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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한국에서 7차천일결사 제 10차 백일기도를 마치고 9월2일 법륜스님께서는 북미주 25개 도시에서 시작하는 2013년 희망세상만들기 북미주 즉문즉설 강연 (외국인 즉문즉설 강연 3회)을 위해 낮 12시에 시애틀 공항에 도착하셨습니다. 유럽, 중동, 아시아에서 5편의 국제항공비행기가 거의 동시에 도착하는 관계로 입국수속이 1시간 40분정도 걸려 배기지 클레임으로 나오셨습니다. 수속을 마치고 나와 짐을 찾아 법당에 도착하니 2시가 되었습니다.
도착하시자마자 시애틀법당 신도님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호박죽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시고 바로 첫강연이 시작하는 강연장으로 이동하여 행사준비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멀리서 부터 ‘내가 세상의 희망입니다’라는 주황색 티셔츠를 보니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오늘은 미국 노동절 연휴 마지막날이라 사람들이 적게 올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빈자리가 차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3시. 스님께서 무대에 오르셨습니다.
연단에 자리 잡으시는 스님을 보며 나의 눈은 자연스레 객석을 둘러 봅니다. 아직 빈 자리가 남아있습니다. 스님은 예의 그 환한 미소로 청중에게 인사하시며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의 기조강연은 사회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에 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수십년 간 우리 경제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전에는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많은 노력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만큼 사회가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발전의 이면에는 파괴도 있었습니다. 자원의 낭비도 심각합니다. 한국에서 한 해 버려지는 음식을 돈으로 환산하면 14조원에 이릅니다. 그 처리 비용만으로도 연간 5천억원이 소요됩니다. 사회나 개인이 모두 잘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결과 우리는 더 행복한가? 변화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내 삶의 방향을 전환해야 하지 않는지 잘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종교에, 운명에, 남편에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합니다. 그래서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결과의 책임이 나에게 있으므로 나를 고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라고 약 20분정도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과 삶의 방향전환에 관한 문제로 기조연설을 해주셨습니다. 제일 앞줄에서 외국인 한분이 아주 열심히 스님 말씀을 경청하시니 이 모습 또한 새롭습니다.
스님께서 기조강연을 마무리하시고 드디어 첫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그동안 300석의 객석이 거의 다 차서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첫 질문은 젊은 여성이 하였습니다. 의외로 통일 문제에 관한 질문입니다. 스님께서 쓰신 새로운 백년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해외에 사는 한인으로서 통일에 이바지 하는 방법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무조건적인 당위로서 통일을 받아 들이는 것은 신세대에 맞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통일이 내 삶에 이익을 줄 때, 국민들은 통일을 원하게 됩니다. 그동안 서구 문화 따라 배우기로 경제 발전을 지속하던 일본이 서구를 넘어서지 못해 성장의 동력을 잃고 20년간 정체되어 헤매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도 그와 많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모방에서 창조로 경제의 기조를 변환해야 합니다. 실패율이 낮은 모방에 익숙한 사회가 창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높은 실패율을 용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장 동력이 되는 것 중에 또 다른 하나는 단기적으로는 통일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을 하지 않고 정체되어 있으면 일본과 같이 극우화되기 쉽습니다. 초기의 통일 비용은 투자로 받아 들여야 합니다. 핵확산 방지를 최우선하는 미국의 정책에 중국이 공조하는 댓가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보전이 용인되면 통일은 어렵게 됩니다. 통일된 한국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미국 정치인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바로 이곳에서 여러분들이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라고 하니 큰 박수가 뒤따릅니다. 첫질문인 통일에 대한 스님의 열정적인 답변이 약40분간 이어지는 사이 거의 빈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이제 스님께서는 무거운 주제도 좋지만 가볍게 인생을 살면서 힘든 것등을 질문해보자고 하시니,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는 중년 남성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분은 멀리 오렌곤주 포틀랜드에서 가족이 모두 함께 스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질문자와 몇 차례 대화로 문제를 구체화하신 후 말씀을 이어가셨습니다.
“사업을 정리하든 계속하든, 깨달음의 장을 통해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난 후에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철저한 자기 점검이 없으면 어떤 결정이든 나중에 후회하기 쉽습니다. 55세는 사업 확장을 계획하기보다는,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고 대화하며 포용하고 베푸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후회 없이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살 때는 함부로 살다가 죽음이 임박하면 더 살기 위해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후회없는 삶을 살다 미련없이 죽음을 맞이하십시오” 라고 하십니다.
다음 질문자로 나선 중년 남성은 왜 스님이 개인의 수양에 전념하지 않고 정치에 나서는지를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스님께서는 차분히 말씀하셨습니다. 내 활동의 90%는 인간 삶의 행복과 자유에 관한 것입니다만, 질문자가 정치를 물으면 정치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질문자가 무엇이든지 물으면 그에 대해서 얘기할 뿐입니다. 단지 정치에 관한 질문과 답변에 언론이 더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기사화 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라고 아주 구체적인 예까지 들어가면서 설명하시니 관중들의 폭소가 터집니다.
이어 스님의 책 여러 권을 섭렵하고, 유튜브에서 스님 법문 7백편을 보았다는 중년의 천주교 신자 여성이 질문하셨습니다. 어느 신부님이 기독교인에게 용서는 의무지만 화해는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왜 남에 대해서는 쉽게 그 입장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데, 가까운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기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하시니, 스님께서는 그것이 이미 입은 마음의 상처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과거의 상처를 건드리면 아픔이 큽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기 쉽습니다. 스님은 계속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시고, 몸소 고문당하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용서와 화해에 대해 얘기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를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동안 장내가 숙연해지고 끝내 감동의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잘난 자식만을 사랑하는 현대에는 엄마가 없고 이웃집 아줌마만 있노라고 꾸짖으시기도 하셨습니다. 아이가 잘나서 좋아하는 것은 이웃집 아줌마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이가 모자라면 모자란 채로 포용하고, 너에게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음을 가르쳐 꿋꿋하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엄마입니다. 모자라는 아이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어 아이로 하여금 부모의 기대에 못미치는 자신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엄마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준열하게 나무라셨습니다.
미국에서 수십년 노력 끝에 자수성가한 장년 남성이 질문하셨습니다. 고생 끝에 이루어 낸 것을 아무 노력 없이 차지하는 며느리가 너무도 보기 싫다고 하시니, 스님께서는 똥 누고 뒤도 돌아 보지 않는다는 속담을 말씀하시면서, “음식이 똥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음식은 이미 그 효용을 다한 것이고, 똥은 단지 그 찌꺼기일 뿐입니다. 재산을 이루기까지 노력한 과정을 보람으로 여기고, 재산은 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상에 돈을 버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내 역할은 돈을 버는 것이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똥은 남이 어떻게 하든지 뒤돌아 볼 것 없습니다. 며느리를 미워하면 손자가 잘될 수 가 없습니다. 손자를 사랑한다면 그 손자의 엄마인 며느리를 아껴주어야 합니다.” 라고 하니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시간은 벌써 5시 20분, 강연이 시작된 지 어느새 2시간 20분을 넘어갑니다. 마지막 질문은 50대 여성께서 하셨습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니가 원하시는대로 귀국을 해야할지, 내가 원하는대로 이곳에서 살아야 할지가 고민이라고 하시자, 스님께서 명쾌하게 답하셨습니다. 스무살이 넘으면 어머니가 원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연의 원리입니다. 자연의 원리대로 살면 부모와 자식이 원수가 되지 않습니다. 원리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서로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됩니다. 다만, 그러시는 어머니를 원망하지 말고,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삶을 피곤하게 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여기 이 상태로 자유로워합니다. 행복을 찾아다니면 결국 방황하게 될 뿐입니다. 소중한 삶을 허비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현재의 조건속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는 말씀으로 2시간 40분의 강연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청중은 뜨거운 박수로 스님의 애정 어린 말씀에 감사를 표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곧 이어서 스님께서 쓰신 책을 구입하여 스님께 사인을 받기위해 많은 분들이 줄을 섰습니다. 노동절 연휴 마지막날이라 멀리서 오신 분들도 책을 사서 스님께 사인을 받고 유트뷰로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다고 하면서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제일 앞줄에서 앉아서 스님 말씀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던 외국인 분은 아내가 한국인인데 스님 말씀은 잘 못 알아 듣지만, 집에 가서 아내가 다시 얘기를 해줄거라고 하시면서 스님과 사진을 찍고 스님 영문책자도 읽었다고 하시면서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모두 뒷정리를 일사분란하게 마치고 시애틀 정토법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법당으로 돌아와서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리고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시애틀정토법당이 작년에 왔을때는 막 불사를 하여 아직 법당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는데 1년동안 신도님들끼리 모두 노력하여 법당도 아주 근사하게 변하였고, 주변환경도 주차시설도 많이 개선되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그동안의 노고도 치하하시고 오늘의 행사도 훌륭하게 잘 치루어 내었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8시가 넘어서서 스님께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자원봉사자들과 묘덕법사님과 저희들은 이번행사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 좋았던 점, 그리고 미비했던점등에 대해서 나누기하는 공감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이번행사를 준비하면서 공부도 많이 되었고, 우리 역량도 커진 것 같아서 좋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고, 또 참여를 많이 하지 못해서 미안했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누기 시간을 갖고 한국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영문번역책인 True Wisdom을 각 강연회 지역으로 발송하기 위한 우편 발송작업을 마무리하니 벌써 시간이 9시30분을 넘어갑니다.
이렇게 발송작업을 마치고 신도님들은 모두 돌아가고 한국에서 오신 일행과 저희만 법당에 남았습니다.
원고를 검토하고 계시는 스님숙소로 들어가서 앞으로 3개 대학 (프린스턴대학교(19일), 예일대학교(20일), 아메리칸대학교(23일)) 에서 있을 외국인 즉문즉설 강연에 대해서 보고 드리고, 워싱턴DC 일정, 그리고 현재 강연회를 준비중에서 스님께 요청하는 사항, 10월 유럽 즉문즉설강연, 시드니 즉문즉설강연등에 대해서 스님께 보고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나서 스님께서는 법사님등 일행과 함께 지도를 펴놓고 내년도 해외전법 에 대해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내년에 해외100회 강연을 어떻게 어떤식으로 할 것인지 논의를 하니 벌써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이렇게 회의를 하고나니 12시가 되어 저희들은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저희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시애틀에서 캐나다 벤쿠버로 가서 저녁 7시에 벤쿠버에서 강연을 합니다. 그럼 내일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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