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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7시 30분부터 조찬모임이 있었습니다. 조찬모임을 마치고 곧바로 오전10시부터는 경전반 주간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일과 수행의 통일’을 주제로 특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녁7시30분에는 경전반 야간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같은 주제로 특강이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약 200여명이 참석했고, 오후에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약 300여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매주 영상으로만 스님을 만나다가 직접 스님 얼굴을 뵐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참 많은 분들이 참석한 것 같았습니다.
오전 강의에서는 먼저 경전반의 교과 과정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 한국불교는 선종입니다. 부처님으로 시작된 근본 불교가 대승과 소승으로 갈라질 때 우리는 대승불교로 그리고 대승불교에서 다시 교종과 선종으로 나뉠 때 선종으로 오게 된 겁니다. 그래서 교과과정을 근본 가르침인 아함경, 대승의 가르침인 반야심경과 금강경, 선종의 가르침인 육조단경과 신심명, 이렇게 우리의 불교 역사 흐름과 관계해서 편성되어 있습니다.
아함경은 따로 공부를 안하고 천일결사에 참여해서 매일 한편씩 독송을 하도록 되어 있어 천일이 지나면 아함경의 상단부분을 공부하게 됩니다. 그 다음 대승경전은 많은 경전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경전인 금강경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대승 사상의 핵심이 보살사상과 공사상이기 때문에 이를 가장 잘 요약해놓은 반야심경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한국 불교는 옛부터 화엄종이 강했습니다. 화엄경을 다 공부할 순 없고 엑기스를 모아놓은 의상대사가 쓴 법성게를 공부합니다. 그 다음 우리는 선종이기 때문에 선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육조 혜능 대사의 법어집 육조단경을 공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토회의 설립 취지이자 핵심 운영 원리가 되는 ‘일과 수행의 통일’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려주었습니다.
“정토회가 설립된 가장 중요한 취지, 수행의 노선은 ‘일과 수행의 통일’입니다. 정토를 일구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해야 하나? 수행하고 봉사하고 보시해야 합니다. 수행은 자기 마음을 닦아 행복으로 가는 길이고, 보시와 봉사는 사회적인 실천을 통해 정토를 일구는 것입니다.
나는 봉사 안하고 수행만 할래요. 그러면 다른 절에 가면 됩니다. 나는 수행 안하고 사회활동만 할래요. 그러면 시민단체로 가면 됩니다. 이건 정토회의 설립 취지에 안 맞아요. 정토회는 수행과 사회실천 활동을 함께 하는 곳입니다.
정토회에서는 수행도 해야 되고 보시, 봉사도 해야 됩니다. 자기 변화를 수행이라 하고 사회변화를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과 수행의 통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부처님의 일생으로 돌아가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개개고 아당안지’ 이렇게 정의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하늘 위 하늘 아래 신과 인간세상을 통 틀어서 붓다만큼 존귀한 자가 없다, 즉 내가 가장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수행자는 성불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온 세계가 모두 다 괴로움에 빠져있구나 내 이를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 하는 중생구제의 원이 들어 있습니다. 이게 대승불교에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으로 계승됩니다. 선에 오면 선농일치가 되고, 이게 정토회에 와서는 ‘일과 수행의 통일’로 표현된 것입니다.
그러니 수행을 통한 궁극적인 목표는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붓다’가 되는 것이고, 정토 건설을 위한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괴로움이 없고 전쟁이 없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성불을 지향하고 사회적으로는 정토를 지향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행하고 보시하고 봉사해야 합니다.”
스님은 정토회에서는 수행, 보시, 봉사를 반드시 함께 해나가야 함을 경전반 학생들에게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자원봉사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자원봉사는 가장 승화된 형태의 보살행입니다. 부처의 삶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보살입니다. 보살은 많은 사람을 도우면서 돕는다는 생각도 안 해요. 무주상보시 배웠죠? 금강경의 제3정종분 배웠죠? 중생이 마음을 어떻게 항복받고 어떻게 마음을 머물러야 하나?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보살이 되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체 중생을 구제하라 하셨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고뇌를 해결하겠다, 이게 부처에요. 그러나 ‘내가 구제했다’ 이 생각을 하게 되면 보살이 아니게 됩니다. 내가 구제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내가 너 도와줬다 이 말 뜻은 대가를 내놔라는 뜻입니다. 내가 너를 도와줬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 일을 했을 뿐이기 때문에 바라는 마음이 없습니다.
이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돼요.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에요. 바라는 마음이 있의면 고뇌의 원인이 됩니다. 고뇌가 해결되지 않았으니 보살이 아닙니다. 해 달라는 마음에서 해주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야 돼요. ‘해 줄래’가 아니라 ‘해 줄게’로 바꿔야 돼요. 더 적극적으로 내가 해줄게. 먼저 베풀고 난 후에는 대가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 놔라. 이것이 무주상 보시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보시를 하고 봉사를 해야 합니다. 봉사가 왜 중요한지 이제 아시겠어요? 봉사가 수행이에요. 수행의 과정으로 하는 겁니다. 자기를 해탈하는 방법이 세상을 떠나 산속에 있는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려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해탈입니다. 성불과 정토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시와 봉사가 붙어있는 것입니다.”
스님의 법문이 끝나자 경전반 학생들 모두 큰 박수를 치며 기뻐하였습니다.
이어서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는 한 분이 “무아라고 하잖아요. 영혼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했는데 뭐가 윤회 한다는 건지요?” 라고 질문하였습니다. 스님은 “영혼이 없다고 이야기 한 적이 없어요. 불교는 있다 없다 말하지 않아요. 그건 믿음의 영역이기 때문에 영혼이 윤회한다는 말은 힌두교에서 온 말입니다. 윤회하려면 불변하는 자아라는 게 있어야 돼요.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은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아예요. 불교사상의 핵심은 즐거움과 괴로움, 즉 고락이 윤회한다는 것입니다. 고락을 되풀이 하는 게 윤회하는 중생이고, 본질을 꿰뚫어 고락에서 벗어나는 게 열반과 해탈입니다. 소 됐다 개 됐다 이게 윤회가 아닙니다. 업식이 윤회 하는데 업식은 형성된 것이므로 불변의 실체는 없습니다.” 라며 질문자의 잘못된 개념을 바로잡아 주었습니다.
특히 오늘은 영상으로만 스님을 뵙다가 직접 얼굴을 뵈니 너무 좋다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오늘 법문을 듣고 어떠했는지 한 분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그동안 법문을 배우고 공부하는 것에만 열중해 왔는데, 오늘 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자원봉사를 적극적으로 시작해야겠다”며 다짐을 보였습니다. 오늘 법문이 경전반 수강생들에겐 자원봉사 하는 삶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오전 특강을 마치고 이어서 연달아 3번의 미팅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저녁 강의에서도 경전반의 설립 취지와 일과 수행의 통일, 자원봉사의 자세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시며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 온 경전반 학생들을 격려하며 몇 가지의 당부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나날이 향상되어야 합니다. 남하고 비교해서 스스로를 평가하지 마세요. 내가 정토회에 입문하기 전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나 안 나아졌나를 보셔야 합니다. 아직도 성질을 내지만 작년보다는 더 나아졌다, 이렇게 자기 향상을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과거를 보면서 긍정적이 되고, 그러나 아직도 화를 내고 있으니 더 닦아야 할 것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보면서 더 정진해야 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이 정도면 됐지’ 하면 안주가 되고, 미래를 보면서 ‘수행 몇 년 해봐야 아무것도 된 게 없네’ 이러면 좌절이 됩니다. 이렇게 공부하면 안됩니다. 항상 변화해가는 자기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보고 더 정진을 해나가야 됩니다. 이렇게 해서 부처의 길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대승수행자인 보살, 즉 정토행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토회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많이 하세요. 한 사람이 다 하려면 일이 많잖아요. 절에 오면 방석이라도 하나 깐다, 청소라도 조금 한다, 반찬이라도 하나 가져온다, 진행이라도 하나 맡는다,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서 하면 우리가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고, 그것이 개인에게도 큰 수행이 됩니다.”
강연을 모두 마치니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경전반 수강생들은 모둠별로 모여서 마음나누기를 하였고 스님은 밤늦게까지 계속 업무를 보셨습니다.
내일은 안동과 창원에서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이 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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