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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가위 온라인 명상수련 4일째입니다. 오늘도 스님은 하루 종일 온라인 속 대중과 함께 명상을 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7월 10일 정기법회에서 있었던 즉문즉설을 한 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영향과 회사 사정으로 직원 수가 줄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제가 맡아야 하는 업무도 많이 늘어났어요. 일이라도 잘하면 다행일 텐데, 상사에게 ‘일머리가 없다. 눈치가 없다.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야 할까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한국과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그래도 나는 일자리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예전 같으면 ‘일이 많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라고 불평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난 지금, 이런 정도는 불평 거리가 안 됩니다. 왜냐하면 현재 직장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에요. 실직한 사람들은 한두 시간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일이 많아지더라도, 일자리만 있으면 어떤 일이든지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질문자가 일을 그만두면, 바로 다른 사람이 와서 그 자리를 차지할 거예요. 지금은 불평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은 일자리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래도 저는 일자리가 있어 감사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회사에서 질문자에게 일을 못한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자르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질문자가 회사에 필요하니까 자르지 않는 겁니다. ‘나는 능력이 없어서 문제다’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상사가 구박하는 소리는 귓등으로 들으면 돼요. 그 상사가 조금 신경질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르고 싶어도 법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그냥 둘 수도 있어요. 질문자가 회사에 이익이 되거나, 이익은 안 돼도 자르면 손실이 크기 때문에 못 자르는 거니까 질문자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건 상사가 걱정해야지요. ‘저놈 보기 싫은데, 그래도 있는 게 낫다’든지, ‘저놈 잘라버리고 싶은데, 법의 보장을 받고 있으니까 기분이 나쁘다’든지요. 그래서 욕이라도 하는 심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괴로운 거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야 합니다.
상사가 부들부들하면서도 질문자를 안 자르면 ‘직장이 있어서 좋다’고 하면서 회사를 다니면 됩니다. 해고하면 ‘그 인간 안 보고, 잔소리 안 들어서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본인이 먼저 그만둘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이 그만두면 후회를 합니다. 혹시나 새로운 직장을 못 구하면 전 직장이 그리워지거든요. 내가 있겠다고 선택하면 상사가 욕하는 게 듣기 싫어집니다. 질문자는 아무 결정도 하지 마세요. 회사에서 잘리면, 상사에게 싫은 소리 안 들어서 좋고, 일이 많아 힘들었는데 일이 없어서 좋아요. 계속 회사를 다니면, 일이 많아도 일자리가 있어서 좋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면 좋고, 저러면 안 좋고, 이러면 지옥 가고, 저러면 천국 간다’ 하는 것은 윤회의 세계입니다. 해탈이란 이래도 천당 가고, 저래도 천당 가는 겁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겁니다. 회사에서 잘리면 실업수당으로 받는 수입이 전보다는 좀 적지만, 일이 없어서 좋은 일이에요. 계속 일하게 되면, 일은 좀 많지만 직장이 있어서 좋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태평하게 지내면 됩니다. 회사에서 자르고 자르지 않고, 일이 많고 적고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건 상사의 선택권이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는 사람이 마치 선택권이 있는 사람처럼 자꾸 안달하면 나만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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