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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울산 북구에 있는 현대자동차문화회관에서 10:30분에 강연이 있어서 두북에서 울산으로 가면서 조금 일찍 출발해서 탑곡 수련장을 둘러보고 산길을 가며 단풍구경을 하였습니다. 반구대 암각화 옆을 지나며 산길로만 계속 울산시내까지 진입하며 가을 산과 들을 만끽했습니다.
강연장은 좌석수보다 많은 약 655여명이 참석해서 강단 바로 아래 바닥에도 앉아야 했습니다. 아이와 왔다가 되돌아가신 분도 있었습니다.
강연이 시작되자 강단에 오른 스님께서는 “안녕하세요. 자리가 없어서 어떡해요”라고 먼저 말씀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앉았던 자리를 바닥에 앉은 대중에게 앉으라고 하니 대중들이 웃어서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부유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부유할 때는 부유한 입장밖에 모르는데 어려운 사람의 입장을 알게 되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 지위가 떨어짐으로서 아랫사람의 입장을 알게 됩니다. 즉 이쪽면만 알다가 저쪽면도 알게 되고, 위밖에 모르다가 아래도 보고, 앞쪽만 알다가 뒷면도 알게 됩니다.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한면 밖에 못보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 이면도 보고 저면도 보고 전면을 다 보는 것을 통찰력, 지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혜가 늘어나게 되면 똑같은 일에 부딪쳐도 두려움이 적어지고 마음이 가벼워지고 행복도가 높아지고 괴로움이 줄어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려움에 처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어려움이 큰 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여러가지 어려운 고비를 극복을 하면 오히려 삶이 풍부해지고 통찰력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그 어려움을 회피하려 하지 말고 그게 복인 줄 알고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습니다.
재앙이 복인줄 알면 인생살이가 겁날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복만 복인 줄 알고 재앙은 재앙인 줄 아는데, 재앙이 복인 줄 알아버리면 인생이 다 복인 것입니다. 재앙도 복이고 복도 복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면서 질문자의 그 많은 요구를 내가 해결해줄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놓여있는 상태 그대로 두고 조금 더 행복해지는 길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라며 통찰력에 대해 최근 강연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주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는 대중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우리의 고민도 별게 아닌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질문을 받기 시작하니,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과정과 부모님의 취업권유 사이에서 고민인 분, 2018년부터 간호조무사 없어지고 간호사체계로 일원화되는데 현장에서 어떻게 일해야 원만할 수 있을지 묻는 분, 어렵게 출산했지만 27개월 딸아이에게 하루에 한두번은 짜증이나 화를 내게 된다는 여성분, 처음엔 경제적 이유로 자녀계획이 없었는데 아이를 낳으려고 하니 최근 스트레스성 불안장애로 약을 복용중이며 마음이 무겁다는 분, 3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 4살 때 입양되어졌지만 상처가 남아있는 분등 쉼없는 8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질문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남편과 7년 연애를 하고 결혼생활을 10년 넘게 했는데, 작년에 남편이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었어요. 사채와 대부업체 은행권에 가족들 카드에 돈을 쓰고 술을 마시고 여자를 만나고 골프를 치러 다녔어요. 아파트는 사채로 올해 넘어가고 오갈 데가 없어 친정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회사에서 준 주식을 팔아 여자를 만나고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안녕히 가십시오 못하는 건 아직 어린아이(10살, 5살)를 데리고 독립해서 살기엔 경제적으로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남편이 차압당해서 얼마 되지 않는 월급통장을 주지만 살기 힘들어 풀타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님 법문을 들으며 아침마다 5시에 절을 하며 마음이 많이 가라앉지만 아직 남편이 원망스럽습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저의 마음이 고쳐질까요? 어떻게 해야 저와 아이들이 이런 상황속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라며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린아이가 아직 엄마가 필요할 때인지 확인하시면서
“엄마가 늘 우울하고 남을 미워하면 아이가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는 나이인가요? 상관없는 나이인가요?” 라고 물으니 질문자는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입니다.”라며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없이 두 남녀관계만 있다면 이혼을 하든 살든 오늘 결정해버리면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아이에 대해서는 아이가 만 18살이 될 때까지는 부모로서 자식을 책임지고 키워야 합니다. 그럼 남편이 죽어도, 바람이 나도, 병들어도 키워야 됩니다. 그러니까 자기에게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가 아니고 아이의 엄마로서 어떻게 할것인가입니다. 즉 부부로서는 남편이 이미 기본적인 신의를 어겼기 때문에 이혼을 해도 다른 사람들은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스님은 오케이! 문제 없어요. 그런데 아이가 있다면 남편은 내일이라도 그만두면 되지만 아기와의 관계는 18살까지는 엄마가 일방적으로 그만둘 수 없습니다. 반드시 보호자를 찾아서 임무교대를 해줘야 합니다. 왜냐면 아이는 키워 줄 부모가 필요하기 때문에 엄마가 키우기 어려우면 양부모를 찾아 넘겨주면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양부모를 찾아서 넘겨줄 의향이 있어요?”라고 자식에 대한 엄마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질문자는 “없습니다.”라고 답합니다.
“없어요? 그런데, 자기가 남편을 자꾸 미워하고 원망하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했잖아요?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자기가 원망할까요? 안할까요?” 스님은 질문자에게 하나하나 질문을 하며 문제를 풀어갑니다.
“원망 안하겠죠.”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원망 안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이는 자기가 책임지고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키우면 됩니다. 그런데 애들 입장에서 볼 때는 아빠 죽어서 없는 것이 나아요? 바람피우며 돌아다녀도 애들 아빠가 있다는 게 좋을까요?”
“있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이 죽었으면 자기가 책임지고 아이를 키울 것이고, 그러고 꿈속에서라도 가끔 와주는 아빠가 있으면 좋을텐데, 애들 아빠는 꿈속도 아닌데 살아서 가끔 왔다갔다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마음에서 남편을 죽었다고 생각하고 딱 정리해버리면, 남편을 더 이상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애들에게 아빠가 있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남편이 가끔 애들을 위해서 보러와 주면 고마워요? 안고마워요?”
“고맙죠”
“질문자는 남자없이 살 수 있어요? 없어요?”라고 물으니 머뭇거리다 “남자없이 살 수 없습니다 .”라고 답하니 대중들이 큰소리로 웃습니다.
“남편이 죽었다치고 다른 남자를 가끔 만나면 자기로서는 위험해요? 안위험해요?” “위험합니다.”
“그런데 모르는 남자 만나는 것보다야 이 남자 만나는 게 위험부담이 적지 않아요?”라고 하니 대중들은 이해가 되어서인지 아니면 생각지도 못하게 상황을 가볍게 봐서 인지 다시 크게 웃습니다. 대중들의 웃음에 질문자도 좀 가벼워 졌는지, 가벼운 웃음을 띠고 답도 가볍게 합니다.
“스님이 쓸데없는 얘기를 하나요? 나는 삶에 대한 현실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계산을 정확하게 하라는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감정에 치우쳐, 자꾸 자기의 이해를 버리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 남편이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굉장히 나쁜 사람이지만, 그래! 너하고 끝났다고 생각하면 나하고 관계없는 이 남자가 나한테 해주는 이익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이들한테 아빠역할도 해주죠, 한달에 사오십만원이라도 보내주죠, 그러니 버리는 것이 나아요? 활용하는게 나아요? 자기가 생각할 때 어느쪽이 나아요?” “활용하는게 낫습니다.”
“그럼~ 기도할 것이 뭐가 있나요? 머리만 잘 돌아가면 기도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늘로서 마음에서 정리해 버리면 고마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꾸 옛날 생각하면서 나하고 했던 약속, 내 남편이다라는 것을 놓지 못하면 밉고 나쁜 인간이지만, 남이다라고 딱 정리해버리면 아주 고마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정리되죠?(예) 확실히 됐어요?(예) 근데 그래도 내 남편인데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으로는 잘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를 하세요. 하루 108배 절을 하면서 ‘니는 남이다, 니는 남이다.’
남이라면 이 사람이 미운 사람이예요? 고마운 사람이예요?”라며 마지막 정리를 하면서 물으니 대중들이 모두 공감한다는 듯이 “고마운 사람”이라고 크게 답합니다.
“고마운 사람입니다. 내가 외로울 때 위로도 해주고, 가끔 와서 아빠노릇도 해주고, 돈도 가끔 보내주고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니는 남이다, 니는 남이다, 고맙습니다.’라고 기도하면서 남편으로 생각하지마세요. 가끔 나를 위로해주는 남자친구로 생각하세요.”라고 스님께서 마무리 하니 대중들은 큰박수와 함께 웃음이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힘든 일이겠지만, 스님과의 주고 받는 문답속에서 질문자가 많이 가벼워져 보였고, 듣는 우리들도 ‘아, 그렇지’하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바로 잡아갔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끝나고 스님께서는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그리고 자기 생각에 너무 사로잡히지 말기 바랍니다. 툭 터놓고 조금 한발 떨어져서 세상을 보면 여러 길이 있습니다. 길이 없는 것 같은데 여러 길이 있습니다. 밝은데 있다가 갑자기 어두운데 나가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가만히 조금만 기다리면 희미한 속에 여러 정황이 보이게 됩니다. 자기 생각만 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안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눈을 열고 여러분이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겠죠?” 하니 대중들은 또 웃으며 큰소리로 “네~” 하며 대답했습니다.
“이 세상에 누구도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할 수 없습니다. 결국은 자기가 자기 불행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감정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조금만 살펴보면 자기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많은 길이 있습니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가벼우면서도 명쾌한 말씀속에 웃음과 감동이 함께했습니다.
강연장을 나오신 스님께서는 책사인회를 하고 봉사자들과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불사를 계획하고 있는 북구 봉사자들만 모으시니 순식간에 스님 곁으로 깔깔거리며 모여들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하게 피었습니다.
이렇게 오전 울산 강연을 마치자마자 바로 운문사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봄에 INEB에서 오신 동남아 스님들을 모시고 운문사를 방문했을 때 운문사 주지스님께서 하반기에 학인스님들을 위해 꼭 강의를 한번 해 달라고 해서 오늘 울산과 대구 강연 사이에 빠듯하지만 운문사 스님들을 위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운문사 학인스님 약 120여명 대상으로 ‘글로벌 시대의 수행과 포교’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진리로서의 불법을 알고 전통을 계승해 나가면서 새로운 것을 모색해 나가며 모든 문제가 있을 때 항상 나를 바라봐야 된다고 하시면서 이러한 수행의 관점을 가지고 수행과 포교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내가 출가한 것은 나의 해탈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고 부지런히 수행정진 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일진 주지스님께서는 조금 늦게 참석하셨다가 강의 후 인사말씀에서 스님과의 인연,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해주시면서 며칠전에 운문사 총동문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모은 돈과 학인스님들이 모은돈을 법륜스님께 드리면서 좋은 일에 써달라고 했고, 법륜스님께서는 인도, 캄보디아등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고 하시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가시는 길에 약 30여명의 스님들이 나와서 함께 기념촬영도 하고 스님 가시는 길을 배웅해주셨습니다.
운문사를 떠나서 대구 수성대학으로 바로 이동했습니다. 오늘은 강연이 3개이다 보니 점심, 저녁을 모두 차안에서 먹게 되었습니다. 저녁은 운문사에서 오후불식이어서 공양접대를 하지 못하는 대신 가면서 드시라고 고구마, 땅콩, 과일들을 싸주신 것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저녁 강연은 청년들이 준비한 법륜스님의 ‘방황해도 괜찮아’강연으로 대구 수성대학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자리가 청춘들로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여 강연이 시작될때는 630여 좌석이 다차서 복도와 뒷자리에 앉거나 서서 듣기도 했습니다.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속에 스님의 위트가 섞여 가벼운 분위기속에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청춘은 저마다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문제를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 분은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 고민을 호소하였습니다. 질문자는 대학생 시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더 효심이 생겨 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독립을 한 지 일년이 다 되었는데 아버지가 있는 집에 가게 되면 토할 것 같고, 몸이 긴장되고 초조한 증상이 있어 이번 명절에 집을 방문하지 않은게 죄책감처럼 여겨집니다.” 라고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이에 스님께서는 200배 하기를 수행과제로 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200배 정진을 통해 심신을 닦고 이후에 시험삼아 가끔 아버지께 가려는 마음을 냈을때도 이전과 똑같은 증상이
보이면 아직 덜 치유된 것이므로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한 분은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알바를 하며 학교를 다니다 대학을 자퇴하고 직장을 다니다 다시 편입을 생각중인데 돈이 전부인줄만 알고 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공부가 중요한 것 같아 공부를 하려하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래서 언제 취직해서 장가를 가려고 하냐는 말을 듣게 됩니다.”라며 고민은 내어 놓으니
스님께서는 먼저 질문자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편입이 하고 싶다면 취직과 장가를 미루고 장가를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학교를 그만두고 바로 취직하라고 조언 하였습니다.
두시간여간의 강의를 통해 사람들은 알차고 통쾌한 답안을 얻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나서 사인회 후 스님께서는 자원봉사자, 스텝분들과 함께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그동안의 활동을 격려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오늘 3번의 강연을 모두 마치고 두북으로 이동했습니다.
내일은 청년리더십 아카데미 학생들과 경주역사기행이 있습니다.
* 오늘 울산 강연은 정은진 님이, 대구 강연은 김미경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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