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6.4.21 (저녁) 여수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전에 해운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한반도 남쪽의 아름다운 도시 여수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어제 밤부터 봄비가 많이 내려서 강연을 준비한 여수정토법당 봉사자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오후가 되자 비가 뚝 그쳤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린 곳은 여수 시민회관입니다. 960석을 가진 대강당입니다. 좌석을 가득 메우기 위해 여수정토법당 자원활동가들은 한 달 전부터 홍보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인근 지역인 순천 정토법당과 광양 정토법당에서도 강연을 도와주러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해 주었습니다. 

 


 

소개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무대 위에 오르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봄날씨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날씨 좋죠? 긴 겨울이 지나고 춥지도 덥지도 않는 봄날이 왔습니다. 이런 날씨를 비유로 들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표현할 때가 많죠. 우리가 괴로워할 때는 한 겨울이라고 표현하고, 그 괴로움을 극복하고 편안함이 찾아오면 봄날 같다고 그러잖아요. 이렇게 바깥에는 봄이 왔는데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봄이 왔습니까?”

 

“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오늘 질문하실 분들은 봄이 왔으되 아직 마음의 봄은 오지 않은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와 대화를 하면서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여는 이야기를 한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서두가 길어지면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제비뽑기 방식으로 질문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질문지를 제출하였지만 시간 관계상 9명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무슨 일이든 너무 열심히 해서 금방 지치고 자꾸 일을 그만두게 되는 젊은 남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한 번 시작하면 최소한 3년은 해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왜 3년이라고 말씀하시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서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입학했고, 열심히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하니까 조기졸업도 하고, 졸업과 동시에 7급 공무원에도 합격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열심히 공부하면 우등생이 되는데, 사회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니까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7급 공무원도 그만두게 되었어요.”

 

“7급 공무원을 그만두었다고 얘기하지 말고, 업무를 열심히 해서 7급 공무원을 조기에 졸업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네. 진짜 정년 퇴임하는 기분으로 공무원 생활을 마쳤어요. 그리고 나이 서른을 앞두고 다시 수능시험을 봐서 교육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가 조직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인데 막상 교사가 되어보니 여기도 조직생활이라 또 힘들어서 작년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서 일단 사직서를 접긴 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이미 습관이 형성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현 교육제도하에서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월급도 안 오르고, 끊임없이 조직에 맞춰서 계속 일을 해야해서 또다시 그만둘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최소한 3년은 해보는 것이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고는 있는데, 그냥 지금 그만두는 게 좋을지, 3년은 다녀보는 것이 좋을지 고민입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명쾌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이든 내일 당장 그만둬도 돼요. 그런데 방금 한 얘기를 주욱 들어보면, 첫째, 질문자는 어떤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하다 그만두는 업식이 있어요. 이런 업식을 갖고 있는 한은 앞으로 새로운 직장을 구해도 하다 보면 또 의미가 없어 보여서 직장을 그만둘 확률이 높아요.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둘째, 이런 업식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애나 결혼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요. 연애도 너무 열심히 하면 상대가 질려서 도망가 버려요.(모두 웃음) 

 

 

하다가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는 이런 업식을 고치려고 할 때 이 ‘3년’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그냥 아무 때나 3년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 업식을 내가 한 번 고쳐봐야 되겠다고 한다면, 교장이 뭐라 하든, 학생들이 어떻든, 학부형이 뭐라 그러든, 무슨 사고가 생기든 수행삼아 3년을 버텨보는 겁니다. 그러면 고비가 찾아오는데, 이런 고비를 한 번 넘기고, 두 번 넘기고, 세 번 넘기면 그 다음에는 큰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이런 업식이 있는 사람은 조그만 일에도 도저히 못할 것 같고 그만둬야 할 것처럼 느끼거든요. 그런데 이런 고비들이 두 세 번 넘어가면 ‘아, 별 것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질문자가 이 업식을 한번 바꿔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대로 살면 질문자의 인생이 너무 피곤해질 것 같아요.”

 

“네. 저도 이래저래 너무 피곤합니다.”

 

“교사 그만두면 다음에는 무엇을 하려고 해요?”   

 

“학원 강사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건 1년 안에 그만둘 것 같은데요.”(모두 웃음)

 


 

“개인 과외를 해보니까 보수는 적지만 많이 자유롭더라고요. 그래서 학원 쪽이 저와 더 맞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것은 파트 타임으로 잠시 했던 거잖아요. 파트 타임으로 하면 출구가 있기 때문에 내 업식이 안 드러나요. 왜냐하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장이라는 틀 안에 딱 묶이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업식이 발동하게 됩니다. 장가는 갔어요?” 

 

“아직 안 갔습니다.”

 

“그러면 학교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져야 결혼하기 쉬울까요? 학원 선생처럼 뜨내기로 있어야 결혼하기 쉬울까요?”

 

“그런데 저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어서요.”

 

“그 결심 하나는 아주 잘했네요.”(모두 웃음) 

 


 

“상대 여자분을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요.” 

 

“그 수준에서 결혼하면 부인이 신뢰를 못해요. 자기 꼬라지를 잘 알고는 있네요. 그것만 해도 굉장히 훌륭한 겁니다. 그래도 이왕에 시작한 거 3년은 해보세요. 학교 교사 3년 한 후에 학원계로 진출한다고 해서 그렇게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학교 경력 3년을 하면 학원계로 진출하는데 유리해요. 그러니 한 3년은 해보시지요.”

 

“네. 3년 동안 아이들 열심히 가르쳐 보겠습니다.”

 

“너무 열심히 가르치면 안 돼요. 그러면 또 그만두게 돼요. 대충 가르치세요.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치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아이들은 오히려 힘들어 해요. 위에 상사가 너무 열심히 일을 하면 밑에 직원들이 힘들어 해요. 시장이 되어서 일을 너무 열심히 하면 밑에 직원들은 죽어나요. 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돼요. 잘리지 않을 수준으로만 대강 해보세요. 질문자는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이 병이기 때문에 그냥 대강 하는 연습을 해야 돼요.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이걸 아셔야 해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웠는데도 내 말을 안 듣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만 스무 명을 모아 놓은 것이 교실이에요. 자기가 낳은 조그마한 아이 한 명도 엄마가 키우기 힘들어서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그런 아이들 스무 명을 질문자가 가르쳐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질문자의 말을 잘 들을까요?”

 

“말을 안 듣죠.”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안 듣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해요.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잘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선생 노릇하기 힘들어요. 내 말을 안 듣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 중에 가끔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생기면 너무 기뻐요. ‘그래도 말을 듣는 아이도 있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선생님 말을 안 들을 수가 있어!’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힘들어져요. 지금 한 반에 몇 명이에요?” 

 

“18명입니다. 그런데 제가 열심히 했던 게 꼭 아이들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이유가 제가 오늘 아이들에게 법륜 스님에게 질문해보고 이 일을 그만두라고 하면 너희들은 내일 다른 선생님한테 배워야 한다고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어요. 내일부터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아이가 여섯 명이었고요.”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얘기하는 거에요? 좀 모자란 사람 같은데요. 법륜 스님 만나러 오는 걸 초등학교 아이들하고 의논을 해요? 그것도 모자라서 나 좋은 사람 손들어 보라고 묻고요. 그 수준으로는 선생님 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런 얘기는 아이들과 하는 게 아니에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내일 안 왔으면 좋은 사람?’ 하고 물었을 때는 한 명만 손들어도 그것은 99명이 손 든 것과 같은 겁니다. 왜냐하면 선생님 면전에 대고 손을 들 수 있는 아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여섯 명이나 손을 들었다는 것은 절반 이상이 선생님을 싫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선생님이 내일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을 때 절반 이상 손든 것은 두 명 정도만 손을 든 것과 같아요. 여러분들도 사석에는 다 대통령을 욕하지만 막상 대통령 앞에 가서는 아무도 욕을 못하는 것과 같아요. 수준을 보니까 진짜 선생을 그만둬야 할 것 같은데... (모두 웃음) 

 


 

그러니까 3년은 해야 됩니다. 대신에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되고,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다음 네 가지만 잘 지키는 한도에서는 야단을 치면 안 돼요. 첫째, 남을 때리지 않는다. 둘째,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지 않는다. 셋째, 성추행하지 않는다. 넷째, 욕하고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 네가지만 잘 지킨다면 아이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이 네가지 들어갑니까?”

 

“안 들어갑니다.”

 

“그러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졸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느냐?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에게 손해입니다.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이것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흔들어 깨워줘야 합니다. 그러나 야단을 치면 안 됩니다. 다섯 번을 흔들어 깨워도 계속 존다고 욕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남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떠드는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적을 해주고,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밖에 나가서 놀아라’ 하고 교실 밖으로 내보내면 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피해를 안 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을 갖고 어지간하면 간섭을 안 하는 것이 좋아요. 

 

또 공부를 못하는 것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야단치면 안 돼요. 그렇다고 내버려 둬야 하느냐. 아니에요. 공부를 하도록 깨우쳐줘야 합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남에게 좋은 일을 한 것이에요. 남의 성적을 올려준 거잖아요. 칭찬을 못해 줄 망정 야단을 쳐서는 안 됩니다.(모두 웃음)

 


 

이런 원칙을 가지면 별 문제 없어요. 내가 아무리 몰라도 아이들보다는 많이 알잖아요. 그러니 아이들이 모르는 것 있으면 가르쳐주고, 또 아이들이 묻는 것 중에 내가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어요. 그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선생님도 그건 잘 모르겠다. 알아보고 내일 다시 알려줄게’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아이들은 대충 가르칠 수 있는데, 윗 분들이 시키는 것이 많아요.”  

 

“무슨 일을 시키는데요?”

 

“과학실 정리정돈하고 청소해 놓으라고 하고, 또 이것저것...”

 

“그런 건 좀 하면 되죠.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해놓든지, 아이들 보내놓고 나서 해놓든지요. 그래도 공무원 중에서 가장 상하관계가 느긋한 곳이 교직에에요. 조직사회 중에서도 아랫 사람이 비교적 존중받는 곳이 또한 교직이고요. 물론 그 속에 들어가면 교장이 교사를 무시하고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나 다른 조직에 비해서는 그런 측면이 좀 덜한 편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곳에서도 못 버텨서 자꾸 뛰쳐나온다면 숫제 시골에서 농사 짓는 것이 제일 좋아요. 

 

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 아이가 밥도 안 먹고 만화를 본다고 할 때 ‘열심히 만화를 본다’고 표현 안하잖아요. 게임에 빠져서 밥 먹으라고 두 번 세 번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 ‘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표현합니까. 안 해요.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에요. 열심히 한다고 표현할 때는 하기 싫은 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할 때 열심히 한다고 표현해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니에요. 

 


 

그럼 하기 싫은 것은 안 해야 됩니까? 하기 싫은데 안 해도 되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러나 세상 일은 하기 싫어도 해야 될 때가 있잖아요. 교장 선생님이 ‘과학실 정리정돈을 좀 하세요’라고 하면 그 사회에서는 하기 싫어도 해야 되잖아요. 그럴 때는 기꺼이 하는 겁니다. 열심히 하지 말고요. 열심히 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기꺼이 할 뿐이지 열심히 하지 마세요.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에요.”

 

“네. 잘 알겠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질문한 선생님은 마침내 환하게 웃으며 큰 목소리로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이 컸던지 큰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 외에도 8명의 질문이 더 있었습니다. 직장생활 20년 경력의 여성분은 신입사원에게 야단을 쳤더니 직장을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이제는 야단도 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고민을 말했고, 한 어머니는 딸이 식물인간 상태로 1년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잘 모르겠다고 질문했고, 32살된 남자 교사분은 나이에 비해 지위가 높아서 어떻게 동료들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질문했고, 또 다른 직장인 한 분은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기고 싶다는 탐욕에 휩싸인 자신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이렇게 계속 가도 괜찮은지 질문했습니다. 

 

또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여성분은 남편이 정치에 발을 들여 선거 때마다 떨어져 재산을 탕진하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질문했고, 29살 된 여성 분은 직장이나 모임 때문에 가끔 밤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이해해 주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고 질문했고, 50대 여성분은 결혼한 조카가 부부싸움을 심하게 한 후 별거 중인데 어떻게 좋은 말로 화해를 시켜줄 수 있는지 물어 보았고, 32살 남자 분은 2년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사는 것이 우울하기만 해서 고민이라고 질문했습니다. 

 

같이 박수치고, 같이 웃고, 질문자들의 하소연에 같이 공감하다 보니 벌써 강연을 시작한지 두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자의 답변을 마치고 스님은 다람쥐가 살 듯 토끼가 살 듯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가볍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너무 잘 살려고 하면 못 삽니다.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사는데 내가 왜 못 살겠노’ 항상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개도 새끼를 낳아 키우는데 내가 왜 아이를 못 키우겠노’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 키우는 것이 쉬워져요. 엄마가 아이 키우는 것을 힘들어 하면 아이가 불효를 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조그만 아기가 벌써 부모를 고생시키는 것이 되잖아요. 엄마는 아이 키우는 것이 힘들지 않고 재미가 있어야 해요. 그러면 조그만 아이가 벌써 엄마를 기쁘게 하잖아요. 얼마나 효자입니까. 그러니 저절로 아이가 잘 되는 거에요. 아이 키우는 걸 힘들어 하지 말고 재미있어 하며 키우세요.    

 

조금 가볍게 생각하고 살면 좋겠어요. 삶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니까 사는 게 피곤한 거에요. ‘다람쥐도 잘 사는데 내가 못 살게 뭐 있노?’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야 돼요. 인생이 별 것 아니에요. 토끼 한 마리 사는 것이나 사람 한 명이 사는 것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인생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사는 게 피곤해지는 겁니다. 그렇게 가볍게 즐겁게 사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주옥같은 말씀에 오랜 동안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스님이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추첨으로 선정된 법륜스님의 사인이 담긴 책 선물을 받을 세 분의 명단이 발표되자 부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퇴장하는 청중들의 얼굴에는 유쾌하고 활발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모두들 강연 내용에 너무나 만족해 하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습니다. 

 

로비에서는 책 판매 창구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와글와글했습니다. 200권이 넘게 준비한 스님의 책 “깨어있기”, “행복”, “기도”, “야단법석” 등이 다 팔리고 남은 책이 없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고자 늘어서 있는 줄이 길어 한 시간 가까이 사인을 해야 했지만 끝까지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끝으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여수, 순천, 광양에서 온 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강연을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는 자부심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여수를 출발한 스님은 문경 수련원으로 가서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하루종일 정토회 주간반에서 봉사활동하는 모둠장과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다녀온 후 저녁에는 대구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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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봄,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갑니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강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질문자 접수는 강연장에서 받습니다.


전체댓글 36

0/200

감로향

스님 . 감사합니다. 스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2016-04-29 22:20:28

정재규

스님이 대선에 출마해 보시는거에 한표!!!

2016-04-25 07:46:04

적성

학교에서는 열심히 하니 우등생이 되는데, 사회에서는 열심히 하니 힘이들어 그만두게 되더라는 말. 이 사람은 혼자 일하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니 그런 직업을 찾아야지. 왜 조직사회로 들어가려 할까요? 이 사람은 학원 선생이 맞는 직업일 수도 있습니다. 학원에서 시험 잘보는 지식만 전달하고 보수를 받는 직업. 예전에 스님이 했던 직업 말입니다. 학원은 그저 장소만 제공할 뿐, 학생이 등록을 하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이 분의 개인 능력에 달린. 이분은 그런 개인적이고 자율이 최고로 보장된 일에서 성과를 잘 낼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시험보는데는 이분만큼 잘하는 사람 찾기도 힘들 것입니다.

2016-04-25 03: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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