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3.21. 전법활동가 법회,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
“1만 명이 듣는 수업, 대한민국이 행복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전법활동가들을 위한 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새벽 4시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해가 뜨고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10시 정각에 전법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전법활동가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새해 들어 전법활동가 모두가 힘차게 시작한 정토불교대학 1만 명 인연 맺기가 곧 마무리 됩니다. 스님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준 전법활동가들을 격려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정토회가 이루어 온 기적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남은 일주일 동안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전법을 한다면 정토회 역사상 처음으로 불교대학 입학생 1만 명을 달성하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

기적의 역사

정토회는 지난 30년 동안 여러 기적을 만들어왔습니다. 첫 번째 기적은 1997년에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였고 아사자가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래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는 ‘북한 동포 돕기 백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종교 단체가 힘을 합해 백만인 서명운동을 했는데 정토회에서 95만 명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이를 보고 세상에서는 정토회를 아주 큰 단체로 오해하기도 했어요.

2005년에는 발우공양 정신에 입각한 ‘빈 그릇 운동 백만인 서약 캠페인’으로 환경 운동사에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2008년 북한에서 2차 기아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다시 한번 ‘북한 주민을 살리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을 달성했습니다. 2017년에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선제타격을 하겠다고 선언하여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그때 전쟁 반대 집회를 열어 만 오천 명이나 되는 대중이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이를 통해 전쟁의 위기를 막고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평화로 나아가는 데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정토회가 지난 30년 동안 진행해온 제1차 만일결사를 마무리하는 해입니다. 만일결사 회향을 앞두고 1만 명에게 불교대학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교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어요. 이번에 1만 명에게 전법을 하면서 정토행자들이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 대대적인 전법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불리한 여건을 유리한 상황으로 전환하고,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진정한 수행자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1만 인 전법의 목표 지점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힘이 들겠지만 우리가 세운 원을 꼭 성취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전법에 전력을 다하고 있고, 농사팀은 농사를 짓느라 땀 흘리고 있고, 구호 활동하시는 분들은 세계 곳곳에서 전심전력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정토행자의 수고와 노력으로 정토회가 유지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불교대학 전법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전법활동가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만 명이 듣는 수업, 대한민국이 행복해집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정토회는 긴급하게 온라인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1만 인 전법은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이 축소가 아닌 확산을 위한 발판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정토회가 사무실이나 개인집에서 시작해 서초동 정토회관을 마련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토회는 1988년에 정토포교원으로 시작해서 1999년에 서초동에 정토회관을 개원했습니다. 그때 개원 기념으로 백일법문을 하면서 대중적인 확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개원하기 전에 진행한 ‘북한 돕기 운동’ 때문에 정토회의 발전이 늦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사회로부터 정토회가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실천하는 수행자들이라고 인정받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오히려 정토회가 발전하는 기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잠시 한두 발 물러나는 것이 더 크게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1년 동안 즉문즉설 강연을 국내에서 300강, 해외에서 115강을 진행했습니다. 모든 정토회 회원들이 각자 지역에서 대국민 강연을 위해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대한민국 250여 지방자치단체와 50여 개 대학을 방문하여 즉문즉설을 했고, 전 세계에 우리 교민이 있는 곳이라면 다 찾아가서 115강을 마쳤습니다. 그때 북한의 210개 시군구도 일일이 방문해서 시군구마다 밀가루 백 톤씩 지원하자는 원을 세웠었는데 북한이 허용하지 않아 성사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2019년에 옥수수 2만 톤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북한의 각 시군구에 모두 보내진 못했지만,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JTS만 유일하게 북한의 탄광촌과 고아원 등 어려운 지역에 식량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곧 하늘이기 때문에 사람을 하늘처럼 섬겨야 합니다. 정토회에서는 이런 자세로 대한민국 국민과 재외동포 그리고 북한 주민들까지 하늘같이 섬겨 하늘의 가피를 받을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다해 그 어려운 일들을 해냈어요. 이것이 정토회의 원력이고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한번 그 원력으로 1만 명에게 전법을 하고 제1차 만일을 잘 마무리한다면, 정토회는 새로운 방식인 온라인으로 무한히 확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찾아가서 하는 강의에는 시공간적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개발한 온라인 전법 시스템은 진행자만 확보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습니다. 불교에 호의적인 사람들에게는 불교대학의 인연을 맺어주면 됩니다. 불교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행복학교로 인연을 맺어주면 됩니다. 이제 불교대학 전법이 끝나면 행복학교를 1만 명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욕심이나 사심이 아닌 베푸는 마음과 자비심, 국민의 행복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봉사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정토불교대학 진행자의 마음 자세

그렇다면 정토불교대학을 진행할 때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요? 첫째, 긴장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졸업했고, 1년 과정의 전법활동가 교육도 받았으며, 돕는이 실습까지 마쳤습니다. 진행자를 한 번 이상 하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 말고 진행하세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면 초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하고,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중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면 고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구호단체인 JTS에서는 인도에 수자타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실제 학교 운영을 그런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그 결과 석사 출신의 교사가 가르치는 일반 공립학교보다 더 좋은 교육의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얼마나 정성을 다하느냐가 중요하지, 지식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특히 정토불교대학은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수행으로서의 불교를 체험하는 곳입니다. 법문은 법륜 스님이 하니까, 여러분은 학생들이 마음 나누기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실천과제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만약 한 사람이 장황하게 마음 나누기를 하여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을 우려가 있다면, 그에 대해 안내를 해서 조정해 주면 됩니다. 반대로 마음 나누기를 잘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수업에 빠지는 학생이 있다면 연락해서 왜 불참했는지 이유를 물어보고 다음 수업에는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이렇게 가볍게 안내만 해야지 내 뜻대로 안 된다고 조급해하거나 화내고 짜증을 내면 안 됩니다. 지나치게 애정을 보이면 상대가 귀찮게 느낄 수 있어요. 또 상대가 물어보면 내가 다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무거운 짐을 지게 됩니다. 그럴 필요가 없어요. 담담하게 그러나 따뜻한 마음으로 기본적인 진행만 잘하면 됩니다. 나머지 일들은 각 지회마다 법사님들이 맡아서 하실 겁니다.

둘째,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관하고 외면하는 것도 진행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너무 애정을 갖거나 너무 방치하거나 하지 않고, 그사이의 중도를 잘 지키는 게 필요합니다. 부담으로 여기지 말고 수행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법문도 귀담아듣고 수행 연습도 함께 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수행이 잘 안 되잖아요? 나도 잘 안 되니까 학생들과 함께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런데 법문을 많이 들은 사람일수록 ‘나는 다 안다!’ 하는 마음으로 임할 수가 있어요. 좀 지식이 있고 오래 가르친 사람들은 자기가 아니까 학생들도 다 알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이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냐고 무안을 주기도 하죠. 모르니까 알고 싶어서 배우러 왔는데 그것도 모르냐며 핀잔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진행을 여러 번 해보신 분들은 자신은 경험이 많고 다 알고 있으니, 굳이 법문을 듣지 않아도 되고 수행 연습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런 자세로 진행을 하면 학생들과 화합이 되지 않고 겉돌게 됩니다.

‘나는 오늘 처음 진행한다’

항상 이런 마음과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또 처음 진행하시는 분들은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어요. 다 같이 잘 모르는 처지에서 함께 공부해 나간다는 자세로 임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분들보다는 2년 내지 3년 앞서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졸업했고, 전법활동가 교육도 다 받았잖아요. 그러니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가끔 보면 진행자가 학생들의 나누기에 너무 몰입돼서 원만한 진행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나누기를 하다 보면 흥이 나서 시간 배정을 제대로 못해 뒷부분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채 건너뛰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반대로 너무 규정대로 진행하는 것에 집착하다 보면 학생이 마음나누기를 하는 도중에 마구 끊어버리고 다음으로 넘어가서 분위기를 깨트리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마음을 닫아버리게 되죠. 이 사이에서 중도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거기에만 매몰되어서도 안 됩니다. 기본 골격을 지키는 가운데 조급하거나 흥분하지 말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조정해 가면서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수행자입니다. 1만 명이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는 일은 정토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러나 수행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극복해 나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긴장이 좀 되겠지만, 막상 시작하면 모두 다 잘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이동했습니다.

12시 30분부터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현재 정토회는 전법활동가 체제로 개편이 잘 되었습니다. 앞으로 실천활동가 양성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실천활동가 양성 방안, 명예회원 신설 방안, 2차 만일결사 중 1차 천일결사 사업 방향, 사회활동과 사회사업 활동 방향에 대해 각 분과별로 준비해 온 내용을 발표하고, 각각에 대해 스님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1차 만일결사를 마무리하며 각 단위에서는 2차 만일결사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과 연이어 미팅을 가진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EBS 클래스e 촬영장에 가서 부처님의 일생 강의를 녹화하고, 오후에는 정토회관에 찾아온 손님들과 연이어 미팅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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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신

감사합니다.

2022-04-03 14:37:01

실상

사람을 하늘처럼 섬겨라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2022-03-31 07:43:44

보현화

1997년 ‘북한 동포 돕기 백만인 서명운동’/2005년 ‘빈 그릇 운동 백만인 서약 캠페인’/2017년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 광화문에서 전쟁 반대 집회 등 사회문제를 비롯, 즉문즉설로 개인의 문제까지 두루 아우르는 스님의 해법과 지혜...그저 경이롭고 존경스럽습니다()()

2022-03-28 0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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