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7.9 부탄 답사 4일째, 트롱사, 팀푸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부탄을 답사한 지 4일째 되는 날입니다. 젬강을 출발하여 트롱사에서 주지사님을 만난 후 팀푸로 이동하여 부탄 야당 대표님과 내각 장관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새벽 5시에 젬강을 출발했습니다. 팀푸까지 가려면 하루 종일 먼 길을 달려야 합니다.

차로 2시간 30분을 달려 트롱사에 도착했습니다. 젬강에서 트롱사로 가는 길에도 곳곳에 산사태가 나서 돌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스님이 이동할 때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트롱사 주지사님이 스님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 부탄을 위해 애를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저는 부탄을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나라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산이 많은 시골에서 자랐고, 모든 국민이 불교를 믿으니까, 부탄에 와도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아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더욱더 감사드립니다.”

이어서 스님이 지난 한 달 동안 진행한 시범사업 결과에 대해 공유해 주었습니다. 먼저 납지 치옥에서 농수로를 만든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납지 마을 주민들이 농수로를 삐뚤빼뚤하게 만들긴 했습니다. 그래도 잘 이해해 주세요. 처음 해봐서 그렇습니다. 스스로 시행착오를 경험해 봐야 배우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술자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동네 사람들도 직접 해보면서 배워야 나중에 부서졌을 때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수 공사가 필요할 때마다 기술자를 불러야 하거든요.”

트롱사 주지사님도 스님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예전에는 농수로 정비사업을 국가가 해주었기 때문에 시골 사람들은 농수로가 부서져도 국가가 고쳐주길 기다리기만 하지 스스로 고쳐보겠다는 책임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오셔서 함께 해주시니까 주민들 스스로 ‘이 일이 정부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큰 성과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어서 스님이 콜푸 치옥에서 비탈길에 도로포장을 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콜푸 치옥에서는 주민들이 비탈길에 도로포장을 했는데, 주민들이 차를 운전하면서 다녀보니까 너무 편리하다고 아주 기뻐했습니다. 만약 정부가 도로포장을 해주었으면 고맙다고 인사 한번 하고 끝이었겠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도로를 지나다닐 때마다 뿌듯하다고 합니다.” (웃음)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님송 치옥에서 가난한 사람의 집을 지어준 것에 대해 스님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 님송 치옥에서는 가난한 사람의 집을 지어주는 일을 마을 주민들이 함께했습니다. 사실은 집 짓는 일을 공동으로 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농수로와 도로는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니까 참여하기가 쉬운데, 개인의 집은 왜 우리가 함께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옛날에는 부탄에서도 집을 지을 때 스님이 말씀하신 방식으로 다 함께 집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집이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세요’ 이렇게 요청하면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기 집이 없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 동네 사람들이 다 이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 없기 때문에 대신 마을 사람들이 전부 돌아가면서 며칠씩 일을 하겠습니다. JTS에서는 자재만 지원해 주세요.’

이렇게 요청하면 JTS에서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짓겠다고 할 때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지은 집은 개인 집이 아니고 동네 전체의 것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결정도 주민들 스스로 하게 되고, 일도 주민들이 해야 하므로 너무 많은 욕심을 내지 않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요구 사항이 저절로 알맞게 조절이 됩니다. 그냥 일방적으로 집을 지어주면 ‘이것도 해달라’, ‘저것도 해달라’ 하는 요구가 많아집니다.”

스님은 이번 방문 때 주민들과 모내기를 함께 하기도 했는데요. 모내기에 대해서도 시범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논에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녹비 작물을 심어서 비료로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기농을 하기 위한 이런 방법들은 우리가 시범적으로 진행해서 몇 년간 성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주민들이 바로 따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려준 새로운 방법으로 경작했을 때 평균 수확량보다 떨어지면 다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제가 북한에 지원할 때도 현재 생산량이 얼마인지 조사한 후, 우리가 지원해서 예전보다 덜 생산된 만큼은 보상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주민들이 안심하고 따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공유를 마치고 함께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과 트롱사 주지사님은 식사하면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주지사님이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스님이 보시기에 무엇이 개선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스님은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생활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 집안에 들어가 보면 집안 환경이 매우 나빴습니다. 화로가 집 안에 있어서 연기가 많이 차고, 여러 가족이 사는 데도 내부 구획이 안 되어 있고, 부엌도 위생 상태가 안 좋았어요. 밖에서 보면 집이 다 깨끗해 보이는데, 안에 들어가 보면 청결하지 않았습니다. 집 내부를 개선하는 일이 앞으로 제일 중요한 일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집을 리모델링해 주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스님이 오셨을 때 같이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밖에서 보면 괜찮은데, 집 안에 들어가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난한 집이 특히 그렇습니다.”

“물론 돈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전통적으로 살아왔던 방식으로만 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살기 편한지 아이디어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모델 하우스가 될 수 있는 샘플을 여러 개 만들어서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들이면 더 좋게 만들 수 있겠지만, 돈을 가능하면 적게 들이면서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더 넓게 더 많은 지역으로 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이 들면 확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지사님께서 트롱사 안에 특별히 어려운 지역을 말씀해 주시면 한 번 답사해 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다시 차를 타고 팀푸로 향했습니다.

트롱사에서 팀푸까지 가려면 4시간 30분을 가야 합니다. 젬강처럼 트롱사에도 산사태가 나서 도로가 막힌 구간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스님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무너진 돌들을 중장비가 거의 다 치운 상황이었습니다. 조금 기다리는 동안 도로 통행이 가능해져서 무사히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었습니다.

해발고도 3천 미터가 넘는 가장 높은 고개인 도출라(Dochula)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팀푸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 팀푸에 도착하여 작은 법당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답사 기간에 통역 봉사를 해준 린첸다와 님이 부탄 스님들을 모시고 운영하는 절입니다. 부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장례 비용이 큰 부담인데 린첸다와 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스님들을 모시고 적은 비용으로 장례를 치러주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몇몇 신도들도 스님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함께 자리했습니다. 스님과 함께 답사를 하고 있는 도르지 스님을 비롯하여 콤샤르 출신의 스님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주로 가난한 나라에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부탄에서 가장 가난한 곳인 젬강에서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활동을 해보려고 시범사업을 했습니다.”

“젬강과 콤샤르 마을에 많은 지원을 해주고 계시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님은 부탄 스님들에게 보시금을 전달했습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법당을 나왔습니다.

오후 3시에는 한국 식당 산마루에서 부탄의 야당 대표님을 만나 지속 가능한 개발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탄에서 여당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부탄텐드렐당(BTP)의 대표인 다쇼 페마 체왕(Dasho Pema Chewang) 님이 반갑게 스님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부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치를 하고 계시는데, 할 만한가요? 한국은 정치인들이 서로 싸워서 국민들이 힘들어합니다.”

“부탄은 국왕이 계시니까 야당이든 여당이든 결국 국왕의 뜻을 이루기 위해 협력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처럼 심하게 싸울 일이 없습니다. 정치인들이 싸우면 결국 국민들만 손해를 보게 되니까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부탄은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실업률이 30%에 육박해 청년들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 '두뇌 유출'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스님은 부탄의 가장 큰 문제인 청년 문제에 대해 우려를 이야기했습니다.

부탄 청년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 걱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부탄의 젊은이들이 외국에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이 앞으로 큰 문제입니다. 젊은이들이 자꾸 외국으로 나가게 되면 국가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치거든요. 예를 들어 부탄에 도로를 건설하려고 해도 일할 사람이 없으면 결국 인도와 같은 외국에서 기술자와 노동자들이 들어와 공사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부탄 내부에 전문적인 기술이 축적되기 어려워요. 부탄의 젊은이들이 조금 수입이 적더라도 이런 전문적인 기술을 익혀서 국가의 발전을 위한 기술 축적을 해나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기술이 부족하니까 외국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도로도 건설하고 다리도 건설해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한 번 두 번 그런 현장을 경험하면서 나중에는 부탄 자체에서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부 외국에서 기술자와 노동자들이 들어와서 일을 다 하니까 부탄 젊은이들은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야당 대표님이 스님의 생각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스님께서 부탄의 문제점을 정확히 보고 계십니다. 교육부에서 시스템을 바꾸려고 많은 논의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요?

스님은 영어 교육과 인터넷 교육의 부작용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부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우고 인터넷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영어가 되고 인터넷을 통해 세계를 접하다 보니까 젊은이들이 자꾸 외국으로 나가는 현상이 가속화된 것 같습니다. 영어를 할 줄 모르면 그렇게까지 외국에 많이 나가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저도 기회가 되면 부탄의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가서 강연할 생각입니다. 강의 주제도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라고 생각해 놓았어요. 부탄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외국에 가서 돈만 많이 벌면 그것이 잘 사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우리나라를 좀 더 아름답게 가꾸고 개발하기 위해 월급이 좀 적더라도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한가?’

이런 내용으로 강의를 하려고 합니다. 의미 있게 사는 게 과연 무엇인지에 관한 얘기를 부탄 젊은이들과 한번 나눠보고 싶어요.”

야당 대표님은 공무원들의 의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님께서 그런 강의를 부탄에서 많이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생과 고등학생뿐만이 아니라 공무원들을 위한 강의도 부탁드립니다. 부탄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는 현상이 사실은 공무원 집단에서 시작됐습니다. 공무원들이 그렇게 나가니까 학생들도 그 뒤를 따라 나가고 있어요. 스님께서 공무원들에게 강연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우선 트롱사와 젬강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무원들부터 연수 교육을 해보겠습니다. 필요하면 한국에 데려가서 연수받는 것도 필요합니다. 경제적으로 발전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견학하는 것도 필요하거든요. 그러나 일단 젬강에서 앞으로 5년 정도는 생활개선 운동, 의식개혁 운동, 이런 것들을 먼저 시범적으로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평가해서 괜찮다고 판단이 되면 부탄 전역으로 확산을 해야겠죠. 아직은 충분히 실험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스님은 야당 대표님에게 랑덜비 마을에서 가난한 집을 수리하고 농수로 공사를 했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을 보고 나서 야당 대표님이 말했습니다.

“농수로를 국가가 지어주면 그다음에는 주민들이 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주민들에게 주인의식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스님은 주민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20년 전에 만들어진 농수로가 있었는데, 주민들이 계속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데 관리를 하지 않아 농수로가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새로운 농수로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제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수리하겠다면 지원해 주겠다고 해서 현재 수리를 해보는 과정에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님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탄의 국가 재정이 무척 좋지 않아서 예산도 확보를 못 하는 상황이라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이렇게 국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해 주시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야당 대표님은 JTS가 부탄에서 하는 일이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하며 스님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다음은 부탄 중앙정부 관청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4월에 시범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던 케상 데키(Kesang Deki) 내각 장관님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내각 장관님에게 이번에 진행한 시범사업 진행 결과를 공유하고 이후 계획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지금이 장마철이어서 시범사업을 조금밖에 못 해봤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평가할 것은 없지만, 주민들과 마을 리더들의 평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촉바, 멍미, 겁 등 책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정말로 스님이 제안한 대로 주민들이 참여할까?' 하는 약간 망설임이 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주민들이 아주 기쁘게 참여했다고 합니다. 저도 주민들을 직접 만나보니까 ‘스님이 우리를 도와주는데 우리도 열심히 해야죠’ 하면서 다음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주 잘됐네요!”

정부가 해주길 기다릴래요, 작은 일은 우리 손으로 해볼래요?

“다음 사업은 우기가 끝나고 9월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본격적으로 하는 사업은 추수가 끝나고 11월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10년 기다리면 정부가 다 해줄 겁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기다릴래요? 아니면 작은 일은 우리 손으로 해볼래요?’

그랬더니 모두 우리 손으로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마을의 일은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하자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원지에서 농지까지 먼 거리에 파이프를 놓는 것은 많은 돈이 드니까 정부가 하고, 각각의 논으로 들어가는 수로는 우리가 만들자는 겁니다. 주민들 모두가 저의 제안에 동의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의 집을 지어줄 때의 문제점과 해결책

조금 어려운 문제가 있긴 있습니다. 집이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것 같은 개인적인 일에는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는 비율이 약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문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 없는 사람이 우리 동네에 한 명이 있으니까 그 사람의 집을 지어주자,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보기에 저 사람은 참 열심히 사는데 형편이 너무 어렵다. 내가 돈이 있으면 나부터 좀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돈은 없으니까 며칠 가서 일이라도 거들어 주겠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그 사람의 집을 지어주는 것에 전체가 동의하면 JTS에서 기술자와 자재를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집 짓는 것도 개인의 일이 아니고 우리 동네의 일로 받아들이도록 해서 일단 시작했습니다. 가을이 되어 봐야 여러 사례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때 여러 사례에 대해서 보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몇 가지 주제로 의논을 했습니다. JTS는 자원봉사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원칙이 있는데 공무원들이 현장을 모니터링할 때의 경비와 전문 기술자를 데려올 때의 인건비를 정부에서 부담해 줄 수 있는지,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필요한데 중장비를 한국에서 보내면 부탄 정부에서 면세해 줄 수 있는지, 두 가지 사항에 대해 부탄 정부에서 논의해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부탄 정부에서 논의한 후 그 결과를 알려주기로 하고 대화를 마쳤습니다.

중앙정부 관청을 나오며 지난 5일 동안 답사를 동행한 이시 님, 께상 님을 비롯하여 같은 중앙정부 공무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팀푸 외곽에 있는 부탄 비구니 재단(BNF)으로 향했습니다. 언덕을 한참 오르자 부탄 비구니 재단이 나타났습니다.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한 후 내일 답사 일정에 대해 논의를 한 후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부탄 비구니 재단(BNF)에서 정토회 회원들을 위해 수행법회 생방송을 한 후 파로 탁상 사원으로 이동하여 부탄 공무원들과 그 주변을 답사하고, 오후에는 전 국민총행복지수(GNH) 책임자인 까르마 치팀(Dasho Karma Tshiteem) 님을 만난 후 자선 재단을 이끄는 부탄 왕실의 태후님을 만나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력 방향에 대해 의논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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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영

감사합니다

2024-07-16 10:44:09

무구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07-14 20:56:35

최상훈

고맙습니다 ^^

2024-07-14 18: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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