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 6. 7 저녁반 전국활동가 모임 회향 및 전국 거사회 모임 입재식

저녁반 모둠장대회 이틀째입니다. 새벽 5시에 기상을 하여 각 방에서 스마트폰 정토회 앱을 켠 후 천일결사 기도를 하였습니다. 각 방 창문을 통하여 기도소리가 시원한 아침공기와 함께 전해져서 도반의 소중함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아침공양을 한 후 갑사까지 묵언 산책 명상을 하였습니다. 스님과 함께 말을 삼가하고 오롯이 자신에 집중하며, 길게 늘어서서 숲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정토행자의 모습이 흡사 탁발을 나가는 수행승과 같았습니다.

 

산책을 마친 후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숙소 뒤편 마당에 모여 지금의 마음을 도반들께 내어놓는 1분 스피치가 있었습니다. 정토행자 여러 명이 순서대로 나와서 지금 이 순간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을 내어놓았고 스님께서는 지그시 눈을 감고 들으셨습니다.

     

이 중에 숲길을 걸으니 마음도 부드러워짐을 느꼈습니다. 처음에 정토회 올 때는 처자식을 다 죽이고 나도 자살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아버지와의 관계도 풀어지고 더 바랄 것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당 내에서는 봉사도 쉽게 받아서 편안하게 하는데, 밖에서 이기적인 범부중생을 보면 닫힌 마음이 됩니다. 저에게 안과 밖이 다른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밖에서는 잘되지 않지만 저에게 4, 6살 두 아이가 있는데 잘 키워서 세상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라고 서초법당에서 오신 거사님의 나누기에 대중 모두 짠한 감동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1분 스피치를 마친 후 스님을 모시고 주제 없이 어떤 것이든 물어볼 수 있는 즉문즉설을 시작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법문에 앞서 서로 얼굴이라도 확인을 해보죠.” 하시며 전국 각 법당을 일일이 호명하여 참가한 모둠장을 일으켜 세우고 눈인사를 하시며 반가워하셨습니다.

     

인사를 마치신 후 사회생활 은퇴 후에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어떡하면 남에게 일을 잘 배분하여 맡길 수 있는지’ ‘밴드를 이용한 소통이 일방적이지 않고 양방향 소통이 되어 현장의 문제가 중앙에 잘 전달되는 방법1분 스피치를 하면서 나왔던 몇몇의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첫 번째 질문에 사회생활을 은퇴 한 후에도 세상을 위한 우리들의 꿈을 만들어 갈 수가 있습니다.”하시며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자식들이 20살이 넘으면 내 보내고 연금을 받으면서 출퇴근 봉사를 해도 되고, 절에 완전히 들어와도,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이것이 문제입니다.

 

은퇴 후 굳이 별장을 따로 하나 가지고 있어봐야 일 년에 몇 번이나 씁니까? ‘별장이 있다라는 기분일 뿐입니다. 정토회가 전국에 수련장이 생기면 여기서 하루 자고 저기서 하루 자고 하면 이게 별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별장에서 자는 겁니다.

     

이처럼 삶의 문제를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삶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여러분 생각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꼭 놀이를 죽기 살기로 노는 게 좋은 것이 아닙니다. 수행을 하면서 일생생활, 직장생활을 놀이처럼 가볍게 하는 연습이 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거나, 안 받으면 그렇게까지 놀 필요가 없습니다.

     

이처럼 일상이 놀이화 되는 것이 일과 수행의 통일인데 이런 훈련을 생활 속에서 해야 합니다. 오늘처럼 명상을 한다고 할 때 총알같이 갔다 와서 30분 앉아 있자이것이 명상이 아니라 그냥 천천히 갔다 오는 것이 명상이다.’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답변을 마치시고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모둠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겨울철만 되면 열이 나는 지병이 있어서 힘겨운 울산법당 보살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망할 것만 같은 불안한 생각에 정토회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신 노원법당 보살님 등 두 분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즉문즉설을 마친 후에는 우리법당 프로젝트와 슬로건 만들기라는 주제로 모둠별 토론을 하고 점심공양을 했습니다. 공양을 마치고 선정된 모둠이 발표를 하였는데 밤이면 밤마다 님 모습 떠올리기 좋아!’ ‘황혼에서! 새벽까지!’ ‘무명을 밝히는 달빛 같은 저녁부! 코피 한 번 터져보자!’ 등 재미있는 슬로건이 많이 나와서 한바탕 웃으며 전국 저녁부가 단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앞으로 저녁부가 정토회 운영의 반 이상을 중심적으로 끌고 가려면 인원만 많아서는 되지 않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야 하고 시행착오 또한 거듭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현실이지 이상이 현실이 금방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꿈을 향해서, 이상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이것이 바로 우리 삶의 현실이고 우리에게는 정토입니다.

     

그래서 정토회 자체도 더 나은 정토회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고, 정토회 활동이 우리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여러분 자신도 상처 많은 중생의 존재로부터 부처의 세계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너무 빨리 부처가 되려면 부처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열등의식이 쌓이고, ‘이만하면 됐지하며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 꿈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양자를 극복하고 눈은 저 멀리 이상을 보고 두 발은 지금 여기 중생의 현실에 두어야 합니다.”하시며 정리말씀을 하셨습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곧바로 시작된 회향식에서 나의 제자들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라!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라!”고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시며 대중들께 당부를 하셨습니다.

     

회향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사진촬영이 끝난 후에는 다시 전국거사모임에 오신 봉사자 및 불교대, 경전반 소속 거사 300여명과 함께 저녁공양을 하였습니다.

     

공양 이후 시작된 입재식에서는 유수스님께서 인사말씀을 하셨는데 삼귀의 때 보통 소프라노 음성만을 듣게 되는데 오늘은 바리톤 음색이어서 정서적으로 참 좋았습니다.”하시니 거사님들께서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입재법문을 시작하시기 전에 유수스님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성차별 발언이 됩니다.”라고 하시니 대중은 다시 한 번 한바탕 웃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대웅전이라고 합니다. 대웅은 영웅 중의 최고 영웅입니다. 밖으로 백만의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안으로 자신을 이기는 자가 진정한 영웅입니다. 남에게 이익을 주고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영웅을 말합니다.”하시며 입재법문을 시작하셨습니다.

     

또한 남자는 대장부라 합니다. 그런데 노골적으로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만 남자들이 이상을 잃어버리고 오직 술 먹고 골프치고, , 출세, 체면만 아는 속물이 되었습니다.

     

꿈을 갖고, 이상을 갖고, 애국심에 불타던지 아니면 성불을 추구하던지 하는 이상은 삶에 찌들어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삶이 비천해졌습니다. 오히려 여성들이 깨어나면서 자기실현, , 비젼이 남성 보다 더 많습니다.

     

고구려 답사를 가도, 깨달음의 장에도, 명상수련을 해도 남성 보다 여성이 많습니다. 이미 남성들은 기득권자가 되어서 힘만 가지고 아이들과 토론하다가도 논리가 딸리면 힘으로 밀어붙이고 심할 때는 화를 내며 때리기까지 합니다.

 

이것은 논리 수준이 아이 보다도 낮다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각성을 해야 합니다. 도덕적으로, 지적으로 높아져야지, 힘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입니다. 민주화를 지지했던 여러분이 청년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가정에서 가부장적으로 행동을 하니 아무리 입으로 민주화를 얘기해도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생각은 진보적이나 몸은 이미 기득권 세력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부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한국사회에서 마음만 먹으면 변화를 시킬 수가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치를 하라는 것이 아니고 세상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우선 개인이 이상을 갖고 장부되는 수행을 해야 합니다. 또 은퇴하면 한 15년 더 활동을 할 수가 있으니 늙어서도 추하게 돈 더 번다고 하지 말고 소비 절약하며 정토회의 꿈, 나라를 위한 꿈을 위해 우리가 힘을 합치면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장부로 태어나서 한번 해볼 만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부처, 정토를 이루겠다는 원을 세우고 나라를 통일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을 우리가 한 번 해볼 수가 있습니다. 정토회 거사회가 우리 사회 변화의 씨앗,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의하십니까?”하시니 대중들은 박수를 치며 큰 목소리로 하여 답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입재식을 마치고 오랜만에 모인 거사님들은 오늘만큼은 가족, 직장등 모든 것에서 벗어나 가볍게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한 여러 장끼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스님께서도 함께 참석하시다가 자리를 이동하셨습니다.

     

내일은 거사님들과 함께 산행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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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늘 뭔가를 깨우쳐주시는 스승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이 아침 저는 행복합니다. 콩나물이 삶아지는 비릿한 냄새마져도 좋습니다. 부처님, 스승님! 감사합니다.

2014-06-11 06: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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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고구려 답사를 가도, 깨달음의 장에도, 명상수련을 해도 남성 보다 여성이 많습니다. 이미 남성들은 기득권자가 되어서 힘만 가지고 아이들과 토론하다가도 논리가 딸리면 힘으로 밀어붙이고 심할 때는 화를 내며 때리기까지 합니다.&gt;--ㅠㅠ스님,,늘 즉문즉설강연장에서는,남편들 입장에스셔서 답하시느라,여자(아내)분들께 남자만 편든다 오해도 많이 받으시는 거 같든데..ㅠ스님의 속마음은 이런 것이었군요..ㅠ<br />진정코 깊으신 스님의 변명도 없으신 말씀들로,얼마나 많으신 오해와 핍박을 견뎌내셔야 하셨을지요..ㅠ<br />스님이 자랑스럽고 ,진짜로 성평등을 가슴에 담고계셔(어쩌면 여성편에 더욱 ㅎ),그런면에서도,스님이 더욱!존경스럽습니다^^*<br />&lt;남에게 이익을 주고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영웅..&gt;그 말씀도 참 좋구요^^*

2014-06-10 00:04:31

선보

정말 정리잘하셨네요. 감사합니다~

2014-06-09 1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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