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3.15 (인도 13일째) 상카시아 답사 및 가야로 이동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상카시아의 불교 유적지 한 곳을 답사하고 인도인 슈레스지가 운영하는 인도 불교 부흥을 위한 사업장을 방문하신 후 이따와에서 가야로 가는 기차를 타셨습니다. 

 

어제밤 석가족 청년들과의 수련을 마치고 미얀마 절에서 하룻밤 머문 스님께서는 새벽 5시30분에 미얀마 절을 나와서 어제 수련이 열린 인도 절에서 아침식사를 하셨습니다. 그저께부터 스님께서는 짜파티, 사부지, 달, 짜이 등 3일째 인도 현지 음식으로만 식사를 하고 계십니다. 

 


 

맛있게 음식을 먹고 나서는 차를 타고 이동해 상카시아 스투파 근처에 불교 성지가 한 곳 더 있다고 해서 답사를 가셨습니다. 성지에 도착하니 아쇼카 석주가 세워졌다가 땅 속에  묻혀 일부분만 드러나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쇼카 석주를 둘러싸고 미얀마에서 온 불자들이 정성껏 예불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쇼카 석주를 둘러본 후, 이곳 성지를 안내해 준 담마빨 스님께 이곳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담마빨 스님은 이곳 성지를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 사리푸트라가 500명의 제자들을 교화했다고 하는 곳

 

“부처님께서는 담마가 너무 어려워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먼저 사리푸트라에게 설법을 하셨습니다. 사리푸트라가 그 법을 먼저 이해하고, 사리푸트라가 다시 500명에게 그 법을 설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미얀마 스님들이 이곳이 중요하다고 많이 믿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쇼카 석주가 정말 맞는지?” 다시 물어보셨고, 담마빨 스님은 “아쇼카 석주는 확실하다”고 대답하면서 “현재는 아직 고고학자들이 발굴을 진행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못 들어가게 막아 놓기만 했다” 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성지를 둘러보고 있는데 어느새 동네에 소문이 났는지 동네 아이들이 “1월달에 사탕 주시는 바바가 오셨다”고 하며 벌떼처럼 모여 들었습니다. 쁘리앙카님이 통역으로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이야기를 전해주자 스님께서는 “미안해. 오늘은 사탕을 준비해 오지 못했어. 너희들이 있는지 몰랐어”라고 하시면서 아이들을 달래주고 다시 차에 타셨습니다. 이곳 동네 아이들에게도 스님은 유명인사가 되어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스님께서는 상카시아 지역에 부처님과 관계된 유적지가 더 있는지 담마빨 스님께 물어보셨습니다. 담마빨 스님이 다시 대답했습니다. 

 

“이 근처에 아직도 스투파처럼 높은 곳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첫 번째 성벽 문으로 사리푸트라가 쉬라바스티에서 이곳 상카시아로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져 오고 있어요.” 

 

얘기를 하는 도중에 차창 밖으로 상카시아의 성벽 흔적이 보였습니다. 

 


▲ 상카시아의 성벽이 있었던 자리

 

그리고 스님께서는 인도JTS 사업을 시작할 때 초창기부터 인연이 되어 온 슈레스지가 인도 불교 부흥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을 방문해서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슈레스지는 자신과 관계하고 있는 석가족 청년들을 나가푸르의 암베드카르 쪽, 티벳 불교의 달라이라마 센터 쪽, 고엥가 명상센터 쪽으로 각각 보내어서 불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업장에 아쇼카 석주도 높이 세우고, 건물을 짓기 위해 벽돌 기계도 마련해서 벽돌을 생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스님께 소개를 했습니다. 

 


▲ 슈레스지가 세웠다고 하는 아쿄카 석주

 

하지만 슈레스지는 “불교 공부를 하라고 곳곳에 보낸 석가족 청년들이 나중에 이 사업장으로 돌아왔을 때 서로 분열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라고 하며 스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될 확률이 99%입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저기 보낸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예요. 누군가가 여기서 담마는 같도록 중심을 잡아주고 서로 다른 문화는 존중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담마를 중심으로 잡을 때 어느 것을 중심으로 잡느냐 하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테라바다, 마하야냐, 탄트라, 젠의 공통된 담마를 잡아줘야 통합을 할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금방 분파가 되어 버립니다. 가장 바탕은 부처님의 생애와 부처님 당시에 가르쳤다고 생각되어지는 근본불교를 바탕에 깔아야 됩니다.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이 100이라고 하면 테라바다는 50% 정도만 남아 있다고 보면 되고, 마하야나는 30% 정도 남아 있다고 보면 되고, 탄트라는 10% 정도만 남아있고 나머지는 인도 문화라고 보면 됩니다. 젠 부디즘도 10% 정도 남아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10% 라도 공통된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이게 안 잡히면 다 갈라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가능하면 나중에 생기도록 한다든지, 덜 갈라지게 한다든지 하려면 담마를 중시해야 해요. 확대되는 것보다는 공동체 생활의 중심을 잡는데에 비중을 더 많이 두어야 해요. 그리고 분열하면 안된다 하는 것을 너무 강조하게 되면 분열하는 사람들을 미워하게 됩니다. 같이 살았던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죠. 분열되지 않도록 노력하되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혹시나 분열이 되어도 내 마음에 괴로움이 생기지 않습니다. 괴로우면 수행자가 아닙니다.”

 

스님께서 조언을 해주시자 슈레스지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수련을 함께한 힌두 사두 한분이 자신이 지은 학교 건물과 땅을 모두 스님께 기증하고 자신은 출가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분을 찾아가서 잠깐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 스님께 건물과 땅을 보시하고 싶다고 말하는 힌두 사두 

 

이 분은 스님이 하시는 일이 너무 좋아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이 건물과 땅을 모두 기증하고 싶다고 했고, 자신은 노동도 잘 할 수 있으니 스님이 짓고자 하는 담마 센터를 짓는 일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제 스님 법문 들었어요. 50%는 너희들이 모으면 50%는 스님이 지원해주신다고 하셨죠. 저는 어제 스님 법문 듣고 너무 기뻐서 제가 갖고 있는 이 건물과 땅을 다 스님께 드리고 싶어요. 이 학교는 군인 생활 마치고 저도 사회에 기여를 하고 싶어서 사람들의 보시를 받아서 지은 겁니다. 스님 하시는 일이 좋아서 스님께 다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노동도 할 수 있어요. 담마 센터를 짓는 데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스님께서는 “잘 알았어요” 하면서 합장을 하며 감사 인사를 하고 보시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1시간 2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따와로 왔습니다. 이따와에 있는 수바스지의 집에서 잠깐 짜이 한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기차 시간이 되어서 기차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출발하기 전 수바스지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1박2일 동안의 석가족 수련 준비를 총괄해준 수바스지와 그 가족들

 

기차역까지 마중을 나온 수바스지는 가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타는 스님을 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스님의 뜻을 받들어서)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뜻대로 잘 안되어서 그런가 보다” 하시면서 수바스지의 애틋한 마음을 읽어 주셨습니다. 수바스지는 20년 전 청년 시절에 스님을 만나 스님의 뜻을 받들어 인도 불교 부흥을 위한 일을 평생 동안 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입니다. 20년 전의 약속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도 스님을 이렇게 정성껏 모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짠해지기도 했습니다. 

 


 


▲ 기차에 올라탄 스님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수바스지

 

수바스지와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스님 일행은 가야행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낮 12시40분에 이따와 역을 출발한 기차는 밤 11시30분에 도착할 예정인데, 인도 기차의 특성상 연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내일 아침 무렵에 가야역에 도착할 것 같네요. 

 

스님께서는 기차 안에서 지난 1박2일 동안 석가족과 함께한 수련에 대한 소감을 나누시면서 휴식도 취하시고, 아이패드로 한국에서 온 이메일도 체크하고, 원고 교정도 하는 등 오랜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스님께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아마도 인도의 기차 안 밖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 

 

내일은 오전에 수자타아카데미로 들어가셔서 오후에는 주 인도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대사님과 한국문화원 원장님이 보드가야를 방문하셔서 보드가야 대탑을 직접 안내해 주실 예정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 JTS가 인도 둥게스와리 아이들을 위해 펼치고 있는 기아, 질병, 문맹 퇴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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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대목마다 사진을 참 잘찍어 올리시네요~~눈시울 붉히는 20년인연 수바스지만 짠한게 아니라,어린나이에도 스님곁을 떠나지않고,글로 스님의 가르침을 일깨울 수 있게 옮겨주시는 희망플래너님도 가슴 짠~합니다..테라바다, 마하야나,탄트라,젠 부디즘..도대체 스님이 모르시는 건 뭘까요 ㅎ스님께 건물과 땅을 보시하고 싶다고 말하는 힌두사두 사진은 글귀가 잘못된 것이지요?^^사두가 소개한 어떤 사람이 보시한 것이 아닌지요..어쨌거나 고생많으셨네요~스님께서 유일하게 쉬시는 길고긴 연착시간까지 포함 15시간의 인도 기차안 ㅠ고단하시겠습니다 ㅠ

2015-03-20 00:49:48

이명수

저는 기독교이지만 스님과 한시대에 산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스님의 따뜻한 행적에 감동을 받습니다

2015-03-18 23:48:54

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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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8 20: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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