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9.3 벤쿠버 강연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예불 준비를 하고, 법륜스님과 함께 5시부터 아침예불과 천일결사기도를 하였습니다. 아침기도를 마치고 벤쿠버로 갈 짐을 꾸려 총무님댁으로 이동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업무를 보신 후에 오전 9시에 저희들은 벤쿠버로 출발했습니다.

그동안 시애틀에 왔을 때는 날씨가 화창하였는데 새벽부터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쌀쌀하여 스님께서도 감기기운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국경을 통과하여 12시 20분경에 벤쿠버 근교 벤쿠버 정토법당이 있는 Surrey 지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법당에 도착하니 총무님과 신도님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법당에 가서 참배를 하고 기다리고 계시던 신도님들이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스님께서 지난 6월에 이어서 9월에 또다시 강연을 준비한다고 수고가 많으시다고 격려를 하시고, 바로 아래층 식당으로 가서 신도님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바쁘신 가운데 스님께서 잠시 시간을 내어서 신도님들과 함께 벤쿠버 정토법회를 이끌어 오신다고 수고하신 많은 분들의 노고와 문영신보살님 내외분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표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재 벤쿠버 정토법회에서 도반들끼리의 약간의 갈등과 어려움이 있으니 이에 대해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나누기를 하면서 앞으로 벤쿠버 정토법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하는 가운데 도반들끼리 갈등과 어려움이 있으면 어떻게 수행의 관점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니, 그동안의 힘듦이 힘듦이 아니라 비온뒤 땅이 굳듯이 벤쿠버 정토법회가 벤쿠버와 캐나다 전법의 중심이 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잠시시간을 낸다는 것이 오랜만에 법륜스님을 모시고 진지하게 마음나누기를 하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서둘러 자리를 마무리하고 저희는 강연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스님께서는 그동안 벤쿠버 정토법회를 이끌어 오신 문영신 보살님 내외분의 댁을 방문하여 대화를 하시고 함께 강연장으로 오셨습니다.



지난 6월 밴쿠버 강연 때에는 행사장이 작은 관계로 많은 분들이 되돌아 가셔서 안타까움이 컸던 관계로, 이번 행사는 예전 행사장의 두배가 넘는 약 500명 좌석 규모의 새로운 행사장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 신도분들 및 외부 서포터즈들은 오후 3시 반부터 행사장에 속속 도착하여 주차장 점검 및 접수 데스크 세팅등 본격적인 밴쿠버 희망 강연 준비를 진행하였습니다.

저녁 강연 관계상 끝나는 시간이 너무 늦고 강연 후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혼잡함을 덜고자 스님께서는 행사 시작 20분전 책 사인회를 하였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 첫날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약 420여분이 참석한 가운데 밴쿠버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이 성황리에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어제와 같은 주제로 기조강연을 해주셨습니다.

“요즘 한국기후가 국지성호우, 국지성가뭄, 국지성열대야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등 기후변화의 징후가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구의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고, 또한 우리가 에너지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결과로 CO2를 너무 많이 배출하여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다수의 의견은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추정하며, 이산화탄소의 과다발생에 의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지난 300여년 동안 우리는 많은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제가 어렸을때를 기준으로 하여보면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천국에서 살고 있다고 할 만큼 아주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개울에 흐르는 물은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했습니다.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였습니다. 이것을 보면 우리가 잘한다고 한 것이 꼭 결과가 좋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보면 이게 과연 발전인가 이제 재점검을 해보아야 합니다. 기후변화는 한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이며, 따라서 전세계가 협의를 하고 협력을 해야 합니다. 가장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인 미국과 중국이 제대로 협력을 하지 않으니 다른 나라들도 다 안할려고 합니다.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심각한 위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기후얘기를 여기서 할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이민도 오고 유학도 왔습니다. 어렸을 때보다 어른이 되어서 훨씬 더 행복한가 살펴보았을 때 잘살려고 수십년동안 노력을 하였는데, 출발점인 어린시절보다 못하다면 헛살은 것입니다. 그동안 쌓은 지식, 돈, 경험, 지위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지식,돈,경험,지위등이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행복으로 가는 핵심이 아니라면 행복으로 가는 길은 무엇인지 잠시 내려놓고 내 인생의 길을 다시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내 인생도 인류문명도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점검이 필요하지 않냐 생각합니다.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 갈려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그것이 무슨 질문이든 상관없이 질문을 한번 해보세요.“ 라고 하시면서 기조강연을 마쳤습니다.



원활한 강연 진행을 위해 약 14명의 사전 질문자들이 접수된 가운데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의 직업을 병행하기 힘들어 하는 분, 아버지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인 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왔지만 막상 귀국할 때가 되니 취업이 걱정인 분,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비굴함을 느낀다는 분등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에서 16살된 아들이 너무 긴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고 불규칙적인 생활로 지각이 잦은 것에 대해 질문자는 화가 나고 아들을 고치고 싶지만 아내는 막상 그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그 자리에 같이 나와 있던 아내 분에게 마이크 앞으로 나오시라고 하시며 왜 엄마로서 아들의 문제에 대해 그렇게 행동했는지 물으셨습니다.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엄마는 지난 10년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였지만 해결이 되지 않아 차라리 마음 먹기를 아이가 건강하고 학교에 아직 다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되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이에 스님께서는 아이에게 가장 나쁜 것은 부모의 의견 불일치라고 하시며 두분이 먼저 합의를 하고 합의대로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때, 그 문제를 포기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을 시도해보는 것이 오히려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도 지적해 주셨습니다.

아이 둘과 병든 시부모님 그리고 남편을 한국에 둔 채 홀로 캐나다에 와서 살고 계신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먼저 캐나다에 나와 있지만, 병든 시부모님을 돌보지 못하고, 아이들의 보살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많이 들지만 아이들은 한국에서 엄마가 있는 캐나다를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서 이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것이 사실은 본인이 캐나다에서 더 지내고 싶은 욕심을 아이들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특히 이런 문제를 스님께 질문했을 때는 어느쪽을 택하더라도 후회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양쪽 모두에 욕심을 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럴때는 복잡하게 생각할 부분이 아니고 동전을 던져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단지 선택을 하면 되는 문제이지 아이들이 이 고민에서 문제의 원인이 아님을 본인이 깨닫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13명의 질문자들과 질의응답 마치고 마지막 질문자 순서가 되었습니다. 젊은 여자분은 캐나다에 남자친구와 입국하여 서로 함께 살고 싶어서 현재 1년 예정으로 지내는 중인데 막상 남자친구와 살다보니 모든 생활이 남자친구 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불만이며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질문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본인이 스스로의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함을 강조하시며 남은 1년의 기간 동안 남자친구와 상관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같이 사는 시간과 역할들에 대해서는 남자친구를 위해서 밥을 하더라도 그 시간이 나의 요리시간이다. 즉 내가 중심이 되어 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꿔야한다고 하셨습니다.



힐링캠프의 영향이 큰지 참석자들 중에서 청년들의 참여가 아주 많았고, 청년들의 질문도 많았습니다. 법륜스님께서 청년들의 멘토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로 고민을 하고 답을 하니 강연장이 생동감이 있고, 웃음꽃이 만발하였습니다.

예정된 2시간을 훨씬 넘겨 약 2시간 45분에 걸친 긴 강연과 시차에도 불구하고 스님께서는 지친 기색 없이 다시 책 싸인회를 가진 다음 봉사자들과의 단체 사진 촬영 후 10시 20분이 넘어서야 씨애틀로 다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남은 봉사자들은 행사장 뒷정리 후 묘덕법사님과 함께 마음 나누기를 하며 이번 강연 준비를 통해서 잘 되었던 점, 아쉬웠던 점을 서로 나누면서 다음 행사를 위한 큰 자산이자 봉사자 모두의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계기가 됨을 함께 공감하며 밴쿠버 강연을 마감하였습니다.

이렇게 행사후의 마음나누기를 하고 씨애틀 정토회 총무님댁으로 돌아오니 새벽 2시30분이 넘어섰습니다. 내일은 씨애틀과 밴쿠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자원활동가 수련이 시애틀정토법당에서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체댓글 7

0/200

^^^^

그러셨군요..ㅜ사람들과 눈을 맞추기위해 ..ㅜ리아정님과 무량상님의 댓글을 읽으니 가슴이 더 따뜻해짐을 느낍니다..스님의 기조연설도 참 좋습니다~

2013-09-14 15:51:00

법륜스님최고

아..그러셨군요...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말씀하시기 위해 강단 아래로 내려오셔서 강의를 하셨군요...참 따뜻하고 고마우신 분입니다. 법륜스님...멋있어요~~

2013-09-06 12:40:48

리아 정

강연 초반 청중석 조명이 꺼지자 '불을 끄면 어떻게 사람들과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하느냐' 하시며 결국 강단 아래로 내려오셔서 직접 마이크를 손에 들고 이야기를 전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매우 피곤하셨을텐데도 늦은 시간까지, 직접 눈을 맞추고 질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던 그 모습, 단 한 순간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던 그 모습.. 스님께서 전해주고 가신 따뜻한 마음과 말씀들 오래오래 마음에 담고 실천하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4일까지 일정이 매우 타이트하던데 부디 무탈히 모든 강연 마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13-09-06 09:49:25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