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5.5 기획위, 통일의병 모임, 서울시장공관 방문

 

 

스님께서 오늘 아침에도 서울공동체에서 어김없이 새벽예불, 천일결사 기도와 발우공양을 하시고 대중공사때 대중생활과 업무에 대해 먼저 몇가지 짚어주셨습니다.

 

오늘 숭늉 보리차의 색깔이 강해서 발우를 씻으면 물이 맑지 못하고 뿌엿다고 하시면서 발우를 씻고 난 퇴수물의 색깔이 맑을 수 있도록 보리차는 묽게 끓여야 하며, 혹시 보리차가 강하면 발우를 씻을 때 청수를 한 숟가락 떠서 마지막에 발우를 헹구도록 말씀해주셨습니다.

 

 

, 업무적으로는 청년정토회에 청춘캠프 장소와 강사섭외 현황을 점검하셨고, 평화재단에서 저녁예불을 할 장소와 시간을 정했는지 확인하시면서 저녁 6시에 예불에 모두가 참석할 수 있도록 6시전후에는 모든 일정을 비우도록 하셨습니다. 스님의 약속도 6시라고 해도 비서실에서는 615분으로 알아듣고 일정을 잡아 달라고 하시면서 스님께서도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평화재단에서 6시 저녁예불을 같이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어제 통일의병 통일시민학교 강의때 촬영 준비가 안된 이유에 대해서도 부서간에 어디서 착오가 생겼는지 확인하시고, 영상편집시 주의해야 할 점을 일러주셨습니다.

 

 

서두에 이와 같이 간단히 점검하신 후, 대중들에게 수행자로 일을 해 나감에 있어서 도반들과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수행생활 할 때 최소한의 해야 할 것과 여기서 더 나아가 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 이하는 하면 안된다는 것이 있는데, 최소한 이것만 지킨다고 해서 모두 수행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것도 하지 않으면 수행자가 아니지만, 수행자라면 최소한의 지켜야 할 것 이상을 실천해야 합니다. 수행자는 계율만 지킨다고 해서 해탈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지켜야 할 것이 계율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한편, 수행자가 더 나아가 해야할 것들을 행동하면 훌륭하지만,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 받을 일은 아닙니다. 수행자는 적어도 남에게 도움은 못 줘도 피해는 안 줘야 하며, 남을 즐겁게 해주지는 못해도 괴롭히지는 말아야 하며, 남에게 이익은 못 줄지언정 손해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수행자가 되려면 남한테 덕 보려는 마음은 버려야 합니다. 덕 보려는 마음은 중생의 마음입니다. 우리에게 그런 욕구가 있는 것은 현실이지만 그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손해나고 해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계율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라며 수행자는 최소한의 계율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개인의 덕목에 대해 철저하게 자각하는 것이 소승불교입니다. 그래서 소승불교는 최소한의 인격이 있습니다. 대승불교는 통일을 하겠다든지, 정토를 건설하겠다든지와 같은 원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소승은 자신들이 쳐놓은 울타리 밖으로 안 나가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대승은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소승을 기반으로 한 대승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를 구제한 전제 위에서 남을 돕는 것입니다. , 반드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최소한의 청정한 인격을 기초로 해서, 남을 보살피는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수행자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적어도 손해는 안 줘야 하며, 거기서 더 나아가 남에게 이익을 나눠 주어야 합니다.”

 

스님께서는 수행자로서 자기구제 뿐만 아니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이러한 자세가 도반과 함께 할 때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함께 일하는 도반과의 성격차이 등으로 인한 갈등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부부 사이도 갈등이 일어나는데, 하물며 낯선 사람이 만났는데 갈등이 일어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수행자라면 어떠해야 할까요? 여기 공동체에 있는 우리는 목표를 같이 하는 원을 세운 사람이 모인 것입니다. 나 혼자서는 목표를 도저히 달성하기 어렵지만, 이 사람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목표 달성이 가능한 것입니다. 도반을 볼 때 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사실 그들은 내 원을 성취시켜주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모든 것이 제 마음에 들 수는 없습니다. 내 마음에 안 들어서 기분 나쁜 것은 이해하지만, 우리의 원을 성취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야 가능합니다. 이 원이 분명하면 모든 도반들이 고마운 사람이 됩니다. 나하고는 다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사람입니다. 도반 없이 내 원을 성취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하면, 이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소승은 자기 까르마가 극복되어야 타인에 대한 포용이 가능하지만, 대승은 자기 업식을 그대로 두고도 타인을 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하는 방식의 차이로 다른 사람과 갈등이 된다면 둘 중에 하나입니다. 내가 계율을 안 지키고 있든지 아니면 원이 간절하지 않든지 입니다. 지금 같은 어려운 조건에서 한반도가 통일이 되려면 티끌이라도 하나 더 보태야 합니다. 누구든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목표가 간절하지 않으면 너는 이래서 안되고, 너는 저래서 안된다고 배척하게 됩니다.

 

우리는 내 성질에 사로잡혀서 원을 놓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미운 사람이 되고, 적이 됩니다. 여러분들은 늘 자기 마음의 작용에 깨어있어서 화, 짜증을 냈다가도 알아차리고 다시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짜증냈다고 해도 마음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면 갈등이 생기겠어요? 상대에 대해 마음이 꽁 해 있으니 갈등이 생기지요.

 

낯선 사람이 모였으니 갈등이 생기는 건 당연하고, 마음이 불편한 것 역시 당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모였기 때문에 그것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갈등이 일어난다는 것은, 원이나 수행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수행의 기반 위에 세상 일을 하는 것임을 정토행자는 놓치면 안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사에서 항상 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 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출판 일을 하고, 밥을 하고, 교육원 일을 합니다. 우리가 일을 할 때 어떤 사람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은 손잡고 끌어가서 함께 해야 합니다. 이렇게 공동체에 들어와서 전화라도 받아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봉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그 중에 정토 공동체에 들어와서 봉사하는 사람은 더 소수입니다. 그런데 그 귀한 사람을 내 취향에 안 맞다고 버린다면 뭘 모아서 재산을 만들 수 있겠어요? 불편함을 가지고 살지 말고 불편함을 알아차리면서 원을 바라보고 살아야 합니다. 여러 사람을 포용하는 사람이 되면 대인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수행 생활을 하면 부족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아도 화목합니다. 여기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신통찮고 하는 일도 힘들잖아요. 그래도 마음은 편안해야지요. 그래야 남이 볼 때는 지옥 같아도 우리 스스로는 극락에서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고민하고 부딪히는 도반과의 관계에 대한 스님의 말씀을 듣고 공동체 성원들은 다시 한번 도반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원을 잊고 내 불편함만 크게 생각하며 수행자로서의 자세를 놓치고 살아온 건 아닌가 하는 돌아봄이 있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친 스님께서는 평화재단으로 와서 기획위 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기획위 회의는 아침 730분부터 13시까지 점심을 먹으면서 5시간 30분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통일코리아를 향한 우리사회의 각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였습니다.

13시에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님과의 만남이 있었고, 14시부터는 통일의병 활동가들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통일의병 백왕순 사무총장님을 비롯하여 몇몇 의병들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통일한국을 만들어가는데 헌신하고자 통일의병을 발의했던 만큼, 통일의병들이 의병정신을 잃지말고 중심을 잘 잡고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의병은 자발적 참여자이므로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운영해야 하며, 또한 의병이므로 관병보다 더한 통일의지를 가지고 일사분란한 실천력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하시며 목표지향적이되 포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통일의병이 평소에는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문제제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제일의 국가목표를 통일에 두는 정부, 즉 통일지향적 정부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한다는 목표를 잃지 않고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의병은 두 가지입니다. 일반국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갑자기 의병으로 모였기 때문에 오합지졸이어서 단번에 깨질 수도 있고, 의병으로 일어선만큼 다른 누구보다도 자발적이고 헌신적이기때문에 관군보다 더 용맹스러워 싸움에 이길 수도 있습니다. 임진왜란때 승병들이 수행만하다가 의병이 되었어도, 이미 죽음을 초월한 사람들이다보니 어느 누구보다도 용맹스럽게 싸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민주적인 운영과 함께 결정되면 일사분란하게 실천 할 수 있어야 하고 민폐를 끼치면 안되고 일정한 규율과 절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통일의병은 호연지기를 기르면서도 절제가 있는 분위기, 한다면 하는 분위기, 신라의 화랑과 같아야 합니다고 하시면서 통일의병 개개인이 가져야 할 자세, 통일의병이 가져야 할 분위기 신념등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더불어서 평화 아카데미동문회는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해서 가고, 통일의병은 중심을 잡고 전국적으로 확산하는데 주력해주기 바랍니다. 6월달부터 5회 잡혀있는 통일의병 주최의 통일콘서트를 해보면서, 필요하다면 하반기에는 시간을 더 내보겠습니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스님께서도 적극적으로 통일의병활동 지원을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통일의병들과의 만남의 마친 뒤 정토회관으로 이동하셔서 원고교정업무등을 보시다가 저녁 7시에는 서울시장공관으로 가서 박원순 시장님 부부, 윤여준 원장님 부부, 이정근 원장님 부부, 김홍신 작가님과 함께 저녁 식사에 참가하셨습니다.

 

 

오늘 모임은 박원순 시장님이 기존에 사용하시던 공관을 서울 성곽보존 때문에 새로 옮기게 되면서 스님일행을 초대해주셔서 이루어졌습니다. 식사는 스님께서 계신지라 채식으로 조촐하게 잘 준비해 주셨습니다.

 

서울시장공관에서 주변의 경관을 둘러본 후, 응접실에서 그동안 서울시에서 추진해왔던 서울성곽보존 사업이나 하남 위례성등 우리 역사적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들, 또 시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생활기반시설에 대한 개·보수 사업, 서울시 경전철등 교통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박원순 시장님께서는 시정에 아주 밝으시고, 시민의 생활에 관계되는 보이지 않는 작은 일들에도 정성을 쏟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상수관, 하수관, 지항수, 유물등 주로 땅속에 있는 일들을 하다보니 시민들이 시장님의 노고를 잘 모르는 것 아닌가요?”라며 웃으시면 격려해주셨습니다.

 

 

오늘 함께 하신 분들은 서울시의 사업이 시민들의 생활에 관련된 일이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주 중요한 일인데도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음을 모두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 김홍신 작가님은 이번에 새로 출간하게 된 단 한번의 사랑이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들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정토회관으로 돌아오신 스님께서는 오늘밤에 경주로 이동하려던 계획을 변경해서 내일 새벽에 경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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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건

감사합니다. 무탈하시기 바람니다.

2015-05-11 13:55:08

김정하

오늘 한자리에 모여주신 분들의 웃는 모습이 모두 닮으셨네요. 저도 따라 입가에 미소가 절로 하하하^^ 우리나라에 태어나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5-05-08 06:02:29

^^^^

<..그런데 그 귀한 사람을 내 취향에 안 맞다고 버린다면 뭘 모아서 재산을 만들 수 있겠어요?>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스님의 따스한 사랑을 알 수 있네요^^박원순시장님과 스님의 미소가 닮아있네요^^*마지막사진,스님 눈웃음도 참 예쁘시구요^^*다리하고 목만 잘 회복하시면 되시겠습니다^^*

2015-05-08 05: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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