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작법당
엄마는 정토행자, 아들도 정토행자

[서울정토회 동작법당]

엄마는 정토행자, 아들도 정토행자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가을임을 느끼게 되는 지난 9월 14일 월요일 저녁입니다. 동작법당의 정토불교대학 저녁 경전반 두 번째 수업일에 최순조 보살을 만났습니다. 누구보다 환한 얼굴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도반들과 나누는 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가슴 뛰도록 기다렸던 가을경전반 수업일입니다. 저~ 여기 다녀요. 동작법당 앞에서 최순조 보살님

오늘은 그렇게 듣고 싶어 했던 경전반의 두 번째 수업인데 어떠셨어요?

정말 기다리던 날입니다. 법문을 듣는 것이 정말 좋아요. 불교대학을 다닐 때는, 싫어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참회하라는 말씀을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 사람이 나에게 참회를 해야 하는데 왜 내가 참회를, 그것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참회를 하라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죠. 그런데 오늘 금강경 두 번째 강의를 들으면서 불교대학에서 배울 때 보다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습니다.

금강경 두 번째 강의는 <대승정종분>인데 많이 어려웠습니다. ‘대자비심’을 가지고 인연 따라 나를 낮추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참회해야, 내가 편안하고 행복해진다는 말씀으로 새겨들으니 이해가 조금은 넓어진 것 같아 좋습니다. “실천이 기도”라는 말씀을 새기면서 법당 밖의 삶에서도 행하는 보살이 되도록 수행하려고 합니다.

 

정토회와는 어떤 계기들로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6년 전 원장님 소로 《스님의 주례사》는 책을 읽었습니다. 읽고 나자 문경에 있는 정토수련원에 반드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문경 근처로 가족 여행을 갔는데 그 주변만 돌다가 못 들렀어요. (웃음) 2년 전쯤인가, 일요일인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안 되겠다. 오늘은 꼭 가봐야겠다.’ 싶어져 순간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택시를 탔어요. 택시를 타고 서초동에 있는 정토회에 무조건 가자고 기사분께 말씀드렸죠. 기사분이 정토회가 어디냐고 묻기에, 나도 모르겠다고 했더니 황당해 했습니다. 무조건 꼭 가야 하니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가자고 해서 갔어요. 그날이 입재식 날이었어요. 불교대학을 다니고 싶어 직장 근처인 동작법당에 갔더니, 어제까지가 접수 마감이라고 해서 가을까지 반년을 기다려서 가을불교대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에 졸업했고, 가을경전반을 시작하고 있어요.

 

최순조 보살은 정토회와 인연 맺게 된 여러 사연을 밝혔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참 맘이 곱고 밝은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맘속에 있던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 놓았습니다. 


▲ 오늘은 두 번째 경전반 수업일입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은 한마디도 빠뜨리지 않고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자기 뒷모습이 나왔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스승님은 앞모습이 나왔다며 기뻐하는 최순조 보살.

제가 정토회를 만나게 된 계기는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막내아들 덕분입니다. 마음이 아픈 아이였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 보는 사람들이 모두 ‘통제 불능’이라고 했어요. 저는 아이가 왜 아픈지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나는 남편이 아이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기를 바랐으나 남편은 의료의 힘을 빌리고 싶어 했습니다. 남편 뜻에 따라 막내는 1년 6개월 동안 심리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법륜스님 법문에서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라는 말씀을 듣고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심리치료를 끊고 둘이서 제주도 여행을 떠났어요. 회사 일도 끊고, 집안일도 끊고 오로지 아이하고 여행만 했지요. 한라산도 오르고, 아이가 가고 싶다는 곳은 어디든 갔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무조건 버스를 타고, 둘이서 손을 잡고 타박타박 걸으면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자전거를 빌려서 올레길을 달렸어요. 가다가 쉬다가 바닷가 바위에서 조개를 잡기도 하고, 미역도 따는데 막내가 갑자기 저를 끌어안고 엉엉 울기 시작하는 거예요. 고맙다고, 엄마 고맙다고…. 어떤 일에서도 아이 눈에는 표정이 없었습니다. 울지도 투정도 부리지 않던 아이가 그 날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던 거예요. 자신이 생겼습니다. 우리 아이도 이젠 웃을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지금은 마음의 상처가 80% 정도 치유된 것 같아요. 스님 말씀처럼 욕심 버리고 아이 데리고 여행을 다니니 아이 스스로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았어요. 

서울로 돌아와 아침마다 명심문을 외우고 저는 108배를 아이는 3배를 드렸습니다. 자기 전에도 명심문을 꼭 외우고 서로에게 감사한 일 3가지, 미안한 일 3가지를 말하면서 서로를 다독였어요. 아이와 저는 자기 전에 스님의 ‘즉문즉설’을 같이 보고 일요일이면 가끔 서초법당 어린이법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들이 제 아이가 아니라 부처님 법을 같이 배우는 도반이라고 생각하고, 가끔 출가해서 법륜스님 제자가 되는 게 어떻겠냐고 묻습니다. 아들은 웃으며 머리를 긁습니다. 

듣다 보니 정토회를 만난 후로 삶에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더 들려주시겠어요?

우여곡절 끝에 제가 깨달음의장을 마쳤을 때 문경수련원으로 가족들이 저를 데리러 왔어요. 그때 중학교 3학년인 둘째가 엄마를 문경에 한 달에 한 번은 꼭 보내야겠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엄마가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앞으로 우리 집도 예전처럼 행복한 가정이 될 것 같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울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마음이 아픈 아이여서 누구와도 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친구가 없었어요. (순간 울컥합니다) 그랬는데 지금은 누구하고나 같이 잘 어울리게 되었어요. 저는 무엇보다 막내의 인생이 가장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답을 찾으면서 그 영향으로 제 주변 가족이 가장 많이 변화한 것 같아요, 내 삶의 변화가 주변 사람들에게 바로 영향을 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남편도 제가 편안해지고 좋아지니 관계가 좋아졌고요. 막내가 가장 많이 변하면서 집이 정말 편안해졌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세상은 너무나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것은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라는 스님의 말씀에 정말 편안해졌고, 예전엔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자기 말에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엄청나게 화가 나고, 왜 그럴까 못마땅해 했는데, 스님이 “약속을 할 때는 지키려는 마음이었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마음은 지키지 못하는 마음인 거다."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세상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물 흘러가듯이 지켜보자’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또 앞날에 대해 굉장히 예민했는데, 이제는 남들이 봤을 때 큰일이 있어도 놀라움 없이 ‘일이 닥치면 그때 해결하면 되지.’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내 마음이 ‘해야 한다’가 없어 스스로 편안하고 ‘다른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며 알아차리고 넘어가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가 없어졌습니다.

작년 서초동에서 특강을 들으면서 스님에게 뭔가를 꼭 해드리고 싶었어요. 정말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 같아요. 여름이지만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겨울에 입으실 조끼를 일주일 동안 짰습니다. 남편 조끼를 뜰 때는 지루했는데 스님 조끼를 뜰 때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조바심이 났습니다. 조끼를 전달할 때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물어보시는데 아무것도 알려드리지 않았어요. 저는 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조끼를 건네고 나니 무거웠던 마음이 순간 다 사라지고 후련했어요. 

정토회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싶어요. 간절하게 부여잡았던 그 말씀과 가르침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 여기에 있을 수 있을까 싶어요. 처음 청법가를 들었을 때 온종일 울었어요. 눈이 너무 부어서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지금도 청법가를 들을 때면 가슴이 울컥하며 눈물이 납니다. 저는 아들이랑 손잡고 흔들면서 청법가를 잘 불러요. 아들이랑 청법가를 부를 때는 웃게 되는데…

보살님의 삶이 변하고, 그로 인해 가족도 변한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오늘 인터뷰하면서 어떠셨어요?

저는 1년 동안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정토회원이라는 소속감을 느껴서 좋았어요. 경전반을 가기위한 필수코스라 꼭 다녀야 했지만요. 앞으로 배울 경전반이 정말 기대되고 기다려져요. 정토회에서의 활동은 저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갑갑하고 가슴이 먹먹했는데, 오늘은 눈물은 흐르지만 마음이 아프지는 않아요.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은 제가 아이와 함께 치유되면서 성장하고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합니다. 인터뷰도 거절했을 텐데 정토회에서는 “예, 하고 합니다.”라고 하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예” 하고 합니다. 지금 제 마음은 편안합니다. 전에는 아이 이야기를 하고 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없네요. 신기하고 편안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엄마의 마음은 아픈 아이를 살리는 마음이라는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엄마는 가슴으로 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맘으로 삶에서 키우는 이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경건해지고, 뭉클하면서 그 마음 담담히 바라보게 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카톡’하고 알람이 울립니다. 방금까지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나누어준 최순조 보살입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말하기조차 힘들었었는데… 오늘 눈물은 났지만 담담한 저를 보았습니다. 경전반을 졸업할 때면 이 눈물마저도 흐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최순조 보살은 그렇게 정토행자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삶을 사랑하고 또 사랑해나가는 중입니다. 스승이자 도반인 또 다른 정토행자인 막내와 함께 담담하고 담백하고 솔직하게…. Posted by 김수진 희망리포터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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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화

늦었지만 챙겨 보았습니다.최순조보사님댁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셨네요. 엄마인 보살님께서 모든걸 내려놓고 오롯이 아들만을 위해 떠난 여행이 자연과 함께 아들의 저 밑바닥에 자리한 알수없는것이 훅! 허공으르 날아간 시간이 되었네요~ 축 하 드 립 니 다
글을 읽는동안 재가 치유되는것 같아요~( ♡)
청법가도 혼자 불러 봅니댜
보살님! 내일 기회법회에서 뵈요~^^

2015-10-31 17:46:28

대거화박순천

담담하게 읽는데 울컥 눈물이 나네요. 김순조보살님, 아드님 그대들이 부처입니다. 좋은 글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2015-10-03 17:33:41

정미숙

감동스런 수행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는데... 정토행자의 행복이 느껴집니다.<br />감사합니다.~~^^

2015-09-30 16: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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