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2.12 라오스 BDP 스님들 미팅 & 한국 귀국


▲ 라오스의 사오데즈 스님과 함께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라오스JTS 사무실이 있는 빡세(Pakse)에서 비엔티안(Vientiane)으로 이동해 라오스의 BDP(Buddhism for Development Project) 스님들과의 미팅을 가진 후 한국으로 귀국하셨습니다.   

 

어제 4천개의 섬이 있는 시판돈 지역을 둘러보신 후 돈뎃 섬에서 하룻밤을 묵은 스님께서는 아침 7시30분에 배를 타고 돈뎃 섬을 빠져 나왔습니다. 

 


▲ 시판돈을 나오는 길. 

 

메콩강을 가로질러 강 건너편으로 오니 강가에 식당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식당에 들어가 아침식사로 쌀국수를 한그릇씩 먹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답사를 오면 늘 시간에 쫓겨다니는데 오늘처럼 여유가 있는 날은 드물다” 라고 하셨습니다. 

 


▲ 메콩강 

 

오전 8시30분에 강가의 반나카상 마을을 출발한 스님 일행은 10시30분에 빡세(Pakse)에 도착하여 공항으로 가기 전 잠시 라오스JTS 사무실에 들러 배혜정, 박용대님과 함께 간단히 회의를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준공식을 했지만 콕농부아 학교의 남은 공사를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하시고 두 활동가에게 용돈을 주시면서 “지난 1년 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다시한번 격려해 주셨습니다. 

 

비엔티안으로 모셔드려야 하는 사오데즈 스님께서는 테라바따 계율에 정오를 넘기면 식사를 못하시기 때문에 수하물을 먼저 부친 후 다시 공항을 나와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 공항 근처 쌀국수집

 

마침 공항에서 5분 거리에 유명한 쌀국수집이 있다고 해서 사오데즈 스님과 함께 식사를 한 후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12시40분 비행기로 비엔티안으로 출발했습니다. 

 


▲ 라오스JTS의 박용대, 배혜정님과 작별 인사 

 

오후2시에 비엔티안 공항에 내려 사오데즈 스님과 함께 곧바로 BDP(Buddhism for Development Project)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BDP는 라오스 불교계 전체를 총괄하는 중앙 사찰 안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은 3시10분에 BDP 사무실에 도착하니 라오스 불교계 전체를 대표하는 부종정 스님인 마하웨트 스님과 BDP의 회장인 시돈 스님 등 십여분의 BDP 회원 스님들이 반갑게 스님 일행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특히 시돈 스님은 작년에 INEB 정토회 방문단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적이 있어 스님과는 이미 친분이 있으신 분이셨습니다. 

 


▲ 불교 개발 운동을 하고 있는 BDP 스님들과의 미팅

 

마하웨트 부종정 스님은 “법륜 스님의 활발한 활동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다”고 하시면서 “소승과 대승이 나눠져 있기는 하지만 부처님은 하나이고 같은 나무 아래에서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인사말씀을 해주시고 환영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셨습니다. 

 


▲ 라오스 불교계의 부종정이신 마하웨트 스님

 

먼저 BDP가 라오스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사진 슬라이드와 함께 설명을 들었습니다. BDP는 1) 비파사나 명상 수련, 2) 찾아가는 불교 포교 활동, 3) 공동체 개발운동, 4) 출판 미디어 활동, 5) 교육 및 수련 등 크게 다섯가지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직원이 7명 근무하고 있고 회원 스님들은 라오스 전체에 80명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BDP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들으시고 나서 사오데즈 스님의 통역으로 시돈 스님과 몇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를 주고 받으셨습니다. 먼저 이런 사회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처음에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정부가 이해하지 못했어요. 스님들은 절에서 일을 하지 왜 밖에서 활동하려고 하느냐 했습니다. 그래서 이 회를 처음 만든 회장 스님은 이렇게 사회 활동을 하면 이 사람들이 나중에 잘 살게 되고 그러면 그 사람들이 다시 우리를 서포트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님들이 밖으로 나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가 왔고, 그 중에 하나가 아이들이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런 변화를 보고 정부가 우리들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온 사람들은 다 자원봉사자들이고, 얼마 있지 않아서 대부분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그래서 우리가 참파삭주에는 아직 지부가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된 사회에 라오스 불교계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스님의 생각을 조언해 주셨습니다. 

 


▲ BDP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고 계신 시돈 스님

 

“라오스 사회에서 지금은 사람들이 덜 관심을 갖는지는 몰라도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불교가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사람들이 이해하게 될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려요. 한국에서는 이런 일들을 100년 전에 기독교가 들어와서 했고, 불교는 이런 일들을 안했기 때문에 지금은 인구의 절반이 기독교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문화가 바뀌거나 종교가 바뀌는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태어난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게 될 때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종교를 바꾸기가 쉬워집니다. 앞으로 라오스 사람들도 외국에 가서 사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외국에 공부하러 갔다 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때문에 점점 다른 종교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라오스 안이라 하더라도 농촌에서 태어난 사람이 공단이 있는 도시에 살게 되면 도시에서는 종교를 바꾸기가 쉬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기독교인들이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나 노동자들에게 주로 선교를 할 것입니다. 공장의 노동자들과 학교 학생들에게 잘 대응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가난한 사람들이 굉장히 어려울 때 누가 도와주면 종교를 바꾸기가 쉽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구호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장애인, 감옥에 갇힌 사람들, 환자들, 이런 사람들은 외롭기 때문에 누가 잘 돌봐주면 쉽게 종교를 바꾸게 됩니다. 

 

세 번째는 여성들입니다. 전통사회는 여성들을 차별합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을 받게 되면 여성도 평등하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전통사회는 이것을 안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배운 여성들이 또 쉽게 종교를 바꾸게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전통 사회에 외래 종교가 들어오기 쉬운 곳이 첫째, 어린 학생들이고, 둘째,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이고, 셋째, 소외받는 사람들이고, 넷째, 여성들이고, 다섯째, 외국에 다녀온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라오스 국민의 95%가 불교신자라고 하지만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제가 기독교에 대응하자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런 사람들을 위하여 불교가 활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불교는 평화 운동과 환경 운동도 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 활동들을 앞으로 함께 해나갑시다.”

 

스님의 제안에 대해 라오스 스님들도 공감을 표시하며 메모를 하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이번에는 갑자기 들르게 되었는데 다음에는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서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을 살펴 보겠습니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BDP에서는 스님 일행 모두에게 환영의 마음을 담아 꽃다발을 건내고, 작은 선물도 함께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도 BDP에 정성을 담아 보시를 하셨습니다. 

 


 

BDP 사무실 밖으로 나와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라오스 불교계를 대표하는 메인 사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 BDP 스님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여의도만한 넓은 공터에 인도의 아쇼카 왕이 파견하여 전법사로 온 스님이 부처님의 사리를 가져와 세웠다는 황금색 스투파도 보이고, 스투파 앞에는 웅장한 규모의 법당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진신사리탑 앞에서 정성껏 예배를 올리셨습니다. 

 


▲ 라오스 불교계를 대표하는 중앙 사찰 앞에 세워져 있는 스투파

 

그리고 어제 콕농부아 학교 준공식에도 참여하시고 오늘 미팅에서 통역도 해주신 사오데즈 스님이 계시는 절을 방문했는데, 이 절에는 라오스 불교계를 총괄하는 종정스님이 상주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사오데즈 스님은 법당을 비롯하여, 라오스에서 두 개 밖에 없다는 승가대학, 스님들이 탁발을 하고 오셔서 식사를 하는 곳, 스님들이 기거하는 숙소, 스리랑카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보리수 나무, 그리고 사오데즈 스님이 기거하시는 숙소까지 사찰 안의 곳곳을 차례대로 보여주시면서 자세히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15년 전에 처음 왔을 때보다 시설이 정말 많이 개선되었다” 고 하시면서 격세지감을 표하셨습니다. 

 


 


▲ 사오데즈 스님이 계시는 절

 

스님께서는 사오데즈 스님에게 라오스 불교계 전반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셨는데, 라오스는 공산주의가 집권하면서 불교으 교육 시스템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전통 불교 교육시스템은 완전히 잃어버렸지만, 지금은 그것을 다시 복원해서 빨리어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오데즈 스님은 “라오스에서 교육을 마친 후 석사 과정은 태국에 가서 공부했다”고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인도의 나란다 대학에 가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 는 바램을 이야기하기도 하셨습니다. 

 


▲ 라오스에 2개 밖에 없다고 하는 승가 대학. 

 


▲ 학교를 마치고 절로 돌아오는 사미 스님들 

 


▲ 스님들이 탁발을 하고 와서 앉아서 식사를 하시는 곳

 

이렇게 사오데즈 스님의 절을 모두 둘러보고 나서도 시간 여유가 생겨서 저녁 요기라도 하고 가고자 메콩강변으로 향했습니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이 태국과 라오스로 국경이 나뉘는데, 스님 일행은 강변에 위치한 노천 식당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 저 멀리 보이는 메콩강 건너편이 태국 국경

 

사오데즈 스님은 남방 불교의 전통에 따라 오후 불식을 하시고, 스님께서도 남방에 왔으니 그 전통을 따르기 위해 오후 불식을 하셔서 함께 동행한 사람들만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 후에는 저녁마다 시장이 열린다고 하는 야시장에 들러 구경을 했습니다. 형형색깔의 옷들이 아주 값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스님께서는 사오데즈 스님께 “스님들 옷은 오직 한가지 색깔과 한가지 스타일 밖에 없어서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면서 “우리 옷이 최고다”고 하고 웃으셨습니다.  

 

저녁 9시 무렵 비엔티안 공항에 도착해 사오데즈 스님과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수하물을 부치고 탑승구 앞에 이르니 밤 10시30분이 되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까지 아직 1시간 여유가 있어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부치신 후 비행기에 탑승하셨습니다. 

 

밤11시55분에 비엔티안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내일 새벽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내일은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13

0/200

베라

시판돈을 나오는 길 사진이 너무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격식없는 스님과 옆에서 웃고있는 아줌마들 그리고 강과 강너머 나무들이 정말 한폭의 조화인 듯..이것이 곧 예술이 아닌 가 합니다..사진사님 수고하셨습니다.

2015-02-18 20:49:42

무량덕

불교계 내에서도 소통과 지원을 하시는 스님. 마치 개신교와 카톨릭이 한 뿌리의 다른 가지임을 알게 되네요. 가난하지만 행복한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라오스...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전통과 올바른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길 바랍니다.

2015-02-14 16:50:36

임호경

스님의 라오스에대한 사랑을느낍니다
40년후 라오스는 헌국처럼되지않고
그들의 색깔위에 새로움을입히도록스님의혜안이
널리퍼지기를기원합니다.

2015-02-14 08:56:03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