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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나무를 심고, 저녁에는 일요명상을 진행했습니다.
어제 비가 내린 후 아직 하늘에는 구름이 많이 떠 있었습니다. 새벽 기도와 발우공양을 마치고 8시에 묘목과 퇴비, 연장을 챙겨 산윗밭으로 출발했습니다. 밭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달래가 벌써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이야, 벌써 진달래가 피었네요.”
산 아래까지 트럭으로 싣고 온 퇴비와 묘목, 삽과 호미를 이고 지고 산윗밭을 지나 더 높은 곳으로 날랐습니다.
높은 산 위로 무거운 짐을 나르니 울력을 시작하기도 전에 배가 고팠습니다. 산윗밭보다 더 높은 곳에 평평한 땅이 있습니다. 윗밭부터 총 다섯 곳의 평평한 땅이 있습니다. 모두 덩굴로 뒤덮인 정글 같은 땅이었는데 스님과 행자님들의 손길로 밭이 되고 과수원이 되어가고 습니다. 아래쪽 1,2단지는 밭으로 사용하고, 3단지에는 작년에 나무 60여 그루를 심었습니다. 3단지에 심은 나무에 꽃이 피고 싹이 트고 있었습니다.
오늘 4, 5단지에 8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먼저 가장 높은 5단지로 올라갔습니다.
먼저 묘당 법사님이 포클레인으로 일정하게 구덩이를 팠습니다. 구덩이마다 먼저 퇴비를 한 삽씩 넣어주었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땅이 촉촉했습니다. 물은 따로 주지 않고 바로 묘목을 심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구덩이 안 쪽에 퇴비와 부드러운 흙을 섞은 다음 묘목을 세우고 주변에서 긁어온 부엽토를 덮어주었습니다. 그 위에 흙을 덮어주고 다음 구덩이로 전진했습니다.
스님이 이렇게 1차로 나무를 심고 나면 뒤이어 삽질을 하는 행자들이 와서 흙을 충분히 덮어주었습니다.
나무를 다 심고 나면 이름표를 달아주었습니다.
구덩이가 점점 메워져 나갔습니다.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는 사람을 피해 폴짝폴짝 뛰어다녔습니다.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계속 나무를 심고 있는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그제서야 허리를 펴고 대답을 했습니다.
“스님, 왜 이렇게 높은 산 위에 나무를 심으시는 거예요?”
“심을 데가 여기밖에 없으니까요.”(웃음)
“열매는 언제쯤 먹을 수 있을까요?”
“2년, 3년은 지나야 먹을 수 있어요. 여러분 다 도망가고 없으면 나 혼자 먹겠죠.”
스님은 나무만 심는 게 아니었습니다. 땅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난 재피나무도 발견했습니다.
“이 묘목을 장에 가서 팔까요?”(웃음)
스님은 나무를 심으면서도 어린 제피나무 삼십여 그루를 발견했습니다. 제피나무도 잘 모아뒀다가 사면에 다 심어두었습니다.
점심을 먹기 전까지 5단지에 청매실 12그루, 홍매실 12그루, 호두나무 8그루를 심었습니다. 5단지에 나무를 다 심고 밭으로 내려가서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스님은 도라지밭으로 가서 도라지를 몇 뿌리 캐보았습니다.
“이야, 2년째인데 많이 실해졌네요!”
한 뿌리 먹어 보니 쌉쌀한 도라지 맛이 연하게 느껴졌습니다. 밭은 아직 겨울빛이었지만, 땅 아래에서 도라지는 부지런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4단지로 올라갔습니다.
이번에도 포클레인으로 먼저 구덩이를 판 후 퇴비를 넣었습니다.
4단지에는 단감나무 11그루, 모과나무 10그루, 무화과 6그루, 석류나무 5그루개, 대추나무 7그루를 심었습니다.
4단지에 나무를 다 심고 3단지에도 10그루를 더 심었습니다. 작년에 심었던 나무 중에 죽은 나무들이 있어서 새로 심었습니다. 마지막에 심은 나무들은 종일 밖에 있느라고 뿌리가 말라서 물을 주었습니다.
“자, 이제 정리하고 갑시다.”
오후 4시가 넘어 울력이 끝났습니다.
사용한 연장을 챙겨 산을 내려왔습니다. 사용한 도구를 정리하고 나니 5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식목일 행사를 마치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오니 해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저녁 8시 30분부터는 일요 명상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102번째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한국의 봄소식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기 위한 JTS 구호단의 노력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제가 있는 한국의 남쪽 지방에는 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저는 오늘 대중들과 같이 하루 종일 나무를 심었습니다. 식목일은 원래 4월 5일인데 요즘은 기온이 상승해서 지금쯤 나무를 심어야 적당한 것 같습니다. 과일나무를 80여 그루 심었는데요. 좀 힘이 들었습니다. (웃음)
진달래가 벌써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3월 말, 4월 초는 되어야 피는 꽃인데,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핀 것 같아요. 이번 겨울은 많이 추웠는데, 봄은 오히려 일찍 오네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하며 시작하겠습니다.
휴전에 대한 어떤 희망이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진격과 후퇴를 반복하는 전쟁 초기에 비해 앞으로 전선을 형성하여 공방을 하게 되면 민간인의 피해가 늘어날 것입니다. 그 피해의 정도가 얼마나 될지 정말 걱정입니다.
저희 JTS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3명의 구호단을 파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몰도바까지 답사했고, 이제 거의 일정이 끝나가고 있어요. 어제는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있는 ‘오데사(Одеса)’라는 도시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교전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과 가까워서 조금 위험하기는 했지만 JTS 구호단이 하룻밤 자면서 도시 전체를 다 둘러봤다고 해요. 도로 곳곳에 군사 방어막이 있었지만, 다행히 전투는 없었다고 합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피난을 갔기 때문에 가게가 전부 문이 닫혀 있고, 도로는 한산했다고 해요. 그래서 JTS 구호단이 보내준 영상을 보니까 도시 전체가 텅 비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도시에 남아 있는 사람들과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잔류하고 있어서 JTS 구호단이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물품들을 모두 구입하여 아이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품을 우선 지원했습니다. 답사한 상황을 잠시 영상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답사 모습이 담긴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상황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경 안으로는 세 군데를 답사해 볼 수 있었어요. 첫 번째로 답사한 지역은 ‘무가체보(Mukatschewo)’라는 도시였습니다. 전쟁 중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많아서 지혈대가 많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어요. 그래서 미국JTS에서 지혈대 3300개를 긴급하게 구입하여 국제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두 번째로 답사한 지역은 ‘우즈호로드(Uschgorod)’라는 도시였습니다. 그곳에서는 교회 목사님이 우크라이나 국내 난민을 돌보는 센터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센터에 냉장고가 필요하다고 해서 냉장고를 지원했습니다.
세 번째로 답사한 지역은 ‘오데사(Одеса)’라는 도시였습니다. 그곳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물품이 필요하다고 해서 현장에서 물품을 구해 지원을 했습니다.
답사를 목적으로 파견했지만 JTS 구호단은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일부 지원하면서 답사를 했습니다. 답사가 끝나면 전체를 평가한 후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지원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아직 전쟁 초기이고, 답사한 지역이 전쟁터와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긴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전쟁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많은 물자가 부족해지고 점점 더 도움이 필요해질 것 같아요.
답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내부에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확보했기 때문에 그분들이 물품을 요청하면 JTS가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해 놓은 상황입니다. 지원을 하기 전에 전쟁이 끝나면 더욱 좋겠죠. 전쟁이 하루속히 멈추고 피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어서 온라인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하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아무 할 일이 없는 한가한 마음으로 동작을 멈추고, 생각도 멈춥니다. 관심을 콧구멍 끝에 두고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숨이 들어갈 때는 들어가는 줄 알고, 숨이 나올 때는 나오는 줄 압니다. 호흡 이외에는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편안한 가운데 다만 호흡에만 집중할 뿐입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 의도를 완전히 내려놓고 그냥 한 그루 나무처럼 가만히 있어 봅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35분 동안 명상을 해보았습니다.
“명상 중에 자신이 경험한 것 또는 지금 일어나는 소감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실시간 채팅창에 소감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편안히 잘 쉬었습니다.”
“I rested well.”
“밭일을 하고 와서 많이 졸았습니다.”
“I was farming during the days so that made me tired so I dozed off a lot.”
“몸은 편안했으나 망상은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My body was very peaceful but my head was filled with distracting thoughts.”
“온몸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I feel my whole body warm up.”
“떠오르는 생각들을 흘려보냈습니다.”
“I was able to let go of all the thoughts that came streaming at me.”
“오늘 등산을 해서 그런지 졸다가 죽비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Perhaps it was because I hiked the mountain today I was dozing off and was surprised by the sound of the clapper.”
“다리 통증이 느껴져 죽비 소리를 기다렸습니다.”
“I was aching in my leg so I was waiting for the clapper sound.”
“저는 잡념이 굉장히 많았지만 끝날 무렵에 몸과 마음이 아주 편안해지면서 숨이 굉장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I had lots of distractions. Towards the end of the session my body and mind got very relaxed and I felt my breathing became heavy and tired.”
스님이 직접 소감을 읽어준 후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두 번 연달아 명상을 하니까 미리 아시고 참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한 주도 편안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나니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내일은 새벽 4시에 서울로 이동하여 오전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생방송하고, 오후에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를 한 후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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