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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인도의 불가촉 천민마을 둥게스와리에서의 2일째 일정을 보내셨습니다. 오전에는 두르가푸르 마을 108가구를 방문하였고, 오후에는 자그디스푸르 마을 143가구를 방문하여 집집마다 쌀 20kg씩을 나눠주었습니다.
새벽4시30분 도량석 소리에 일제히 기상하여 전정각사 법당에 모여 다함께 새벽예불과 천일결사 정진을 했습니다. 정진을 하며 어제 저녁에 스님께서 강조하신 ‘수행자의 자세로 봉사를 하는 것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겨 보면서 오늘 하루도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근면하게 해나갈 것을 다짐해 보았습니다.
정진을 마치고 6시에는 대중공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동체 40계본을 기준으로 어제 하루 동안 이를 어긴 것이 있으면 대중에게 드러내어 참회한 후, 전체 일정 및 개인 일정을 함께 공유했습니다. 특히 어제 이곳에 도착한 보광 법사님과 쁘리앙카님을 비롯한 9기 행자대학원생들은 기존 활동가들에게 삼배를 하며 새롭게 입방하게 된 예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청소 소임이 발표되자 각자 맡은 구역으로 가서 청소 시간을 가졌습니다.
6시30분부터 보광 법사님과 9기 행자대학원생들은 법당에서 처음으로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스님과 나머지 일행들은 아직 발우가 준비되지 않아 모레부터 발우공양에 함께 하기로 하고 평소대로 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식사 후 스님께서는 3월5일부터 7일까지 3일 간 인도 사람들 모두가 새해를 맞이하여 푸자 기간에 들어가는데 이 때는 마을을 방문할 수가 없어 이 기간 동안 어떤 일정을 가질지 스텝들과 의논을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번에 인도에 머무시는 동안 둥게스와리 전정각산 주변의 14개 마을 모두를 다 방문하실 계획입니다. 오전9시에는 첫번째 방문 마을인 두르가푸르로 향하셨습니다. 모레가 인도 달력으로 새해 첫날 ‘홀리 데이’ 이기 때문에 스님께서는 방문하는 집집마다 “홀리 데이 준비는 잘 하셨어요?” 라고 물으며 인사를 건내셨습니다.
다들 가난하기 때문에 그런지 큰 명절을 앞두고도 있으면서도 대부분 “준비 아직 안했어요”, “준비할 게 뭐가 있어요?” 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스님께서 직접 가가호호 방문을 하시며 쌀 20kg씩을 나눠주니 마을 주민들은 무척 고마워 했습니다.
“가족이 몇 명이예요?”
“여섯명이요.”
“카드 번호가 몇 번이예요?”
“96번이요”
“홀리 데이 준비 좀 했어요?”
“아직 못했어요.”
“어떤 일 하고 살아요?”
“농사 조금 짓고 살아요.”
“농사를 얼마나 지어요?”
“땅 조금 빌려서 짓고 있어요”
“몇 살이예요?”
“43세예요.”
“여기 쌀 드릴테니까 이것 가지고 홀리 데이 준비하세요.”
쌀 가마니를 한아름 가득 안은 주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어떤 할머니는 너무나 고마운지 눈물을 보였습니다.
▲ 쌀을 받고 고마워서 눈물을 보이는 할머니
또 어떤 아주머니는 “단야와드” (고맙습니다) 라고 몇 번을 반복하면서 고마워 했습니다.
▲ 쌀을 받고 기뻐하는 마을 주민들
집집마다 다 방문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 한명 한명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홀리 데이를 앞두고 가볍게 안부를 묻고, 생활 모습을 둘러보는 정도로 전체 마을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을의 문제점이나 세부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마을 지도자 회의를 할 때 더 자세히 얘기나눠보자” 고 하시면서 오늘은 이렇게 쌀을 나눠주고 집집마다 찾아가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는 정도로 방문을 계속 이어가셨습니다.
이렇게 두르가푸르 마을의 108가구를 모두 다 방문하고 나니 오전11시30분이 되었습니다. 다시 수자타아카데미로 돌아와서 인도 스텝들과 같이 점심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오전 내내 걸어 다녔더니 오랜만에 먹는 인도 음식이 아주 꿀맛 같았습니다.
▲ 인도인 스텝들과 함께 점심 식사
다시 12시45분부터는 자그디스푸르 마을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스님께서 “나마스떼!” 하고 인사를 건내자 모두들 대문 앞으로 나와 쌀을 들고 온 스님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자그디스푸르 마을은 두르가푸르 마을에 비해 사는 형편이 조금 더 나아 보였습니다. 곳곳에 흙집이 아닌 벽돌로 지은 집들이 많이 보였는데, 모두 인도 정부로부터 집 짓는 지원금을 일부 받아서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돈이 부족했는지 짓다가 만 집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으로 집을 지었다는 주민
“집 짓는데 정부로부터 지원을 좀 받았어요?”
“네”
“얼마나 받았어요?”
“3만 루피요.”
“그 돈으로 집이 지어집니까?”
“그 정도로 어떻게 집을 지어요? 다 못 지었어요”
특히 자그디스푸르는 마을 한 가운데에 아스팔트 도로가 새로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도로가 새로 포장되고 나서 마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길이 새로 포장되고 넓어지니까 어떤 점이 좋아요?”
“좋은 점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사고가 많이 나고 사람이 교통사고 나서 죽기도 했어요. 아이들은 뛰어다니는데 차는 더 속도를 내게 되니까요.”
좋은 점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교통사고가 늘어나서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얘기를 들으니 개발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게 잘 운영돼요?”
“그저 그래요.”
“아이들이 몇 몇이예요?”
“네명이요.”
“여기 쌀 드릴테니까 홀리 데이에 쓰세요.”
이렇게 자그디스푸르에서도 홀리 데이를 앞두고 인사를 건내며 집집마다 쌀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어떤 집에서는 나이가 14살이 되었음에도 아직 학교를 한번도 다녀보지 않고 지내고 있는 한 아이를 만났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직도 학교를 안 다닌 아이가 있네” 하시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 집 안에 들어가보니 가구라고는 은색 항아리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 짐승이 사는 곳인지 사람이 사는 곳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방안
▲ 비가 와서 무너져내린 흙집
그리고 자그디스푸르에는 집집마다 소를 키우는 집이 많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소젖을 잘 짜면 판매를 통한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 하시며 농토가 없는 이곳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일거리를 제공해주면 주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지 많은 고민을 하고 계셨습니다.
이렇게 스님께서는 잠시 쉬는 시간도 없이 시종일관 차례 차례 가가호호 방문을 계속 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걸어다느니라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점점 아파오는데 스님께서는 지치는 기색 없이 공정하게 배분이 되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확인을 하셨습니다.
특히 JTS는 그동안 몇차례에 걸쳐 인구조사를 한 후 집집마다 노란색 카드를 나눠주었습니다. 그래서 카드에 가족사항이 기록되어 있어서 카드를 보여줘야지만 쌀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철저하게 지원 사항들이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들이 장성해 결혼을 하게 되면 분가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혼선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분가를 할 때, 카드를 발급해 줄 때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그 내용을 더욱 보완해 줄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 JTS가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준 노란색 카드
이렇게 자그디스푸르 마을의 143가구의 방문을 모두 다 마치고 나니 오후4시가 다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다시 수자타아카데미 학교로 돌아오셔서 쌀 배분을 위해 하루 종일 어깨에 쌀을 지고 나른 인도인 선생님들을 모아 놓고 “수고 많았다”고 격려해주시면서 내일 모레에 있을 소풍에 대해 의논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홀리 데이 전에 쌀을 줘서 사람들이 더 좋아한 것 같네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다른 마을은 홀리 데이 전에 줄 수가 없으니까 홀리 데이 끝나고 줘야 할 것 같아요.”
“네.”
“내일은 집에 가서 뭐해요?”
“시장 보러 갑니다.”
“남자가 시장 보러 가나요?”
“네”
“아무 것도 안 하고 술먹고 노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웃음)
“안그래요.”
“시장은 어디로 가요?”
“가야로 갑니다.”
“동네 사람들이 말하는 시장은 ‘끼리야마’라고 했는데?”
“네, 맞습니다. 그곳은 하루 임시로 서는 시장입니다.”“3일 동안 잘 쉬고 오면 일요일에는 같이 소풍을 가려고 해요. 어디 가보고 싶어요?“
선생님들은 라즈길, 바이샬리, 파트나 등 여러 곳을 이야기했지만 바이샬리나 파트나는 거리가 멀어 차로 많은 시간 이동을 해야 해서 하루만에 다녀오기에는 무리가 될 것 같았습니다. 긴 시간 토론 끝에 이번에는 하루 코스로 가까운 라즈길을 가기로 하고, 다음에는 1박2일 시간을 내어 파트나와 바이샬리를 함께 가볼 수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마을 방문을 다 해야 하니까 가까운 라즈길을 갔다 옵시다. 원래 스님이 오늘 보너스를 좀 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어제 월급을 받았다면서요? 그래서 지금 보너스를 주면 홀리 데이 때 다 써버린다고 라니 시스터가 주지 말라고 하네요. (웃음) 그래서 보너스는 홀리 데이 끝나고 수련할 때 드릴게요. 오늘은 설 용돈만 드릴게요.”
그리고 선생님 한명 한명에게 봉투에 용돈을 넣어 나눠주셨습니다. 선생님들은 모두들 기뻐하면서 스님께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어서 노동자들도 퇴근하기 전에 스님께 찾아와서 설 용돈을 받아갔습니다. 홀리 데이 전에 보너스를 주면 다들 더 좋아할 것 같긴 했지만, 저축하는 습관을 갖도록 힘쓰고 있는 JTS의 더 큰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오후 늦게 쁘리앙카님의 큰언니 가족들이 수자타아카데미에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셨습니다. 지난 8년 동안 한국에서 박사 공부를 하느라 집에 자주 가질 못했는데 오랜만에 인도에 온 쁘리앙카님을 보고 가족들 모두 반가워 했습니다. 스님께서도 가족 분들을 반갑게 환영해주시면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 쁘리앙카님의 큰언니 가족들
그리고 다들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스님께서는 학생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점검해 보셨습니다. 특히 내일은 자전거를 타고 라즈길을 가보기로 했기 때문에 자전거에 이상이 없는지 직접 타보시면서 체크를 하셨습니다.
저녁7시부터는 오늘 두르가푸르와 자그디스푸르 마을을 방문한 것에 대한 현지 스텝들이 모두 모여서 평가회의를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마을 방문을 하신 소감을 나눠주시면서 몇 가지 연구 과제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오늘 두르가푸르와 자그디스푸르 두 개 마을을 아주 빠르게 번개불에 콩 튀겨 먹듯이 한바퀴 둘러보았는데요. 그래도 안 가본 것 보다는 집집마다 체크를 해본 것이 마을의 실정을 아는데는 훨씬 나았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서 첫 번째 든 생각은 JTS가 특별히 지원하지 않더라도 마을 주민들의 주거 환경은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된 것 같습니다. 많이 받은 사람도 있고 적게 받은 사람도 있겠지만 정부가 3만 루피에서 7만 루피 사이의 재정 지원을 한 것이 주택 개량에 도움이 된 측면이 있고요. 또 인도 전체 경제가 좋아진 것이 개선된 원인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그리고 수자타아카데미에 와서 몇 학년이라도 다녔던 청년들이 아이들 두서너명을 데리고 살게 되니까 아마도 집을 조금이라도 개선해서 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주거 문제는 옛날보다는 좀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조금 더 깔끔하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에서 볼 때는 아직도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그 경비가 주택을 짓기에는 부족한 돈이였고, 그마저도 관리를 할 줄 몰라서 병원비로 써버린다든지 결혼비용으로 써버린다든지 다른 용도로 써버림으로 해서 정부 지원이 주택 개량에 효과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정부도 지원을 하고 거기에 민간 단체가 조금 관여를 했으면 그 돈을 주택 개량에 조금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주택을 개량하는 것이 마을개발 사업 중에 중요한 하나의 사업인데 20년 정도 융자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주택을 개량했을 때 주민들이 그것을 되갚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지금 20년째 제대로 손을 못 데고 있거든요. 그러나 정부 지원금이 7만 루피 정도 나온다고 한다면 한 3만 루피 정도 융자를 줘서 10만 루피 정도를 갖고 깔끔하게 집을 짓는 것은 해볼만하지 않겠느냐 싶어요. 예전에는 정부 지원금 없이 3만 루피를 갖고 집을 지으려고 연구를 하다보니까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주택 조합 같은 것을 만들어서 정부지원금을 받는 사람은 JTS가 융자를 줘서 집을 지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 가능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조그만 주택 건설회사를 하나 설립해서 건축 장비를 좀 가지고 있으면 개인들이 돈을 저렇게 낭비하지는 않지 않을까 싶어요. 콘크리트를 섞는 기계라든지, 지붕 슬라브를 칠 수 있는 장비들을 갖추고, 기술자들을 구성해서 주택을 건설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 더 연구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도로 정비인데요. 주도로는 어차피 정부가 닦아나갈 것이기 때문에 괜찮은데, 마을 골목은 정부 지원이 어렵지 않겠나 싶어요. 그래서 골목 도로들을 벽돌로 포장할 수 있도록 쉬람단을 하고, 약간의 하수구를 낼 수 있게 설계를 해보면 마을이 주택 개량과 동시에 도로 정비까지 되게 되어서 좋을 것 같아요.
주택 개량에 있어서는 두르가푸르와 자그디스푸르를 시범 마을로 운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럴려면 집들이 너무 자기들 마음대로 들어서 있잖아요. 그래서 이미 지어 놓은 집들은 거기에 맞추고, 흙으로 지은 집들은 다시 지을 때 주도로를 내고 땅을 규격있게 정비를 해서 주택을 짓도록 하면 좋겠어요. 새로 주택 개량을 한다면 도로와 집 짓는 평수를 규격화해서 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럴려면 나름대로 하수 정비도 필요하고요. 그 위에 주택을 다시 앉히는 방법이죠.
그에 따라서 집집마다 핸드펌프를 파주지는 못하지만 근거리로 열 집 단위로 핸드펌프를 파줌으로 해서 식수를 얻기 위해 멀리 가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어요. 전에는 마을에 하나만 파줘도 너무나 고마워했는데 지금은 벌써 ‘물 푸러 가기가 너무 멀다’ 이런 요구들을 다시 하거든요. JTS가 파준 것인지 정부가 파준 것인지 따지지 말고 핸드펌프를 다 같이 수리해줘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정부가 핸드펌프를 팔 때의 문제점은 형식적으로 대충 파주고 가서 물이 제대로 안나오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마을에 청년 조직을 만들어서 정부가 핸드펌프를 파줄 때는 제대로 파주도록 요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누군가가 구글 지도로 마을 도면을 만들어서 집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과 현재 핸드펌프 위치를 고려해서 핸드펌프에 대한 수요를 파악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선 급한 곳부터 연차적으로 핸드펌프를 파주는 것이죠. 그래서 핸드펌프 파주는 회사를 데려와서 한꺼번에 10개씩 20개씩 파주면 훨씬 싸게 할 수 있잖아요.
장기적으로는 작은 회사를 하나 설립해서 회사 안에 한 파트는 주택 개량을 맡고, 한 파트는 도로 정비를 하고, 한 파트는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한 핸드펌프를 맡으면 좋죠. 이렇게 자체 건설회사를 가지고 포크레인, 트렉터 같은 것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거든요. 이제는 도로 정비하고 집 짓는데 사람 힘만으로는 안되거든요. 원래 JTS는 사람을 고용하면 안돼요. 그래서 이제 이것을 분리시켜서 우리는 고용을 하지 않고, 관리 운영은 우리가 다 하지만 건설 쪽은 회사가 고용을 맡아서 하면 좋겠어요. 작은 건설회사를 하나 차리면 장기적으로도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공동구매, 공동판매, 마을금고 이 세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특히 이런 명절 때처럼 수요가 많은 품목에 대해서는 마을 리더들과 공동구매를 해서 필요한 만큼 배분을 하면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거예요. 명절에는 뿌리를 가장 많이 만드니까 기름, 밀가루 이런 것들에 대해 시장조사를 해보면 도매를 구입했을 때 가격 차이가 많이 날 수 있어요. 이런 공동 구매의 문제는 일상 생활에서도 필요하지만, 집을 많이 지어야 하니까 건축과 관계되는 것, 농사를 많이 지으니까 비료라든지 농업과 관계되는 것도 공동 구매를 해서 배분할 수 있게 하면 좋겠어요. 일상적으로 하기 어려우면 행사 때나 명절 때만 한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작은 것까지 다 공동구매를 하면 동네에 있는 가게들이 저항을 할 수 있으니까 동네 사람들의 가게와 관계가 없는 큰 규모에서 공동 구매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마을을 살펴보면 공동 판매할 물품은 없거든요. 노동해서 소비하는 사람들이여서 자기가 생산한 것을 팔 것이 없어요. 오늘 자그디스푸르에 가보니까 소가 아주 많던데 그런 경우에는 우유 같은 것은 공동판매를 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아요. 토마토나 감자도 땅이 건조해서 잘 안되는 것 같고요.
▲ 마을개발 담당자 최동호님
카드 발급 문제는 몇 개월 계획을 잡아서 과거 카드와 비교해서 전부 집집마다 방문해서 확인을 다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분가의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자녀가 결혼했을 때,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아이가 생겼을 때 각각에 대해 분가를 어떻게 해줄지 원칙이 필요합니다. 마을 리더가 분가 신청을 받아주는 것도 이해에 관계되잖아요. 그래서 특혜를 줘서 어떤 집은 지나치게 세분화해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새로 조사를 다 해서 카드를 갱신해 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집집마다 소득 수준을 조사해서 적어도 상중하 정도는 나눠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중하로 나누어서 카드 색깔을 달리해서 상황에 따라 달리 지원을 하는 겁니다. 오늘처럼 식량 같은 경우는 ‘상’ 정도에는 나눠줄 필요가 없거든요. 흉년이 들었을 때는 ‘하’ 정도만 나눠준다든지 하는 게 필요할 거 같아요. 지금까지는 무조건 똑같이 나눠줬는데 오늘 방문을 해보니까 여기도 이제 빈부격차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이곳에 한국에서 의료봉사를 온다면 어떤 수요가 많을까요? 이빨을 보니까 치과 수요는 엄청나게 많을 것 같네요. 그리고 언챙이는 별로 없는데 백내장은 많은 것 같네요. 또 아까전에 애기를 낳다가 문제가 생겨서 입원해 있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이바카 병원에 조산원 같은 것이 있어서 애기 낳을 때 연락하면 산파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 병원 파트 담당자 박종화님
현재 결핵 퇴치는 이제 2명만 남았네요. 저체중아를 지원하고 있고, 까미스와르지가 이동진료 하고 있고요. 그런데 지금 동네 마다 집에서 야매로 진료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이것은 지금 우리 병원이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얘기인 건가요?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낮에는 일을 해야 하니까 밤에 진료를 받아야 해서 그런지, 실력이 좋아서 그런지 그 이유를 한번 파악해 보세요. 이걸 알아야 병원이 보건소 역할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주민들의 수요를 알 수 있거든요. 만약에 야매 진료 받는데에 100루피가 든다면, 우리 병원에서는 무료로 해줄 수가 없는 경우라면 30루피에 치료를 해줄 수 있으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잖아요. 그래서 꼭 의사가 파견되지 않더라도 병원 경영을 효과적으로 잘 해서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한국에 2,3년 안에 JTS가 관활하는 병원을 하나 만들려고 해요. 한국은 과잉진료가 심하니까 병원을 믿을 수가 없거든요. 또 외국인 노동자들처럼 보험 혜택을 못받는 사람에 대한 의료 수가가 워낙 높아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하고, 또한 한국에 병원이 있어야 여기 인도에 물자를 보내거나 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어요. 또 외국에는 간호사나 약사들이 은퇴한 사람들이 많아요. 65세에 은퇴를 해도 요즘은 다들 건강하니까 여기 와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열네살 열다섯살이 되었는데 학교에 안가고 자란 청년들이 있네요. 그리고 초등학교 졸업하고 아직 결혼 안 간 여자 아이들을 학교에서 적당하게 훈련시킬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하면 돌을 깨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돈을 벌잖아요. 그런데 여자 아이들은 전혀 돈을 버는 일이 없잖아요. 미싱 교육을 시키든 하면 시집가기 전에 한 3년 정도는 안정되게 일을 시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약간의 직업 교육을 이곳에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고등학교 가기 위한 중학교가 아니라 직업교육을 시켜주는 중학교를 개설하면 좋겠어요. 한 1년 정도 직업교육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차원이라면 계속 교육을 시켜줄 수 있잖아요. 영어 교육을 해주든, 글쓰기 교육을 해주든, 컴퓨터 교육을 해주든 취직을 위해서 해주면 써먹을 수가 있는데, 그냥 교육을 시켜주면 나중에 써먹을 데가 없거든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통해서 문맹 퇴치는 어느 정도 성공을 했는데, 그 이후에 기술학교나 노동학교는 계속성을 가지지 못했거든요.
대학 가는 아이들은 결국 이 동네를 떠날 아이들이잖아요. 오히려 초등학교 4학년 5학년까지만 다니다가 그만두고 자란 청년들을 중심으로 마을 청년회를 구성하고, 청년회가 중심이 되어서 주택 개량 사업이든 마을 금고 사업이든 공동 구매든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아이들의 진로를 위해서는 가야와 보드가야 사이의 도시 외곽에 신식 슈퍼마켓을 하나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주요 고객은 오토바이나 자가용이 있는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못 간 아이들을 훈련시켜서 슈퍼마켓에서 진열, 판매, 관리를 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도의 발전 속도를 보면 반드시 도시 외곽에 있는 슈퍼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거든요. 그리고 가야와 보드가야에 수자타아카데미를 지원해주는 후원그룹을 유지들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이 백그라운드에 있어 주면 강도나 깡패들의 횡포를 막는 역할도 해주거든요. 그리고 학교가 장기적으로는 자립 구조가 되어야 하거든요. 또 공동구매, 공동판매를 하다보면 틀림없이 이해관계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백그라운드가 있어야 합니다. 당장 급한 건 아니지만 이런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처녀들이나 부녀들은 외부로 못나가니까 마을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주면 좋습니다.
오늘 두 개 마을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이런 정도인데, 핵심은 젊은 청년회 조직, 젊은 부녀회 조직,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하고 시집 안 간 아이들에 대한 훈련, 이런 것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더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학교 운영은 여학생들을 위한 직업 훈련 학교를 검토해보고요. 학교 전체 사업은 더 살펴보고 의논해 봅시다.”
스님께서 주택 개량, 도로 정비, 식수 사업, 병원 운영, 학교 운영 등 전반에 대해서 많은 아이디어들을 들려주셔서 활동가들 모두 깊이 공감하고 새로운 과제들을 받아 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을을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지금까지 마을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연구하고 고민해 오셨는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가회의를 마치고 간단히 내일 일정에 대해 의논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6시에 수자타아카데미를 출발하여 자전거를 타고 라즈길까지 갈 수 있는 만큼 가다가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스님께서는 20년 전부터 텐트를 메고 자전거를 타고 부처님이 가신 길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부처님과 관련된 전설을 모아봐야겠다는 계획을 세우셨는데 아직까지 실행에 옮겨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길게 인도에 온 만큼 내일 하루 시간을 내어 일부분이나마 시도를 해보시려고 하셨습니다. 내일 또 생생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 JTS가 인도 둥게스와리 아이들을 위해 펼치고 있는 기아, 질병, 문맹 퇴치 활동에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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