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2.18. 정토대전 경전팀 회의, 금요 정기법회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방법”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대전 경전팀과 회의를 한 후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했습니다.

문경 수련원에는 아침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명상원 앞마당에도 눈이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아침 8시 30분에 명상원에서 정토대전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주 회의 때 스님이 경전을 더 찾아보면 좋겠다고 한 내용들에 대해 법사님들 한 분 한 분이 발표를 했습니다.

“부처님이 출가하실 때의 순서와 이동한 방향은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똑같았습니다. 경전에도 계속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옵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후 49일 동안의 과정에 대해서는 경전마다 기록이 서로 달랐습니다.”

각자 조사해 온 내용에 대해 스님의 점검을 받은 후 이번 주에 새로 준비해 온 경전모음에 대해 돌아가며 낭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이 성도 후 전도의 길을 떠나는 장면부터 함께 읽었습니다.

보리수나무에서 깨달음을 얻은 후 두 상인의 공양을 받은 이야기, 바라나시로 가서 최초의 설법을 하고, 그곳에서 야사가 출가한 이야기, 그의 아버지 구리가 장자가 최초의 재가 수행자가 되는 이야기, 그리고 부처님이 많은 사람들을 교화한 이야기까지 주욱 경전을 읽은 후 다시 스님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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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교화의 여정은 크게 지혜, 자비, 정의,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어요. 기득권층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 지혜라면, 가난하거나 계급이 낮은 사람들을 깨우치는 것이 자비이고, 전쟁을 막는다든지 계급 차별을 타파하신 활동이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교만한 자를 꾸짖어서 깨우치는 것, 불쌍한 자를 보살펴서 깨우치는 것,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는 것,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겹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더 의논해서 조정을 해야겠죠. 가령 계급을 타파하는 말씀은 사회 구조를 바로잡는 정의 파트에 넣어도 되고, 교만한 자를 깨우치는 지혜 파트에 넣어도 될 겁니다. 그러나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일곱 가지 법이라든지, 로히니강의 분쟁을 해결한 내용이라든지, 이런 내용들은 정의 파트에 들어가는 게 좋죠.”

원래는 하루 종일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준비한 내용이 많지 않아 오전에 회의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준비된 내용이 이것밖에 없으면 여기까지만 합시다.”

“다음번에는 더 많이 준비해 오겠습니다.” (웃음)

다음 회의 날짜를 잡은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전 내내 눈이 내려서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문경 수련원 곳곳에 쌓인 눈을 쓸기로 했습니다. 대중 전체가 역할을 나누어서 곳곳에 눈을 치웠습니다. 스님은 명상원 주위에 눈을 쓸고 치웠습니다.

“낮에 해가 뜨면 눈이 살짝 녹았다가 밤에 다시 얼면 큰일이에요. 사람 다니는 길은 눈을 다 치워 놓읍시다. 오늘 밤에도 영하 12도까지 내려간다고 하거든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부터 눈을 쓸었습니다. 화장실 가는 길, 세면장 가는 길, 계단, 비탈길, 명상원 앞마당과 뒷마당까지 구석구석 눈을 치웠습니다.





손발이 꽁꽁 얼고, 안경에 습기가 계속 찼습니다.

“이 정도면 사람 다니는 데는 지장이 없을 거예요. 여기까지만 합시다.”

다행히 눈을 치우자마자 해가 나서 한번 쓸었던 자리는 눈이 깨끗하게 녹았습니다.


해가 지고 초승달이 떴습니다.

저녁 7시에는 송년 메시지 녹화를 했습니다. 유튜브와 sns 구독자들에게 올릴 송년 메시지를 10분 정도 촬영한 후 이어서 7시 30분에 금요 정기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마지막 생방송 정기법회이기 때문에 스님은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토행자 여러분, 2020년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요즘 날씨가 추워서 고생이 많으시죠?

지금 몰아치는 이 한파는 거의 태풍에 가까운 눈보라를 동반한 강추위라고 합니다. 기후변화를 여실히 느끼시죠? 여름에는 태풍과 폭우가 오더니, 겨울에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체 연평균 기온은 상승했지만, 부분적으로 겨울에 더 추워지는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가 느끼는 3대 변화를 꼽자면, 첫 번째는 기후위기입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입니다. 세 번째는 미중 패권경쟁이 세계를 다방면으로 긴장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방법

농사를 지어보면 아무리 봄에 밭을 잘 갈아 씨를 뿌리고, 여름에 김 매고 거름을 잘 줬더라도, 가을에 추수하고 갈무리를 제대로 못하면 소출이 많이 줄어듭니다. 이처럼 인생에서도 연말에 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올해 1년을 돌아봅시다. 1월에 중국 우한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시작되고, 2월에는 우리나라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이 되었고, 3월부터는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1년을 지내왔습니다. 경제를 비롯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좋은 하루를 지냈든, 나쁜 하루를 지냈든, 지금 돌아보면 그냥 꿈같은 이야기예요. 3월이나 4월의 어느 날 저녁에 고기를 먹었는지 밥을 먹었는지 그 당시에는 뭘 먹느냐가 중요하죠? 그 날은 외출할 때 뭘 입느냐가 중요하죠? 그 날은 어디서 어떻게 잤느냐가 중요하죠? 순간순간은 그런 게 매우 중요했지만,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날 뭘 먹고, 뭘 입고, 어디서 잤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순간순간에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집착해서 그 좋고 싫음에 기뻐하기도 하고 괴로워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중 상처까지 입은 것은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 앞으로 살아가는데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과거에 좋았던 일에는 미련이 생겨요. 살아가면서 계속 그때와 비교하면서 현실에 불만을 갖습니다.

꿈과 같구나!

그런데 이것을 ‘꿈과 같구나’, ‘지나고 보니까 아무것도 아니구나’, ‘헛것이구나’ 이렇게 지금 딱 알아버리면 그 상처가 없어집니다. 어젯밤 꿈속에 누구하고 싸우고 한 대 맞는 꿈을 꾸었다고 합시다. 만약 현실이었다면 상대방에 대한 원한이 생길 텐데, 아침에 눈을 떠서 꿈인 줄 알면 기분이 좀 안 좋지만 미움으로 남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꿈같은 줄 알고 헛것인 줄 알아버리면 트라우마가 다 없어집니다. 오히려 그 트라우마가 경험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순간순간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아, 이거 지나가면 별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넘길 수 있게 됩니다.

산을 오를 때 한 걸음 한 걸음 오를 때는 힘들지만 등산 끝나고 집에 돌아가 보면 다 별 거 아닌 것처럼요. 반대로 올해 좋았던 일에 너무 미련을 갖게 되면 앞으로 삶에 장애가 됩니다. 그것 또한 꿈과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좋은 일 생겼다고 들뜰 필요가 없어요. 이것도 지나고 보면 좋은 꿈을 꾼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닥쳐도 지나고 보면 어젯밤에 나쁜 꿈을 꾼 것에 불과해요. 이렇게 꿈같은 줄을 알아버리면 과거의 상처가 치유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유용한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상처를 경험과 자산으로

이것은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 되지만 밭에 가져가면 거름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지난 한 해 내가 살았던 것이 상처가 되어서 오물로 남아있다면, 이것이 꿈같은 줄 탁 알아버려야 해요. 그러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경험이 되고 자산이 되어서 거름이 됩니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잘 살았든 못 살았든 지나고 보면 다 별 것 아닙니다. 현실은 최선을 다해서 살되, 지나 놓고 보면 다 연습에 불과한 겁니다. 지금은 시합인데 지나 놓고 보면 그것도 연습이었을 수 있습니다. 연습이라는 말은 결과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연습이 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시합을 하게 될 때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는 겁니다. 수행자라면 이렇게 한 해를 갈무리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한 해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가장 애쓴 국민, 의료진, 공무원의 노고에 감사드렸습니다. 그리고 연일 천명을 웃도는 3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심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었습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이런 나라들이 우리보다 훨씬 대응을 못해서 헤매버렸어요. 미국 대통령도, 프랑스 대통령도, 영국 총리도, 브라질 대통령도 코로나에 걸렸을 정도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우리는 비교적 잘 대응한 거예요. 그래서 세계적으로는 ‘코리아 방역’, ‘K방역’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코로나 3차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우리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특정한 집단에서 감염이 시작되어 1차 위기가 왔죠. 그 후 8월 휴가철이 되어 2차 위기가 왔지만 우리 국민들이 잘 협조하여 극복했습니다. 그러다가 12월 들어오면서 3차 위기가 지금 도래한 상황인데 이것도 우리가 잘 극복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3차 위기는 어떻게 될지 좀 불투명한 면이 있어요. 이제는 다들 지쳐서 방역에 협조를 안 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의료인들도 지쳤고요. 이러다 만약 실패하면 세계인들이 ‘한국도 별 수 없네’라고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지금 접종이 허용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백신을 안 맞으려고 합니다. 이렇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데도 조급하게 허용이 된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에요. 백신의 부작용이 천 명 중 한 명에게 일어난다면, 코로나 바이러의 감염 희생자는 백 명 중 한 명입니다. 백신의 부작용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기 때문에 허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환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백신의 안전성을 점검하지 않고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번 겨울에 이 위기만 잘 극복하면, 다른 나라에서 백신이 시행된 후의 부작용 현황을 지켜보고 나서 3월이나 4월에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또 서로 백신을 가져가려고 세계가 경쟁하고 있고, 선진국이 대부분을 독점하고 가난한 나라들은 못 가져가고 있고, 가격도 엄청나게 비쌉니다. 이런 상황을 우리가 좀 피해 가면, 세계인으로부터 욕도 안 먹을 수 있고, 값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안전성도 담보하고, 장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 우리 국민들이 3개월만 하나같이 조심을 해준다면 국가의 위신도 서고, 국민들에게 큰 이익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마스크 꼭 끼고, 손 꼭 씻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좀 자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주면 좋겠어요. 꼭 정부가 강제로 가게 문을 닫게 하지 않더라도 우리 스스로가 자제함으로 해서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에 정토행자들이 모범이 되고 앞장서 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스님은 올 한 해 보시, 봉사에 힘써준 회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법문을 마쳤습니다.

“올 한 해 보시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봉사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부처님 말씀을 많이 전해주셔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내일은 생방송으로 천일결사 기도를 함께 하고 오전에는 평화재단 통일의병을 위한 특강을 하고 오후에는 온라인 정토회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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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스님의 글을 늘 읽으면서 교훈과 삶의 지혜를 얻습니다.
저도 지난 날의 과오들에 얽매일때도, 또 기쁘고 자랑스런일에는 미련을 갖기도 했다는것을 이제서야
이해를 했습니다. 현실에 최선을 다하되, 지나고 나면
그것은 연습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이 정말 와 닿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행을 많이 해보지 못해
어렵지만 노력하자고 스스로 다짐하였습니다.

2020-12-27 15:30:23

실상

좋은건도 나쁜것도 지나놓고나면 다 꿈이다.
연연하는 마음을 탁 내려놓겠습니다.
지금에 최선을 다해서 살되 연습이었구나 알아서 가볍게 보내고 또 새날을 맞겠습니다.

2020-12-27 06:20:05

관음수

감사합니다 스님_()()()_

2020-12-25 07: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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