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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게스와리 까나홀 마을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JTS가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스리람푸르, 바가히, 까나홀, 가왈비가, 자르하리 등 5개 마을의 523가구를 모두 방문하여 쌀을 나눠주고 새해 인사를 하셨습니다. 오늘로서 전정각산을 둘러싼 둥게스와리 지역 전체 1,433가구에 대한 쌀 배분을 모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새벽4시30분에 기상하여 새벽 예불 및 108배와 명상을 한 후 6시30분부터 발우공양을 함께 하였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어제에 이어서 소심경에 대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소심경 강의는 십념입니다. 열가지를 염한다는 뜻인데, ‘염’이라는 것은 또렷이 깨어있는 것을 말합니다. 즉 열가지에 대해서 뚜렷한 알아차림을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그 열가지 중에 핵심이 불법승 삼보입니다. 수행자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수행자이지 사제가 아닙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나 밖의 어떤 존재가 있고 그 존재에 위해서 우리가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빈다고 우리의 인생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무지를 깨치고 까르마를 고쳐서 번뇌가 없는 삶을 산다, 이 관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종교들과 근본적으로 입장이 다릅니다.
이런 가르침을 주신 위대한 스승인 붓다에게 귀의한다는 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붓다의 위대함을 모르는 것입니다. 그냥 세상의 다른 종교와 똑같아요. 그래서 이 진리를 스스로 깨달으시고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붓다의 위대함과 중생을 어여삐 여기시는 그분에 대한 존경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의 귀의불입니다.
둘째, 그분의 가르침은 우리를 해탈과 열반으로 인도하기 때문에 세상의 다른 가르침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
셋째, 이 가르침에 따라 수행정진하는 사람들은 진짜 위대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관습과 풍속과 문화에 젖어서 사는 이 세상에서 그와 전혀 다른 이 길을 가는 이 수행자들은 정말 중생으로부터 존중받을 만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불법승 삼보를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예요. 입장이 분명하면 수행생활 하는 것이 쉽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절에 오래 살아도 수행 생활이 어렵습니다. 여러분들도 여기 수행자라고 하고 와 있는데 늘 비교를 세속에 있는 내 친구와 부모님 말씀을 듣고 합니다. “저기는 자가용이 있는데...”, “이웃집 누구는 결혼을 했는데 너는 왜 그러니?” 이런 말에 자꾸 흔들리는 이유는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수행하실 때 마왕이 “지금 수행을 포기하고 신에게 제사를 지내면 전륜성왕이 될 수 있다”고 계속 유혹을 하잖아요. 그러나 부처님께서 “그런 소리를 하지 마라” 이렇게 단호하지 않았습니까. 빔비사라왕이 “당신 같이 훌륭한 사람이 이렇게 수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니 나와 함께 내 나라를 다스리자. 그것도 싫다면 내가 내 나라를 줄테니 너가 다스려라. 그것도 부담스럽다면 내가 군대를 줄테니까 너가 큰 나라를 만들어라” 이런 식으로 제안했을 때 부처님께서는 “대왕이시여, 제 입에 있는 가래침이 필요없다고 뱉은 사람이 누가 뱉어 놓은 더 큰 가래침을 보고 주워 먹는 사람이 있습니까?” 라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왕의 자리를 가래침에 비유했습니다. 이렇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흔들리는 이유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지극히 세상의 가치에 기준을 두니까 ‘나는 아무것도 아닌가’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지위를 추구하고, 돈을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하고 사는데 그런 길을 가는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냐? 여러분들은 그렇지 않다고 해서 지금 이 길을 온 것이잖아요. 그런데 현실의 불교는 제 실력으로 좋은 대학에 못 가니까 부처님 빽을 써서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이것이 입시 기도 아닙니까. 이것은 이 세상에서도 불공정한 경쟁을 조장하는 부정·부패한 것입니다. 이것은 세속보다 더 못한 것이잖아요.
그러니 삼보에 귀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합니까. 세속에 물드는 존재가 아니라 세속의 때를 씻어주는 사람, 물 들이는 사람이 되는 것이 붓다의 길입니다. 여러분들이 수행자로써 살아감으로 해서 여러분의 부모님들도 여러분들을 보고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아, 나도 저 길을 가야되겠다’, ‘나는 못가더라도 격려라도 해줘야 되겠다’ 이렇게 된다든지, 형제들이나 친구들도 후원자가 된다든지 해야 하는데,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친구들이 여러분의 영향을 받아서 이 좋은 길에 입문하기 보다는 밥한끼 얻어먹거나 술한잔 같이 하다보면 여러분들이 친구들한테 물들잖아요. 그래서 집에 한번 다녀오면 고민이 생깁니다.
이것은 수행자로서의 입장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항상 수행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그 핵심이 삼보에 귀의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들입니다.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들은 나무 밑이나 동굴에서 잤는데 내가 그렇게는 못해도 그보다는 잠자리가 낫다, 옷은 다 떨어진 분소의를 입었는데 나는 그보다는 낫다, 음식은 동네에서 얻어 먹었는데 아무리 반찬이 없어도 그것보다는 내가 낫다, 이렇게 기준을 부처님과 수행자들에게 두고 항상 거기에 못 미치는 나에 대해서 근신하고 살아야 되는데, 기준을 세속 사람들에게 늘 두고 사니까 자꾸 힘들다는 얘기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념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줍니다. 먼저 법신, 보시, 화신 세 분의 부처님과 저 타방에 있는 극락 세계의 아마타 부처님, 미래에 오실 미륵 부처님, 이 다섯 부처님을 비롯한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그리고 모든 스승님들께 귀의하는데, 우리는 대승불교이니까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모든 존귀하신 보살님들께 귀의를 합니다. 이것이 십념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걸식을 하면 ‘이 집이 밥을 많이 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불법승 삼보만 생각을 한다 이런 뜻입니다. 그리고 수행자는 계정혜 삼학을 닦아야 하니까 이어서 계정혜를 생각합니다. 즉 십념은 발우를 펴면서 또 음식을 담으면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계정혜 삼학을 닦아나가야 함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 다같이 십념 부분을 같이 외워 보자고 하자 큰 목소리로 게송을 읊어 보앗습니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원만보신 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구품도사 아미타불, 당래하생 미륵존불, 시방삼세 일체제불, 시방삼세 일체존법, 대지문수 사리보살, 대행 보현보살, 대비 관세음보살, 대원본존 지장보살, 제존보살마하살 마하반야바라밀.
불삼신진언 옴 호철모니 사하바, 법삼장진언 옴 불모규라혜 사바하, 승삼승진언 옴 수탄복다혜 사바하, 계장진언 옴 흐리브니 사바하, 정결도진언 옴 합부리 사바하, 혜철수진언 옴 나자바니 사바하”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아침마다 늘 수행자의 마음으로 돌아갈 것을 다시한번 다짐해보고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나서는 마을 방문을 하러 나가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오늘은 전정각산의 산너머에 있는 5개 마을 523가구를 방문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쌀을 트럭에 싣느라 평소보다 더 분주했습니다. 8시에 수자타아카데미를 출발하여 제일 먼저 도착한 마을은 ‘스리람푸르’입니다. 스리람푸르는 총 92가구가 살고 있는데, 스님께서는 입구의 첫 집에서부터 시작해서 골목 사이 사이를 찾아가며 쌀을 나눠주고 새해 인사를 하셨습니다.
▲ 오늘 523가구에 나눠줄 쌀을 이동하고 있는 인도JTS 활동가 주연우님
오늘은 방문해야 할 집들이 너무 많아서 집집마다 찾아가 간단히 인사만 하고 쌀을 나줘주었습니다. JTS에서 인구 센서스 조사를 통해 집집마다 가족사항이 적힌 카드를 만들어 놓아서 카드를 보여주면 바로 쌀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중복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쌀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만큼 카드가 소중하기 때문에 집집마다 비닐 봉지 깊숙한 곳에 꼭꼭 숨겨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JTS에서 발급한 카드를 확인하고 있는 스님
스리람푸르는 돌광산 근처에 있는 마을이라 남자들은 돌광산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최근에 돌광산이 중단되면서 일을 못하고 집에서 놀고만 있는 남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놀고 있는 남자들에 대해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바가히 마을로 넘어와서 총 100가구에 대해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쌀을 나눠주고 새해 인사를 하였습니다. 방문하는 중에 저체중아를 한명 발견해서 내일 지이바카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홀리 잘 보내셨어요?”
“아니요. 아기가 아파요.”
“왜요?”
“아이에게 영양이 부족해요.”
▲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는 아이를 안고 있는 아기 엄마
스님께서는 병원 담당자인 박종화님에게 “한번 체크해보라”고 하셨는데 박종화님이 “저체중아가 맞습니다” 라고 하자 스님께서는 아기 엄마에게 “내일 병원에 한번 나와서 진료를 받으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기히는 가야시에서 마을개발 시범마을로 선정이 되어서 많은 부분 시설 보완이 된 집과 깔끔하게 정비된 골목이 많았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수도관을 설치해서 집집마다 수도가 나오게 했다는 점과 하수도를 만들어서 물이 흘러가도록 했다는 점, 전기가 들어오는 집이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인도 정부에서도 이제 이곳 천민 마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기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 바가히 마을에 수도관이 설치된 모습
▲ 골목마다 설치된 하수도
▲ 전기가 들어오는 모습
그러나 지금까지 방문했던 마을들에 비해서 개발된 정도가 너무나 확연히 차이가 나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JTS가 세운 스리람푸르와 바가히의 마을 유치원에 잠깐 들러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A, B, C, D, E ......” 알파벳을 큰 소리로 외우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요” 라고 강조한 후 과자 한봉지씩을 선물로 나눠주셨습니다.
▲ 스리람푸르 유치원
바가히 마을 방문을 모두 마치고 까나홀 마을로 지나가는 길에 큰 나무 아래에 그늘이 넓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잠깐 그늘 밑에서 쉬었다 가자” 하셔서 물로 목을 축이고 앉아서 과자를 나눠 먹었습니다. 다닐 때는 무척 더웠는데 나무 밑에 앉아 있으니 바람이 불어와서 아주 시원했습니다.
▲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휴식 시간
다음은 까나홀 마을로 이동해서 총 190가구를 모두 방문하고 쌀을 나눠주고 새해 인사를 하였습니다. 까나홀 마을은 둥게스와리 전체에서 가장 큰 마을입니다. 또 양민 마을이여서 집집마다 농사를 짓고 소도 많이 키우고 있었습니다.
▲ 넓은 농토와 높게 쌓은 짚을 갖고 있는 까나홀 마을
그런데 좁은 골목 사이로 빼꼭히 집들이 들어서 있고, 심지어 어떤 골목은 사람 한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비좁았습니다. 거기다가 동네 아이들이 계속 쫓아와서 좁은 골목을 비집고 다니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골목이 좁아서 어떻게 살지?” 하시며 “집이 서로 떨어져 있는 천민마을이 훨씬 나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잘 사는 양민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집집마다 차가 생기면 주차할 공간도 필요할텐데 이 마을 사람들은 이사를 가지 않는 이상 골목이나 마당을 더 가지기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집은 가왈비가 마을에도 집을 하나 더 지어서 집을 두 채 가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 까나홀 마을의 좁은 골목길 사이로 쌀을 나루고 있는 인도JTS 활동가들
스님께서는 까나홀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다니며 인사를 하셨는데, 초반에는 인도인 활동가들이 골목길 사이로 쌀을 나르다가 길을 잃어버려서 다른 마을에 비해서 시간이 더 지체되기도 했습니다.
“홀리 잘 보내셨어요?”
“네”
“음식 뭐 만들어 먹었어요?”
“뿌와 만들어 먹었어요”
“왜 나는 안 주고 혼자서만 먹었어요?”
“지금 드릴까요?”
“아니요. 농담이예요. 이 소는 누구 것이예요?”
“제가 키우는 소예요.”
“새해 선물 가져왔으니 받으세요.”
양민 마을이여서 그런지 다른 마을에 비해서 대부분 여유가 있어보이고 옷차림새도 더 깔끔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소를 다섯 마리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골목마다 소가 많이 묶여져 있는 모습에서 잘 사는 마을임을 금방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집집마다 소를 키우고 있는 까나홀 마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곳곳에 있는 우물은 많이 지저분하고 핸드펌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마을 출신 교사에게 다시 물어보니 “잘 사는 집은 집 마당에 핸드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고 합니다.
▲ 까나홀 마을의 우물
190가구나 되는 큰 마을이다 보니 방문을 다 마치지 못한 채 점심 시간이 되었습니다. 까나홀 마을에는 아이들 수가 많아서 수자타아카데미의 분교가 세워져 있는데. 까나홀 분교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 수자타아카데미 까나홀 분교
오전 내내 걸었더니 무릎이 아프고 발바닥이 뻐근했는데 앉아서 밥을 먹으니 밥도 맛있고 이제 좀 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인도인 스텝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JTS 활동가들
점심식사 후에는 수자타아카데미 분교 교장을 맡고 있는 카필데오지가 스님께서 오셨다고 학교로 찾아와서 스님께서는 분교 운영에 대해 카필데오지랑 잠시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예전에는 까나홀 마을 아이들의 대부분이 수자타아카데미 분교에 다녔는데 최근에는 모두 정부학교로 보내게 되면서 현재는 1학년에 66명, 2학년에 40명 총 106명이 분교에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 수자타아카데미 까나홀 분교 교장선생님인 카필데오지
이어서 다시 마을방문을 시작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갈 길이 멀어요. 우리가 아니면 대신 해 줄 사람도 없기 때문에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이라고 하시면서 스탭들에게 다시한번 힘을 낼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몸이 노곤해지려고 했는데 스님의 기운 찬 목소리를 들으며 모두들 벌떡 일어나서 다시 마을로 향했습니다. 육십이 넘으신 스님께서 서른살 청년들에게 기운을 넣어주시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좀 이상하기도 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 오후 방문 일정을 힘차게 시작하시는 스님
분교를 나와서 걸어가고 있는데 까나홀 마을 주민들이 “JTS 식구들에게 보시하고 싶다” 고 하면서 감자 한 포대를 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아니, 우리가 돈을 주고 살게요” 라고 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보시한 것이라고 하자 그 마음을 그대로 받아주셨습니다. 가난하지만 고마운 마음을 나눌 줄 아는 둥게스와리 주민들을 보니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 까나홀 마을 주민들이 보시한 감자 한 포대
오후에는 까나홀 마을에서 아직 찾아가지 못한 집들을 더 방문하고 가왈비가 마을로 이동했습니다. 가왈비가 마을로 넘어와서 총 95가구를 모두 방문하고 쌀을 나눠주었습니다. 가왈비가 마을은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집들이 차례대로 늘어서 있어서 쌀 배분이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홀리 잘 보내셨어요?”
“네”
“홀리 때 무슨 음식 만들어 먹었어요?”
“집이 가난한데 뭐 먹을 것이 있겠어요?”
“새해 선물 가져왔어요.”
마을 주민들은 스님과 JTS 활동가들에게 “단야바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면서 모두들 고마워 했습니다.
어떤 할머니는 계속 스님을 쫓아와서 “아까 전에 밭에 다녀온 사이에 우리 집이 빠졌어요” 라고 하기도 해서 JTS에서 발급한 카드를 확인하고 쌀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이번 마을 방문의 마지막 종착지인 자르하리 마을로 이동했습니다. 자르하리 마을은 전정각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을이라 트럭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밀밭이 넓게 펼쳐진 평원을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니 자르하리 마을이 나왔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논밭이 많아서 차를 세우고 걸어서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 자르하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
주민들은 먼곳에서 온 JTS 활동가들을 무척 반겨주었습니다. 총 46가구를 집집마다 방문하며 새해 인사를 하고 쌀을 나눠주었습니다. 가구수가 적어서 다른 마을에 비해 금방 배분을 마치고 다시 수자타아카데미로 돌아왔습니다.
▲ JTS 스텝들을 졸졸졸 따라다니며 환영을 해준 자르하리 마을의 아이들
이렇게 해서 오늘 하루 동안 523가구에 대한 방문을 모두 마쳤고, 또 지난 4일 동안 진행된 둥게스와리 전체 1,433가구에 대한 방문도 모두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다들 수고가 많으셨어요. 다 방문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 해내었네요.” 하시며 인도인 활동가와 한국인 활동가들 모두에게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 523가구에 대한 방문을 모두 마치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시는 스님
큰 일을 해내었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수자타아카데미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져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도 “원래 내일까지 방문할 계획인데 오늘 다 마쳤으니 하루 벌었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셨습니다.
개인정비 시간을 가진 후 저녁6시45분부터는 어제에 이어서 오늘 마을 방문에 대한 평가 및 인도JTS 사업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3시간 동안 많은 논의를 하였지만 다 소개해 드리지는 못하고 스님께서 마을 주민들과 항상 회의를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을 짧게 소개해 드립니다.
“마을별로 6개 조직을 구성하면 좋겠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마을별로 2~3명씩을 불러서 의견 청취를 한번 들어보면 좋겠네요. 선생님들이나 마을 주민들과 회의를 해야 하는데요. 결정을 하기 전에 의견 청취를 해야 하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우리 생각이 아닌 진짜 주민들의 실정에 맞는 결정을 하기 위해서이고요. 둘째는 별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아도 회의를 하는 이유는 결정을 통보받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에 논의구조에 참가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 훈련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예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마을 주민들이 인도처럼 위에서 밑으로 내리먹이는 구조에서 민주적인 훈련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렇게 함으로해서 주민들이 갖게 되는 자긍심도 있어요. 그러면 자기들도 나중에 그렇게 일을 하게 되거든요. 배움이라는 것은 늘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의 적용을 받거든요.”
스님께서는 다음주에 마을 리더들, 학교 교사들과 더 논의를 하면서 최종적으로 사업 방향을 결정하자고 하시면서 오늘 회의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회의를 마치니 밤10시가 넘었습니다. 내일 일정에 대해 스텝들과 간단히 회의를 더 하신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치셨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아직 방문하지 못한 유치원 2~3곳과 지이바카 병원, 수자타아카데미 교실들을 둘러보신 후 오후에는 석가족 청년들을 위한 수련을 하기 위해 상카시아로 이동하실 예정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 JTS가 인도 둥게스와리 아이들을 위해 펼치고 있는 기아, 질병, 문맹 퇴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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