. 류머티스 관절염이라는 병으로 몸의 모든 관절에 물이 차고 뼈가 틀어져서 살을 에는 아픔이 시작됐지요. 걸을 때도 바늘 위를 걷는 듯한 통증으로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요. 아마 그때 내가 옳고 내 생각이 먼저라는 어리석은 마음과 부부 간의 풀리지 않는 무엇인가에 불안과 초조가 있어 몸과 마음에 병이 왔던 것 같아요. 하루 아침에 나 혼자 암흑 속에 갇힌 것 같았어요. 이미 불교대학을 집에서 하고 있는 터라, 너무 힘든 날은 법문을 들을 때면 매트리스를 가져다놓고 나 혼자 누워서 듣기도 했지요.
나에게 왜 이런 아픔과 시련이 왔을까? 울기도 많이 울고, 죽고 싶기도 했고, 하루에도 지옥과 천국을 몇 번씩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런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나면 아픔이 잠시 잊혀지고 좋은 마음이 들면서 세포가 하나하나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어요. 그러면서 따듯한 기운이 몸을 한 바퀴 도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그래서 스님의 법문을 끊임없이 들으면서 수십만 번의 알아차림과 내려놓기를 반복하며 끈을 놓지 않았어요.
사무국장 일은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그렇게 몸이 아프고 힘들 때 스님이 사무국장 일을 주셨는데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거절했는데 3년 뒤 또다시 소임을 주시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그만큼 아픈 몸에 끄달리지 말고 수행하라는 깊은 뜻이 있으셨겠지요. ‘염불하다가 쓰러지든 죽더라도 하다가 죽자.’ 하는 마음을 내고 2008년 사무국장 소임을 맡았어요. 정말 힘들어서 스님 원망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이 좋은 부처님 법을 공부해서 많은 분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삶이 바뀌는 걸 지켜보니 내가 더 행복하더라고요. 법을 전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정말 하루하루 견뎠던 거 같아요.
그 후 OC법당도 개원하고 지금은 정토회대표 소임까지 맡으셨네요?
엘에이정토회 사무국장을 3년 쯤 하고 난 뒤였어요. 집에서 하고 있는 불교대학과 열린법회가 너무 커지기도 했고 먼 이국땅에서 부처님 법을 듣겠다고 오는 분들 하나하나가 다 존귀하게 느껴지고 한 분이라도 더 많이 이 법을 들을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또 주위에 이 법을 꼭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지인이 있었는데 엘에이가 너무 멀어서 못 가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워서 2011년에 OC법당을 개원하게 되었지요. 누구든 먼저 부처님의 진리를 알아야 그이들 삶이 바뀌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법당을 개원하고 나니 지금은 대표라는 큰 소임을 주시네요.
오랜 시간 일과 수행을 해오며 돌아보니 어떠세요?
멋모르고 일을 할 때는 내가 정토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것은 내 공부고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었다는 걸 요즘에서야 몸에서나 마음에서 체감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는 환자가 아니고 그냥 육신이 불편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병이 현대 난치병 중에 하나라는데 이만큼 좋아지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많다는 것에 감사하죠. 마음속에 불안, 두려움, 남편에 대한 어려움 등이 미세하게 남아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다 내려놓아지니 요즘같이 행복한 때가 없는 것 같아요. 요즘은 남편이 부처님같이 느껴진다니까요. 남편이 없었으면 이렇게 오랜 시간 정토를 위해 일할 수도 없었을 거라는 걸 이제 깨닫게 되어 감사해요.
그리고 법륜스님과 정토를 만난 것이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보살님을 뵐 때마다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올까?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하면서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경우에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스님의 말씀이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이렇게 열심히 수행, 보시, 봉사를 하며 늘 버팀목으로 자리를 지켜주는 고본화 보살님 참 감사합니다.
글/ 하보경(LA정토회 총무)
담당/ 김원태 희망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