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9.4. 자원활동가 수련

어제 벤쿠버 강연을 마치고 시애틀로 돌아와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늘은 오전 9시30분부터 시애틀 정토법당에서 자원활동가 수련 및 교육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시애틀 정토법당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인터넷 사정이 별로 좋지 못하여 스님의 하루 글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오늘 인터넷이 연결되었지만, 하루 종일 수련이 있어서 글을 제대로 올릴 수 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전 9시30분부터 수련을 시작하려고 하였으나 벤쿠버에서 수련생들이 도착하지 않아 10시부터 수련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늘 수련은 묘덕법사님과 함께 하는 자원활동가 수련 및 교육입니다. 법륜스님께서는 오늘 다른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새로 출판할 책 원고교정을 하느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원고교정으로 밤을 세우셨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애틀정토법당에서 시애틀 자원활동가 13명, 벤쿠버 자원활동가 5명과 함께 법륜스님의 영상법문으로 입재식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묘덕법사님과 함께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 좋았던 점, 그리고 현재에 안고 있는 고민등을 얘기하면서 깊은 마음나누기를 하였습니다. 또한 정회원 교육등을 통하여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였던 정토회의 취지, 목적, 정토회의 조직등에 대해서 배우고, 서로 질의응답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6시 40분에 수련을 마쳐야하였으나 마음나누기 시간과 질의응답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련이 늦게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수련 마지막 즈음에 법륜스님께서 정리법문을 약 40분정도 해주셨습니다.

“늦은 시간인데도 저녁도 먹지 못하고 이렇게 열심히 수련한다고 고생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 벤쿠버에서 또 자원활동가 5분이 수련한다고 새벽부터 벤쿠버에서 내려왔는데, 어제 강연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는데, 오늘 또 이렇게 새벽같이 내려와서 정말 고생이 많습니다. 저는 낼 모레까지 새로 나올 책의 원고를 보내야 해서 하루 종일 원고교정을 하였습니다. 여기 시애틀정토법당도 그리고 벤쿠버 정토법회도 시작한 지 7, 8년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양쪽 다 모두 한명이 시작하여, 2,3,4명등으로 늘어났고, 가정집에서 법회를 하다가 장소를 무료로 빌려서 하다가, 조그만 장소를 임대하여 법회를 하다가, 이런 어려운 과정을 겪어 가면서 시애틀은 이제 작지만 아담한 법당을 마련하였고, 벤쿠버 법당은 현재 빌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한국에서 제가 처음 정토를 시작할 때와 거의 비슷합니다. 정토회는 처음에 8평되는 법당을 구해서 2년정도 운영을 하다가 그다음에 홍제동으로 70평되는 것으로 옮겨서 한 10년정도 운영하였고, 다음에는 서초동에 법당을 지어서 옮겼는데, 지금은 320평 정도 되지만, 서초동 법당도 부족해서 지금은 600평정도를 더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돈을 특별히 많이 내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또 지도하는 사람이 법당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전법하는 것이 더 힘이 듭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의 법문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때는 머리도 기르고 있었고, 법당장소는 1층은 식당, 2층은 다방, 3층은 당구장, 그리고 4층 중에서 8평에 빨간 장판이 깔려있는 댄스홀을 빌려서 수리도 하나도 안하고 사용했습니다. 처음 서암 큰스님을 초청하여, 불상을 어디에 모셔야 하는지 여쭈어보니 생불(살아있는 부처) 앉을 자리도 없는데 사불(죽은 부처) 앉을 자리가 어디 있냐고 하셔서 조그만 관세음보살 족자 하나를 걸어놓고 시작 했습니다. 불교강좌를 한다고 수천장의 전단지를 뿌렸지만 10명정도도 채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들러보고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는사람, 스님계세요 하고 물어 보고만 가는 사람등 사람들이 대부분 그냥 가버렸습니다. 처음 서암스님이 오셨을 때는 20,30명이 왔지만, 서암스님 가고나니 아무도 남아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3개월 프로그램으로 불교강좌를 열었는데 3명이 등록했고, 첫강의에 2명이 가고 결국 1사람을 가지고 3개월간 강의를 했고, 그 한사람이 다음 강의에 친구 3-4명을 데리고 오고, 또 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등을 하여 5-6명을 가지고 두번째 강좌를 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도 그때의 저와 비슷하거나 거의 같을 것입니다. 스님이 계시냐? 하고 물어보고, 가정집에서 하고, 작은 하꼬방 같은데서 모임을 하니 이거 뭐 사이비 아닌가 하는 눈치를 보고 그럴 것입니다. 저와 정토회의 인지도가 그래도 지금은 조금 높아졌지만, 6-7년 전에는 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점이 있습니다. 거품은 안생깁니다. 스님이 계시면 상에 집착하여 거품이 생기는데 지금 이곳에는 스님이 계시지 않으므로 자기수행을 하고자,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오므로 거품이 안생기는 장점은 있지만, 정착하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것입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 그래서 약간은 독단적인 지도자가 일을 벌입니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 사람의 성격 때문에 사람이 더 이상 모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초기모임이 형성될 때 대부분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정토회를 시작한 사람 때문에 분란이 생기게 되고, 더이상의 양적확대가 어렵게 됩니다. 수행집단이 내부가 분열이 되어 싸우게 되면 갈등을 해결하라는 법문은 맨날 듣는데 모임에 와보면 수행자들끼리 갈등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그것을 보는 순간 사람이 금방 모임에 대해 회의에 빠지게 됩니다. 서로 갈등하는 것이 싫어서 여기에 왔는데 여기서도 싸우게 되면 믿을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즉 법문을 들어보면 갈등하지 말라고 하는데 여기서 갈등하고 서로 싸우게 되니 돌아가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첫째 정말 법문을 듣고 법문처럼 되도록 하기위해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두번째 법문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러려니 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를 다가지고 우리는 가야합니다.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화합해가는 노력을 해 나가는 대중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기질이 금방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제 시애틀 강연에서 정말 좋은 얘기가 나왔습니다. 기독교인에 있어서 용서는 의무이고 화해는 선택이라고 말했는데 원망하는 것은 수행자의 태도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하고 무조건 일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을 미워해서 일을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배척하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다릅니다. 일을 할때 우리가 모든 것을 다 껴안고 갈려고 하면 비효율적이 되므로 때로는 포기하고 새롭게 만들어 갈수도 있습니다.

정토회는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그래서 자기정진, 수행을 해야 합니다. 둘째는 다른 사람도 나처럼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전법입니다. 셋째 행자들이 모여서 이 세상을 위해 뭔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합니다. 혼자서 수행하게 되면 유튜브로 법문을 듣고, 집에서 수행을 하면 되지만, 전법을 하고자 하면 깨달음의 장, 불교대학, 수행법회등을 해야하니 일거리가 생기고 봉사가 필요하게 되고 보시도 필요하게 됩니다. 여럿이 일을 나누어 분담도 하고 청소도하고, 빨래하고, 이렇게 조직적으로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총괄하는 사람인 총무도 있어야 하고, 회계하는 사람, 건물을 수리하고 보수하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밥하는 사람, 또한 대외적으로 정토회를 대표하는 대표도 있어야 하니 이렇게 조직이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조직을 만드는 것은 지위를 가질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효율적으로 일을 하려고 하다 보니 조직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해외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업무를 할려고 하다보니 해외 사무국이 만들어 지게 되었고, 한국과 연결하여 일을 하다보니 중앙사무처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고 마음공부를 하기위해서는 누구나 다 자유롭게 모임에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임맡은 사람이 사업을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책임과 의무를 가진 사람이 정토회의 사업에 대해 결정을 하자고 해서 정회원, 발심행자제도를 만들었고, 또 임원을 맡겨도 될만한 사람을 서원행자로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안에서 정토회 조직이 있게 됩니다. 행정과 의사결정은 조직이 커지면 분리해야 합니다. 총무는 행정을 집행하는 사람이고, 대의원은 사업에 대해 의결하는 사람입니다. 정회원이 30명이상인 지역에서는 총무와 대의원을 선출합니다. 7차 천일결사 기간에 한국에서는 10개정도의 지역이 이런 규모이지만, 나머지는 규모가 작아 중앙에서 총무를 임명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에는 모든 지역이 다 중앙에서 총무를 임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서 유의미해야 하는 원을 우리는 하나 더 세웠습니다. 좋은 일을 하는 것과 좋은 일을 하는 조직도 세상의 모델이 한번 되어보자고 원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운영을 민주적으로 하되, 일사분란한 집행력을 발휘하여 효율성도 한번 높여보자고 하였습니다. 그런 민주적운영을 하고, 일사분란한 집행력을 가진 그런 조직을 우리가 한번 만들어 내어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정토회가 이런 목표를 가지고 실험해보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 상가에서는 효율성과 민주성이 다 양립을 했습니다.

오늘 벤쿠버에서 5명이 자원활동가 수련에 참가를 하였는데 이번에 좌절하고 큰 절망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5명이 마음을 잘 모아서 어떻게 의견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어떻게 갈등을 풀어나갈지 고민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경험을 해봐야 비로소 자기 중심이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갈등, 인간사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수행입니다. 수행이 따로 고요한곳에 앉아서 명상을 하거나 법당에서 절을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큰 행사 하나를 치루어 낸다고 고생고행을 했는데, 일을 열심히 하고도 욕은 욕대로 먹는 것을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이런 것을 통해서 어떻게 화합하고 포용을 해낼 것 인지 여기에 모인 분들이 서로 지혜를 모아서 해결해보기 바랍니다.”

라고 약 40여분간에 걸쳐서 긴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해외 100회 강연을 해외사무국에서 준비중인데, 유럽 15회정도, 아시아 15회정도, 미주지역 70회정도를 할수 있지 않겠냐 생각합니다. 그럴 경우에는 시애틀 근교를 포함하여 시애틀지역에서는 어느 지역에서 하는 것이 좋은지, 캐나다 서부지역에는 어디어디에서 하는 것이 좋을지 여러분들이 각자 돌아가서 시애틀은 시애틀대로, 벤쿠버는 벤쿠버대로 한번 사무국과 의논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수행하고 전법하느라 수고하는 정토행자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스님의 마무리 말씀이 끝나니 8시가 넘었습니다. 그래서 회향식도 하지 못한 채 국경을 넘어가야 하는 벤쿠버 자원활동가들이 먼저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스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시애틀에서 바라지를 해주신 신도님들이 준비한 도시락을 가지고 벤쿠버로 바로 출발을 하고, 스님께서는 끝까지 배웅을 하셨습니다.



시애틀 자원활동가들은 다시 묘덕법사님과 함께 마무리 나누기를 마치니 9시가 다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거의 12시간에 걸친 오늘 하루수련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뒷정리를 마치고 모든 참가자들이 다 돌아가고 나니 10시가 넘었습니다. 다시 법당에 남은 저희일행은 스님과 함께 어제 다하지 못햇던 내년 100회 강연 준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논의를 한 다음에 12시가 되어서야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스님께서는 원고를 교정하느라 밤을 꼬박 세우셨습니다. 내일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으며, 새벽 6시에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새벽 4시 30분에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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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에 대해 많이 알게되네요..해외서 법당 운영하시며 수행봉사하시는 분들은 특히 더 많이 힘드실 거 같습니다..ㅜ

2013-09-14 20:38:09

김향미

입재식때 스님을 뵈옵는데 스님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힘이 들어보였습니다 .<br />아프셔서 병을 얻으실까봐 애타는 마음으로 입재식을 지켜보았습니다<br />몸 건강을 위해 너무 일정이 빽빽한것이 항상 마음에 걸립니다 <br />스님 고맙습니다 <br />항상 저희들을 애쓰시는 모습 가슴이 뭉클합니다 <br />건강하십시요~~

2013-09-08 22:51:57

박재후

정토회활동을 하는 분들의, 또 정토회활동을 하고싶어하는 제 자신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쳐주시네요...욕심내지 말것 무리하지말것 으로 들립니다

2013-09-08 1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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