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0.31 노보살님들과 저녁 공양, 여성리더십, 평화리더십 아카데미 강의

스님께서는 오늘 오전 11시에 미국 뉴욕에서 오신 조병창 거사님과 잠시 미팅을 가진 후, 11시 30분부터 정토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노보살님들 25분께 스님께서 점심공양을 올렸습니다.

보살님들은 스님께서 머리를 기르고 포교를 하던 법사시절인 소림선원 시절, 비원포교원 시절부터 홍제동시절에 활동하시던 70대 이상부터 87세 되신 분들까지 이제는 연로하여 걷는 것도 불편하고,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것도 귀가 어두워 제대로 들리지 않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해마다 노보살님들을 모시고 2박 3일 정도로 나들이를 다녔는데, 근래 2-3년 동안은 제가 너무 바빠서 제대로 못 모셨습니다. 올해도 나들이는 어렵고 이렇게 식사로 대신합니다.”라며 함께 여행하시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그나마 공양을 올려 표함을 말씀드렸습니다. 

노보살님들께서는 바쁘신 스님과 함께 이렇게 공양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노보살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난 후 이번에 베스트셀러가 된 ‘인생수업’을 노보살님들의 이름을 일일이 다 적고 사인을 해서 한분씩 나눠드렸습니다.



스님께서는 내년에는 꼭 시간을 내어서 1박2일 정도라도 나들이를 가자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노보살님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 후 2시부터 스님께서는 평화 교육원에서 주체하는 제5기 여성리더십 아카데미 수강자 약 25명을 대상으로 “갈등의 대한민국,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근래에 이렇게 적은 수를 대상으로 강의하기 처음이라며 웃으며 분위기를 가볍게 한 후 우리나라에서 어떤 갈등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말씀해 주시면서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여성들이 밤늦은 시간에 택시타고 다닐 수 있는 세계에서 치안이 잘 유지되는 몇 안되는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은 살만한 나라다.’라는 긍정을 바탕으로 비판을 해야 그 비판이 파괴가 아닌 건설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기보다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이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사회에는 많은 갈등이 있은데 그 중 가장 큰 것은 남북문제입니다. 북한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을 어떻게 볼것인가도 북한을 어떻게 볼것인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민족문제와 대외관계에 대해서 우리 사회안에서 시각차이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빈부격차 문제로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지기보다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지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성장과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 빈부격차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입니다. 같은 진보내에서도 경제적인 관점과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상충된 견해가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환경문제로 개발과 보존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네번째는 지역갈등입니다. 영남과 호남, 수도권과 비수도권, 중앙과 지방의 갈등이 있습니다. 지방분권이 제대로 안되어 있습니다. 이는 정치사회권력의 문제입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균형발전의 문제로 경제적인 문제가 많습니다. 

다섯번째 노사갈등입니다. 재벌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 재벌기업의 노동자와 중소기업의 노동자는 같은 노동자이지만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것입니다. 재벌기업 노동자는 하층노동자와의 관계에서 재벌의 입장에 서 있으며 지적수준과 학벌, 경제적으로도 자본가인 영세 자영업자보다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습니다.

여섯째는 종교갈등입니다. 주로 개신교가 갈등의 원인으로 그중 보수파가 주요인이 되고 있는데, 다른 종교는 구원이 없다는 배타적인 태도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자기 중심주의, 교회 성장중심주의, 배타주의가 종교갈등의 원인입니다. 종교갈등은 우리 사회 곳곳에 보이지 않게 첨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군대, 공무원과 같이 조직사회에서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우리 사회의 리더십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타협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옛날에는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타협, 민주화 운동가와 독재자가 타협이 가능했을까요? 그때는 타협은 굴욕이요, 비굴이며, 야합이었습니다. 비타협 투쟁이 승리의 길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여야가 손잡고 협력하고 진보와 보수, 종교사이의 협력이 좋다는 것이 현재 사회적 요구이고 이런 요구가 있다는 것은 사회가 변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화해와 협력이 정의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그래서 통합의 리더십이 우리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라는 강력한 구호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갔고, 경제성장을 견인해 나갔는데, 이 리더십을 성장의 리더십, 성공신화 리더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발시대 성장의 리더십, 카리스마 리더십은 늘 모델을 보고 따라 배우기를 하니 성공확률도 높아 신화가 되었습니다. 성장 리더십을 주도한 사람들의 자녀들은 먹고 살만하니 배고픔의 경험이 없습니다. 먹고 살만한 시대가 왔는데도 무조건 잘살아보자, 복종해야 한다고 하니 젊은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공감이 안되는 것입니다.  

정치적 자유에 대한 갈구가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났습니다. 80년대로 넘어오면서 20대 젊은 사람들에게 독재에 대한 저항이 광범위하게 나타났습니다. 저항하면 폭력적인 협박 이나 돈 또는 지위로 유혹해서 제압하려고 했고 정치권내 야당은 유혹과 협박에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다 넘어갔습니다. 우리사회에서 타협은 좋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타협은 부정의 한 말로 다가오는 것은 이런 시대에 굴복을 타협으로 말했기 때문에 뜻이 좋지 않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다 보니 이들 지도자들도 독선적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희생에 의해서 민주화가 이루어졌으나 그들이 사회지도자가 되었을 때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리더십이 성공해서 독재시대를 마감하고 직선제가 등장하였습니다. 박정희, 전두환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성공시켰다면, 노태우 대통령 이후부터는 민주화를 점차 이루어나갔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태에서 민주화의 선명성, 도덕성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성장이라는 욕구가 다시 일어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것입니다. 경제성장의 리더십, 민주화 리더십이 각각 20년을 거쳤는데 다음 단계로 가지 않고, 도로 성장의 리더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한국사회가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시대의 요구가 현실을 반영하는 리더십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이 기성정치에 실망한 것입니다.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으로 새로운 시대의 요구나 정치적 무관심이 한국사회에 팽배해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성장해 왔고, 민주화를 이루어 왔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해 있는 갈등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사회는 민족 전체적으로는 남북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북한에 끌려 다니는 것은 다 싫어합니다. 전쟁 또한 싫어합니다. 평화정착과 남북교류가 국민적 요구이면서 동시에 북한에 끌려가기 싫은 것도 국민적 요구입니다. 우리가 중심이 되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우리가 그동안 일구어 놓은 재산을 잃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지역갈등이 심합니다. 이것을 정치적으로 풀려면 분권과 균형발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대중들에게 절하고 인사하는 것은 겨우 4년중 3개월정도입니다. 뽑힌 대통령은 기존에 비민주적이었던 대통령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이전과 똑같습니다. 3년 9개월은 독재인 것입니다. 4년 내내 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중앙의 권력이 지역으로 넘어가고, 주민자치센터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동네에서 뭔가를 하나 만들때도 주민들이 참여해서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시청직원은 동네 사람들의 여론을 모아서 관장하는 것입니다. 공무원이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중앙에 권력의 80%가 있기 때문에 중앙 권력의 절반이 지역으로 넘어가는 지방자치시대로 가야 하고, 분권이 되어야 합니다.  

경제적 민주화를 위해서는 분배가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전에는 연 10% 성장하면 그래도 2-3%는 국민들에게 돌아갔는데 지금은 3% 성장하니 모두가 재벌에게만 가고, 개개인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성장보다는 분배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민주화에 대한 각성은 되어 있으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각성은 부족합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때는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되었으나 지금은 거론되지 않고 여전히 경제성장만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이익만이 더 커지고 있고 빠른 속도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양극화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완화시켜야 합니다.  

성장이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적인 논쟁은 의미가 없습니다. 타협을 통해서 성장과 복지를 적절하게 배분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요구를 가지고 조율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의회가 상시적으로 열려야 하고 다당제가 되어야 합니다. 독일의 녹색당, 보수당, 사회당과 같은 다양한 정당이 사회 과제를 가지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복지사회는 정치적으로 분권, 경제적으로는 분배가 잘되는 사회입니다. 북유럽사회가 비교적 종합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제성장, 민주화, 복지화로 점차 이루어져야 하고 리더십도 성장리더십을 지나 투쟁의 리더십에서 통합의 리더십으로 가야 합니다. 아직 우리사회는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이 있어 사회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리더십이 끌어주고 국민들이 각성해서 앞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아닌 중도가 중심이 되어 나가야 합니다.

남북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는 것이 현실이지만, 미래를 볼 때 같이 통일로 가야 하는 나라 또한, 북한입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미래를 봐야 합니다. 북한과 신뢰를 쌓고 협력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양극단을 통합해서 나갈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더라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중도적 통합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화쟁사상이라고 합니다.”라며 갈등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통합하고 이 갈등을 해결해 나가야 할지를 알려주셨습니다.

이렇게 강의를 마치고 스님께서는 몇가지 질문을 받고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어서 5시에 외부인사와 미팅을 가진 후 6시에는 평화교육원 원장이신 윤여준 원장님, JTS 박지나 대표님과 저녁식사를 한 후 7시 30분부터 평화 리더십 아카데미 강의에 들어갔습니다. 

강의 주제는 여성리더십 아카데미에서 한 강의와 마찬가지로 ‘갈등의 대한민국,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였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난 후 질문 몇가지를 받고 오늘 강의를 마무리 한 후 오후 9시 30분에 두북으로 이동했습니다.
 

내일은 울산, 운문사, 대구 강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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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백발의 노 보살님들께 저녁공양을 대접하시고,여성리더십,평화리더십,아카데미 강의까지 <br />너무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시는 스님~~<br />건강이 제일입니다.<br />쉬엄쉬엄 하셔도 되실텐데~~<br />스님이 존경스럽습니다.

2013-11-02 20: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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