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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콕농부아 초등학교 준공식
안녕하세요. 오늘은 JTS가 라오스의 수쿠마 지역에 세운 콕농부아 마을 초등학교 준공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빡세(Pakse)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스님 일행은 아침 7시에 숙소 옆 가게에 들어가 쌀국수로 아침식사를 한 후 7시 50분에 비엔티안에서 오신 사오데즈 스님과 함께 수쿠마로 출발했습니다. 사오데즈 스님은 빡세 지역이 고향이시며, 재작년 INEB 정토회 방문단으로 알게된 라오스 스님이신데 재작년 박지나 JTS 대표님이 라오스에서 구호 사업을 시작하려고 콕농부아 마을을 처음 방문할 때도 사오데즈 스님이 함께 오셔서 통역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4년 전 캄보디아 사업장을 방문하실 때 이미 이곳을 답사하여 사업 계획을 처음으로 세우셨다고 합니다.
▲ 오늘 준공식이 열리는 콕농부아 초등학교가 위치한 마을을 표시해주는 배혜정님
수쿠마로 가는 차안에서 스님께서는 사오데즈 스님과 라오스의 불교 포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사오데즈 스님은 “UN 통계에는 라오스 국민의 60%가 불교신자라고 하고, 라오스 정부 발표는 현재 라오스 국민들의 약 95%가 불교신자라고 하며, 타종교로는 무슬림과 기독교가 소수 있으며, 원주민들의 무속 신앙도 있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라오스 불교의 최대 관심사는 절을 짓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교육에 대한 투자는 적다”고 하시면서 복 비는 것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라오스 불교계를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앞으로 기독교인들이 라오스의 가난한 주민들을 돕고 학교와 병원을 많이 세워주다 보면 기독교가 빠르게 퍼지게 될텐데, 또 영어를 가르쳐준다고 하면서 선교하는 사람들도 많아질텐데, 이에 대한 라오스 불교계의 대응책이 있는지?” 여쭈어 보셨고, 사오데즈 스님은 “그래서 불교계도 교육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빨리어 경전을 라오스어로 번역하거나 태국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라오스어로 번역하는 일도 진행 중”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한국도 기독교가 50년 전에는 5%도 안되었지만 지금은 50%가 넘는다”고 하시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맞게끔 현대적인 방식으로 불교를 알려주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 흙먼지 가득한 비포장 도로
팍세에서 수쿠마까지는 1시간 30분 가량을 봉고차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처음 30분은 잘 포장된 도로를 달리다가 나머지 1시간 가량은 비포장 도로를 달리게 되었는데, 값싼 렌트카를 빌리다보니 봉고차 문 사이로 흙먼지가 가득 들어와서 숨을 쉬기가 힘들 지경이였습니다.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아보았지만 속수 무책이라 결국 그냥 흙먼지를 다 들이마셨습니다. 트렁크에 실은 가방에도 먼지가 소복히 쌓였습니다.
오전9시30분에 수쿠마의 콕농부아 마을에 도착한 스님 일행은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줄 물품들을 차에서 내려 준공식이 열리는 학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스님과 사오데즈 스님이 교문 앞에 들어서자 깨끗한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달려나와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스님들께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 교문 앞으로 달려나와 법륜 스님과 사오데즈 스님 두 분께 합장 공경의 예를 갖추는 아이들
‘콕농부아’ 라는 마을 이름의 뜻은 ‘연꽃이 있는 호수가 있는 땅’이라고 합니다. 학교에 도착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연꽃이 있는 호수는 발견하지 못했는데 아마 과거에 존재했나 봅니다.
운동장 안으로 들어오니 군청과 교육청 관계자들을 비롯하여 마을 주민들, 학생들 모두가 반갑게 스님 일행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스피커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람은 백여명이 채 안되는데 굉장히 큰 소리를 내는 스피커 두 개가 행사장에 세팅이 되어 있었습니다.
▲ 교사 두 분, 박지나 대표님, 학교 건축을 담당한 라오스JTS 활동가 박용대님과 배혜정님
이곳 콕농부아 마을 초등학교는 지난 2013년 11월 27일에 공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몇해 전 큰 홍수가 나서 학교가 다 무너지고, 스님께서 처음 이 마을에 방문했을 당시에는 아이들이 낡은 임시 건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허름한 건물인데다가 문도 없고 다 트여진 건물이여서 차가 지나가면 먼지가 날려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였다고 합니다. 답사를 하는 도중 마을 주민들의 학교를 짓고자 하는 열망이 매우 크심을 확인하시고 스님께서는 이곳에 우선적으로 학교를 짓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원래 JTS의 사업 원칙은 건물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짓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노동력을 제공하고, 군청과 교육청 쪽에서 기술자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JTS가 자재 등 나머지 일체를 지원해주는 것인데, 이곳 군청과 교육청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는 그렇게 하겠다고 해 놓고는 진행 중에 그럴 재정 여력이 없다고 얘기해서 지원 여부를 많이 고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듣고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기술자 인건비를 마련해와 학교를 짓겠다고 요청하는 바람에 오늘 준공식까지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교가 지어지기까지 콘크리트를 섞고 운동장을 고르고 학교 담장을 쌓는 등 많은 손이 들어가는 일들은 마을 주민들이 도맡아서 해주었고, 학생들도 벽돌을 옮기고 흙을 나르며 청소를 하는 등 학교 건축 자체가 마을의 단합과 주인의식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 새 학교가 지어졌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9시40분이 되자 교육청 직원 분의 사회로 준공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쿠마 지역의 중학교에서 온 합주부의 장엄한 음악 소리에 맞춰 예쁘게 교육을 차려 입은 학생들이 꽃다발을 한아름 갖고 나와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에게 건내자 마을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 내빈들에게 꽃다발을 건내는 아이들
먼저 콕농부아 마을이 속해 있는 수쿠마 군의 그룹 리더 분이 나오셔서 오늘 참가하신 내빈들을 모두 소개하고 학교가 건축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곳 콕농부아 마을 주민들은 농사를 짓고 야채를 기르고 동물들을 기르며 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은 총 325명, 여자는 150명,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63명입니다. 오랫동안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학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낡고 오래된 건물을 학교로 사용하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열악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7월 27일에 JTS와 MOU를 맺게 되면서 학교를 짓기 시작해 오늘 5개 교실을 완공하게 되었습니다. 책걸상 50개를 비롯하여 세면대 등을 모두 설치하고, 주민들의 참여로 담장 공사까지 마쳤습니다. JTS는 4만불, 마을 주민들이 1만2천불을 내어 JTS와 주민들이 함께 학교를 지은 것입니다.”
이어서 사야데즈 스님께서 준공식을 축하하며 이곳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을 위해 축원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 준공식을 위해 축원 기도를 해주시는 사야데즈 스님
이어서 스님께서 오늘 준공식이 있기까지 수고하신 분들의 노고를 격려해주시면서 학생들이 꼭 명심했으면 하는 당부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콕농부아 초등학교 준공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들 학교가 다 완성되어서 기쁘죠? (네!) 어린이 여러분들 학교가 새로 지어져서 기뻐요? (네!)
마을 어르신들, 학교 짓는다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들, 학교 짓는다고 수고하신 부모님들께 감사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
오늘 학교 준공식에 참여해주신 군 교육청장님, 주 교육청 관계자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저 멀리 비엔티안에서 이곳 시골까지 와주신 사야데즈 스님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해주신 마을 어르신들과 학부형 여러 분들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학교는 건물만으로 학교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학교가 됩니다. 학생 여러분들이 공부를 하려면 첫째, 선생님이 계셔야 합니다. 둘째, 여러분들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결석 안하고 매일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시겠어요? (네!) 결석 안 할 사람은 손 들어 봐요.
▲ 결석하지 않겠다고 번쩍 손을 드는 아이들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교실이 네칸이였어요. 그래서 교실 하나를 반으로 잘라서 두 학년이 함께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또 교실이 부족해서 나무 밑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학교까지는 2km 거리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6년 동안 졸업할 때까지 한번도 결석을 안했어요. 여러분들도 학교 결석하지 않고 다닐 수 있겠죠? (네!)
여러분들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면 나중에 커서 사회를 위해서도 좋은 일을 하고, 또 외국에 나가 세계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야 돼요.
학부형 여러분들도 학교 짓는다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날씨가 덥다고, 집에 잔치가 있다고, 농사일 한다고, 아이들 학교 안 보내면 안돼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이는 학교에 꼭 보내주셔야 돼요. 알았지요? (네!)
▲ 아이들을 열심히 학교에 보내겠다고 대답하는 학부형들
다시 한 번 학교 준공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열심히 학교에 보내달라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에 주민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뒷자리에 앉은 어떤 학부형은 “학교가 지어져서 너무 좋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군 교육청장님의 인사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군청장님은 특히 주민들이 학교 건축에 함께 참여한 것에 대해 많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존경하는 JTS 분들, 주민들, 학생들 모두 여기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JTS에서 학교를 지어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마을 주민들도 함께 해준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아주 편안하고 좋은 학교가 완공이 되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직접 나와서 학교 건축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주민들이 함께 한 것에 대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군 교육청장님은 한교 건축에 참여해준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군청장님
이어서 주교육청 관계자 분이 나오셔서 “새로운 학교가 지어져서 기쁩니다. JTS에 감사드립니다” 라고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학교 건축을 위해 먼 이국 땅에 와서 많은 수고를 해준 JTS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 JTS 박지나 대표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주교육청 직원분
이어서 스님께서 나오셔서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책가방을 비롯해 공책 2권, 그림공부책 1권, 색연필 1세트, 연필 2자루, 볼펜 2개, 지우개 1개를 각각 나눠주셨습니다.
학생들은 빳빳하고 깨끗한 새 책가방을 받자마자 가방을 등에 메어 보면서 너무나 즐거워했습니다. 옆에 합주를 하던 중학생들도 너무나 부러워할 정도로 JTS의 새 책가방은 아주 인기가 좋았습니다.
▲ JTS 로고가 박힌 책가방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
그리고 학생들이 예쁘게 차려 입은 교복도 지난주 금요일에 JTS에서 나눠준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준공식을 위해 아이들 모두 이번주 내내 교복을 안 입고 있다가 오늘 처음으로 새 교복을 입고 학교에 나왔다고 합니다. 깔끔한 교복에 책가방 멘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예뻤습니다.
스님께서는 책가방과 문구류를 모두 나눠주고 학생들에게 합장 반배를 하며 인사를 하셨습니다. 정성껏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스님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 한명 한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에게는 더프라미스에서 지원해준 에코백 80개과 천으로 만든 그림동화책 20권을 전달했습니다.
▲ 더프라미스에서 기증한 물품을 전달받는 마을 이장님
그리고 학교 건축을 위해 지난 1년 3개월 동안 팍세에서 이곳 마을까지 1시간 30분 거리를 출퇴근하며 고생한 배혜정님과 박용대님에게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정성을 담은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배혜정님과 박용대님은 2014년 3월에 이곳 라오스JTS에 파견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건축에 대해 전혀 몰랐고, 심지어 공사 도구도 무엇이 필요한지 몰랐다고 합니다. 게다가 주민들은 영어를 아무도 할 줄 모르고, 또 본인들은 라오스어를 하나도 할 줄 몰라 모든 것이 막막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공사 현장을 다녀와서 밤마다 라오스어를 공부하고, 마을 이장님의 많은 배려 속에서 점점 주민들과도 친해지고, 아이들의 순박한 모습에 기뻐하면서 어려운 점들을 하나씩 극복해 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준비한 선물을 받는 라오스JTS 활동가들.
JTS 활동가들의 이런 노고를 마을 주민들도 잘 아는지 선물을 전달하며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오늘 준공식의 대미인 현판식이 열렸습니다.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 줄을 당기자 라오스어와 “JOIN TOGETHER SOCIETY”가 적힌 현판이 모습을 드러내고, 군청과 교육청 관계자, 마을 주민들, 학생들 모두 환호를 지르며 함께 박수를 치고 기뻐했습니다.
▲ 현판식을 하며 기뻐하는 마을 주민들과 군청, 교육청 관계자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아이들 모두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이렇게 준공식을 마치고 아이들은 모두 하교하고, 내빈들과 마을 주민들은 교실 안으로 들어와 라오스 전통 방식의 축하 세러모니를 가졌습니다.
▲ 라오스 전통 방식의 축하 세러모니
갖가지 색깔의 실이 주렁주렁 달린 조형물 앞에 둥글게 모여 앉아 촛불을 켜고 먼저 마을 이장님이 긴 주문을 외웠습니다. 이어서 사오데즈 스님이 실 꾸러미들을 향해 물을 뿌리며 축원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의식을 마치자 주민들은 앞에 걸린 실을 하나씩 풀어서 서로에게 손목 팔찌로 묶어주었습니다. 십여명의 주민들이 서로 서로 손목에 실을 묶어주기 시작하는데 마치 기브스를 한 것처럼 손목에 실이 가득 묶였습니다.
이렇게 축하 의식을 모두 마치고,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차려준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식사를 하시면서 스님께서는 군 교육청장님과 주교육청 직원 분과 대화를 나누시면서 앞으로 라오스 지역에서 JTS 사업의 개척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해보셨습니다. JTS의 사업 원칙은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군청과 교육청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부분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서 앞으로 라오스JTS의 사업이 많이 염려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군청과 교육청에서 참여를 해주지 않으면 JTS 사업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행사를 마무리 짓고, 스님께서는 학교 건축을 담당한 배혜정님에게 “준공식을 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이제 공사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마무리를 제대로 안 할 수 있다”고 얘기해 주시면서 “교실 창문이 전부 다 제대로 닫히는지, 문의 잠금 장치는 제대로 되는지 등을 점검하고, 교실 뒤편도 깨끗이 다듬어서 아이들과 함께 화단을 가꾸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배혜정님과 박용대님은 앞으로 한달 더 남아서 공사 마무리를 할 예정인데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해줄 것을 거듭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을 한번 더 챙기셔서 격려해주시고 같이 학교 앞에서 사진을 찍은 후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오후에는 4천개의 섬이 있다고 하는 메콩강의 시판돈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라오스에 여러 차례 오실 때마다 시판돈을 꼭 가봐야 한다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권유를 많이 받으셨는데, 그동안 학교 공사 한다고 수고한 JTS 활동가들을 격려도 해줄 겸 오늘에서야 시간을 내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스님 일행이 탄 봉고차는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다시 비포장 도로를 달려 메콩강을 건너는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먼지를 너무 많이 마셔서 강가에 가서 콧구멍도 씻고, 얼굴에 수북히 쌓인 먼지도 걷어 내고 있는데, 강 건너편에서 차를 운반하는 배가 도착했습니다.
메콩강은 정말 큰 강이였습니다. 배를 타고 메콩강을 건너는데 스님께서는 “우리 나라의 한강도 옛날에는 이렇게 나룻배가 다니면서 강을 건너거나, 강 사이에 줄을 길에 달아놓고 배를 타고 줄을 잡아 당기면서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 메콩강을 건너는 배 위에서
메콩강의 건너편으로 넘어와서 다시 비포장 도로를 한참을 달려 ‘반나카상’이라는 마을에 이르니 다시 배를 타는 선착장이 나타났습니다. 저 멀리 4천개의 섬이 있다고 하는 시판돈 지역이 보였습니다.
▲ 스님께서 가리키는 곳이 4천개의 섬을 품은 메콩 강의 시판돈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돈뎃’이라고 하는 섬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북으로는 중국, 남으로는 캄보디아. 동으로는 베트남, 서로는 태국과 미얀마와 마주하고 있어 바다를 볼 수 없는 나라 라오스. 하지만 이곳에는 동남아의 젖줄기인 메콩강 줄기가 넓은 면적으로 흐르고 있어 이렇게 그 남쪽에는 약 4,000개의 섬이 군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물살을 세차게 가르며 섬에 도착하자 머리가 노랗고 피부가 하얀 외국인들이 정말 많이 보였습니다.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많은 외국인들을 보면서 이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폭포는 이 섬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툭툭’이라고 하는 오토릭샤를 40분 정도 더 타고 가야 나타났습니다. 섬 입구에는 4천개의 섬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폭포 사진이 있었는데 우기 때 찍은 사진이여서 그런지 낙차가 별로 없고 그저 그런 폭포 같았습니다. 툭툭 운전수가 30분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서 폭포에 가는 걸 포기하려던 찰나에 운전수가 나타나서 폭포로 향했습니다.
폭포에 도착한 시간은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을 무렵이였습니다. 폭포 소리가 크게 들리는 쪽으로 발길을 제촉해 달려가보니 정말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울퉁불퉁한 수천 개의 바위 사위로 강물이 콸콸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어떤 곳은 물의 양이 많고 낙차가 커서 웅장한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작은 개울물처럼 작게 흐르는 곳도 있는 등 많은 바위들과 폭포들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건 섬이 아니고 바위들이 낙차가 생겨 이뤄진 폭포”라고 하시면서 “4천개의 섬은 저 위 쪽에 있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 4천개의 섬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폭포 앞
이 시판돈 지역은 메콩 강의 수위에 따라 섬의 수가 달라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일부 섬은 사라졌다가 건기가 되면 다시 나타나곤 한다고 합니다. 폭포의 장관에 취해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오니 이번에는 대나무 숲이 또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대나무들이 군집을 이뤄 그늘진 숲을 만들고 있었는데, 스님께서는 “부처님께서 머무셨다고 하는 죽림정사가 바로 이렇게 생겼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늘도 시원해서 잠시 쉬어갈 겸 스님께서는 대나무 숲에 앉아 잠시 명상을 하셨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수행자들도 이렇게 죽림정사에서 정진을 하셨겠구나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전세계를 다녀보면 대나무 종류가 각양각색”이라고 하시면서 대나무가 얼마나 적응력이 강한 식물인지 얘기해 주셨습니다.
대나무 숲을 지나니 모래사장이 있는 강변이 나타났습니다. 강변에는 방금 전 폭포에서 본 거친 물줄기가 다소 잠잠해져서 평온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물을 바라보며 잠시 여유를 가졌는데, 해가 질 무렵이여서 그런지 아주 운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4천개의 섬 폭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찍지 못한 라오스의 일몰 풍경을 오늘은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그동안 학교 공사를 위해 수고한 두 명의 JTS 활동가들을 위해 스님께서 맛있는 인도 음식을 사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두 활동가에게 “공사를 마무리하고 3월에 한국에 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셨는데, 배혜정님은 “고민 중”이라고 답하고, 박용대님은 “홍대 카페에 취직해서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는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커피에 관심이 많은 박용대님에게 “필리핀 민다나오의 알라원 마을 주민들이 수입원이 없어서 커피 생산하는 것을 JTS에서 도와주려고 한다”고 하시면서 “6개월만 취직을 연기하고 필리핀JTS로 올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그러자 박용대님은 그냥 웃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라오스에서 JTS가 처음으로 세운 콕농부아 학교 준공식도 잘 마치고, 세계적 관광지인 4천개의 섬도 구경하고, 그동안 수고한 활동가들도 격려하면서 보람있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일은 배를 타고 4천개의 섬을 다시 빠져나와서 라오스JTS의 사무실이 있는 팍세(Pakse)에 들렀다가 비엔티안 공항으로 갈 예정입니다. 밤11시55분 비행기로 비엔티안 공항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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