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2.25. 손님 맞이 남산 순례
“명상을 할 때 ‘망상이 참 많다’ 하는 것은”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부터 손님맞이 일정이 있어서 스님은 일찍이 두북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혼자 남은 행자가 아직은 운전이 서툴러 굽이굽이 좁은 마을길까지 못 올라올까봐 스님은 먼저 길을 나섰습니다.

마을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내려가 평평한 길이 나올 때 쯤 차가 도착 했습니다. 스님은 운전자가 차를 잘 돌려나갈 수 있도록 길에서 안전한 동선을 확보한 후에 차를 탔습니다.

“학교 많이 춥지요?”

“어제 그제 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스님의하루팀 재정비 기간 동안의 원고를 궁금해 하는 분들 연락이 있어서, ‘스님이 교정하시는 양이 늘었다’ 하고 있습니다(웃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하세요. 어떻게 스님의하루팀 만큼 하겠어요.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다가 도저히 안 되면 그 날은 쉬면 돼요(웃음)”

이런저런 담소를 하며 오다보니 금방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손님과 산행이 약속되어 있어 그 전에 스님은 원고를 교정 했습니다. 10시 20분부터 스님은 산행에서 먹을 과일과 간식, 등산화를 챙겨서 ‘삼릉’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착하니 유수스님과 외국에서 오신 손님이 먼저 도착하여 스님을 맞이 해 주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스님은 삼릉에서 남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오후 3시쯤, 산행을 마치고 ‘와룡사’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도 운전이 서툰 행자가 차로 마중을 오기로 했는데, 차가 늦게 도착했습니다.

스님과 손님 일행은 이번에도 차가 잘 돌려나갈 수 있도록 동선을 확보해주고 차에 탔습니다.

“혼자 오느라 늦었어요? 산을 걸어서 내려오는 우리가 차타고 오는 행자님보다 먼저 도착했어요 (웃음)”

“예 죄송합니다”

“(웃음) 농담이예요. 천천히 가세요”

전국을 달리면서 즉문즉설 강연을 하던 스님의 차가 오늘은 살금살금 와룡사 산길을 내려와서 목적지에 닿았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스님은 손님과 저녁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까지는 해 보고, 안 되는 것은 상황과 인연에 맞추는 듯한 스님의 모습에서는 애씀과 긴장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토행자들에게 일러주시던 법문을 몸으로 보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저녁은 일요명상이 진행될 시간이지만, 정토행자 재정비 기간 동안의 방송은 ‘법회, 정토경전대학 강의, 즉문즉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멈추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온라인 명상수련 회향식에서 있었던 법문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명상 수련생 여러분 2박 3일 동안 명상 잘 하셨죠.
조금 전에 여러분들 명상 소감 발표 잘 들었습니다.

‘첫날은 졸리고 두 번째 날은 통증 때문에 힘들고 세 번째 날은 망상 때문에 힘들어 하다가 마쳤다, 아쉽다.’ 또는 ‘조금 휴식이 됐다, 자기에 대해서 알게 됐다.’ 이렇게 긍정적인 것도 있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명상을 잘 한 것 같습니다. 명상을 하니까 힘들었다 하는 경험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명상 책을 읽거나 명상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으면 명상을 할 때 힘들다 하는 것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내가 직접 해 봤기 때문에 이런 힘든 과정이 있구나, 명상하면 졸리구나 명상하면 통증이 있구나 명상하면 오히려 마음이 고요하다고 했는데 망상이 더 많구나 이런 것은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힘들어한 사람도 명상을 잘 한 것입니다.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런 것을 알 수가 있는 겁니다. 우리가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갔다, 등산을 갔다, 해수욕을 갔다, 이렇게 휴가를 가면 그때는 좋습니다. 그런데 2박 3일이 지난 뒤에는 피곤합니다. 휴가를 다녀왔는데, 오히려 더 자야 되고 더 쉬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명상은 너무 힘들었는데 끝나면 잠도 적어지고 더 이상 휴식이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쉬어졌다.’ 하는 것이죠. 그래서 휴식에는 명상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일단 명상을 어떻게 했든 끝나고 나면 첫째, 휴식이 됩니다. 잠이 적어지고, 졸리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내가 먹는 걸 못 참는구나 욕망을 못 참는구나 성질을 못 참는구나’ 하고 나에 대해서 알아차림이 생깁니다.

내가 나에 대해서 잘 모르다가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망상이 엄청나게 일어나는구나, 생각이 참 많은 사람이구나, 과거의 기억이 계속 나는 거 보니 내가 과거로 인해서 괴로움이 있구나, 미래의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거 보니까 내가 평소에 늘 근심 걱정이 많고 초조 불안이 심한 편에 들어가겠구나’ 하고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이것을 ‘자기에 대해서 알아차림이 생긴다’라고 합니다.

‘다리가 아프구나’ 이것도 아프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고, ‘졸린다’ 하는 것도 '잠을 자고 싶구나' 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스스로 알아차린다는 것을 한문으로 번역을 하면 ‘자각’입니다. 자신에 대해서 깨닫는다.
이 자각이 있어야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스스로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됩니다.

명상을 하게 되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듯이 ‘기분이 좋다. 편안하다’ 하는 것이 오지 않더라도 자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어떤 변화의 기초가 형성 됩니다.

명상을 할 때 ‘망상이 참 많다’ 하는 것은

잠시도 한 군데에 집중을 못 한다는 것입니다. 산만하면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남이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떤 사물을 볼 때 그 사물에 대한 관찰력도 부족하고, 독서를 할 때 눈은 책을 보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 데에 있어서 내용을 잘못 파악하고, 상대와 이야기 할 때 귀는 듣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 데에 있고, 그래서 들은 것 같은데 나중에 물어보면 모르고, 본 것 같은데 물어보면 모르고, 읽은 것 같은데 물어보면 뜻을 모르고 기억도 잘 안 납니다. 왜 이럴까요? 산만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렇게 산만한 것을 ‘산란심’이라고 합니다.

늘 마음이 여기 저기 뛰어다니고 한 가지 일에 집중을 잘 못합니다. 그런데 명상을 하게 되면 집중력이 커집니다. 자신의 호흡 알아차림을 계속 하면, 호흡에 집중을 계속 하면 집중력이 커집니다.

상대와 대화할 때 눈은 그 사람의 눈을 보고, 입을 보고, 귀는 그 사람의 소리를 들음으로 해서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더 정확하게 알아듣게 됩니다.

책을 읽을 때도 집중함으로 해서 내용을 잘 파악하게 됩니다. 이렇게 집중력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지금은 ‘내가 집중을 못 하고있구나, 내가 산만하구나’ 하는 자기 알아차림이 생겼습니다. 이 것은 해보았기 때문에 알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나의 어떤 문제를 알았기 때문에 그것은 고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수식관’은 집중력을 키우고 산란심을 극복하는 데 좋은 방법입니다."

스님은 온라인 명상 수련생들의 소감문에 대한 법문을 하고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명상을 하면서 호흡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호흡에 집중 하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숨 쉬는 방법을 까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심장이 답답한 느낌도 들고 괴로워서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명상을 많이 하고 싶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어떠한 훈련이 필요할까요?”

"호흡을 어떻게 하려고 하면 호흡이 힘듭니다.
‘복식 호흡을 하려니까 너무 힘듭니다. 단전 호흡을 하려니까 너무 힘듭니다.’
이러한 호흡은 연습을 해야하니까 어렵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데 명상수련에서는 '호흡을 어떻게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호흡 하는 대로 그냥 놓아두고 그것을 알아차려라' 하는 것이 주제입니다.

내가 바다의 파도를 크게 일으켜라 작게 일으켜라 하는 것이 아니고, 바다의 파도가 일어나는데 크게 일어날 때는 크게 일어나는구나 작게 일어날 때는 적게 일어나는구나. 그냥 이것을 알아 차려라 하는 것입니다.

눈이 바다를 볼 때는 파도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알아차려라. 눈은 바다를 보고 있으면서 정신은 딴 데 두지 말고, ‘바다 관찰을 사실대로 하라’ 하는 말입니다.

‘바다를 보고 있는데 집중이 잘 안 되고 자꾸 딴 생각이 듭니다. 아, 내가 산만하구나 집중력이 없구나’ 하는 것은 되지만 ‘바다를 보는데 파도가 안 일어납니다’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내가 바다를 보는 것과, 파도가 일어나는 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내 호흡이 일어나는 것, 호흡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내가 평소에 관심을 안 두니 호흡하는 줄을 잘 몰랐는데, 내가 호흡에 관심을 두고 호흡하고 있구나, 호흡을 이렇게 하네’ 이것을 알아차려라 하는 거예요.

‘호흡을 관찰 해 보니까 호흡이 가끔씩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네. 호흡이 갑자기 멈추기도 하네.’ 이렇게 호흡이 일어나는 것을 '그냥 알아차려라' 이 말입니다. 호흡을 어떻게 하라는 것이 아니예요.

그런데 호흡이 되느니 안 되느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질문자가 호흡을 어떻게 하려고 했거나, 그런 생각을 했거나, 호흡이 잘 안 된다는 착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호흡이 잘 안 됐으면 죽었지 어떻게 살았겠어요. 호흡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인데, 호흡이 안 된다 하는 생각에 빠졌거나, 질문자가 호흡을 어떤 의도를 갖고 했는데 의도대로 안 돼서 그렇게 느꼈거나 입니다.

호흡은 잠을 자도 하고 있고, 호흡은 화장실에 앉아서도 하고 있고, 수영할 때도 있고, 호흡은 죽기 전까지 계속 하고있는 것입니다. 호흡하고 있는 것에 관심을 두고 상태를 점검 해 보는 것, 이것이 주제입니다.

‘근데 제가 집중이 잘 안 되고 계속 딴 생각에 빠집니다.’ 하면
‘내가 산만하구나. 그래서 내가 상대의 이야기도 잘 못 알아듣고 어떤 사물도 관찰을 잘 못하고 책을 읽어도 뜻이 잘 안 들어오고 이게 산만해서 그렇구나’ 이렇게 자기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면 심장이 빨리 뛸 수 있겠죠. 그런데 가만히 있는데 뭐 때문에 심장이 갑자기 심하게 뛰겠어요.

그러나 심장이 뛰는 걸 내가 느꼈다 할 수는 있겠죠. ‘아무 생각 없이 호흡에만 집중하니 심장 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평소에는 심장이 뛰는 것을 못 느꼈는데 나의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심장이 크게 뛴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만약, 가만히 있는데도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뛴다면, 그것은 내가 과거에 성폭행을 당했거나 강도에게 물건을 빼앗겼거나 하는 생각에 빠져서 그때의 트라우마가 일어나 분노가 일어나고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뛸 수는 있어요.

그러나 가만히 있는데 몸의 증상이 나빠질 이유는 없습니다. 일어났다면 질문자가 어떤 과거의 생각에 빠져서 그런 것이에요. 현재 아무일이 없는데 어떠한 증상이 일어났다면 그는 꿈속에 빠진 것입니다. 깨어 있어서 알아차림이 있는 동안은 그런 일은 안 일어납니다. 자기 점검을 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내일은 전법활동가 법회가 있는 날입니다.

전체댓글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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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미

정말 아침 명상하니 졸음이 없어요 ㅎ.
매일 하렵니다.

2022-12-29 19:17:08

이정화

행자님의 글 그대로의 맛이 있네요. 아직 맛에 탐닉하는 인간인지 표현이 이렇게 나오네요 ㅎㅎ 빨리 읽기가 아쉬워 천천히 한문장씩 소리내어 읽어보았습니다.

2022-12-29 09:17:51

보각

감사합니다. 혼자 남은 행자님의 글이 소소하게 재미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2022-12-29 07: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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