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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서울 정토회관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인도와 네팔 국경을 신속하게 통과하기 위해 인도와 네팔 정부의 협조를 받는 방안, 10대 성지별로 기획 프로그램 준비, 상카시아 숙소 준비 상황 등 지금 준비되고 있는 여러 가지 안건들을 검토하고 결정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곧이어 오후 12시부터는 상임 천일준비위원회와 화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2차 만일결사를 힘차게 출발하기 위해 천일준비위원회에서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쟁점이 되는 사항에 대해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어서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한 후 저녁이 되어 다시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5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먼저 스님이 지난 한 주 동안 농사일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영상이 끝나자 스님은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붓다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어김없이 가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심각한 피해가 생기고 있어요. 유럽에 라인 강이 말라가고 있다는 이야기 들으셨죠? 미국 미드 호도 바닥을 드러내고, 중국 최대 호수인 둥팅호와 포양호도 바닥이 갈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물속에 가라앉아있던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반대로 파키스탄 같은 건조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져서 이재민이 3천만 명이 생겼다고 해요. 3천만 명이면 북한 인구보다 많습니다. 굉장하죠. 미국에서 가장 덥고 건조해서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데스밸리에도 천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폭우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후의 변동이 극심합니다. 앞으로 가뭄은 점점 심해지고, 39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 날도 더 많아진다고 합니다. 피해가 큰 집중호우도 잦아지고요. 이런 현상들은 기온 상승으로 인한 소위 기후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 문명이 발달해서 인간이 엄청난 일을 하는 것 같지만은 자연의 변화에 비하면 인간의 힘은 매우 미약한 편입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야 해요. 그런데 이미 담배나 마약에 중독되듯 소비에 중독되어서 멈출 수도 없고 줄일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결국 인류가 공멸하는 길 밖에 없다고 보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나 사태만 제대로 파악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인간은 살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삶의 방식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 또한 인간이 가진 힘입니다.
괴롭게 살던 사람도 그 괴로움이 내가 어리석기 때문이라는 걸 알면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원리를 2600년 전에 부처님께서 발견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부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기보다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요. 결국 인류는 인류 자신의 위기뿐만 아니라 자연의 위기까지 초래했습니다.
오늘날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 살펴보는 이유는 단순히 옛날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과거를 살펴보는 겁니다. 즉 미래를 향한 옛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인간관계에서 혹시 실수하지 않았는지 생각하느라 진이 다 빠진다며 어떻게 하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나면 제가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타인의 행동이나 말투를 많이 곱씹어보느라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다 소모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하는 다른 일들을 많이 미루거나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편안한 마음과 추진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수행을 해나가야 하나요?”
“첫째,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둘째,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해보세요.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길가에 핀 한포기 풀입니다.'
자기를 너무 의식하기 때문에 결국 타인을 의식하게 되는 겁니다. '내가 별 거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남이 나보고 뭐라고 하든 신경을 안 쓰게 돼요. 나를 열등하게 생각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들이란 원래 이런 말도 하고 저런 말도 하는 거예요. 누가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하든 '내가 별 거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그런 일은 별 일 아니에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저를 과하게 포장해서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기도를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거울 한번 쳐다봐요. 내가 뭐 별 거예요? 별 거 아니에요. 비행기에서 떨어지면 죽고, 총 맞으면 죽고, 칼 맞으면 죽고, 며칠 음식 못 먹으면 죽고, 몇 분만 숨을 못 쉬어도 죽습니다. 나뭇가지를 꺾으면 죽듯이 다 별 거 아니에요.
사람들은 서로 잘생겼느니 못생겼느니 비교하는데 변소에 있는 구더기를 보면 어때요? 우리가 볼 땐 똑같잖아요. 그래도 구더기들이 자기들끼리 비교하면 길이가 다르고 몸무게가 다르고 주름살 개수가 다르겠죠. 누구는 미인 구더기고, 누구는 못생긴 구더기라고 평가할 겁니다. 자기들끼리는 그게 맞을지 몰라도 사람이 볼 때는 웃기잖아요. 이래도 구더기고 저래도 구더기니까요.
그처럼 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키가 조금 크나 작으나 구더기가 조금 크고 작은 차이와 똑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별 거 아니에요. 자꾸 자기가 뭐 별 건 줄 아니까 인생이 피곤한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거울보고 ‘내가 별 거 아니다’ 이렇게 자각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내가 잘난 게 뭐가 있어요? 그렇다고 못난 것도 없어요. ‘그냥 나는 나일 뿐이다. 별 거 아니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해요. 자기에게 집착하지 않아야 타인의 시선에도 집착하지 않고 신경을 안 쓰게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질문하기 전에 굉장히 긴장됐었는데, 제가 고민하는 부분의 본질을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길가에 핀 풀처럼 잘 살겠습니다. 세상의 이치도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오전에는 정토행자대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하고, 오후에는 청년들을 위한 즉문즉설 청춘톡톡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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