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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한민족포럼 2일째를 맞이해 전문가들의 발표 내용을 경청한 뒤 저녁에는 한국 교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세계한민족포럼에서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하루 종일 다양한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가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오전에는 ‘한반도 통일 담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여러 사람의 발표와 토론이 있었고 스님도 그 내용을 경청했습니다.
오전 세션이 모두 끝날 무렵 스님은 점심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점심식사는 고성구 하노이 한인회 회장님의 초청으로 근처 식당에서 했습니다. 스님은 한인회 회장님과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한인회 회장님은 스님이 동남아시아에서 하고 있는 구호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다른 NGO 단체와 달리 스님이 하는 구호활동이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또 교민들이 그 나라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는지 JTS의 사례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동남아시아에서 학교 짓는 구호활동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필리핀 민다나오, 인도 비하르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이런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을 찾아가서 학교 지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JTS라는 구호단체를 세워서 이런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학교를 지을 때 그냥 일방적으로 지어주는 법이 절대 없어요. 대략 JTS가 70%, 마을 주민이 20%, 교육청이나 관청에서 10%를 부담하게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20%를 부담한다는 것은 노동력을 제공하고 땅을 기부하는 것을 말해요. 즉 학교 지을 때 학부모들이 10명씩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로 일을 해야 합니다. 땅을 기부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주민들을 다 불러 모아놓고 학교 짓는데 동참하겠다는 약속을 다 받아냅니다. 대신 모든 자재는 JTS가 지원해 줍니다.
자원봉사를 안 시키고 그냥 일방적으로 지어주면 자기들 학교라는 생각을 안 해요. 학교를 지어줘도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요. 그러면 또 학교 보내라고 집집마다 찾아 다녀야 해요. 그런데 자기들이 뼈빠지게 일해서 학교를 짓게 되면 자기 아이를 안 보낼 이유가 없어져요. JTS가 학교를 지어준 게 아니라 자기들이 학교를 지은 것이 되니까 관리도 아주 철저하게 해요.
그리고 지역 관청에서는 기술자 임금을 부담하기로 서로 약속을 합니다. 어느정도 규격이 되는 학교를 지을려면 마을 주민들로만 해서는 어렵거든요. 또 교육청에서는 선생님을 파견해주기로 서로 약속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 협의를 함으로써 모두가 조금이라도 참여하게 한다는 뜻을 단체 이름도 ‘Join Together society’라고 했습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외국인이잖아요. 외국인이 남의 나라에 가서 좋은 일 하자고 하는 건데, 마을 주민들을 노동자 부리듯이 하면서 갈등을 일으키면 안 되잖아요. 노동자를 부리둣이 대하면 나중에 꼭 사고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항상 자원봉사로 동참하게 합니다. 만약 이런 JTS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으면 학교 짓는 일을 아예 시작하지 않습니다.”
“스님은 사람들의 심리를 다 읽고 하시네요. 아이디어가 끝내 주십니다. 하하하.”(웃음)
“이런 방식으로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는 50여 개의 학교를 지었어요. 지금은 이 일을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인회 회장을 지내셨던 분이 지난 십여 년 간 해오셨어요. 이 분은 자기 회사 일보다 JTS 봉사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사시는 분이세요. 제가 교민들한테 한 얘기는 이거예요.
‘당신들, 필리핀에 와서 돈 많이 벌지 않았냐, 돈만 벌어서 뭐 할 거냐, 이 나라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도 좀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당신들한테 돈 많이 내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학교가 잘 지어지고 운영되도록 관리를 좀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닐라에서 사업을 하시던 몇몇 교민들이 중심이 되어서 필리핀JTS 사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현장에 가면 마을을 전부 답사합니다. 먼저 관청에 가서 학생들은 있는데 학교가 없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마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학교의 필요성을 물어보고, 교육청에도 의향을 물어보고, 지역 관청에서도 기술자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모든 조건이 충족이 되면 그 때 학교를 짓기 시작합니다. 그냥 지어달라고만 하면 저는 절대 안 지어 줍니다.”(웃음)
“베트남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여기서도 그런 일을 하시면 좋겠네요.”
“베트남에서도 원주민들이 사는 극빈촌에 가서 학교를 지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걸어서 산으로 올라가야 하는 그런 곳이 대부분 열악하고 문맹 상황이거든요. 그런 곳은 학교 뿐만 아니라 다리도 만들어줘야 하는 곳이 있어요.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는 다리를 만들 때 엄청 무거운 철근도 주민들이 10명씩 힘을 합해서 짊어지고 산길을 오르고 그랬어요. 방학 때는 한국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가서 일을 좀 거들어주기도 하고요.
그냥 건물만 번듯하게 지어놓는 방식으로는 일을 안 해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이런 방식으로 구호활동을 하려면 쉽지가 않아요. 다들 어려워 해요. 그러나 보람은 있습니다. 회장님도 만약 베트남에서 이런 일을 하실려면 크게 마음을 내셔서 함께 하셔야 해요.” (웃음)
스님이 구호활동을 펼치는 방식에 대해 한인회 회장님은 무척 놀라워 하면서도 그 취지에 대해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렇게 식사를 마친 후 오후에는 하노이 시내에 있는 절 한 곳을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제 통역 자원봉사를 오신 분에게 “시내에 혹시 절이 있어요?”라고 물어봤더니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우리 나라로 치면 조계사와 같은 본부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찾아 온 베트남 여성 한 분이 있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함께 이동했습니다.
절의 이름은 ‘관쓰(Chua Quan Su)’라고 합니다. 절 입구에서 향을 사서 참배한 후 법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절, 관쓰(Chua Quan Su)
법당 안에는 35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할머니들이 경전을 펴고 열심히 독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 능엄경을 읽고 있는 불교 신자들
독송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 스님이 할머니들에게 “무슨 경전을 읽고 계세요?”라고 물었습니다. “능엄경을 읽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스님은 “아이고, 굉장히 어려운 경전인데...” 하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법당을 나와서는 주위 시설들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많은 스님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승가대학처럼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공항 쪽에 새로 승가대학이 지어지면서 학생 스님들은 모두 그 쪽으로 옮겨갔다고 합니다. 지금은 시민들의 참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복도에는 호치민이 이 절을 방문했을 때의 옛날 사진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만큼 하노이 시민들에게는 이 절이 특별히 소중한 곳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 절에 다니는 시민들도 재일이 되면 반드시 이 절을 먼저 참배하고 난 후에 동네에 있는 절로 간다고 합니다.
▲ 호치민이 이 절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 담긴 사진
다음은 시내 한 가운데에 베트남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환검호수’가 있다고 해서 가는 길에 잠시 경유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환검호수’라고 불리어진 이유는 중국이 쳐들어 왔을 때 호수에 살던 거북이가 검을 가져다 줘서 그 힘으로 중국을 물리쳤다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 환검호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북이 두 마리가 호수 속에 살고 있었는데, 1972년 전쟁 중 폭격으로 한 마리가 죽었고, 올해 1월에 나머지 한 마리도 죽게 되면서 지금은 거북이가 살지 않는 호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환검호수를 지나 조금 더 이동하니 호치민이 안치되어 있는 묘소가 나타났습니다. 참배를 하려고 했지만 오전 11시에 이미 문을 닫았다고 해서 차창 밖으로 바라보기만 하고 지나갔습니다.
▲ 호치민의 묘소
구시가지에 접어들자 36개의 골목에서 36가지의 물건들을 판다고 하는 ‘36거리’가 나왔습니다. 좁은 골목마다 다양한 상점들이 빼곡이 들어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하노이의 36거리
또 길가에는 ‘논(Non)’이라는 베트남 전통 모자를 썼거나 베트남 전통 의상을 '아오자이'를 입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복권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보여서 스님이 “사회주의 국가에서 복권을 판매해도 돼요?”라고 묻기도 했는데, 통제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진 베트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베트남 전통 모자 ‘논(Non)’
▲ 길거리의 복권 판매상
이렇게 시내 투어를 잠시 하고 난 뒤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스님은 통역과 안내를 해 준 뜨란 띠 탕 흥(Tran Thi Thanh Hang)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책 ‘행복’을 선물했습니다.
▲ 통역 봉사자, 뜨란 띠 탕 흥(Tran Thi Thanh Hang)씨
저녁 7시부터는 그랜드플라자 2층 밀레니엄홀에서 하노이 교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200여 명의 교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열렬한 환호와 박수 속에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즉문즉설의 취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곧바로 교민들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총 7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지금 만나는 남자 몰래 다른 남자를 새로 만나고 있는 것이 고민인 28살 여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저는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는 미혼 여성입니다. 작년에 취업이 됐어요. 한국에서 힘들게 취업을 준비하다가 베트남까지 오게 됐는데요, 그렇게 원하던 취업을 했는데도 저는 1년 만에 그만두었고, 정말 다행히도 바로 이직은 됐어요. 그런데 제가 여태 살아온 걸 돌아보면, 저는 어떤 걸 할 때는 정말 열정을 다 하는 편이고, 하고 싶은 것도 되게 많고, 호기심도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이런 저런 걸 하다가도 끈기가 없어서 금방 그만두고 또 다른 데에 관심이 생겨서 또 그걸 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원했고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던 곳도 1년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다행히 이직을 하긴 했지만 이직한 곳에서는 과연 얼마나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저의 이런 성격 때문에 지금 만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결혼한 후에 이혼이라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제가 다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많은데, 사실 요즘 다른 남자한테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제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제가 이직한 데서 어떻게 해야 계속 잘 버틸 수 있을지, 또 제가 어떻게 해야 결혼 후에 이혼하지 않고 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어떤 게 더 중요해요? 직장문제예요? 남자문제예요?”
“둘 다 중요한데, 하나만 정하라고 하신다면 아무래도 평생 살 사람을 정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질문자는 지금 결혼했나요?”
“아직 안 했어요.”
“그럼 열 남자를 만나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한 사람을 만나고 있는 중인데도 괜찮을까요?”
“그래도 돼요. 이 가게에도 들어가 보고, 저 가게에도 들어가 보고 그러면 됩니다.”
“그런데 들키면 안 되잖아요.”(모두 웃음)
“그 정도 들켰다고 성질내는 남자하고는 안 살면 됩니다. 그건 이미 불합격입니다.”
“그러다가 제가 평생 결혼 못 하면 어떻게 해요?”
“저처럼 안 하면 되지요. 제가 살아보니까 결혼 안 하고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결혼해서 사는 사람보다 제가 훨씬 더 행복해요. 그러니 그 걱정은 하지 마세요. 질문자는 지금 결혼 안 했잖아요? 지금 사귀는 남자하고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남자 친구가 요즘 들어서 자꾸 결혼하자고 얘기를 해요. 본인이 나이가 있으니까요. 부모님도 오신다고 하는데, 저는 도망가고 싶어요.”
“그럼 솔직하게 얘기를 해요.”
“얘기는 했어요.”
“나는 다른 남자도 가끔 마음에 든다고 얘기했어요?”
“그래도 제가 다른 누군가와 연락하고 있다는 말은 못 하겠기에 ‘당신도 선을 좀 보라. 진짜 나와 결혼을 하고 싶다면 이 사람, 저 사람, 다른 사람도 만나봐라. 그래도 내가 좋다면 결혼하는 게 맞겠지’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 얘기가 ‘나는 너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인데, 그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 보니까 그 남자가 좀 둔하네요. 그 말을 들으면 벌써 ‘아, 이 여자는 당장 나랑 결혼할 마음이 없구나. 좀 더 신중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해야 되는데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면 나중에 좀 답답할 것 같네요.”
“지금도 너무 답답해요. 답답할 때가 너무 많아요.”(모두 웃음)
“그런데 그런 남자한테 무슨 미련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좋아요. 제 성격도 다 받아주고요. 이번에 새로 만난 남자는 완전히 정반대의 사람이거든요. 아직 만난 지 2주밖에 안 돼서 자세한 건 모르지만요.”
“새로 만난 남자는 뭐가 좋아요?”
“남자다워요.”
“그럼 남자와 결혼해서 살면 두들겨 맞고 그럴 지도 몰라요.”(모두 웃음)
“제가 스님의 즉문즉설을 하루에 3편 이상 듣고 있어요. 설거지할 때도 듣고, 씻을 때도 들어요. 그런데 연애에 대한 즉문즉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이번에 질문 드려도 제가 들었던 즉문즉설의 답변과 비슷한 말씀을 하실 것 같아서 연애 문제 말고 제가 끈기없는 것에 대해서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스님 말씀 듣고 보니 연애 문제가 더 중요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요, 그게 중요하지요.”
“그래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씀드리는 건데, 새로운 남자는 남자다운 게 좋아서 만났는데, 결혼하면 고집도 부리고, 저도 때릴 수 있을 것 같고, 지금 만나는 남자는 저를 다 받아주고 정말 좋지만 답답한 면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지금 어떤 상태냐 하면, ‘솜이 너무 폭신하고 부드러워서 좋은데 왜 이리 줏대가 없나?’, ‘칼은 날카로워서 좋은데, 왜 이리 부드럽지 못 하나?’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똑같아요. 질문자는 욕심쟁이에요. 질문자가 ‘부드러워라’ 하면 부드러웠다가 ‘칼이 되라’ 하면 칼 됐다가 ‘솜 되라’ 하면 솜 됐다가 ‘따뜻해라’ 하면 따뜻했다가 ‘시원해라’ 하면 시원해져라는 격입니다. 상대편에게 만능을 요구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안 됩니다.
그러니 선택을 해야 됩니다. 질문자가 얘기하는 걸 다 받아줄 것 같은 남자랑 결혼해서 살아보면 그 남자는 그 점은 좋지만, 답답하고 줏대가 없어서 아무 결정도 못 내리고 그럽니다. 리더십 있는 남자랑 살아보면 이 남자는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하고 살아서 질문자의 말은 듣지도 않을 거예요. 두 남자의 장점만 합한 제3의 인간, 즉 두 사람을 섞어서 반반 합친 사람이 있다면 딱 좋겠지요?”
“예.”
“그런 인간은 없어요.(모두 웃음) 누구를 만나도 그렇게 제 마음에 다 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많은 인간이 다 나쁘다고 하지만 거기에도 좋은 점이 있고, 좋다고 하지만 거기에도 제 입장에선 나쁜 점이 있기 때문에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부드러운 게 좋으면 화끈한 걸 포기해야 되고, 화끈한 게 좋으면 부드러운 걸 포기해야 됩니다. 둘 다 가지려는 데서 질문자의 불행이 시작되는 거예요. 아직도 어느 쪽을 선택해야 될지 잘 모르겠지요?”
“예.”
“욕심 때문이에요. 어느 쪽을 선택해야 될지 잘 모를 때는 둘 다 버리면 됩니다.”
“예? 그렇게 하기에는 아직...”
“그럼 두 남자를 다 데리고 사세요. 하루는 이 집에 가고, 하루는 저 집에 가는 식으로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면 돼요. 즉 동쪽에 가서 식사하고 서쪽에 가서 잠자면 되는 겁니다. 이 말이 어떻게 해서 생겼느냐 하면, 옛날 중국에 예쁜 처녀가 있었는데 혼사가 많이 들어왔어요. 그 중에 대표적인 두 남자가 있었어요. 서쪽에 사는 남자는 인물도 좋고 사람도 좋은데 가난했어요. 동쪽에 사는 남자는 부잣집 아들인데 인물이 형편없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처녀한테 ‘어떡할래? 이 남자는 부잣집 아들이라 조건은 좋은데 남자가 신통치 않고, 이 남자는 사람은 참 좋은데 집이 너무 가난해서 네가 결혼하면 살기가 어렵겠다’라고 했어요. 처녀가 가만히 듣더니 ‘그럼 제가 동가식서가숙 하면 되겠네요’라고 했어요. 밥은 부잣집에 가서 먹고, 잠은 인물 좋은 남자 집에 가서 자겠다는 거예요. 굉장히 현명한 여자죠?(모두 웃음)
질문자는 꼭 동가식서가숙 하겠다는 그 처녀 같아요. 두 개 다 쥐려고 하니까요. 그런데 두 개 다 쥘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세상사람이 다 그러고 싶지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되는 때가 있는 겁니다. 그렇게 두 개를 다 움켜쥐려고 하면 앞으로 고생길이 훤할 거예요. 그래서 질문자가 한 군데에 오래 못 있는 거예요. 이것 좀 하다가 저게 더 좋아보여서 저리로 갔는데 또 이게 더 좋아보여서 다시 이리로 오고, 질문자는 그렇게 동가식서가숙 하는 팔자, 정처 없이 떠도는 팔자예요.”
“그럼 제 팔자를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팔자 고치려면 그냥 지금 결혼하자는 남자와 결혼해서 답답하게 살면 됩니다. 그럼 팔자 고칠 수 있지요.”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라는 건가요?”
“예, ‘사는 게 뭐 밥만 먹고 살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살면 돼요. 그리고 옛날에는 결혼 한번 하면 이혼을 못 하게 했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컸는데, 요즘은 되게 어려우면 이혼해도 되니까 크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바람을 피웠거나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생기면 ‘안녕히 계십시오’ 한 뒤에 동가식서가숙 하면 되지요. 질문자는 지금 밥 먹고 살기는 오래된 남자가 낫고, 놀기는 새로운 남자가 낫다는 거죠? 딱 동가식서가숙이네요.”(모두 웃음)
“그래도 오래 만난 남자 친구가 더 좋기는 해요. 잠깐 방황했다가 돌아오면 안 될까요?”
“그러면 결혼해서 살면서 남자답고 재미있는 남자 친구를 하나 더 두면 되지요. 요즘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데 그런 걱정을 해요? 그러다가 들키면 좀 두들겨 맞으면 되고요. 걱정 안 해도 돼요.”(모두 웃음)
“그런데 도덕적으로 그러면 안 되잖아요.”
“이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 있어요? 그래 봤자 이혼밖에 더 하겠어요? 괜히 다른 애인을 숨겼다가 나중에 들키지 말고, 미리 고백을 해 버리세요. ‘난 네가 좋긴 한데, 너만큼은 아니지만 또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라고 얘기하세요.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남자 친구가 기분이 나빠서 팍 가버리면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남자가 ‘야, 그러지 말고 나하고만 살자’라고 하면 그 마음을 가상히 여겨서 다른 남자도 좋지만 포기하고 이 남자와 사세요. 양다리 걸치면 질문자만 고생이에요. 지금 양다리 걸치니까 머리가 안 아파요?”
“엄청 아파요.”
“그래요. 사실은 한 다리도 안 걸치는 스님이 제일 좋은 거예요.(모두 웃음) 그 다음은 한 다리 걸치는 것이 더 낫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은 진짜 머리 아픈 거예요. 그게 좋은 것 같지만 들킬까봐 신경 써야지, 변명해야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에요. 그러니 질문자도 교통정리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직업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질문자가 자꾸 뭘 바꾸는 업식을 고치기 위해서는 취직한 곳에 무조건 3년 동안 다녀보는 겁니다. 수행 삼아서요. 회사가 망해서 월급을 안 줘도 그냥 출근을 해야 돼요. 그리고 결혼해서도 최소한 3년은 결혼한 남자랑 무조건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병이 고쳐져요. 왔다 갔다 하는 병은 옛날부터 천일기도로 고쳤습니다. 아무리 유혹이 있어도 천일 동안 기도하는 일만 하는 거예요. 그러면 그 업식이 고쳐집니다. 그런데 보통 천일을 못하고 자꾸 그만두면 그게 습관이 되어서 안 고쳐집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박수갈채에 이어서 스님은 질문자에게 추가로 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기 전에는 이 남자와 사귀다가 저 남자가 좋아보여서 저 남자도 사귀어 보는 건 도덕적으로 죄가 안 됩니다. 법적으로 죄가 안 되는 건 물론이고요. 왜냐하면 처녀, 총각에게는 많은 사람 중에 자기가 괜찮은 사람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연애 중에 한눈을 팔면 원래 사귀던 사람을 놓치기가 쉽지요. 그러니 질문자도 두 남자 중에서 너무 고르려고 하다보면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 놓치고 나중에 울면서 후회하게 될 거예요. 집토끼는 제 것 같으니까 놔두고 다른 거 챙기는데, 막상 잃어버리면 얼마나 아까운지 알아요? 아무리 만나 봐도 그만한 게 없다고 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욕심은 괴로움이 된다고 말하는 거예요. 질문자에게는 남자를 고를 권리가 있지만 너무 욕심내면 나중에 괴로움이 따른다는 겁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질문을 선택했는데, 마지막에 직장 문제도 함께 연결되면서 질문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었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을 표하며 격려의 박수를 함께 보냈습니다. 우리는 상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니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베트남에 살고 있는 교민들이 지금 얼마나 좋은 조건에 있는지 자각할 수 있게 해주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베트남에 와보니 살만하세요?”
“예.”
“여러분들은 여기 잘 오셨어요. 지금 한국이 살기 어렵다는 얘기 들었지요? 한국에서는 지금 중소기업만 망하는 게 아니라 대기업도 막 무너져 가고 있어요. 이제 한국은 성장이 거의 멈춘 지경이 됐습니다. 내년엔 더 나빠질 거예요. 한국은 그렇게 내리막길로 가고 있는데, 여러분들은 미리 베트남으로 잘 나오셨어요. 왜냐하면 베트남은 지금은 살기 어렵지만 아직 성장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 희망이 있는 곳입니다. 한국은 지금은 살기 괜찮지만 희망은 별로 없는 편에 속하거든요. 당장 살기 괜찮은 데를 선택하려면 한국에 가서 살고, 미래의 희망을 좀 가지려면 성장 가능성이 있는 나라에서 사는 게 나아요.
그런데 어떤 사회든, 어떤 일이든 조금 오래 있어야 익숙해지지, 금방 좋아지는 건 없어요. 마약이나 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래 연습을 해야 좋아집니다. 그러니 이민 오셔서 ‘금방 좋아질 거다’ 하고 기대하는 건 조금 허황된 생각입니다. 노름과 같은 심리예요. 베트남에서 사는 것이 그리 쉬운 게 아니에요.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이 천국인 줄 알잖아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 가면 대부분 생각대로 안 되어서 실망합니다. 그런 것처럼 여기도 마찬가지예요. 세상 일이 여러분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닙니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이에요. 노력해서 조금 길게 보고 살 생각을 해야지, 금방 얼렁뚱땅해서 공짜로 먹겠다고 생각하면, 결국 사기를 치거나, 아니면 자꾸 속임에 말려들 수밖에 없어요.
이민 생활은 힘든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베트남에 와서 하는 이민 생활은 베트남 사람이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는 쉽다는 거 아세요?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에서 을로 살아야 되는데, 여러분들은 남의 나라에 와서 갑으로 살고 있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갑 수준도 안 되는 게 갑질하며 살고 있잖아요.(모두 웃음)
특히 한국 사람이 베트남에서 살 때는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베트공이네 어쩌네 하면서 우리가 얕보기가 쉬운데, 사실 베트남은 오랜 식민통치로부터 독립한 나라로서 프랑스, 일본, 미국과도 싸워서 민족을 해방시키고 통일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때 베트남이 민족을 해방시키고 통일하려는 과정을 막는 편에 서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건 베트남 사람들이 볼 때는 동학혁명 당시 일본군과 청나라 군대가 들어와서 동학혁명군을 죽인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어요. 우리도 모르게 그런 역할을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베트남에서 행했던 부정적인 역할은 외면하면서 일본이 우리를 식민통치했다고 입에 거품을 물며 욕을 하잖아요.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은 승자의 입장이다 보니 우리 나라가 했던 행동을 원한이나 상처로 덜 갖고 있는 겁니다. 만약 패자가 됐다면 베트남 사람들도 우리한테 원한이 사무쳤을 텐데, 자기들이 희생은 치렀지만 어쨌든 전쟁에서도 이기고 통일도 했기 때문에 원한이 적은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돈 좀 있다고 너무 설치고 살면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던 미움이 올라와서 갈등이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죄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지만 ‘우리 개개인이 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옛날에 베트남이 독립하고 통일할 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는 의식은 있어야 하고, 또 거기에 대해서 사과하는 마음이 있어야 됩니다. 대신 지금 베트남이 개발하고 경제성장 할 때는 우리가 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서 제 이익만 추구하려고 하지 말고 이익을 같이 나누는 마음을 내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베트남에 들어와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 사람들한테 좋은 이미지로 자리 잡은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여러분들 한 분, 한 분이 민간 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생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디 가서 살든 행복하게 살아야 돼요. 혼자 살 땐 혼자 살아서 행복하고, 결혼하면 결혼해서 행복하고, 한국 사람은 한국에 사니까 행복하고, 베트남 와서 살면 여기 와서 사는 게 행복해야 합니다. ‘한국 돌아가면 좋을 거다’ 하지만 막상 돌아가 보세요. 안 좋아요. ‘베트남에 오면 좋을 거다’ 했지만 여기 온다고 저절로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결혼하면 좋을 거다’ 하지만 여기 있는 처녀, 총각들은 막상 결혼해 봐요. 안 좋아요. 착하면 착한대로 시비고, 술 먹고 바람 피운다고 시비고, 그런 게 없으면 또 더 요구가 많아지고, 시비가 끝이 안 납니다.
그러니 ‘언제, 어떻게 되면 행복할 거다’ 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예요. 지금 행복해야 돼요. 지금! 지금이 좋아야 합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야, 살았구나’ 이렇게 긍정적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가르침이 다 긍정적 사고에 대한 말씀이에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항상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민간 외교관이 되어서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마음, 겸손한 마음을 갖고 살면 좋겠다는 말씀에 교민들도 모두 공감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강연을 마치자 로비에서는 곧바로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길게 줄을 서서 스님의 사인을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는데, 스님은 아이들에게도 “재미있었어요?” 라고 물어보며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 책사인회
교민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뒤 오늘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하노이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그 지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준비했고, 태국 방콕에서 정토법당을 운영하고 있는 총무님과 대표님도 3일 전에 비행기를 타고 와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노이, 파이팅!”을 외치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 오늘 강연을 준비한 하노이 정토열린법회 회원들
하노이에서는 정토열린법회와 정토불교대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한국 교민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조만간 하노이에도 정토법당이 마련되어 스님의 가르침이 이곳에도 널리 전해질 수 있는 작은 토대가 마련되어지길 기원해 봅니다.
스님은 한국에서 강연할 때는 강연 후 봉사자들에게 인사만 하고 돌아가시는데, 하노이는 법당도 아직 없는 상태에서 어렵게 운영을 해나가고 있어서 특별히 마음나누기에도 참석해 주었습니다.
▲ 스님과 함께 마음나누기
봉사자들은 “매일 스님의 하루를 읽으면서 강연 현장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오늘 직접 참여해서 너무 기뻤습니다”, “지금 행복해야 한다는 말씀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스님 얼굴을 너무 뵙고 싶었는데 가까이에서 봐서 너무 좋았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분들 질문이 바로 제 질문 같아서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등 다양한 소감을 말했습니다.
특히 강연을 총괄한 고명주님은 “빈자리가 좀 보여서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는데, 스님은 “빈자리 하고 자기 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자기는 열심히 했으면 된 거죠.” 하면서 그 마음을 따뜻하게 받아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봉사자들에게 격려 말씀도 해주었습니다.
“조금 더디기는 하지만 하노이 정토열린법회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여기서 조금 더 뿌리를 내려서 열심히 해나가면 괜찮을 것 같아요. 이곳 베트남 북쪽은 80% 이상이 불교 신자예요. 절에 열심히 안 나가도 기본적으로 대부분 불교 신앙을 갖고 있어요. 남쪽은 프랑스 식민지 영향 때문에 카톨릭이 많고요. 사실 카톨릭과 불교 이런 구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불교라는 종교가 아니라 마음 공부를 하자는 거예요. 어리석지 말고 지혜롭게 살아서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하자는 겁니다. 물질적으로 살만 한데도 마음이 괴로운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해결책을 못 찾고 있어요. 하나님을 불러도 해결이 안 되고, 굿을 해도 해결이 안 돼요. 마음의 무지를 깨쳐야 행복해질 수 있거든요. 종교에 관계 없이 마음의 무지를 깨치는 정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네!”
스님의 격려 말씀에 봉사자들도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강연을 모두 마치고 스님은 숙소로 올라갔고, 봉사자들은 뒷정리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내일은 오전 10시 25분 비행기로 하노이 공항을 출발해 오후 4시 3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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