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2.17. 정토대전 회의, 행복한대화 온라인 즉문즉설
“부자가 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정토대전 불교 사상서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방송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기도와 공양을 마치고 오전 8시 30분부터 명상원에서 정토대전 불교/사회 사상서팀과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스리랑카의 와하라까 테로 스님의 초기불교 법문을 참고해서 ‘팔정도’에 대해 공부해왔습니다. 12연기는 번역되어 있는 것만큼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묘당법사님이 ‘팔정도’에 대해 정리한 내용을 발표하겠습니다.”

묘당법사님은 정견, 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정정진, 정념, 정정의 빨리어 원어와 각각의 의미, 팔정도와 계정혜 3학, 사성제의 관계를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여덟 가지 바른 길에서 ‘바르다’는 빨리어 원어로 ‘삼마-(Sammā)’라고 되어있습니다. ‘산(san)이란 '시달림/재탄생 과정을 영속시키는 것’이란 뜻이고 ‘마’(ma)란 제거를 뜻합니다. 바르다고 번역했지만 정확히는 재탄생을 영속시키는 것을 제거한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광법사님은 팔정도에 대해 더욱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Access to Insight라는 웹페이지에서 팔정도와 관련된 경전을 발췌해왔습니다. 돌아가며 소리 내어 정견에 대한 경(Sammaditthi Sutta, 바른 견해 경)부터 읽어보았습니다.

“도반들이여, ‘바른 견해’ ‘바른 견해’라고 말합니다. 도반들이여, 그런데 어떻게 하면 성스러운 제자가 바른 견해를 가지고, 견해가 올곧으며, 법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지니고, 정법에 도달했다고 합니까?...(중략)

...사리뿟따 존자는 이와 같이 설했다. 그 비구들은 흡족한 마음으로 사리뿟따 존자의 설법을 크게 기뻐했다.”

바른 견해 경은 11쪽에 걸쳐 정견이 무엇인지 반복해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경전을 다 읽고 스님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비구들은 흡족해했다는데 법사님들은 흡족한 표정이 아니네요. (모두 웃음) 그럼, 경전을 다 읽어보았는데 ‘정견’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까?”

“사성제를 아는 것이요.”

스님은 그냥 사성제를 아는 것이라고 하면 지식에 그칠 수 있다고 짚어주었습니다.

정견의 의미

“그냥 사성제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정견이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 딱 부딪혔을 때 현황 파악을 있는 그대로 하고, 이 일이 왜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내는 것까지 인지가 착 이뤄질 때 ‘정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사진 찍듯이 보는 것만이 정견이 아니고, 이치에 대해 통달이 되는 것을 의미해요. 이치에 대해 확연히 알아버리는 것이 수다원과를 증득한다는 것의 핵심 의미입니다. 실행은 순간순간 되지 않더라도 이치를 확연히 알아버리면 그것을 체험하는 과정이 남았을 뿐이지 잘못된 길로는 더 이상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야 성인의 길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옛말에 ‘이 생에 수다원과는 증득하고 죽어야 한다’ 하는 말이 있는 겁니다. 그래야 돌고 도는 윤회에서는 최소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한 번 윤회하고, 두 번 윤회하고, 이런 표현을 자꾸 쓰는데, 부처님께서 사용한 윤회란 단어는 죽어서 소 되고 말 되고 그런 개념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우리가 늘 화를 내다가 ‘아, 화가 날 이유가 없구나’, ‘화가 나와 남을 해치는구나’ 하고 아주 깊이 파악하게 되면 그게 수다원과를 증득한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떤 경계에 부딪히면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게 되지만, 그 흔적이 남지 않게 금방 ‘어, 내가 놓쳤구나!’ 하고 그 마음을 거두어들입니다. 성인의 류에 들었지만 윤회는 계속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에는 다음에 한 번만 더 화를 내면 이제 화내는 것이 끊어지는 단계에 오면, 그것이 바로 두 번째 단계인 ‘사다함’입니다. 이것을 ‘일왕래’라고 해요. 윤회의 행위가 한 번 더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다음에 화를 낸 다음 앞으로는 다시는 화를 내지 않게 되는데, 이것이 ‘아나함’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불환’의 단계예요. 마지막으로 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아라한’입니다.

이것은 우리 생활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되죠. 이치를 다 알고 있지만 실수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있고, 그다음에 점점 실수가 없어지는 과정으로 나아가는데, 그 단계를 이렇게 설정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이런 용어 자체를 부정해 버렸습니다. 금강경에 일상무상분에서 이 네 가지 단계를 모두 부정해버렸어요. 제법이 공한 줄을 알아버리면 단계란 것이 없다는 겁니다. ‘무슨 한 단계 올라가고, 다시 한 단계 올라가고 그러느냐?’ 하는 문제 제기를 한 거예요. 꿈을 꾸다가 눈을 뜨면 ‘꿈이구나!’ 하고 끝이지, 무슨 1단계 꿈을 깼다가 2단계 꿈을 깼다가 그러느냐는 겁니다. 그건 아직 꿈을 덜 깼다는 얘기라는 거예요.

이렇게 근본 교리를 공부해보니까 어때요? 역시 대승불교 배우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네. 소승불교는 쪼잔한 것 같아요.” (웃음)

“쪼잔하다기보다 너무 분석적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승불교보다는 선불교가 낫죠.”

“선불교보다는 즉문즉설이 나은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이렇게 어렵게 설법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웃음)

정견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고 이어서 정사유(正思惟), 정념(正念)에 대한 경전도 소리 내어 읽어보았습니다. 정념에 대한 경전을 읽고 있는데 점심 공양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한 후 1시부터 2시까지는 해외정토회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 화상 회의를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해외정토회 대표, 총무, 대의원, 지원팀장, 국제국 팀장을 맡고 있는 20여 명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연구와 토론이 있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먼저 2차 만일 준비위원장님이 그동안의 토론 내용에 대해 발표한 후 스님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제 전법을 담당하는 부서를 따로 분리해서 조직을 개편할 것인지, 기존의 해외정토회 속에 통합해서 조직을 개편할 것인지, 여러 가지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다들 토론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비한국인 전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요. 두 가지 안이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까, 1안에 대해서는 해외정토회 쪽에서 보완책을 연구해 오시고, 2안에 대해서는 국제국 쪽에서 보완책을 연구해 오셔서, 다음에 다시 회의를 해 봅시다. 오늘 결론을 내기는 좀 어렵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화상 회의를 마친 후 다시 불교사상팀 회의를 이어나갔습니다. 오전에 이어 정념에 대한 경전을 강독하고 팔정도에 대한 회의를 일단락 지었습니다. 이어서 12연기(緣起)에 대해 초기불교 자료를 공부하고 정리해온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해가 지고 회의를 마칠 때 쯤 되니 과제가 많이 생겼습니다. 연구 과제를 정리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첫째, 정견(正見)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다시 정리가 필요합니다. 둘째, 정정(正定)에서 정이란 평정심인지, 집중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해석한 글을 찾아보세요. 셋째, 수행적으로 삼계(三界)가 어떤 의미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넷째, 정정진(正精進)이라고 할 때 ‘정진’을 의지를 내서 하는 노력이라고 볼 것인가 찾아보세요. 노력이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 것이거든요. 다섯째, 색성향미촉법에서 ‘법(法)’, 안이비설신의에서 ‘의(意)’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원어가 무엇이고, 그 원어가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찾아보면 좋겠어요.”

회의를 마치자 저녁노을 위로 초승달이 떠올랐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행복한 대화 온라인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온라인 즉문즉설은 유튜브 즉문즉설 채널에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공개 방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매달 한 번씩 온라인 환경에서 대중 강연이 새롭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8천 여 명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접속하고, 150여 명의 방청객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현장감을 더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환한 웃음과 함께 인사말을 했습니다. 요즘 스님의 근황을 이야기한 후 질문하는 분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게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죠? 제가 있는 이곳 문경도 영하 12도까지 떨어져서 아주 춥습니다. 저는 그동안 시골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지난주에 올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어제는 서울 구룡 마을에 가서 연탄 2천 장을 배분했습니다. 한 집에 200장씩 전달을 했는데, 골목이 길어서 오래간 만에 땀을 흘리면서 배달했습니다. 이 추운 겨울날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다음 주부터 명상수련에 들어가기 때문에 어젯밤에 문경 수련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오늘은 문경에서 여러분들을 뵙게 됐습니다.

친구가 친구에게 묻듯이

즉문즉설은 일방적으로 어떤 교리나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문제나 궁금한 것들을 먼저 듣고, 그걸 소재로 해서 함께 대화해나가는 것이 즉문즉설입니다. 대화를 하다 보면 내 의문이 풀리고 내 고민이 해결되는 그런 대화 방식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먼저 해설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에요. 현실에서 일어나는 우리들의 문제를 먼저 나누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나가다 보면, 어느덧 우리도 성인의 말씀에 가까이 와 있는 이런 대화 방식이에요.

그래서 얘기할 때 아무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친구 둘이 앉아서 ‘야, 이거 뭐 어떻게 되니?’ 하고 묻듯이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를 하시기 바랍니다. 또 공개된 강연장에서 많은 사람 앞에서 얘기하려면 떨릴 수 있지만, 지금 여러분은 집에서 혼자 얘기하잖아요. 카메라만 보고 중얼중얼 얘기하시면 저하고 둘이 얘기하는 게 됩니다. 그러니 떨지 말고 편안하고 진솔하게 얘기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너무 상스러운 얘기를 하시면 안 되고요. 공개된 대화이니까요.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총 7명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질문자 모두 아주 솔직한 질문을 해주어서 2시간 내내 웃음이 계속되었습니다. 그중 두 번째 질문자는 부자가 되기 위해 돈을 열심히 모으고 있는데, 허황된 꿈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솔직하게 질문해서 많은 사람들의 큰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2025년까지 1억을 모아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하지만 전세 자금 대출 이자와 관리비 등 매달 고정 지출이 있어서 200만 원 초반대인 제 월급으로는 현실적으로 한 달에 최대 150만 원 정도 저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입사 초기 때 월급이 워낙 적어서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많은 돈을 저축하기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과소비와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과거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반성하고, 이제 재테크 관련 이슈를 꾸준히 챙겨보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님, 제가 과연 이번 생애에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허황된 꿈이 아닐까 걱정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부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도중에 지쳐서 포기해서 지난날과 같이 욜로족으로 돌아가지 않을까도 걱정입니다. 제가 돈을 많이 불려서 부자가 될 수 있는 따끔하고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런 길을 알면 제가 지금 이러고 있겠어요? 나부터 벌어서 좋은데 쓰지요. (웃음)

어떤 게 부자일까요? 돈을 100억을 갖고 있는데도, 늘 1000억이나 조 단위의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쳐다보면서 위축되어서 그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자기를 바보라고 자학하고 사는 사람이 과연 부자일까요? 아니면 돈을 1억 원 가져도 ‘옛날에는 100만 원도 없었는데 지금은 1억 원이 있다’ 하면서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 부자일까요?”

“후자가 부자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저는 현실적으로 노후가 걱정입니다. 노후만큼은 제가 지금 소비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풍족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 질문자의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노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옛날에 우리나라가 사회보장 제도가 안 되어 있을 때는 노후를 개인이나 자식이 책임져야 되었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노후를 책임져 줍니다. 사회보장 제도가 있어서 공동으로 노후를 책임져주는 거예요. 그래서 개인이 따로 특별히 연금을 안 들어도, 노인이 되면 매월 30만 원씩 나옵니다. 국민연금을 넣었으면 합해서 50만 원, 60만 원씩 나오게 되고, 회사에 다녀서 세금을 냈으면 합해서 100만 원 정도가 나오게 돼요. 갈수록 이 제도가 확대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한 10년 정도 뒤에는 ‘기본소득제’라고 해서 직장에 안 다녀도 기본소득이 나오는 사회로 점점 바뀌어갈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너무 노후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풍족하게 쓰려고 하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부족하고, 만족할 줄 알면 기본적인 소득만 있으면 편안하게 살 수 있어요. 질문자도 지금처럼 그렇게 허리띠 졸라매고 저축만 하지 말고, 수입에서 한 달에 100만 원만 저축하고, 어느 정도 지출을 하면서 직장에 다니는 것이 어때요?

지금 행복해야 됩니다. 나중에 행복하기 위해 그렇게 허리띠 졸라매고 살다가 몇 년 후에 교통사고나 암이 나서 죽어버리면 그렇게 아끼고 절약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지금 행복하지만 나중에 불행하거나, 지금은 불행하지만 나중에 행복한 것은 반쪽짜리 행복이에요. 지금도 행복하고 나중도 행복해야 됩니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에요. 지금 내가 만족할 줄 알면 소비를 적게 해도 됩니다. 또 나중에 늙어서도 만족할 줄 알면 사회보장 제도나 내가 가진 연금만 갖고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저는 그걸 권유하고 싶네요.

주택은 원래 거주 개념으로 접근해야지,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거든요. 일부 세력은 우리가 사는 집을 갖고 투기를 해서 난리잖아요. 집에 대해서는 앞으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지 말고 자기 수입에서 일부를 내서 생활하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투기하는 사람들을 안 쳐다보는 것이 좋아요.

남이 투기해서 돈을 버는 모습을 자꾸 쳐다보면 속상해지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나도 지금 그 길을 따라가면 막차 타게 될 수 있어요. 투기의 거품이 빠질 때 들어가게 되는 거거든요. 부지런히 저축해서 한 달에 백 만원씩 모은 돈을 날리면 얼마나 아깝겠어요. 투기하는 사람들은 원래 돈이 많거나, 다른 데서 투기해서 번 돈이니까 그 사람들은 투기하다 날려도 괜찮아요. 노름판에서 주고받는 돈과 같은 거니까요. 그런데 질문자처럼 월급 받아서 착실하게 모은 돈을 투기자본에 휩쓸려서 날리면 나중에 질문자에게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어요. 그러니 안 쳐다보는 것이 좋아요. 월급 받아서 1억 저축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에요. 그러니 만족할 줄 알고, 남을 너무 쳐다보지 말고, 노후 걱정도 너무 하지 마세요. 사회보장 제도가 점점 확대될 거니까 노후에 대해서는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잘 먹고 잘 입고 편하게 살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밥만 먹으면 된다’, ‘옷만 입으면 된다’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늙어서 나중에 오갈 데 없으면 저한테 오면 돼요. 밥은 먹여주고 옷은 입혀줄게요. (웃음)

저는 밥을 못 먹거나 옷을 못 입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도나 필리핀까지 가서 지원하고, 북한도 지원하는데, 왜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을 지원하지 않겠어요.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 잘 먹고 잘 입겠다고 하니까 지원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제 능력으로는 그것을 다 지원할 수가 없으니까요.

‘이렇게 밥을 먹든, 저렇게 밥을 먹든, 다른 건 몰라도 법륜스님이 먹는 만큼만 먹고, 법륜스님이 입는 만큼만 입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얼마든지 저한테 와도 돼요. 그런데 소비 수준이 높으면 저와 같이 살 수가 없어요. 이 말은 더 이상 걱정하지 마라 이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이 저와 같이 살면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사냐’ 하면서 3일 살다가 다 도망갈 거예요. (웃음)

언론에서 집값이 폭등하고 주가가 오른다고 하는데, 지금은 너무 그런 걸 쳐다보면 안 돼요. 지금 경제가 안 좋잖아요. 경제 논리로 따지면 집값도 떨어지고 주가도 떨어져야 돼요. 원래는 대공황처럼 폭락을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폭등을 할까요? 돈을 찍어서 계속 풀어놓으니까 그 돈이 한쪽에 몰려서 그런 거예요. 이자가 있으면 돈을 은행에 맡길 텐데 이자도 없으니까 부동산이나 주식에 돈이 몰려서 지금은 건전한 투자가 아니고, 거의 투기와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니 거기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의 부자가 되세요. 남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남을 괴롭히지 않고 사는 것이야말로 진짜 이 생에서도 복이고, 저 생에서도 복이 되는 길입니다. 괜히 남 쳐다보고 욕심내서 하다가 여기서도 고생, 저기서도 고생하는 화를 자초하지 않기 바랍니다.”

“네, 마음의 부자가 되겠습니다.”

“요즘 부동산이나 주식이 폭등하면서 특히 젊은이들이 도저히 월급 받아서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해졌죠. 그래서 상실감이 너무 큽니다. 주택은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닌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에 집 없이 산 경험 때문에 그런지, 집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그러다 보니 투기 바람이 불어서 젊은이들에게 큰 좌절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집에 투자해서 돈을 좀 벌 수 있다 하더라도, 그건 누군가 다른 사람들에게 눈물이 나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집은 거주 공간 개념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접근을 해야 주택투기 문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환하게 밝아진 질문자의 표정을 뒤로하고 다음 질문을 이어서 받았습니다.

  • 연애가 한 달을 못 가요. 사람을 오래 진득하게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장애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보람차고 행복하지만 가끔 아이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자괴감이 듭니다. 어떤 마음과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 직장에서 상사 또는 동료와 업무로 첨예하게 갈등이 생겼을 때 무조건 상처 없이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저는 내년에 48세가 되는 미혼여성입니다. 결혼에 자신이 없고 저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결혼을 안 했는데 나이가 드니 외롭고, 결혼한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 딸이 유전공학과를 졸업하고 연구소에서 인턴을 합니다. 쥐를 실험 재료로 사용하는데, 생명을 이렇게 다루어도 될까요?
  • 고등학생 딸이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다 보니 매일 유튜브나 웹툰만 보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습니다. 반장까지 하며 공부도 잘하던 아이가 몇 달째 의욕 없이 공부를 안 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라이브 방송 중에 즉석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 저와 잘 지내던 딸이 이상한 단체에 다니는 사람과 친해지더니 저에게 소송을 걸었어요. 저를 괴롭히는 그 친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질문에 답변을 한 후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먼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청년이 밝게 웃으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허리띠 졸라매며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고, 마음의 부자가 되라는 말씀이 마음 깊이 다가왔습니다. 먼저 마음의 부자가 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차례대로 소감을 말했습니다.

“저에게 엄청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스님께서 사람을 짧게 만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해서 후련했고요. 그래도 아직 사람을 오래 만나고 싶어서 내년에는 짝사랑이라도 1년 해보겠습니다.”

“어려움이 바깥에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제 마음에서 일어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주의는 하되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새겨서 평안한 학교생활 하겠습니다.”

“직장에서 생기는 갈등을 무겁게 생각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지점에 너무 공감했고요. 누구나 갈등이 있으니 밀당하면서 가볍게 살라는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헛된 꿈을 꾸기보다 봉사를 열심히 해서 잡념을 없애보겠습니다.”

“꼰대란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아들과 대화해서 서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웃음)

“딸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방법을 알게 돼서 너무 감사합니다.”

방청객 중에도 즉석에서 소감을 말해보게 했습니다. 일본에서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분이 화상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진짜로 스님과 이렇게 연결이 되네요. 저는 일본에서 오늘 방송을 듣고 있는데요. 스님은 결혼도 안 하시고 사는 분인데 모든 걸 다 아시네요.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웃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고요. 다음 달에 또 이런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때도 많이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는 이 시기에 비대면으로 행복을 배울 수 있는 행복학교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아이들이나 부부가 한 집에서 같이 오래 지내게 되다 보니 갈등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살률도 높아졌다고 해요.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관점을 바꾸면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자기 생각을 움켜쥐고 사로잡혀 있어서 앞이 안 보일 때, 조금만 옆에서 도와주면 ‘아, 별 거 아니네’ 이렇게 될 수 있어요. 그렇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행복학교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공부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시대에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 GDP 상으로는 세계 10위권이고, 1인당 GDP는 세계 28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 보건의료, 교육, 사회보장 등 종합적인 복지 수준을 나타내는 복지지수는 세계 58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사회적인 복지 혜택이 아직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보다 많이 늘었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그리고 개인들에게 ‘당신 행복하십니까’ 물었을 때 ‘행복해요’라고 대답하는 국민 행복도는 세계 117위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많다는 거죠.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하지 않습니까.

국민 행복도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우리 국민들의 성격과 관계가 있습니다. 첫째, 성격이 너무 급해서 ‘빨리빨리’ 하는 말을 자주 합니다. 둘째, 욕심이 좀 많습니다. 요즘 주택을 갖고 투기하는 거 보세요. 셋째, 자기주장이 좀 강합니다. 누구나 다 자기주장이 있지만, 그걸 너무 세게 주장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요즘 정치권을 봐도 그렇습니다. 조금 협의해서 갈 수도 있는데 서로 자기주장만 하잖아요. 마치 기계가 돌아갈 때 기름이 없으면 빽빽 부딪히는 소리가 나듯이 그런 식으로 지금 움직이고 있어요. 여기에 기름만 좀 칠하면 소리가 나더라도 부드러워질 겁니다.

그것처럼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지금 행복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행복학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 만나는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에요. 그러니 부담 없이 참여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 사람은 누구나 다 어떤 조건에 있더라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과거에 어떤 경험이 있었다 하더라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부처라고 하셨는데, 이 말은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혼을 했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어릴 때 가난했기 때문에’,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에’ 등등 어떤 이유를 대서 ‘나는 행복할 수 없어’ 자꾸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살아만 있다면 우리는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 얼마나 부자로 사느냐,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하루를 살더라도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관점을 갖고 주어진 삶을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혼자 살고, 나이가 70이 다 되어 가고, 가진 것도 없지만, 늘 웃으면서 살잖아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너무 노후 걱정하지 마세요. 오갈 데 없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지금 주어진 조건에서 늘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즉문즉설이 끝나고 방청객들은 다사다난했던 한해의 소감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짧게 가진 후 방송을 마쳤습니다.

'
▲ '

이어서 송년 메시지를 따로 녹화하려고 했으나, 촬영장이 쌀쌀하고 추워서 내일 녹화하기로 하고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공동체 법사단과 정토대전 중 경전 모음집 편찬에 대해 회의를 한 후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1

0/200

지금 행복

스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2020-12-24 07:45:16

무착

~을 입은 모습도 예뿌게 잘 어울렸으면 조켔어요!
아~ 그립기도 하고 좀 긴장 되기도 하구요!
추억들이 빚바랜 옌날 오래된 사진속에 담겨진 것마냥 자꾸만 떠올라서 미치겠어요.
제가 벌써 나이를 이렇게나 많이 먹게되었다는......
넘 빠르게 흘러간 시간들이 야속하기만 하네요!
그때 제가 당시 뭘좀 깨우쳤었 더라면 덜 고생을 했을텐데 말이져...

2020-12-21 23:54:33

무착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 이라도 하는듯이 말이져...
아~ 진짜 옌날이여!! (방긋)
골짜기 흐리는 물소리가 나던 계룡산 속 작은 암자도 ,충북보은사의 곱디곱던 단풍 풍경들도 파노라마 사진처럼 제머릿속을 스치는듯이 자꾸 떠올라요! (미쵸~)
그립기도하구~ 그나저나 제가 두상이 앞뒤짱구라서 좀 큰편인데요..., 머리를 밀면 잘 어울릴까요?
연회색의 승복

2020-12-21 23:48:52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