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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스님이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베트남을 방문한 지 5일째 되는 날입니다.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 위원장 스님을 친견한 후 지난 5일간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8시부터 숙소에서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10시입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건네며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지난 일주일간 일본과 베트남을 방문한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영상을 보고 나서 다시 스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오늘은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의 위원장 스님이 계시는 곳을 방문해서 인사를 드리고 대중들과 법담을 나눈 다음 저녁에는 호찌민에 사는 한국 교민들을 위해서 즉문즉설을 한 후 내일 아침 일찍 캄보디아로 갈 예정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아마 제가 태국을 거쳐서 부탄에서 여러분들을 뵐 것 같아요.
저는 부처님의 법이 이 세상에 더 널리 전해지길 바랍니다.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로 인해서 그 어려움을 덜어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대신에 여러분들도 자기 정진을 최우선으로 해서 자신이 맡은 일들을 충실히 해나가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백중 기도를 입재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백중 기도를 하는 의미와 유래, 기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7월 하면 백중이 생각나죠? 인도에서는 음력으로 4월 15일부터 우기가 시작됩니다. 7월 15일까지 약 석 달간 우기입니다. 이 우기 때 3개월은 한곳에 머무르며 수행에 집중하는데 이것을 안거(安居), 우안거(雨安居), 하안거(夏安居)라고 부릅니다. 우기 때는 주민들도 살기 어려운데 수행자들이 한 곳에 3개월이나 머물면서 걸식을 하니까 사람들이 조금 박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행자들은 평소에도 생활이 어렵긴 했지만, 이 안거 기간에는 생활이 더 어려웠고 특히 먹는 게 매우 부족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안거가 끝날 때쯤에는 수행자들이 많이 여위어서 체중이 줄고 병자도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안거가 끝나는 날 대중들은 음식을 차려서 스님들께 공양과 약, 의복 등을 보시했습니다. 이러한 출가수행의 방식과 인도의 전통 사상이 결합한 것이 백중(百衆)입니다.
한국, 중국과 같은 유교 문화에서는 효(孝) 사상이 있어서 조상을 섬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출가한다고 하면 좀 부정적으로 봅니다. 인도에도 부모나 조상을 아주 애틋하게 숭배하는 문화가 있지만 인도에서는 출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부모님을 봉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출가 수행자들은 부모에 대해 약간의 미안함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부모를 천도하는 문화가 생겼는데 그것이 백중입니다.
‘저는 부처님 법을 만나서 이렇게 수행정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이 좋은 법을 만나서 깨우침을 얻을 기회가 없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제가 무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 바로 백중(百衆)입니다. 조상들이 살아있을 때 선행을 많이 해서 천상에 태어나거나 인간계에 태어났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악업을 지어서 혹시라도 지옥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죠. 부처님께서는 그 조상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상들을 대신해 선행을 베풀고 복을 짓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은 집도 없고, 옷도 없고, 떠돌이 하는 사람들인데, 그중에도 제일 빈곤한 사람이 출가 수행자였습니다. 특히 안거가 끝날 때쯤의 출가 수행자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극빈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가난한 속에서도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그 마음을 청정히 하고 살았기 때문에 똑같은 공양이라도 이 사람들에게 공양을 올리면 공덕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겠죠.
예를 들어 보시받은 만원으로 한국 사람에게 밥을 사주면 1명밖에 못 사주지만 가난한 인도의 아이들에게 밥을 사주면 30명을 사줄 수 있습니다. 공덕이 서른 배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더 가난한 곳에 공양을 올릴수록 공덕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저도 여러분들이 정성 들여 보시한 것의 공덕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서 더 가난하고, 더 어렵고, 더 위험한 곳을 이렇게 찾아다니며 지원하는 겁니다. 이렇게 발품을 파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낸 그 귀중한 보시금이 정말 큰 공덕이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들이 1만 원을 보시하다가 2만 원을 보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만 원이 100만 원어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돈을 사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JTS 활동가들은 좋은 비행기를 타거나 좋은 호텔에서 자거나 좋은 음식을 먹거나 하지 않고, 최소한의 경비만 사용하며 다닙니다. 월급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아서 활동을 해나갑니다. 이렇게 절약을 하는 이유는 모두 여러분들이 보시한 공덕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외로운 사람을 위로할 때 거꾸로 된 게 바로 서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풀어야 합니다. 베푸는 것을 ‘재(齋)’라고 합니다. 제사를 지낸다는 뜻의 ‘제(祭)’가 아니고 베푼다는 뜻의 ‘재(齋)’입니다. 백중을 다른 말로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 하는데, 우란분재는 널리 베풀어서 거꾸로 된 것을 바로 세운다는 뜻이에요.
백중 기도는 주로 부모님과 조상을 생각하며 지내게 되는데요. 꼭 조상만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있기까지의 선조들, 애국열사들도 다 해당되는 거예요. 그래서 나를 있게 한 과거의 모든 은혜 입은 존재들에게 ‘그들이 다 편안하여지이다’ 이런 마음으로 백중 기도를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을 살펴보면 선조들이 참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왕조의 부패한 관리들에 의해서 온갖 착취를 당했고, 일본 제국주의가 침략해서 온갖 폭력정치를 했고, 또 해방되자 미소 양군이 들어와서 나라를 분단시켰으며, 6·25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피난을 갔습니다. 그다음에는 독재 정부가 들어서서 많은 사람을 억압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독립운동과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화를 일으켰고, 가난을 극복하고 산업화를 이룩하여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준 조상들께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고통과 원한 속에 죽어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분들을 천도하는 마음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애국자와 민주열사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민군이나 빨치산들도 많이 죽었습니다. 우리를 괴롭히고 억압했지만 일본 젊은이들도 전쟁으로 인해 엄청나게 죽어갔습니다. 또 6·25전쟁에 참여한 미국인도 많이 죽었고, 중국인들도 폭격으로 인해 많이 죽었습니다. 많은 혼란과 전쟁 속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적이니 아군이니 따지지 않고 그들을 다 불쌍히 여겨서 천도할 때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입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지난 100년간 많은 갈등 속에서 죽어간 이웃 나라 사람들까지도 불쌍히 여겨서 천도할 때 그 공덕으로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백중 기도에 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의 질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두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백중 기도와 수행 정진에 더욱 집중해 줄 것을 당부하고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12시 30분에 숙소를 출발해 국은계상사로 향했습니다.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국은계상사에 도착하자 틱티엔논 큰스님이 반갑게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큰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드린 후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틱티엔논 큰스님은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베트남 불교계의 최고 어른이십니다.
“그동안 건강하셨습니까?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방문 일정은 어떠셨나요?”
“여기저기 많은 사찰들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테라밧다 절도 여러 곳을 가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들이 안거 중이어서 대화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오늘 큰스님을 뵙는 것이 마지막 일정입니다.”
“한국 불교와 베트남 불교의 교류를 위해 힘써 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 절에도 하안거 중인 스님들이 계십니다. 스님들을 위해 좋은 말씀을 좀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큰스님의 요청으로 국은계상사에서 하안거 중인 스님들 17명과 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들이 모두 자리하자 스님은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며 법담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대중들로부터 점점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종교는 주로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주고 죽은 사람을 좋은 곳에 가라고 천도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복을 빌거나 죽은 사람을 천도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종교를 믿지 않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신에 젊은이들은 명상 수행이라든지 사회적 실천 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옛날에 우리가 전법해 오던 방법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종교의식보다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수행을 더 많이 지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은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보다는 영상을 보고 듣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SNS를 이용한 전법 활동, 영상 편집과 방송 기술을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처님의 법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은 현대 사회에 맞게 바꿔야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남녀가 평등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옛날과는 달리 여성들도 모두 고등 교육을 받고 있지요. 그러므로 승가 안에서도 남녀 차별을 하지 않고 여성 활동가들이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정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법은 그대로 지키되 현대 사회에 맞게 조금씩 조정을 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역시 종교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출가하는 사람도 줄어들어서 승려의 수가 20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결혼해도 아이를 안 낳거나 한 명밖에 낳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귀해져서 출가하기도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부처님의 법을 전해야 할까요? 출가 수행자만 중심으로 할 게 아니라 재가 활동가들을 충분히 활용해야 이 시대에 맞는 전법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20년 후에 베트남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일들을 미리 대비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한국 사회에서 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베트남 불교계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어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베트남 불교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스님들이어서 조직 운영, 전법의 방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그중에 한 분은 한국에서 정토회를 방문했을 때 법륜 스님의 일정이 굉장히 바빠 보였다며 자신을 위한 수행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법륜 스님은 1년 일정이 꽉 차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토회를 이끌면서 사회적 실천을 많이 하시는데, 자기 자신을 위한 수행은 언제 하는지 궁금합니다.”
“수행을 할 때 초심자는 정해진 시간을 꼭 지켜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공부가 일정하게 진행되고 나면 수행자의 일상생활이 그대로 수행이 됩니다. 예를 들어 농사를 짓는다면 농사짓는 일 따로 수행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지으면서 자기 동작의 알아차림을 유지합니다.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자기 공부가 됩니다. ‘아, 사람들은 이런 일로 괴로워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으며 그들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저 역시 이 세상 사람들이 어떤 문제로 괴로워하고 있는지 아주 세세하게 알게 됩니다. 그 덕분에 사람들이 괴로움을 털어놓을 때 어떤 부분을 이야기해 주어야 할지 알게 되어서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다른 정토회 회원들과 똑같이 매일 새벽 한 시간 정진을 하고 안거에도 들어갑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수행은 겸손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거나 지위가 높아지거나 유명해지면 교만하기 쉬운데 이것을 굉장히 경계해야 합니다.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풀 한 포기와 같다’ 하는 상태를 늘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아주 검소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겸손하고 검소하게 살면 사람들과의 사이에 거리감이 없고 시비가 일어날 일이 적어집니다. 대중들이 신뢰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저 역시 삶을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내가 특별한 사람이다’ 하는 생각을 가지면 나 자신이 먼저 불편해집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줄을 알아야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한 스님은 정토회가 자원봉사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놀랍다며 정토회의 조직 운영 방법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정토회는 자원봉사 방식으로 모든 것이 운영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놀랍습니다. 정토회의 조직 운영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그 노하우를 저희들에게 나누어 주실 수 있을까요?”
“정토회는 현재 한국에서 전통적인 승가공동체의 운영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님들이 중심이 아니라 재가수행자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동체에 들어와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자기 집에서 생활하면서 전적으로 전법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불교를 믿는 신자라는 말은 정토회에 없습니다. 재가자도 다 수행자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죽어서 좋은 데 가거나 다음 생에 좋게 태어나는 게 아니고 내가 지금 괴로움 없이 사는 니르바나를 증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든 괴로움은 다 내 마음이 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마음의 어리석음을 깨달으면 우리는 괴로움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승려이든 아니든 종교가 불교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사람이면 다 적용되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정토회는 타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도 부처님의 법을 따르면 차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수행자다’, ‘우리의 목표는 복을 비는 것이 아니라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다’ 하는 입장을 분명히 가지면 누구나 정토회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정토회의 회원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정토회에 가입은 했지만 활동의 의무를 지기보다는 조금 자유롭게 있고 싶은 사람은 그냥 일반회원이 됩니다. 법을 전하는 일을 하려고 하면 공부를 더 해서 전법회원이 됩니다. 그때부터는 의무가 주어집니다. 계율을 지켜야 하고, 일정한 시간을 봉사해야 하고, 보시를 해야 합니다. 수행, 보시, 봉사가 의무가 되어서 그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전법회원 자격이 없어집니다. 전법회원들은 새로 들어온 사람을 일곱 명씩 데리고 불교대학을 운영하게 됩니다. 또는 일곱 명의 일반회원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을 데리고 봉사도 하고요. 전법회원들 중에서 공부를 더 하게 되면 8계를 받고 서원행자가 됩니다. 그들은 이제 정토회의 임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정토회의 모든 임원은 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됩니다. 선거를 통해 서원행자들 중에서 지회 책임자, 지부 책임자, 대표를 선출하여 자체적으로 운영합니다.
정토회에 들어오는 보시금은 누구도 개인적으로 쓸 수 없어요. 모든 재정은 회원들의 보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회원들이 의논해서 결정하고 지출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토회의 재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습니다. 정토회 회원들 스스로 돈을 내고, 사업 결정도 하고, 그 일을 실행하는 것도 책임집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주체가 되어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정토회가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것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자기가 결정해서 자기가 하는 일이라서 가능한 것이지 법륜 스님이 결정해서 회원들에게 하라고 하면 그 일은 오래 못 합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되면 회원들은 그냥 돈을 안 받고 심부름하는 사람밖에 되지 않아요. 그런데 자기들이 회의해서 결정한 일이기 때문에 자기 돈을 내고 자기가 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원봉사 방식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베트남 불교에서도 정토회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을 따라할 수 있을까요? 베트남 불교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정토회가 하는 방식이 꼭 옳다는 건 아닙니다. 저희는 다만 이런 식으로 대중이 책임을 지고 운영하는 방식을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본래 다 부처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다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승려가 아닌 일반인들도 수행자처럼 계율을 지키고 봉사하고 수행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질문에 답변을 하다 보니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은계상사의 주지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법륜 스님이 저희를 방문하여 귀한 말씀을 나눠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베트남에 오시면 이곳을 찾아주시길 바라며, 스님과의 인연을 통해 베트남의 승려들이 한국에 가서 정토회의 모습을 직접 참관하고 계속 배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화를 마친 후 스님은 하안거 중인 스님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이어서 국은계상사에서 준비해 준 음식으로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자 틱티엔논 큰스님이 오셔서 불상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스님도 큰스님에게 보시금과 홍삼을 선물로 드린 후 인사를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큰스님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국은계상사를 나왔습니다.
다시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며 정비를 한 후 저녁 6시에 강연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오늘은 호찌민에 사는 한국 교민들을 위해 강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강연이 열리는 장소는 호찌민 외곽에 위치한 한국국제학교입니다. 숙소와 15분 거리에 있어서 금방 강연장에 도착했습니다.
우기여서 그런지 오늘도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스님이 강연장에 도착하자 곳곳에서 봉사자들이 강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강연장에는 15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스님의 소개 영상과 함께 즉문즉설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큰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환한 웃음과 함께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선불교의 사상은 사람의 마음이 곧 부처임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괴로움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납니다.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은 마음이 괴로울 때 이 괴로운 마음을 어떻게 하면 괴롭지 않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궁극적인 목표는 죽어서 극락 가는 것도 아니고, 다음 생에 부자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복을 빌어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지금 괴롭다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아나가는 것이 불교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지금 괴로움이나 번뇌가 있거나 삶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무슨 얘기든지 하시면 됩니다. 부처님 당시의 불교는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괴로움을 해소해 나갔습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여섯 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매일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는 호찌민에 거주하는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시작해서 운전할 때, 회사 생활에서 회사 대표와 관계에서 그리고 여자 친구와 관계에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되게 많이 쌓이는데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을까요?”
“머리 깎고 스님이 되면 되겠네요. (웃음) 왜냐하면 부처님 가르침의 목표는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이거든요. 스님이 되면 회사를 안 다니니 사장님을 만날 일도 없고, 연애를 안 하니 애인을 만날 일도 없고, 출근을 안 해도 되니 운전할 일도 없으니까, 모든 스트레스가 금방 해결이 되잖아요. 집을 떠나버리고, 직업을 버려버리고, 지위를 버려버리고, 재산을 버려버리면, 더 이상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겠죠. 그래서 첫 번째 길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겁니다.
이렇게까지는 못한다면 두 번째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스트레스를 좀 줄이면서 스트레스 없는 경지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먼저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구해 봐야 합니다. 내가 지금 괴롭다면 자신에게 ‘왜 괴롭지?’ 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질문자는 회사 대표를 만나면 왜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화를 내시니까요.”
“질문자는 시키는 일을 다 했어요, 못 했어요?”
“잘하려고 했지만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잘하려고 했지만 부족해서 사장이 질문자에게 부족하다고 하면 ‘부족합니다’ 하면 되죠, 그게 스트레스 받을 일인가요? 못해놓고도 잘했다고 우기니까 스트레스를 받죠. 못해놓은 게 사실이잖아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누가 질문자에게 키가 크다고 하면 ‘큽니다’ 하면 되고, 키가 작다고 하면 ‘작습니다’ 하면 되는 것처럼 사장이 일을 부족하게 했다고 하면 ‘맞습니다. 덜 했습니다’ 하고 얘기하면 되죠. 여자 친구한테는 왜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여자 친구가 저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습니다.”
“여자들이 남자를 만날 때는 뭔가 바라는 게 있으니까 만나겠죠. 바라는 거 없이 왜 만나겠어요. 바라는 게 없으면 혼자 살지 뭐 하려고 남자를 만나겠어요. 바라는 것을 해 줄 수 있으면 만나고, 해 줄 수 없으면 안 만나면 됩니다. ‘그 일은 나는 못 해주니까 다른 사람한테 가보라’ 하고 안내해 주면 되죠.
남녀가 만날 때는 서로 바라는 게 있어서 만나는 거예요. 질문자도 여자 친구 만날 때 여자 친구에게 바라는 것이 있잖아요. 서로 바라는 게 있으니까 만나는 거예요. 사업을 할 때도 자기에게 이득이 되니까 그 가게에 가서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회사에서 사원을 모집할 때도 사원들에게 월급을 많이 주려고 뽑을까요, 회사 이익을 많이 보려고 뽑을까요? 회사 이익을 많이 보려고 뽑잖아요. 그러면 직원이 입사할 때 회사에 이익되게 하려고 취직할까요, 자기 돈 벌려고 취직할까요? 자기 돈 벌려고 취직합니다. 자기가 이익 보려고 세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거예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계속 이익만 보면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니까 떨어져 나가 버리겠죠. 어떤 거래나 친구 관계에서 내가 이익을 많이 보면 일시적으로는 좋지만 상대가 생각할 때는 자신한테 손해가 나기 때문에 나중에는 거래를 끊어 버립니다. 그러면 내가 이익을 못 보게 됩니다.
사장이 종업원을 채용하면 사장의 입장에서는 일을 많이 시키고 월급은 적게 주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종업원의 입장은 어떨까요? 일은 적게 하고 월급은 많이 받고 싶어 합니다. 그게 나쁜 게 아니라 원래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는 거예요. 집을 매매할 때 집을 파는 사람은 시세보다 비싸게 팔고 싶겠죠. 반대로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싸게 사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도둑놈 심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만약 지금껏 나열한 여러 가지 경우를 두고 도둑놈 심보라고 한다면 인간 자체가 다 도둑놈 심보예요. 나와 상반된 입장에 있는 사람을 욕할 게 아니라 적절하게 조절을 하면 됩니다.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좀 기다려야 해요.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비싸게 주고 사겠어요? 그런데 기다리면 비싸게 팔 가능성이 조금 있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급히 살 집이 필요해서 돈을 더 주고라도 살 사람이 생기는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을 비싸게 팔고 싶다면 그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못 팔 각오를 하고서라도 기다려야 합니다. 집을 싸게 사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사람이 진짜 급해서 막 헐값에라도 팔겠다는 사람이 가끔은 있기 마련입니다. 못 살 확률이 높지만 집을 싸게 사고 싶다면 그런 집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 집을 조금 빨리 팔고 싶다면 시세보다 약간 싸게 내놓으면 되고, 집을 빨리 사고 싶다면 시세보다 조금 더 주면 돼요.
질문자가 어떤 여자를 너무 좋아하면 누가 을이 될까요? 질문자가 을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여자가 자꾸 좋아하고 따라온다면 그때는 내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떨어져도 그만이고 있어도 그만이면 내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상대를 더 좋아한다면 딱 무릎을 꿇고 을이 되어야 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갑질하면 상대가 가버립니다. 질문자는 여자 친구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니 지금 을이 되어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도 갑이 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자기가 을인 줄 알면 무조건 상대에게 맞춰줘야 관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관계를 이어갈 수 없어요.
여자 친구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해 줄 수 있으면 해주고, 해 줄 수 없으면 안 만나면 됩니다. ‘저는 그건 못 해주니까 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가십시오’ 이렇게 안내해 주는 게 좋아요. 갑질하는 사람하고 계속 만나느니 빨리 손절하는 게 낫습니다. 그래야 나도 새로운 사람한테 투자를 할 수 있잖아요.
여러분은 내가 바라는 사람하고 결혼하면 횡재했다고 하는데 절대 횡재가 아니에요. 그게 바로 독이에요. 왜냐하면 죽을 때까지 내가 을로 살아야 하거든요. 결혼할 때 자기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좋아했다가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거예요. 남자가 인물도 괜찮고 말도 잘하고 친절하고 돈도 잘 벌고 해서 혹해서 결혼을 했다고 칩니다. 사실 이런 결혼이 성사되기도 쉽지 않아요. 그런 남자는 다른 여자가 먼저 알아보고 얼른 채가니까요. 그런데 재수 좋게 결혼을 하면 횡재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런 남자는 결혼해도 다른 여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늙어 죽을 때까지 질투심에 잠 못 들고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남자보고 나쁜 놈이라고 욕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큰 회사는 지분을 조금만 가지려고 해도 큰돈이 드니까 독점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독점을 하려면 작은 회사를 잡아야 합니다. 즉 아무 여자도 안 쳐다보는 남자를 잡으면 독점하기가 아주 쉬워요. 내가 보기에 괜찮은 남자면 다른 여자도 보고 괜찮다고 하고, 내가 보기에 괜찮은 여자라면 다른 남자도 보고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너나 나나 괜찮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갑질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이런 것이 세상 이치라는 것을 알면 세상 사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 괴롭고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거예요.
예를 들어 질문자의 능력이 월급 500만 원 받는 수준인데, 200만 원을 주는 작은 회사에 들어갔다고 합시다. 그러면 회사에서 잘릴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법륜스님 법문 들으러 갑니다’ 하고 일찍 와버려도 됩니다. 그래도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노동자라고 꼭 을이 되는 게 아니에요. 노동자여도 월급만 조금 적게 받으면 갑질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사실은 회사를 잘 운영하려면 일을 많이 시키고 월급을 조금 주려고 하지 말고 일을 적게 시키고 오히려 월급을 손해만 안 날 정도로 많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이직을 안 하겠죠. 그래서 근속이 오래된 사람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회사의 성과가 많이 나게 됩니다. 반대로 직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일을 많이 해주고 월급을 조금 받으면 사장이 그 직원을 자를 수가 없습니다. 회사를 나가겠다고 하면 사장이 월급도 올려주고 근무 시간도 조정해 줍니다. 그래서 직원이 갑질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직원이라고 을이고 사장이라고 갑이라고 정해진 게 아니에요. 남편이라고 갑이고 아내라고 을이 아니에요. 내가 계산상 조금 손해 볼 생각을 하면 어디서든지 갑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즉문즉설 강연을 할 때 늘 갑이 됩니다. 강연해 달라고 누가 부탁하더라도 갑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강사료를 안 받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에서 강연 요청이 와도 내 시간을 보고 갈지 안 갈지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요. 만약에 제가 강사료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100만 원 받기로 하고 강연 약속을 잡았는데, 동시간대에 누가 500만 원 준다는 제의가 들어오면 ‘어떻게 취소하고 저리로 갈까?’ 이런 머리를 굴려야 하잖아요. 그래서 머리가 복잡해지는 거예요. 그러면 그쪽에서 제시하는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강의를 할 때 돈을 받지 않으니까 내가 요구하는 경우는 있어도 상대의 요구는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손해만 조금 보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살 수 있어요. 여자 친구한테도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고, 사장한테도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자가 출근길에 운전할 때 스트레스 받는 것도 아침에 집에서 늦게 출발해서 회사에 빨리 가려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30분만 일찍 나오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요. 늦잠 자고 늦게 나와서 빨리 도착하려니까 길 막힌다고 스트레스 받는 겁니다. 미리미리 나오면 스트레스를 하나도 안 받습니다.
질문자는 스트레스 받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냐고 질문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어떻게 할 거예요? 계속 스트레스 받고 살 거예요?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길로 갈래요?”
“스트레스 안 받고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욕심낸다고 세상일이 욕심대로 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욕심을 조금 덜 낸다고 굶어 죽을까요? 그것도 아니에요. 욕심을 조금만 줄이면 사실 아무 문제도 없어요.”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에 대해 답변을 모두 하고 나니 약속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강연을 마치며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했습니다.
“현재 아시아권 중에서 경제적 안정성과 사회적 안정성을 봤을 때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가장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이 3개국이 사회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경제 성장도 꾸준히 하는 상태입니다. 특히 베트남은 여러분들이 사업차 왔든 어떤 이유로 왔든 가장 안정적입니다. 그러니 너무 이익만 보려고 하지 말고 베트남 국민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활동도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큰 박수와 함께 강연을 마쳤습니다.
곧바로 무대 위에서 책 사인회를 했습니다. 참석자들은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참석자들이 모두 돌아가고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호찌민, 파이팅!”
이어서 무대 앞자리에 편하게 앉은 후 봉사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한 후 오늘 봉사를 하고 난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비가 갑자기 많이 와서 사람들이 안 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자리가 꽉 차서 너무 기뻤습니다.”
“즉문즉설을 듣고 행복해졌고, 불교대학을 다니고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에 오늘 봉사도 했습니다.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늘 화면에서만 뵙던 스님을 실물로 보니까 가슴이 떨렸습니다. 외부에서 비를 맞으며 사람들을 안내했는데 그것도 영광이었습니다.”
소감을 다 듣고 나서 마지막으로 스님도 소감과 더불어 격려의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자원봉사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 불교승가위원회에서 정토회에 대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요? 어떻게 정토회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운영이 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만큼 자원봉사 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정토회의 힘입니다.
지금까지는 강연 준비하는 봉사만 하셨는데, 앞으로는 베트남에서 어려운 지역을 돕는 일도 함께하게 될 것 같습니다. 메콩델타 삼각주 지역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산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어제 그 지역 출신 스님을 만나 보니까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만약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게 되면 여러분들이 봉사를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스님은 숙소로 향했습니다.
비가 계속 쏟아지는 가운데 숙소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베트남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공항으로 이동해 호찌민 공항을 출발하여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에 도착하여 바탐방으로 이동합니다. 바탐방에는 캄보디아 왕립불교대학이 있는데 시골에서 올라온 여학생들을 위해 JTS에서 기숙사를 지어주었습니다. 오후에는 기숙사 준공식을 하고, 저녁에는 왕립불교대학 학생들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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