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3.6 인도 4일째 전정각산 산행


▲ 부처님께서 6년 간 고행하신 전정각산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인도JTS 활동가들과 함께 전정각산 산행을 하시면서 전정각산 곳곳에 남겨진 부처님의 발자취에 대해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인도의 새해 첫날인 ‘홀리 데이’를 맞이하여 차례상을 올리고 사시예불을 함께 하신 후 활동가들에게 새해 덕담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늘도 새벽 일찍 전정각산에 오르기 위해 평소보다 30분 일찍 4시에 기상하여 새벽 예불 및 108배와 명상을 했습니다. 

 


 

오늘은 인도 달력으로 새해 첫날이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쁘리앙카님은 인도의 명절 음식인 ‘뿌와’를 새벽부터 만들어서 불단에 올렸고, 예불 후에는 다함께 정초기도를 함께 올렸습니다.  

 


▲ 인도식 새해를 맞이하여 인도 명절 음식인 ‘뿌와’를 새벽부터 만들고 있는 쁘리앙카.

 

그리고 아침식사를 한 후 6시30분에 수자타아카데미 교문을 나와 전정각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바로 뒤에 전정각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JTS 활동가들은 “스님 오실 때만 올라가지 거의 올라가본 적이 없다”고 하며 다들 좋아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수자타아카데미 교문 앞에 있는 탑을 가리키며 이 유적지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 부처님께 분소의를 드린 여인을 기념하여 세워진 탑

 

“이곳은 부처님께서 6년간 고행을 하실 때 버려진 시체더미 가운데서 명상을 하셨다는 곳입니다. 경전을 보면, 어떤 한 여인이 숨이 덜 끊어졌는데 이곳에 버려졌어요. 그런데 그 여인은 부처님을 보고 ‘자신을 덮어 쌌던 분소의를 저 수행자가 입었으면 좋겠다’ 하고 숨을 거두었는데, 부처님이 그 분소의를 입으시자 그 여인은 바로 천상에 태어났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어서 탑을 향해 삼귀의 반야심경을 한 후 전정각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명절이여서 그런지 늘 북적하던 유영굴 올라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고 한적했습니다. 

 


▲ 유영굴로 올라가는 길

 

즐겁게 담소를 나누다보니 벌써 유영굴에 도착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유영굴을 참배한 후 동굴 속에서 잠시 명상을 하셨습니다. 

 


▲ 유영굴

 

그리고 유영굴을 나와서는 삼귀의 반야심경을 한 후 유영굴이라고 이름 불리어진 그 유래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당시 수행자들은 인공적인 건물 안에 들어가서 생활하지 않으니까 평상시에는 나무 밑이 머물기 제일 좋은데 혹서기나 혹한기에는 동굴이 머물기에 제일 좋아요. 그래서 수행자들이 동굴에 많이 머물렀어요. 부처님도 수행하실 때 이 산에 있는 동굴에 머무셨는데 이 동굴이 제일 넓고 아늑해서 머물기 좋아요. 총 3개의 동굴이 있는데 다 조금씩 머무셨지 않았나 싶지만, 모양새를 보면 이 동굴이 주동굴이었던 것 같아요. 

 


 

부처님은 여기에 오래 머무셨으니까 부처님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어요. ‘유영굴’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6년 고행을 하다가 고행의 무익함을 깨닫고 중도를 발견하시고 하산을 하셨어요. 네이란자라 강가에서 목욕을 하시고 수자타의 공양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신 뒤에 새로 발견된 중도의 길을 따라 마지막 용맹정진을 하려고 할 때, 둥게스와리 산신은 여기 와서 마지막 성도를 하시라고 부탁하고, 다른 한 신은 네이란자라 강가의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성불을 하라고 권유를 해요.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나무 아래로 가시기로 결정하면서 이 산신의 요청에 따라서 그림자를 남겨 놓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영굴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을 요즘 식으로 해석을 하면 오랫동안 수행을 해왔던 이곳에서 마지막 정진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그러나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가까이 없으니까 공양 얻기가 어려운 곳이였어요. 그래서 수자타 마을을 지나 강 건너 편으로 가서 정진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 생각하셔서 그리로 가신 것 같아요. 그곳이 보드가야가 되었죠. 당시에는 마음의 작용을 신의 소리로 항상 그렸으니까 기록에는 ‘둥게스와리 산신의 요청에 따라서 그림자를 남겨놓았다’ 이렇게 남은 것입니다. 성도는 보드가야에서 하셨지만 실제 수행은 대부분 이곳에서 하셨기 때문에 이곳이야말로 부처님의 체취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보시면 돼요.”

 

설명 중에 갑자기 스리랑카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다소 소란스러워지자 스님께서 “저쪽에 부처님이 명상하셨다는 조용한 곳이 있으니 거기로 가자”고 하셔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스님을 따라갔습니다. 

 

산 중턱 즈음에 이르니 작은 샘터가 하나 나타났습니다. 이곳은 부처님께서 물을 마셨다는 곳이라고 합니다. 

 


▲ 부처님이 물을 드셨다는 샘터

 

원래는 샘터 옆에 이를 기념하여 쌓은 허물어진 탑이 있었는데, 이런 의미를 잘 모르는 정부에서 발굴조사 없이 메워진 연못을 파면서 탑을 모두 허물어 버렸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부처님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유적지가 이렇게 무참히 훼손되는 것을 무척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샘터를 지나 바위 언덕을 넘으니 명상하기에 참 좋은 아늑한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사방이 바위로 막혀 있어서 바람을 막아주어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바위 사이의 공터에는 부처님이 명상하셨던 자리를 기념하여 탑을 세운 흔적도 남아 있었습니다. 

 

▲ 부처님이 명상을 하셨다는 곳

 

스님께서 “명상을 하겠습니다” 하시자 각자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앉아 죽비 소리에 맞춰 명상에 잠겼습니다. 

 

 

눈을 감고 호흡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 산 전체에서 새소리가 아름다운 하모니처럼 들려왔습니다. 곧이어 햇살이 등을 감싸안으며 손끝 발 끝에 찌릿찌릿한 정전기가 돌고 머리도 맑아졌습니다. 부처님이 명상하셨던 자리에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속에서 잔잔한 기쁨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 20분 정도 명상을 하고 나서는 칼끝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는 전정각산의 능선을 따라서 계속 걸었습니다. 

 


▲ 수자타아카데미와 전정각산의 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곳

 

봉우리 위에 올라가니 수자타아카데미를 비롯하여 두르가푸르, 자그디스푸르, 수라즈비가, 라르푸르, 쁘레와 등 이 일대 전체 전경이 한눈에 펼쳐졌습니다. 

 


▲ 전정각산에서 수자타아카데미를 바라보고 계신 스님 

 

스님께서는 저 강 건너편에 가야산을 가리키시며 “부처님이 이곳 전정각산에 오시기 전에 저 가야산에 오르셔서 이곳이 수행하기 적당한 곳임을 보셨어요. 또 가야산은 우루벨라 가섭 등 가섭 삼형제와 천명의 제자들에게 탐진치 삼독의 불을 꺼라는 설법을 하여 교화한 곳이기도 합니다” 라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 스님께서 손을 가리키는 곳이 가야산. 

 

산 봉우리마다 벽돌로 쌓은 탑무더기가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 곳에서 보면 산봉우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탑” 이라고 하시면서 “이 탑은 2300년 전에 아쇼카왕이 세우고 난 뒤 그 누구도 손을 안 댄 거예요. 그때 그대로 남아 있어요. 사람들이 안 오니까 파괴가 안되었는데 최근 들어와서 사람들이 자꾸 오니까 파괴가 되네요” 라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 뒤에 봉우리처럼 보이는 것이 아쇼카왕이 세운 탑

 

그리고 이 전정각산에는 총 17개의 탑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부처님께서 머무신 흔적이 정말로 많이 남아있는 곳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인도식 새해를 맞이하여 전정각산을 오르며 부처님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곳을 친견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해지고 스님께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전정각산의 칼 능선을 따라 걸으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 활동가들은 스님과 함께 단체사진을 함께 찍고 다시 수자타아카데미로 내려왔습니다. 

 


▲ 전정각산과 수자타아카데미, 그리고 인도JTS 활동가들



▲ 전정각산의 칼 능선

 

내려오는 길에는 부처님이 명상을 하셨다는 제2유영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유영굴에 들어가셔서 잠시 명상을 하셨습니다. 

 


▲ 제2유영굴

 

전정각산을 내려와서 10시부터는 새해맞이 사시예불을 함께 올렸습니다.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나서 활동가들 모두 스님께 삼배로 새해 인사를 드렸습니다. 

 


▲ 스님께 세배를 하는 인도JTS 활동가들

 

스님께서는 세배를 받으시고는 활동가들에게 격려의 말씀과 더불어 새해 덕담을 해주셨습니다. 

 

“인도에서 이렇게 새해를 맞이해 본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올해 인도에 좋은 일이 생길려고 하나봐요. (웃음) 다들 건강하시고요. 늘 수행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6년 고행을 하시면서 해탈과 열반을 위해 정진을 하셨지만, 그렇게 극심한 고행을 하고도 해탈과 열반을 성취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경전 기록을 보면 마왕의 유혹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번뇌가 생겼습니다. ‘이러다가 여기서 죽어버리면 무의미한 것 아닌가’. ‘열반이란 없어. 그런 단어만 존재하지 실제 그런 세상은 없어. 그러니 정진을 그만둬라’. ‘제사를 지내고 신을 찬미하고 복을 구하면 전륜성왕이 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이런 황야에서 혼자 외로이 정진을 하느냐’. 이런 많은 번뇌가 생겼어요. 

 

여러분들도 여기 있어보면 ‘여기 몇 년 있어봐야 인생의 낭비 아닌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번뇌가 생깁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보면 ‘세월만 보내고 늙으면 후회하지 않을까’ 이렇게 번뇌가 많이 일어납니다. 그럴 때 부처님께서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출가하실 때의 원을 생각하고 다시 정진하셔서 마침내 성도를 하셨거든요. 꾸준히 앞으로 간 것도 있지만 무조건 간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이 잘못되었나?’,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안풀리나?’ 이렇게 늘 돌아보셨어요. 돌아보니 출가하기 전에는 항상 욕구를 따라갔고, 출가한 이후에는 욕구를 억압하는데 급급했음을 알게 됩니다. 두 길은 정반대의 길이지만 결국 욕구에 메여있었던 것이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기가 경험한 것을 돌이켜보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욕구에 메이지 않는 길은 다만 욕구를 알아차릴 뿐이지 거기에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억압하는 것도 아닌 제3의 길을 발견하신 겁니다. 이렇게 ‘중도’를 발견하셔서 모든 긴장을 풀고 용맹정진을 하셔서 깨달음을 얻으신 것입니다. 

 

그것처럼 우리가 여기서 일을 할 때도 첫째는, 자기 마음 속에서 늘 번뇌가 생깁니다. 어떤 일이 장애에 막히면 ‘어떻게 이것을 극복해야지?’ 하기 보다는 ‘하면 뭐하냐? 해도 안된다’ 이렇게 좌절과 절망이 오는 것은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그게 그렇게 쉬우면 왜 아직까지 해결이 안되고 이렇게 남아 있겠어요? 어려우니까 과제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항상 연구하고 수행정진하는 자세로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기서 생활한 것이 경험이 되어서 다른 곳에 가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때 내가 그 시절에 인도에서 1년이든, 3년이든, 10년이든 있었던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배우고 깨친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가 만약 그 기간이 없었다면 내 인생이 이렇게 값진 인생이 될 수 있었겠느냐’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정진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세배를 올린 활동가 모두에게 세배돈을 주셨습니다. 세배를 받은 활동가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리고 활동가들 상호 간에도 함께 맞절을 하며 서로 세배를 했습니다. 

 


▲ 인도JTS 활동가들을 격려하며 세배 돈을 주시는 스님

 

새해 맞이 기도를 마치고 11시부터는 발우공양을 함께 했습니다. 그동안 이곳 전정각사는 발우공양을 하지 않고 지내왔는데 이번에 행자대학원 9기가 보광법사님과 함께 새롭게 파견되어 오면서 발우공양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 발우공양

 

“불생가비라, 성도마갈다, 설법바라나, 입멸구시라” 를 시작으로 부처님의 일생과 가르침을 게송으로 외우며 여법하게 발우공양이 진행되었고, 발우공양 후 활동가들은 공동체 계본 40가지를 기준으로 각자가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드러내어 참회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발우공양 후 오늘과 내일, 모레 일정에 대해 활동가들에게 자세히 공유를 해주셨습니다. 

 


 

오늘이 인도 달력으로 새해 첫날이여서 마을에서는 홀리 축제가 열렸습니다. 활동가들은 마을로 가서 학생들, 주민들 집을 방문하여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고, 스님께서는 한국에서 온 이메일과 원고들을 체크하시며 업무를 보셨습니다. 

 


▲ 마을 주민들과 홀리 축제를 함께한 인도JTS 활동가들 

 

인도에서 홀리(holly) 날은 나쁜 기운을 멀리 쫓아내는 의미로 형형색색의 물감을 서로에게 발라준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 둥게스와리 마을 주민들은 울긋불긋한 색깔의 향연 속에 빠져 새해에는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저녁7시부터는 전정각사 법당 안에서 한국인 활동가들의 정기 수행법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의 여느 정토법당과 똑같이 삼귀의 반야심경을 한 후 즉문즉설 영상 강의로 법회가 열렸습니다. 활동가들은 스님의 영상 법문을 경청하며 지난 한주를 돌아보고 수행적 관점을 다시한번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인도JTS 활동가 정기 수행법회 및 마음나누기 

 

스님께서는 활동가들이 수행법회를 하는 동안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며 업무도 보셨습니다. 

 

내일은 새벽4시에 기상하여 예불 및 108배 정진을 한 후 발우공양을 마치고 보드가야로 가서 대탑을 참배할 예정입니다. 대탑을 참배한 후에는 모레 수자타아카데미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라즈길 소풍 준비를 위해 시장을 본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사업논의를 할 계획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 JTS가 인도 둥게스와리 아이들을 위해 펼치고 있는 기아, 질병, 문맹 퇴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 

 

 

전체댓글 19

0/200

김진원

존경을 표합니다.
대한민국의 정서 스님께 달려있네요.
고생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대전수도상사 입니다.

2015-04-25 22:48:36

황지현

감사합니다

2015-03-12 15:45:18

김수진

스님설법듣는것에항상큰행운이라생각합니다.늘감사드리고 스님말씀 항상명심하면서 살아가야겠다고생각합니다.건강하세요~^^

2015-03-10 13:22:35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