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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에 기상하여 저도 밀린 업무와 스님의 하루도 작성하고 도반들과 함께 천일결사 기도도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으니 짐을 꾸리고 할 필요가 없어 아침시간이 조금 여유롭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은 8시 15분에 DC로 출발하였습니다. 오전에는 모두 상원 외교위 전문 보좌관들과 미팅이 있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차가 막혀 겨우 제 시간에 미팅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첫 미팅은 상원외교위원장 보좌관과의 만남이었는데 존케리 위원장이 국무부장관으로 가고 전문보좌관이 바뀐 후 두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자료를 나눠주고, 북한의 식량상황, 경제 상황등에 대해 얘기를 했습니다. 스님과 미팅을 하는 분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에 대해 감사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또한 이곳에서도 이산가족상봉이 취소된 이유와 킹 대사의 방문취소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이분들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만 스님께서는 그들 입장에서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해주었고, 의회에서는 현재 시리아 문제와 중동 문제로 북한문제는 거론할 여유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첫 미팅을 마치고 다음은 메릴랜드 주상원의원인 벤카딘 의원의 한반도 보좌관과의 미팅을 가졌습니다. 올해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이라서 지난 일요일에 케네디 센터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이 있어 남편과 함께 공연을 다녀왔는데, 남편은 사물놀이를 처음 보았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면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스님께서 북한상황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북한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재개와, 북한의 핵문제 풀기위해서는 북미간의 직접 대화가 필요함에 대해 스님의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팽배하므로 국내 정치상황을 고려하여 미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북한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역으로 얘기하니 정말 정치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제 국무부와 오늘 의회를 방문하고 보니 정말 북한 문제가 뒷전으로 물러나 있으니 한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개를 통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관계의 개선의 효과로 인해 북미간의 대화가 이루어 지도록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남북관계도 잘 풀리지 않고 있으니 조금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의회에서 12시까지 미팅을 마치고, 어제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던 제이슨에게 미안하여 오늘은 제대로 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자고 하여 근처 레스토랑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오늘 비공개로 전문가 모임이 오후 2시30분부터 잡혀 있어서 NCNK(National Committee for North Korea)로 가니 디렉터인 Karin Lee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행사장소로 갔습니다. 총 12명이 참석하였는데, 브루킹스연구소,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World Bank, 조지타운 대학교, 국무부 등 여러곳에서 북한관련 업무나 연구를 하고 있는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스님을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 처음 보는 분들도 있어서 서로 인사를 하고 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말문을 연 분은 박근혜정부에서 왜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스님께 질문을 했고, 스님께서도 청와대에 통로가 막혀있다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이곳에서도 스님께서는 북한의 식량상황, 경제상황, 농업정책 변화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현재 북한상황에 대해서 얘기해 주시고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량뿐만 아니라 의약품이 부족하여 결핵문제도 심각하고 에너지 또한 가장 큰 문제라고 하니 하루빨리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개선되어 북한의 경제개발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한편 이곳에서도 왜 최근에 북한이 로버트 킹대사의 방북을 돌연 취소시키고, 또 이상가족상봉을 연기시키는지 왜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스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갑작스런 행동이 아닙니다. 우리가 보면 이해하기 쉽지는 않지만, 그들 나름의 논리에 의해서 그들도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있고, 그들 나름대로의 역학관계가 있습니다. 그들의 편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우리가 그들을 콘트롤 해야 합니다. 북한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북한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 정부와 관련하여 관계를 개선시키면서 북핵은 북핵대로, 인권은 인권대로 인도적 지원은 인도적 지원대로 해 나가면서 보편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가 따뜻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여 인도적 지원을 하면서 인권도 얘기해야 합니다.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가져가면서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마무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DC에서 미팅을 마치고 바로 오늘 강연장이 있는 메릴랜드 엘리컷시티로 출발했습니다. 강연장까지 넉넉하게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교통사고로 길이 막혀서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지난 9월 2일에 시작된 법륜 스님의 2013년 북미주 25개 도시 순회강연, ‘희망 세상 만들기’의 마지막 법회가 열리는 메릴랜드 주 엘리컷씨티에 있는 성공회 교회 강당에 겨우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교회에 들어서니 주차장에서 차지근 거사님께서 반갑게 인사하시면서 주차안내를 하고 있었고, 주차장에서 강연에 참석하러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분들이 스님께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하늘은 맑게 푸르고, 햇살은 따스하고 투명하고, 바람은 가끔씩 나뭇잎을 흔들고 지나가는 초가을의 청명한 날씨 때문에 마음까지 차분하고 가벼워졌습니다. 행사장에 와서 오늘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불교를 가르치는 허브 교수님께서 스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해서 강연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오는 도중에 교통체증으로 약속시간을 넘겨서 왔다고 미안해 하시면서 스님을 처음 뵙는 분인데 신발을 벗고 스님께 인사를 하셨습니다. 이분은 인도분이신데, 인도에서는 신발을 벗고 수행자의 두발에 머리를 조아리는 것을 큰 예를 표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분이 DC에서 불교인 모임을 이끌고 있는데 여러 국가의 불교인들과 교류하면서 불교의 연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에 아메리칸 대학교 즉문즉설 강연홍보를 통해서 스님을 알았다고 하시면서 정토회와 법륜스님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DC에서 한국불교를 대표해서 참석하는 단체와 스님이 없는데 워싱턴 정토회와 스님께서 함께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미주 정토회관도 방문하고 싶고, 함께 모임을 갖는 분들과 돌아가면서 각국의 불교에 대해서 서로 발표도 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스님께 깊은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곧 강연장으로 들어가야 하니 유주영 총무님의 통역과 함께 한 30분정도라고 강연을 보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여 스님께서는 급하게 강연장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강연회 날이 주중(화요일)이라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올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강연 시작 40분 전부터 대중들이 오기 시작하여 270개의 의자를 거의 채우는 바람에 즐거운 마음으로 의자를 80여개 더 내놓았습니다. 그래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벽에 기대어 서있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약 350여명이 온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저녁강연 이라서 참여하신 분들께 하얀종이에 말린 김밥 한 줄과 물 한 병으로 요기를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7시 정각에 강단에 오르신 법륜스님께서는 우선 이 좋은 장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 하여준 성공회 신부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즉문즉설의 진행방식을 대중들이 이미 알고 있을 것임으로 질문이 있는 분들은 앞으로 나오라고 했습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연세가 드신 남자 어르신들이 질문자석을 채우고 있어서 어떤 질문이 나올까 궁금했습니다.
첫번째 질문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신문에서 읽는 한국사회의 혼란스러움 (살인, 사기, 부정부패, 삿된 견해, 질서의 파괴, 국민의 아우성을 듣지 않는 정치인들의 무관심)을 개탄하였습니다. 스님은 만약 누군가가 본인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기분 나빠하는지를 질문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저런 반문을 하실까 궁금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 미국 신문을 보고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지 왜 한국신문을 봐요? 며칠 전 총기 난동 사건으로 10여명이 죽은 사건이 터졌는데 그런 미국을 걱정해야지요.” 하고 스님이 말하자 그분은 한국이 조국이기 때문에 더 걱정한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조국이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고맙지만 한국은 한국인의 저력과 역동성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 가면서 잘 살고 있으니, 안심하시고 외국에 나와 있는 교포들에게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기아와 같은 세계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그러자 참석자들이 큰 박수로 스님의 답변에 호응하였습니다.
두번째 질문자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23세 청년이었습니다. 다른 대학으로 전학하는데 필요한 토플 점수를 7점은 높혀야 하는데 불안하고 우울하고 집중이 안되니 어떻게 마음을 잡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스님께서는 첫째, 정신과 의사의 진료를 받고 본인이 갖고 있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를 받을 것. 둘째, 운동을 많이 하고 오래 걷고 잠을 푹 잠으로써 몸을 건강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육체의 건강은 현대 의술의 발달에 따라, 나쁜 것은 잘라내서 새 것으로 바꿔 낄 수 있으나 정신질환은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도 괴롭히며 치료하지 않고 두었다가 참을 수 없어서 감정의 불만이 되어 바깥으로 터져 나오게 되면 며칠 전에 있었던 총기 사건과 같은 큰 비극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 질문자는 60대의 남자분으로 아주 독특한 요구사항을 들고 나왔는데 자기의 관상을 좀 보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성인을 만나본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하며, 스님의 관상을 보니 밝고 행복한 기운이 흘러나온다고하자 스님께서는 “제가 (질문자의) 관상을 보니, 머리는 희고 눈은 작고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주름살은 많아서 별 볼품은 없지만 행복한 기운이 나오네요.”하는 스님의 대답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남자분의 다음 질문은 종교에도 팔자가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종교를 믿는다고 하는데, 교회 장로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거들 나도록 해서 국민을 고생시키고 복음주의자라고 알려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켰는데, 종교와 정치를 논리적이 아니고 종교적으로 관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질문의 뜻이 아리송해서 스님이 어떻게 대답하실지 궁금했습니다.
“어느 종교가 부흥하고 세력이 커지고 신도가 늘어나고 하는 것들은 사회 분위기에 따라 좌우됩니다.” 라고 스님은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통찰력 있는 지도자가 나오면 나라가 잘됩니다. 그런데 지도자를 뽑아놨더니 나라 사정이 더 악화됐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라가 안될려고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탄만 합니다.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기회를 잡아서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데, 그런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의 경우, 분단상태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기 때문에 통일로 가야 되는데 서로 자기 주장만 하고 상대편을 포용할 용기가 없습니다. 한국은 지금 분기점에 처해 있습니다.”
나라의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지도가가 나오니 그런 결과가 생긴다 는 말씀이었습니다.
네번째 질문자도 나이가 있으신 남자분으로, 통일이 되면 북의 싼 임금과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서 모두 잘 살 수 있을텐데 국민전체가 그런 생각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라는 질문을 했고, 다음 남자분은 금강경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그 뜻을 알 수 없으니 풀이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스님께서 공부하실 때도 억수로 헷갈렸는데 알고 보니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똥을 예로 들었습니다. “똥은 방안에 있을 때는 오물이고 밭에 있을 때는 거름입니다. 그런데 똥 자체는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오물이 아닌 것도 아니고 거름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 이름이 방안에 있을 때는 오물이고, 바깥에 있을 때는 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인연 따라 오물이라 불리울 때도 있고 거름이라 불리울 때가 있을 뿐 오물이란 실체, 거름이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고 설명 해주셨습니다. 또한 어린 아이가 얼음 구슬을 갖고 놀다가 한참 뒤에 와서 보니 얼음 구슬은 없고 물만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얼음 구슬 내놓으라고 하는데, 그것은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원리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행무상인 까닭으로 얼음이 변해 물이 되고, 물이 변해 얼음이 될 뿐이지, 생긴 것도 아니고 멸한 것도 아닌, 불생불멸이라고 대답하시면서, 질문하신 어르신께 답변이 되었냐고 물으시니 질문하신 어른신은 ‘감사합니다’ 라고 하시면서 자리로 돌아가셨습니다.
다음 질문자는 좀 충동적이었습니다. 40-50대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미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스님의 견해를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미국이 현재 잘 살고 있으나 미래에는 쇠퇴될 것인데 그 경로는 로마제국이나 명나라가 쇠퇴한 것과 같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인류가 지구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구에서 계속 살려면 지구환경을 보존해야 하는데 가장 적극적으로 지구환경을 보존해야 되는 미국이 가장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소비, 자원의 낭비등으로....”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질문자가, 그것은 자기가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며 긴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 ‘여기 자기 의견을 발표하러 온 것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화를 벌컥 내며 강연장에서 홱 나가며 주위 사람들에게 뭐라고 힐난하는 어조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수근거리고, 바로 옆에 앉았던 사람은 저 사람이 혹시 총 들고 들어와서 한바탕 난동부리는거 아닌가 하며 무서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스님께서는 시종 웃으시면서 다음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여자분이 나와서, 동생이 병과 싸우고 있으며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 자기는 별 도움이 안 되어서 괴롭다며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겠는가 라고 질문했고, 한 젊은 남자는 말 실수를 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다른 사람의 시기와 원망을 받을까봐 두렵다고 했고, 50대의 개신교 여신자는 자기가 본 예전 스님들은 엄격하고 속세에는 잘 내려오지 않았는데 법륜스님은 친근한 이미지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이런 모임에서 얘기를 하는데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행하는 것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갓 쓰고 곰방대 물고 사시던 할아버지와 지금의 할아버지는 다릅니다. 거기에는 시대의 영향과 개인의 영향이 작용합니다. 이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우리 사는 것이 예전보다 경제적으로는 부유해졌으나 물의 오염, 공기 오염처럼 오히려 나빠진 것들도 있습니다. 저는 불교, 기독교, 과학 등에서 벗어나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형식보다 내용에 좀 더 충실하기를 원합니다. 저는 질문자에게 이렇게 살아야한다고 말하지 않고 다만 질문에 대답할 뿐입니다. 이런데서 얘기를 잘 하니까 가까이서 살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지만 전혀 재미없고 성질도 급합니다. 어렸을 때 교회에 다녔는데, 처녀가 애를 낳았다는 얘기를 듣고 어떻게 처녀가 애기를 낳느냐고 2-3번 물었더니, 그 대답은 안하고 너는 믿음이 없다고 전도사가 야단쳤습니다. 그 후 절에 갔더니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떼었다고 해서 어떻게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야단은 치지 않았지만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소가 송아지 낳는 것을 보았더니 송아지가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탁 떨어지며 다리를 발발 떨며 섰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부처님 어머니는 서서, 나뭇가지를 붙잡고 부처님을 낳았습니다. 그러니까 낳자마자 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결혼을 했더라면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해 보았을 것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것은 단언하지 않고 그저 그런 말이 있다더라 하고 얘기할 뿐입니다. 현재는 자기가 찾은 진리의 삶에 만족하며, 내가 가진 재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도움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민다나오 같은 가장 오지로 갑니다.” 라고 답변했습니다.
다음에는 스스로를 이중인격자로 생각한다는 남자가 지금까지는 자신의 진모를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살아왔는데, 40이 되니 이제 어떻게 인간관계를 지속해나갈 것인가 고민된다는 얘기와 집안 식구가 때렸다던지 성추행을 당했다는 등 학생들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묻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메릴랜드에서도 350여명이 참석하여 스님책도 준비해간 것보다 많이 판매되어서 스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걱정도 하였지만 ‘희망세상만들기 25회 미주즉문즉설강연’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시고, 자원봉사하신 신도님들께 모두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하고 내일 업무를 위해서 회관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자원봉사자들은 행사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박대현 거사님댁으로 가서 늦은 뒤풀이 겸 저녁식사를 하고, 이번 행사에 대한 마무리겸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시 40분에 미주 정토회관에 돌아오니 허브교수로부터 이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강연장에서 스님과 대중들이 교감하는 것을 한 30분정도 보고 왔는데, 스님께서 질문자의 질문을 경청하는 모습에도 감동을 받았고, 그렇게 즉문즉설하시는 모습이 진정한 보디사트바 같았다고 하면서 스님께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스님께서 워싱턴을 방문하실 때 스님과 함께 행사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스님의 영향이 이제 한국을 넘어서서, 한국 교포를 넘어서서, 미국인과 전 세계인들의 고민과 삶에도 영향을 미칠 날이 멀지 않았음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행사를 다니면서 내년 해외 100강이 조금 버겁기는 하지만 전혀 하지 못할 일이 아님을 느끼면서 좀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봐야겠다는 원을 세워보았습니다. 내일은 스님의 DC일정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메릴랜드 강연스케치는 워싱턴 정토회 윤시내 보살님께서 도움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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