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6.6 INEB 스님들과 마지막 회의, 저녁반 전국 활동가 모임-계룡산 갑사

스님께서는 아침 730분부터 INEB스님들과 조찬을 겸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INEB스님들께서는 그동안 78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늘 돌아가시기 때문에 마무리 회의 겸 그동안 스님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정토회의 인력 구성에 대해, 깨장에 대해, JTS, 에코붓다, 좋은벗들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책중에 번역된 책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주셨는데 INEB 스님들은 큰 관심을 표 했습니다.

 

그리고 불교 전통의 계승과 개선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불교가 나아갈 미래 방향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10시정도까지 예정된 일정은 늦어져서 11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스님께서는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INEB 의 사무총장 무씨와 간단히 평가회의를 가졌습니다.

     

원래 스님께서는 오늘 11시부터 계룡산 갑사에서 저녁부 전국활동가들과 입재법문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스님께서는 INEB 스님들과 마무리를 하기위해 일정을 조정하셔서 오후 350분부터 진행되는 야외 즉문즉설부터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녁부 모둠장 활동가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저녁 담당 모둠장 및 활동가 총 361, 문경에서 스텝 8, 369분이 모이셨습니다. 현충일이라 도로가 많이 밀려서, 전국 활동가 대회는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11시에 숙소 강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유수스님의 입재 법문, 점심공양, 보수법사님의 안내로 갑사 사찰 순례 후 숙소인 갑사유스호스텔로 내려오는 길 숲 속 빈 공터에서 지도법사님과 오늘의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외국에서 오신 스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늦으셨다며, 바쁜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이 공터에 즉문즉설 위치를 잡는 과정에는 세 번의 자리 이동이 있었습니다. 우리 앉을 자리가 뒷쪽으로 경사진 곳이라 법문을 듣는 동안 불편할 우리를 염려하실 스님의 마음을 잘 아시는 유수스님과 법사님들의 지시에 따른 그런 자리 이동이 번거롭지 않고 오히려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보수법사님의 안내로 갑사 사찰순례를 끝낸 후 일주문 근처 숲 속 공터에서 스님을 모시고 모둠활동에 대한 법문과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시원한 참나무 그늘 아래 전국 저녁부 모둠장과 활동가들이 스님을 모시고 앉으니 야단법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게 맑은 새소리 속에서 스님께서는 법문을 시작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전 11시에 입재법문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외국에서 오신 스님들이 얘기를 더하고 싶다고 해서 유수스님, 보수법사님, 묘당법사님등 쟁쟁한 법사님들께 맡기고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하고 얘기를 더하다가 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별로 안하는 것 같아요하시며 인사를 하시자 대중들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갑사와 계룡산에 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하신 후 모둠활동을 하면서 고민이 되는 것에 대해서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기독교 신자였는데 두 개의 신앙에서 갈등이 있는 불교대 모둠장을 맡고 계신 보살님, 수행법회를 담당하고 있는데 어떤 일에 책임을 맡으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힘드신 보살님, 불교대와 수행법회 두 개를 담당하고 있는데 몸이 힘들어 낮에 직장에서 졸고 피곤하여 봉사와 일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신 보살님, JTS 거리모금을 담당하면서 봉사자가 떨어질까 봐 이벤트를 고려하게 되는데 봉사의 참뜻을 흐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싶어 고민이신 거사님, 불교대 담당을 즐겁게 하고 있는데 1박을 하는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남편이 술을 많이 마셔서 고민이신 보살님, 불교대 출석률과 특강수련에 관해서 질문하신 보살님 등 7명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 질문 중에 도반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제가 막상 담당자, 책임자가 되면 약간씩 피하고 싶은 부담감이 올라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마음을 잡아야 될지 궁금해서 질문을 드립니다.”하신 보살님께 스님께서는 이렇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계룡산을 올라간다 하면 한 번 올라갔다 온 사람이 길이 전부 돌이 깔려 있고, 험하고, 산도 가파르더라.’하면 출발도 하기 전에 겁이 나는데 이럴 때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안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일단 올라가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올라가 보면 두 가지 결론이 납니다. 하나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올라와 보니 별거 아니구나!’ 이럴 수도 있고 또 하나는 역시나 힘들구나!’ 이렇게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확인을 해보는 겁니다. 해보니깐 일을 맡기 전에 괜히 두려워했지 맡아서 해보니 큰 문제가 아니구나! 처음에는 안하던 것을 하니 누구나 다 어렵고 힘들어 합니다만 고비를 넘어가면 별거 아니네! 이럴 수도 있고 아니면 막상 해보니 아 정말 힘들구나!’ 이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해보다가 그만두면 됩니다.

     

그러니깐 아예 안하는 방법이 하나 있고, 일단 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해보고 괜찮으면 계속 하고 도저히 못하겠으면 그만 두면 됩니다. 그걸 가지고 미리 걱정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에는 일단 해보는 것이 제일입니다.

     

아침에 누워서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지 말고 일단은 일어나는 겁니다. 이게 수행의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명심문 중에도 일단 해본다.’가 있습니다.

 

실제로 해봐서 어려운 것 보다는 미리 걱정을 해서 어려운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질문자께서는 일단 한 번 해보세요.” 스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자 질문자는 예 알겠습니다.”하고 답을 하셨습니다.

     

  갑사 순례에서 돌아온 후 저녁 공양을 하고, 숙소 뒷마당에서 스님의 두 번째 법문과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오늘 지도법사님과의 만남은 자연과 함께였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싱그러운 흙냄새, 이제 저녁에는 동쪽 하늘에 떠오른 반달, 전국 저녁부 모둠장 활동가들이 함께 계룡산에서 정토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스님께서는 저녁부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옛날에는 남녀의 일이 구분되었지만, 농경 사회가 산업 사회로 바뀌어 가면서 안과 밖, 남녀의 일의 구분이 없어지고, 여자들이 직업을 갖고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사회는 요리, 세탁, 육아를 남녀가 함께 분담하는 흐름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만, 아직은 여자들이 직장일과 집안일의 이중고를 겪게 되었고, 이런 변화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정토회는 창립 25년이 지나면서 과거 법사단과 실무자 중심의 운영에서 변화되어, 현재는 대중부를 중심으로 한 낮 반의 전업주부들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4년 현재 불교대 입학생이 낮반과 저녁반의 구성원 비율은 3565가 되었습니다. 이제 정토회의 세 번째 변화는 대중부 저녁반의 활성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렸습니다.”

 

  다음으로 스님께서는, 직장 생활을 하는 저녁반 구성원들이 주간에 일하시는 현 정토회의 운영진들처럼 상근하면서 의사결정, 역할 분담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고 정확히 지적하시면서, 그 해결을 위해 유럽, 일본, 대만의 자원봉사 사례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 해결을 위해 말씀해 주신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유럽의 경우는 사회안전망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은퇴자들이 연금을 받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분위기는 은퇴자들이 재취업을 원하기 때문에 자원봉사가 어렵고, 은퇴 후 봉사를 하시려는 분들은 과거의 경험 때문에 실무를 맡아서 하기 보다는 경영을 하려하고 작은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많은 숫자의 자원봉사자를 조직화, 훈련시켜서 상근자처럼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자원 봉사 시스템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30인이 한 팀이 되어서 업무에 대한 훈련을 받아 업무공유를 하고, 매일 하루 정해진 날에 한 명씩 직장에 휴가를 내고 출근해서 하루 종일 상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아침에 업무 일지를 보고, 인수인계가 되고, 저녁에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하면서, 마치 한 사람이 정식으로 상근하는 것처럼 일처리가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단체의 식당 봉사를 다섯 명이 한 개조로 한다면, 그 중 한 명이 이렇게 책임을 지고 관리를 하는 자원 봉사를 하고, 나머지 네 명은 파트타임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듣는 저녁반 구성원들은 환호와 감탄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만의 사례는 주로 은퇴자가 중심이 되어 상근 관리를 하고, 점심시간, 퇴근 후, 출근 전 두 시간 정도 파트타임 봉사를 하는 것이라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녁부에서 이런 것이 실현되면, 정토회의 발전이고 우리 사회의 자원 봉사 질적 수준이 향상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정말 이런 시스템의 변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스님 법문을 듣는 모둠장들과 활동가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 내용은 미래의 정토회가 우리사회의 미래가 되는 모습을 말해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지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문제가 개선되고, 고임금과 저임금 차이가 적어지면, 우리의 삶은 변화되어 자발성, 자유 쪽으로 나아가게 되고 자원봉사가 자기실현이고 자유가 된다. 우리 사회는 그것이 아직 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방식은 삶에서의 스트레스를 술집, 노래방, 등산 등으로 푸는데 오히려 육체적 피로는 가중시키고 낭비, 소비적인 것입니다. 자기실현은 봉사가 놀이이고, 생산적이며, 수행과 결합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 정토회에서 환경 문제, 미혼모 문제 등의 여러 가지 현재의 문제들을 충분히 5~10년의 실험을 해보고, 자원봉사 시스템 개발과 정착으로 실패율이 떨어지고 현실성이 검증되면, 지금처럼 혁신이 혼란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 변화를 위한 모델이 되는 제도가 개발되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친 모델을 만들어 다른 종교, 단체, 국가가 벤치마킹하도록 우리 사회, 인류의 미래가 되는 것이 우리 정토회가 사회에 해야 할 역할이고 사명입니다. 직장일과 정토회일을 병행하기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일과 수행의 통일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서, 일하는 가운데 수행이 되고 수행을 해야 일이 더 잘되는 것으로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사회와 정토 사회가 결합하는 방식의 하나로서의 위상을 갖는 대의원 제도, 모둠장 활동, 자원 봉사 시스템 개발 등의 일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다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우리가 사회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이렇게 훌륭하고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멋진 비젼을 제시해주시는 스승님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경심이 물밀 듯 밀려오며, 함께 한 도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손 내밀어 잡고 함께 가보자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스님께서는 이 시대에는 우리의 새로운 대안들을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한 세대가 지나면 새로운 사회의 물꼬를 여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세상을 조금씩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한 생각 내려놓으면, 우리가 가진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고 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한 생각 붙잡고 있어서 답답하게 아웅다웅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하는 마무리 말씀으로 법문을 마치셨습니다.

 

  이후 스님께서는 네 분의 질문자에 대해 즉문즉설을 해 주셨습니다. 네 분은 야간 경전반 담당자로서 발심행자 된지 일년 되었는데 불교대 학생들에게도 발심행자와 같은 정토회 정회원에 대한 제도를 알리고 싶다는 분, 봄불대생으로서 분별하지 말고 옳고 그름이 없다는 공부를 했었는데 정치인에 대해 화가 나서 정치인에 대해 수행자로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마음가짐을 여쭈어 보고 싶다는 분, 가을 불교대와 천일결사 모둠장 역할을 맡고 있는데 아침 기도 108배와 명상으로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을지 염려가 되고 어떤 마음으로 해야 더 진실되고 깊이 있는 기도를 할 수 있을지 알고 싶다는 분, 아들이 군 전역 후 6년 동안 깨장도 다녀오고 바라지도 했지만 100일 출가는 10일 만에 귀가하고 공장 생활 3개월의 수습기간에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그만두었다가 다시 공장을 다녀 보겠다고 말하는 것에 실망감을 느끼는데, 이런 아들을 쫓아내야 할지 아니면 품어야 할지 고민이라는 분 등이셨고, 스님께서는 이 분들의 질문에 대해 자상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분명한 관점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오늘의 마지막인 대동 한마당은 게임, 여러 지역 활동가분들의 장기자랑, 유수스님, 법사님들의 노래, 그리고 전체가 어우러지는 나눔 악수로 계룡산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짓는 프로그램이었고, 지도법사님께서는 게임, 장기자랑과 노래를 즐겁게 지켜보시다가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전체댓글 2

0/200

봄선

새로운 사회 변화를 위한 모델이 되는 제도가 개발되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친 모델을 만들어 다른 종교, 단체, 국가가 벤치마킹하도록 우리 사회, 인류의 미래가 되는 것이 우리 정토회가 사회에 해야 할 역할이고 사명입니다...미래에 대한 좋은 제시에 기쁩니다..._()_...

2014-06-08 13:21:51

깨달이


미래 자원봉사 에대해 뭔가 길을 보여 주시는
말씀에 깊이 공감 하명 관세음보살님()

2014-06-08 07:37:06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