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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동체에서 오늘 새벽예불과 기도, 발우공양을 하시고 대중공사시간에는 업무적으로 몇가지를 논의하셨습니다.
책출판과 관련해서 스님께서 계속 원고교정업무를 보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시면서 출판예정일이 언제인지, 또 출판계획이 된 것은 어떤것인지등을 논의하셨습니다.
또, 통일학교 강의교재 관련해서 5강까지 정리된 것을 전체 다 한번 보자고 하셨습니다.
대중공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평화재단으로 오셔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에 참석하셨습니다. 종교인모임에서는 오늘 오후에 있을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 아이를 때리지말라 - 원탁 대토론회”에 대한 전반적인 최종브리핑과 행사 마지막에 발표할 선언문에 대한 문안을 검토하여 수정하였습니다.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자는 문구를 집어넣어 뜻을 함께 하자 했습니다. 이와 함께 광복 70년, 분단 70년인 올해 광복절 행사에 대해서 종교인모임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하였습니다.
종교인 모임 이후 외부인사와 2번의 만남을 가진 후 천도교 수운회관으로 이동하셔서 1시 30분부터 어린이날을 맞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이 주최하고 천도교에서 주관한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아이를 때리지 말라’ 원탁 대토론회에 참여하셨습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깃든 터전이자, 방정환 선생이 처음으로 어린이날을 제정, 선포했던 역사적 장소인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400여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로 꽉 채워졌습니다.
식전행사로 진행된 뮤지컬 공연은 1923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 선생이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운동을 시작했던 모습을 담았습니다. 어린이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 이란 메시지가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담겨 전해졌습니다.
박남수 천도교 교령님의 환영인사,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님의 인사말, 정의화 국회의장님,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등의 축사에 이어 역사음악연구소 어린이합창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2부는 방송인 김여진씨의 사회로 열렸으며, 법륜스님께서 여는 말씀을 맡아주셨습니다.
“사실 제가 아이를 낳지도 키우지도 않아 이렇게 나서서 말하는 것을 좀 망설였습니다.(웃음) 하지만 장기판에 장기 두는 사람보다 훈수 두는 사람이 더 아는 척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간단히 말씀드립니다.
사람은 생물종으로서의 인간이자, 인류로서의 인간입니다. 생물종으로서의 인간은 유전자의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작동합니다. 그런데 생물학적인 인간종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습니다. 사람속에서 길러져야 인류로서 인간이 됩니다. 인류로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인류가 살면서 수없이 축적해 온 경험인 정신작용을 전수받아야 합니다. 100여년 전 인도에서 짐승들과 같이 살고 있는 아이 2명을 발견하였습니다. 두 아이는 10년 넘게 교육받았지만 결국 인간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런데, 타잔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4살때까지 엄마품에 자라면서 사람으로서 기본 정신 프로그램을 전수받은 후 동물속에 살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되려면 생물학적으로 인간종이라는 하드웨어가 갖춰져야 하고, 그 바탕위에 인류로서의 정신작용인 소프트웨어가 깔려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와 아이는 한 몸입니다. 이때 엄마가 독성 있는 음식을 먹으면 아이가 탈이 납니다. 그래서 아이를 잉태한 엄마는 담배 등의 해로운 음식을 먹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스테레스 받으면 아이는 심리적 불안이 생깁니다. 가장 중요한 태교는 엄마가 음식을 가려 먹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어야 합니다. 옛부터 아이를 잉태한 엄마를 장례식에 못가게 하는 것은 엄마가 슬프면 아이가 나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것만 보고 듣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자아는 세살때까지 형성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살 때까지 형성된 것은 아이에게 강하게 각인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면 자동으로 한국어를 하고 김치를 좋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이 자아형성기에 정신적으로도 그대로 엄마의 영향을 받습니다. 엄마가 우울하면 아이도 우울하고, 엄마가 정신분열이 있으면 아이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릴때 심리불안이 형성되면 죽을때까지 고쳐지지 않고 계속됩니다.
그래서 세살까지는 엄마가 아이를 잘 돌봐야 합니다. 생모가 키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엄마가 있는데 할머니가 돌보면 아이에게 정신적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할머니가 키우면 아이의 심리적 모체는 할머니가 되어 할머니가 엄마인데, 의식은 젊은 여자를 엄마라고 인식하므로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혼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엄마가 없어서 할머니가 아이를 키우면 괜찮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낳은 사람이 엄마가 아니라 키운 사람이 엄마가 됩니다. 흑인인 아이를 백인이 키우면 백인의 사고방식을 가진 아이가 됩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엄마, 아빠를 절반씩 닮지만 심리적으로는 대부분 엄마를 닮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오늘날 엄마들이 가정형편이 어렵다, 직장다닌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아이들이 정신적인 장애를 많이 겪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부모들은 정성스레 돌봐야 할 어릴때는 제대로 돌보지 않고 아이가 자율적으로 생활을 해야 할 시기인 청소년기에는 돌본다며 지나치게 과잉보호해서 아이들이 육체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정신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게 합니다.
엄마는 세살까지는 아이를 100% 돌봐야 합니다. 그러나 유치원, 초등학생이 되면 학습하는 시기이므로 부모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아버지가 술주정하면 아이도 자라면 똑같이 따라 합니다. 부부가 자주 싸우는 집에서 자란 아이가 나중에 커서 결혼하면 더 심한 부부갈등이 일어납니다.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어릴 때 형성된 무의식으로 움직입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물건을 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가 화목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좋은 물건을 사주는 것은 사실은 엄마의 만족일 뿐입니다. 어릴때부터 야단을 치면 마음에 상처로 남습니다. 아이가 커서 야단을 치면 알아듣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큰 애는 야단을 안치고, 작은 애는 야단을 칩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고 아이들을 함부로 대합니다. 아이들이 커서 이성이 생기면 판단할 수 있는 자율권이 생기지만 아이가 어릴수록 작은 일에도 말없이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까지는 70% 돌보고, 중학생은 50% 돌보고, 고등학생은 30% 돌보고, 대학생이 되면 완전히 독립시켜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 변화도 필요합니다. 지금의 유아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엄마를 위한 정책이라는 점입니다. 무료보육은 언뜻보면 좋은 것 같지만, 아이를 아주 어렸을때부터 보육원에 보내게 해서 아이를 엄마로부터 분리시키는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어린아이는 제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3년 유급휴가를 주는 것 같은 특별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엄마가 행복하게 살면 아이는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남편이 아이의 성장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고민한다면 남편이 아기 엄마를 편안하게 해주면 됩니다. 할머니 역시 며느리에게 잘해주는 것이 손자가 잘되는 길입니다.
정부는 엄마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정책을 펴야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금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자살이나 정서적 불안,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 해결책입니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는 한국사회에 적응하는데 힘들어하고 한국어도 잘 못해 심리불안 상태에서 아이를 임신하고 키웁니다. 아이들도 유치원에 가면 피부색 등으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여 상처가 큽니다. 이렇게 성장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20년 후 한국사회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가 행복할 수 있도록 아기 엄마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미래 우리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스님께서 늘 엄마들에게 해주신 이 말씀은 어린이날 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과 방청객들은 스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하였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끝나고 12명의 패널과 종교인 모임 7명의 종교인들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패널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을 나누고 이를 해결할 대응방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동학대의 84%가 가정에서 생기기 때문에 아동학대의 모든 책임을 어린이집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며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 부모, 학교, 보육기관 등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제는 가정에서도 어떠한 폭력도 인정되지 않도록 법제화하고,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의무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되어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아동학대를 담당하는 관련시설을 확충하는 것 역시 과제로 제안되었습니다.
아동학대로 인해 죽어가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학대당한 아이들이 정신적 후유증으로 청소년 폭력, 어른이 되면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정신적 치료를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긍정적이고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지금 학교교육에서 지식만 가르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에 대한 교육이 없으므로, 앞으로 지혜에 대한 교육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종교적 교육이 제도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한 패널은 부모교육자격증이 필요하며, 이를 법제화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꽃으로도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라는 말처럼 어린이에게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여전히 우리사회에 깔려 있는 폭력적인 문화를 우리 어른들이 함께 각계 각층에서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방정환 선생님께서 어려운 시대에 어린이운동을 시작해주심에 감사하고, 그 정신을 잘 계승해나가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해봅니다.
저녁 7시 반부터는 평화재단에서 통일의병 통일시민학교 수강생을 대상으로 “통일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하셨습니다. 평화재단 내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주최로 벌써 3기째 개설된 통일시민학교는 통일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여 통일에 대한 열망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법륜스님의 강의라서인지 수강생 뿐 아니라 기존 의병들도 여러분 참석하고, 진행 스탭들도 맡은 일을 서둘러 마무리 하고 들어와 강의장이 꽉 찼습니다.
스님께서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이룬 남한이 왜 지금 통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적/외적 필요성으로 나누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우선 현재 대한민국은 위기로 접어들었으며, 그 근본 원인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시간동안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장 앞선 문명을 가장 빨리 모방하는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하시며, 이제는 이 모방 시스템이 한계에 이르러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입니다. 본질적으로는 모방에서 벗어나 창조력을 키우는 거예요. 박근혜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얘기하는 것은 굉장한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창조는 모방처럼 그렇게 간단히 단시간 내에 될 수가 없어요. 자율적 환경속에서 많은 실패를 거쳐 창조가 이루어집니다. 미국의 발전사를 보면 미국 동부가 유럽을 모방해서 발전하다가 모방의 덫에 걸려 사회가 정체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극복하고 유럽을 능가할 수 있었던 것은 서부 개척의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부개척이라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통해서 일정한 경제력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고, 그 사이 창조력을 갖추어 사회정체를 뛰어 넘을 수 있었던 겁니다.
반면 과거 유럽은 정체 국면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했지만 미국은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죠. 물론 미국도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을 했지만 전면전보다는 가볍게 이길 수 있었던 맥시코와의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서부개척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습니다. 즉, 양적팽창과 질적 창조를 통해 세계 문명의 중심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거죠. 일본도 19세기 말부터 미국을 모방해서 성장을 시작했는데, 한계에 부딪치자 한반도와 만주를 점령해서 영토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지만 결국 태평양전쟁에서 패했지 않습니까? 일본은 지금 두 번째 정체국면에 빠졌는데, 예전과 같이 전쟁을 통해 양적 확대를 할 여건이 안 되니 일본사회가 장기간 계속 정체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한반도 분단은 우리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현재 정체국면에 있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통일을 하게 되면 일단 양적 확대가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면 북한 개발이라고 하는 새로운 양적 확대의 기회가 주어지게 됩니다. 통일은 전 민족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현 대한민국의 정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 통일하면 다 해결 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통일은 일단 한민족이 재도약을 위한 하나의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당연히 창조력을 키워야 됩니다. 근데 창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양적 확대를 통해 시간을 벌고, 두 번째는 그 기간에 전반적으로 창조력을 키우는 쪽으로 사회를 개혁하면 지속적 성장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내적 돌파구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 내부에 창조력을 키울 수 있는 개혁이 있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일단 통일을 해서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절실한 통일의 내적 필요성입니다.”
스님께서는 덧붙여 남북한이 분단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축을 각각 우방으로 해서 발전해온 역사를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중의 세력 교체기에 통일의 기회가 오고 있고, 통일한국이 주변 4국의 충돌에 균형자 역할을 함으로써 동아시아의 세력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외적 필요성을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1000년의 우리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한번도 세계의 중심은 커녕, 동아시아에서도 중심 역할을 하지 못하고 동아시아의 변방으로 전락되어 있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의 중심은 중국이었고 가끔 일본이 도전을 했습니다. 몽골이나 만주족도 도전했지만, 우리는 발해 멸망 이후로는 동아시아의 중심에 서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통일한국이 되면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통일한국만 해도 발해 멸망이후 천년만에 동아시아에서 자주적 주권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고조선 멸망이후 지난 2천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줄곧 문명을 수입하였는데, 지금은 규모는 적지만 중국에 우리의 문명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중국에 우리의 문명을 수출하는 것은 2천년안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이 물결의 흐름은 정지되고, 반대로 중국의 문명이 또다시 우리에게 흘러 들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한국이 되면 많은 부분에서 중국으로의 문명 수출을 지속적으로 더 할 수 있습니다. 통일한국이 동아시아 공동제의 견인해 내어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 공동체를 만든다면 세계적 경쟁에서 유리하게 되기 때문에, 규모와 상관없이 통일한국이 중심역할을 할 수 있어 창조적 문명을 생산하는 국가발전계획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고조선 중기 이후 3천년만에 온 기회입니다. 우리가 살다가 언제 죽을지 몰라도 이런 가능성을 가진 나라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안다면 여러분들이 고민하는 개인적인 문제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남자냐, 저 남자냐, 이 회사냐, 저 회사냐 하는 문제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더 큰 국가비젼과 가능성을 볼 수 있다면, 북한과 작은 일로 티격태격할 필요가 없습니다. 통일이라는 국가 목표가 정해지고 그 속에서 미래 이익이 보장된다면 지금 북한이 요구하는 작은 것들을 수용해도 별 문제가 안 됩니다. 미래 목표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현재의 작은 일로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독도 문제도 통일한국만 이룩된다면 일본이 우리를 우습게 볼 수 없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 통일의 기회가 있으니까 우리가 도전해 볼만하다고 봅니다.”
동북아의 중심으로서 통일한국의 가슴 뛰는 비젼을 제시해 주시며,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와 통일의병의 할 일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통일의병의 역할로 통일을 지향하는 정부가 나오도록 제대로 투표하는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한국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은 지금 모두 자기 국가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뚫고 자기 능력에 걸맞는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 일본은 중국이 커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미국의 힘을 끌어들여서 어떻게든 중국을 견제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패전국가에서 정상국가로 가는 것에 힘을 집중하고, 북한은 자기 체제유지에 치중하여 세계적 규제에도 불구하고 핵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주변의 어떤 나라도 한반도 통일을 주도할 나라는 없습니다. 통일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한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한국만이 어려움 속에서도 이뤄온 산업화와 민주화의 자산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동아시아 공동체를 견인할 수 있으며, 동아시아가 세계문명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내에 통일을 이룰 주체 역량이 없습니다. 국민들은 다 자기 살기 바쁘고, 국가 지도자는 통일에 대한 국가비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은 우리 체제를 어떻게 지키고 발전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남한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은 북한까지 포함한 전 민족의 이익을 어떻게 지켜낼 것이냐, 그리고 동아시아의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우리가 세계문명의 중심을 어떻게 형성할 것이냐입니다. 이러한 비젼을 가진 정치지도자를 발굴하고, 정치 세력을 형성해야 합니다.
이렇게 한국 정부가 통일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할때만 통일이 가능합니다. 그래야 북한이 설령 어긋난 행동을 해도 설득할 수 있고 미국과도 종속적인 한미동맹에서 벗어나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정부가 남북관계를 풀기 시작하면 민간에서도 할 일이 많아집니다. 그러니 통일을 하려면 우선 통일지향적 정부가 반드시 들어서야 합니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통일에 대한 의지가 없으면 국민들은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니까 누구든 국가의 이익을 훼손하면 비판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통일지향적인 정부가 필요하다면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세력화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어야 합니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선택하고 차선도 없으면 최악은 막아야 합니다.
일제시대 때 독립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고 민주화시대에는 감옥에 갈 각오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목숨 걸 일도 없고, 감옥 갈 일도 없습니다. 통일의병이 해야 할 일은 통일지향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국민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하는 것 입니다.
정부가 국민에게 이런 국가비젼을 보여주면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북한 개발이 시작되면 청년들의 일자리도 많아질 것입니다. 개발에 필요한 높은 기술력은 대부분 남한사람들이 맡을 수 밖에 없습니다. 노동은 북한사람들이 하면 됩니다.
다른 나라는 모두 자기 나라의 목표를 위해 달려갑니다. 통일 외에 대한민국의 국가 비젼은 없습니다. 이제 국민들이 이러한 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통일의병활동을 해야 합니다. 이제 과거의 일은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는 상놈이나 양반이나 차별이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 얘기는 그만하고 미래를 위해 결집하자는 목표를 가지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자식 있는 여러분들이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자식들이 희망이 있는 나라에 살기 위해서는 통일을 꼭 이루어야 합니다.”
이렇게 예비 의병들의 가슴을 뛰게 하면서도, 마음은 가볍게 할 수 있도록 강의 마무리를 해주셨습니다. 수강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다가 때론 심각하게 때론 폭소를 터트리며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정보다 강의가 길어져 질문은 하나만 받았는데 그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가슴이 뭉클합니다. 저는 조그만 사업을 하는데 정말 우리 사회에 비젼이 없습니다. 통일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몰라서 와서 배우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비젼을 가진 정치세력이 나올 수 있을까요? 지금의 기득권 세력을 봐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일반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너무 막연합니다. 환경하면 쓰레기를 줄이면 되고 제3세계 구호라고 하면 후원을 하면 되는데 통일은 뭘 해야 할지 막연합니다.”
“통일문제는 옛날로 하면 정치적, 군사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왕이 뜻이 없으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권리가 국민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가 통일지향적 지도자를 뽑으면 됩니다. 정치인들 중에는 이런 뚜렷한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 몇명 안됩니다. 대부분 선거에 당선되는 것에만 목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이렇게 하면 네가 당선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개인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지향적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우리는 기회가 와도 우리가 노력을 안 하면 안 되고, 우리가 노력을 해도 기회가 안 오면 안 됩니다. 기회가 올 때를 기다려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정치가 중 자기를 희생해서 통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이익을 보장해주면 하겠다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통일지향적 정치를 할 수 있게 우리가 도와줘야 합니다. 돈이 없어도 열의를 가지고 움직이는 세력이 있다면 영향력을 줄 수 있습니다. ‘아 이거 정말 해볼만한 일이다. 자손에게 물려줄 만한 일이다. 이게 희망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 해볼 만 한 것입니다. 자랑스런 통일코리아를 건설하기 위해 정당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자는 겁니다.”
질의 응답 후 스님과의 단체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사진을 찍고 나서 조별 토론을 하게 되면 흐름이 깨질 것을 염려하시어 먼저 조별토론을 진행하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사진 촬영을 기다리면서 생긴 자투리 시간에도 원고 교정을 하시다가, 토론이 끝날 즈음 다시 강당으로 오셔서 함께 단체사진 촬영에 임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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