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0.2 한국 도착, 귀국 인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요”

▲ 오디오로 듣고 싶은 분은 영상을 클릭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한 달 동안의 유럽과 미국 순회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애틀랜타 공항을 낮 12시 3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15시간 동안 비행하여 한국 시각으로 오늘 오후 5시 50분에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마중을 나온 수행팀과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녁 8시에 스님이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하자 서울 공동체 대중 모두가 먼 길을 다녀온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서울 공동체를 대표해서 상향 법사님이 스님에게 꽃다발을 선물했습니다.


“먼 길을 다녀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꽃다발을 불단에 올려놓은 후 스님이 대중에게 인사말을 했습니다.

“부탄, 유럽, 미국 순회 일정을 잘 마치고 왔습니다. 현지에 계시는 분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강연을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스님의 하루 제작팀에서 생방송과 촬영, 원고 작성까지 하느라 고생이 많았고요. 스님의 하루에 자세히 내용이 나갔으니까 따로 설명해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대중이 전체가 모인 김에 짧게나마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구든지 손을 들고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긴 해외 일정을 마치고 온 터라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 즉문즉설 강연장을 찾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나요?

  • 외국인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을 직접 만나보니 어떠셨나요?

  •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많은 분을 만나셨는데 스님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나요? 앞으로 한반도의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나요?

  • 해외에서 초창기에 정토회를 개척한 분들의 노고를 격려하시는 모습이 참 따뜻했습니다. 내년에 그분들을 한국에 초청할 계획이신가요?

  • 자메이카를 비롯하여 중남미 지역에 JTS 사업을 개척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 이후 해외 순회강연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세계 전법을 할 때 무엇을 핵심 메시지로 하실 건가요?

  • 부탄 국왕을 만나고 오셨는데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워싱턴 D.C. 에서 스님의 미국 정부, 의회, 싱크탱크 전문가들을 만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지 질문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한국 국민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이번에 스님이 워싱턴에 가셔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하신 것을 스님의 하루를 통해서 봤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정말 이렇게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 ‘우리가 무엇이라도 행동을 해야 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통일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아무리 농사를 짓고 싶어도 땅이 녹고 봄이 와야 밭을 갈고 씨를 뿌릴 수 있습니다. 양식이 없어 다급하다고 해도 겨울에 농사를 지을 수는 없어요. 그것처럼 현재 상황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 외교적 지형에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우리가 길거리에 나선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미국은 처음 북한이 핵 개발을 한다고 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제재를 해왔습니다. 그러더니 지금은 태도가 달라져서 아주 소극적인 반응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국 정부,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서 반문했습니다.

‘당신들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전에는 큰 난리가 날 듯이 제재를 가하다가 그들이 핵무기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는 이 시점에는 이렇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금의 북한 핵 기술이 별 게 아니라면 옛날에는 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이 되잖아요. 그럼 옛날에 난리를 피운 건 생쇼였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옛날에 북한 핵이 위험하다고 했던 말이 맞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열 배 더 위험하기 때문에 더욱더 긴급하게 대응해야 하는 거잖아요.

제가 이렇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지금 미국 국무부는 한미일 협력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무척 고무되어 있었어요.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조차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았다’ 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만약 바이든 정부에서도 북한 핵 문제가 선거 전략으로 사용할 만큼 매력적이라고 판단되면 선거 전에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 전략으로 쓸모가 없다고 판단하면 그다음 정부가 들어와서 북한 문제를 다루게 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미국 정부를 설득해 나갈 생각입니다.

미국이 계속 소극적이라면 일본을 설득해 보는 길이 있습니다. 북·러 간의 군사협력이 일본에는 굉장히 위협이 되고 있고, 현재 일본과 북한이 물밑 접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을 굉장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강하게 주장하면 그것을 거스르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 정부는 동맹을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으니까 주한미군 철수와 주둔비 문제를 과감하게 이야기했던 반면에 북한 문제는 한국 정부를 신경 쓰지 않고 풀어나간 측면이 있어요.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동맹을 중요시하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먼저 대북 정책을 바꾸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워싱턴 D.C. 에서 만난 미국 전문가는 ‘이제 끝났다.’ 하면서 단정적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1년 뒤에 북한이 지금보다 비약적으로 무기 체계를 갖추고 나서야 다시 협상이 시작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상황을 막아 보려고 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지만, 미국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으면 협상이 시작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전선이 고착화되고 있어서 지금 선에서 휴전하고 전쟁이 마무리되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드는데, 현재 상황은 전쟁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만약 종전되지 않으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은 더욱 긴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은 자연스럽게 늦추어질 겁니다. 또 북·중·러 삼각 동맹에서 북한만 떼어낼 수 있어도 미국에 유리합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통해서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에 팔리는 건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러시아의 군수 공장에 북한 노동자들이 가서 생산량을 증대시키거나, 러시아의 군사 부품을 북한으로 가져와서 조립하거나, 북한과 러시아 간 군수 협력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을 종합해 봤을 때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긴장 상태는 계속 유지될 것 같습니다. 연말이 되면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양측이 계속 밀어붙이는 형국입니다.

한국 내 변수는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이고, 미국 내 변수는 내년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입니다. 향후 1년이 넘는 시간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것 같아요.

2017년에 정토회가 대대적으로 전쟁 반대 운동을 했을 때도 결과적으로는 전쟁이 안 일어났기 때문에 ‘결국 전쟁은 없었는데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이 아니냐?’ 하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때처럼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각성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나눈 후 부족한 내용은 다음 주에 공동체 지부 공청회 시간에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밤 9시가 넘어서 모임을 마쳤습니다.

원래는 밤에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밤이 깊어서 내일 새벽에 이동하기로 하고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 4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한 후 그동안 밀린 농사일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주에 미국 버지니아에서 열린 즉문즉설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요.

“고향을 떠나 이곳 버지니아에 와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행동과 생각에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적어지고, 제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사고방식이나 생각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점점 고집불통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이런 모습을 바꾸고 싶은데요, 혼자 살면서도 열린 생각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이 있을까요?”

“질문자는 그린란드에 살아요, 알래스카에 살아요?”

“예? 여기 버지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에는 사람이 살지 않습니까?”

“사람은 많은데 직장이나 교회에 가도 저한테 다가와서 허심탄회하게 ‘너는 이런 사람인 것 같다’, ‘너는 이런 점을 고치면 좋겠다.’ 하고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더라고요.”

“질문자는 인물이 아주 잘난 영화배우입니까?”

“아닙니다.”

“BTS처럼 인기가 많은 가수입니까?”

“아닙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질문자를 찾아와서 잘 보이려고 할까요? 질문자가 유명 인사가 아닌 이상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 일이 없잖아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말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찾아가서 말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죠! 질문자가 먼저 다가가서 ‘어떻게 지내세요?’ 이렇게 말을 걸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먼저 찾아오기만을 바라면 어떡합니까? 회사에서도 먼저 동료들에게 말을 걸고, 커피도 타 주고, 사탕이 있으면 하나 주고, 청소할 일이 있으면 해 줘야죠. 교회에 가서도 먼저 말도 걸고, 청소도 해주고, 심부름도 해야죠. 그러면 사람들이 ‘저 청년 참 착실하다.’ 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가세요’, ‘차라도 한잔하세요’ 하고 말을 걸게 됩니다. 이렇게 인간관계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당신은 다 좋은데 말이 너무 없다.’, ‘당신은 다 좋은데 고집이 세다.’ 이런 얘기를 해줄 거예요. 좀 친해져야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모르는 사람이 내 관상만 보고 얘기해 주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다가와 주기를 원한다면 질문자부터 뭐든지 적극적으로 하면 됩니다. 정토회에 왔을 때도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지만 말고, 의자를 세팅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어디에서 오셨어요?’, ‘누구세요?’, ‘정토회 회원이세요?’하고 물어보겠죠. ‘오늘 강의를 듣고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봉사합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사람들이 ‘청년이 참 호의적이네’ 하면서 ‘내일 이런 일이 있으니까 여기로 오세요.’라고 할 겁니다. 이렇게 하면서 점차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질문자가 먼저 마음을 오픈해야죠.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부부가 한 침대에 있어도 구만리장천 떨어져 있다’ 이런 말을 하잖아요.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절벽이 무엇인 줄 알아요? 남편이나 아내가 뒤돌아선 등을 쳐다보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절망적인 절벽은 없습니다.

그러나 혼자 산속에 살아도 오픈 마인드로 있으면 새소리, 바람 소리가 들리고 자연조차 모두 친구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군중 속의 고독’이라 부릅니다. 누가 나를 왕따 시켰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자신이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공주병과 왕자병에 걸려서 사람들이 먼저 나한테 찾아와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든지, 말을 붙여준다든지, 어떻게 해주지 않겠나 하면서 가만히 앉아있는 거예요.

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미국이 조금 더 영향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미국까지 찾아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지위가 높든 낮든, 한반도의 평화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찾아가서 얘기도 들어보고, 의견도 교환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입니다. 공익을 위한 일도 필요하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개인적인 일이야 당장 나한테 이익이 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대응을 하나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하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85

0/200

바람

스님의 멈추지않는 발걸음에 존경을보냅니다

2023-10-15 18:56:38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3-10-13 06:18:07

윤정애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2023-10-09 10:39:20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