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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가 되어 스님숙소로 가니 스님께서는 벌써 명상실로 가고 숙소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7시30분부터 그룹명상시간이었는데, 스님께서는 명상시간전이 오전 7시부터 이미 명상실에 앉아 명상을 하고 계셨습니다.
명상을 마치고 아침식사 시간에는 가벼운 미국식 식사를 하면서 다른 참가자 분들과 담소를 나누셨습니다. 스리랑카의 아리야라트네박사님과 스님은 92년도에 처음 만난 뒤 이렇게 오래 인연이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버니 글래스먼, 샐리킹 교수등과 담소를 나누셨습니다.
오전 세션이 시작하기 전에 잠시 짬을 내어 오마이뉴스 측과 현재 남북 긴장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오전 첫번째 세션은 성차별주의에 대해 리타 그로스와 로즈메리 래드포드 루써 두 분이 발표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참여불교, 해방신학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신 원로들로서 30년, 혹은 50년간 이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라서 두분의 발표후에는 많은 분들이 기립하여 박수를 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속에서 참 많은 감동도 받았습니다. 실천하는 분들은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점심으로는 간단히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먹고서는 이어서 바로 “예수와 붓다: 종교를 가로지르는 실천” 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이 있었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불교공부와 명상을 하면서 자기 종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된 세 분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이 영화를 보고 계실동안에 저와 플로리다에서 오신 최영태 교수님과는 샐리교수와 함께 법륜스님의 책을 미국에서 출판하려고 하면 어떤 내용이 담기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조언도 듣고 함께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오후 그룹 세션 “참여불교: 동서양의 대화” 에 버니 글래스먼, 샐리 킹, 아리야란타네박사, 술락시바락사 박사, 솜분 충프람프리 오이폰 쿠안케유, 도법스님과 함께 발표자 중 한 분으로 참가하셨습니다. 혜민스님께서 오셔서 도법스님과 법륜스님의 발표를 통역해주셨습니다. 법륜스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중학교때 저는 과학자가 되는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때는 종교가 허황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때 저의 은사스님을 만나 반강제적으로 스님이 되었습니다. 과학자가 되는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과학적인 자세는 지금 불교를 바로 보는데 있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서양과의 만남, 과학과의 만남이 저에게는 불교를 바르게 아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불교는 마음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또한 이치를 따져봐도 되고 과학적인 자세로 불교를 보아도 모순이 없습니다. 그런데 다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70년대 한국사회는 반독재투쟁이 한창이었습니다. 산업사회로 나아가면서 농민이 도시로 떠나 도시빈민이 되고 농촌은 붕괴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삶이 고통스러웠고 그에 따른 저항으로 한국사회가 혼란스러웠습니다. 거기에 불교는 아무런 실천적 해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젊은 나에게는 큰 고통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크리스천아카데미 농민운동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그때 저는 사회문제에 있어서 기독교의 접근에서 많이 배울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회실천적인 문제에 있어서 불교안에는 어떤 이론이나 전통이 없을까? 늘 이런 의문이 들어서 다시 부처님의 생애를 보니 이미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속에서 실천적인 활동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속에서 불교가 지배세력과 결탁되면서 사회적인 실천이 소멸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참여불교가 따로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과 삶에 가장 충실하게 되면 저절로 참여, 실천이 나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본래 우리속에 있었던 하화중생하는 보살의 자비실천을 발견하는데 있어서는 서양과학의 도움, 기독교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렇게 기조연설을 하니 참가자들이 큰박수로서 스님의 말씀에 호응을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질의응답시간이 이어졌고, 스님께서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중에서 환경문제, 빈곤문제, 대량소비문제, 평화문제, 행복문제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면서 우리들의 행복문제는 더이상 물질적인 발전만으로 인간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행복하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기독교적 관점, 불교적 관점 이렇게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과연 어떤 해결책이 있는가 하는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슴하셨습니다. 이렇게 발표가 끝나고 나니 참가자 분중에서 흑인 남성분이 찾아와서 스님의 말씀을 잘 들었다고 인사를 합니다. 그래서 스님께서는 내일 즉문즉설 시간도 있으니 그때 또 보자고 하셨습니다.
세션을 마치고 간단히 커피/티 타임을 가지며 간단한 담소를 나눈 후 다시 전체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인종차별(racism)이었습니다. 이번주제에서도 유명한 흑인 여성기독신학자 두분이 발표를 하였고, 열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아침에는 머핀하나 점심으로는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었더니 어느새 배가 고픈데, 저녁으로 한국음식이 나오니 참으로 반갑고 좋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저녁 식사를 하시면서도 INEB (국제 참여불교 연대) 전 회장이셨던 술락 시바락사박사님과 아시아 지역 참여불교와 한국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저녁을 드신 후 곧바로 맨하탄 법당으로 이동하여 뉴욕 지역 청년들 50여명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약 50여명의 청년들이 스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들어오시니 큰 박수로 환영을 하면서 스님 나오시라고 큰 소리를 치니 젊고 밝은 기운이 넘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청년들과의 즉문즉설에 앞서 스님께서 잠깐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는 이것이 참 좋았습니다
“즉문즉설”을 즉문즉답이라고 하지 않고 즉문즉설이라고 하는 것은 인생에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매순간 인생에는 선택만이 있습니다. 매순간 직면하는 상황속에서 우리는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답이라고 말할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선택이 어려운 것은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택이든지 선택에 대해서는 책임이 따라옵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따라오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이기 싫으면 그원인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합니다. 돈을 갚기 싫으면 돈을 빌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인생의 이치고 세상의 이치입니다. 허황된 생각을 갖고 있으면 허황된 생각이라고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종교는 이것을 가르쳐주지 않고 오히려 허황된 생각을 갖도록 하니 젊은이들이 종교와 멀어지는 원인이 되고 종교를 믿지 않고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선택을 하면 이런 결과가 올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고, 따라서 그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보고 무지하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아는 것이 사물의 한면만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경험의 한계 때문입니다. 결국 안다는 것은 경험의 결과입니다. 경험의 제한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볼 때 내가 본 한면을 보면,그것이 그 존재의 한 부분을 보게 되는데 우리는 그사람이 그래 라고 하면서 사물의 한면만을 본것을 보고 전모라고 속단할 때 큰 오류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즉 장님이 코끼리 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를 표현하면 코끼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즉문즉설에서는 제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자가 이쪽면을 얘기하면 저는 다른면이 있다고 다만 환기시켜서 사물의 전모, 전체를 바라보게 해줍니다. 이것이 통찰력이고 통찰력이 곧 지혜입니다. 한단면을 바라보는 것이 편견입니다. 안다는 것이 사실은 한단면을 알고 있게 된다면 안다는 것이 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모르면 저쪽면에서 보려는 마음이 생기지만 한쪽면만 보고 안다고 하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고쳐지기가 어렵습니다. 한면만을 보지않고 다른면까지 보게되면 통찰력, 곧 지혜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의문이 사라지고 괴로움이 사라지게 됩니다 “라고 질문을 받기 전에 스님께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곧바로 질문이 이어졌는데 7-8개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최근 깨장을 다녀오고, 혹은 지난번 청춘콘서트, 희망콘서트때 스님께 질문한 사람들의 재질문등 수행을 병행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질문들이 많아 더 생생한 즉문즉설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년만 더 같이 살자고 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겟다는 청년, 직장에 한 3년정도 다니다 보니 일이쉬워지고 열정도 사라지다 보니 실수도 많아지면서 지적도 받게 되면서 대학원에 진학할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지난번에 깨달음의 장 수련을 다녀왔는데 다녀와서도 여전히 분별심때문에 마음에 안들면 꼴보기가 싫고 속이 뒤집어 지는데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그리고 깨장을 하고나니 하고 싶은 것이 없어지면서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청년의 질문. 이질문과 대답속에서는 정말 많은 웃음이 빵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잘 못믿는병이 원래 있는데 여자친구가 있는데 이것 때문에 불안하다는질문, 남미지역봉사활동을 한후에 이들지역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국제개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내가 그들을 돕고자 하는 것이 잘살고 있는 그들에게 오히려 나쁜영향이 될까봐 걱정이라는 여학생의 질문, 그리고 스님처럼 이렇게 많이 알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한 패기있는 젊은이의 질문, 깨장이후 아침기도를 매일하고 있고, 법회도 나가고 불교대학도 시작하고 마음이 많이 편해지니 남자친구가 이전의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어디갔냐고 불안해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식품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인데 공부보다는 불교대학공부, 스님법문듣는것이 더 좋아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한 질문,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정작 좋아하게 되면 또 떼어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한 미국에 사는 한국교포들이 미국내의 중요한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피해가는 것 같은데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정말 청년들의 진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스님의 명쾌한 답변도 들을 수 있어 3시간이 정말 10분같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원래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청년들과의 만남을 가질려고 하였으나 질문이 계속나와서 거의 3시간 동안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과의 즉문즉설을 마치고 나서 바로 다시 유니온 신학대로 이동하여 미국과 한국에서 오신 한국인 참가자분들과 함께 어떻게 한반도 평화를 얘기할지, 앞으로 종교간의 대화를 어떤 방식으로 이어나가야 할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들 좀 더 늦은시간까지 대화를 원하였지만 내일 일정이 오전 7시부터 있으니 이쯤에서 오늘 일정을 마치자고 하여 시간이 보니 벌써 12시가 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12시반이 되어서야 숙소로 들어가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번에 여기에 참석해서 얘기를 들어보니 첫째 불교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아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에는 분노, 저항만으로 사회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 학자들까지도 불교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불교를 통해서 신학자들이 내면의 정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시면서 불교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고, 진리의 가르침으로서의 불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조금전에 한국인 모임에서 이번 행사를 코디네이터 한 한분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작년봄에 스님께서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신문인 뉴욕타임즈에 인터뷰기사가 나온 이래에 미국의 많은 신학자들과 미국 불교인들이 정토회와 스님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내일 즉문즉설시간이 무척기대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유명한 기독교신학자들과 참여불교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즉문즉설이라서 저도 사실 무척기대가 됩니다. 오늘까지는 김지현 법우님이 통역한다고 수고가 많았는데 내일은 주말이라서 스님께서 워싱턴에 오시면 늘 스님 통역자원봉사를 해주는 제이슨이 내일 오전부터는 통역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아침부터 밤까지 정말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전공분야의 학회나 컨퍼런스에 참여해도 모든세션에 다 참석하지 않고 한두세션을 빠지는데, 이번에는 스님께서 아침일찍부터 밤늦은 저녁시간까지 모든 세션에 다 참가를 하시니 저도 덩달아 다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시차 때문에 조금 고단할 뿐이지 힘들지는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정말 힘든 시간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비교종교학등의 용어도 나오고, 저의 전공과는 무관한 성차별, 인종차별등 여러분야에 대해서 대한 내용들을 접하다가 보니 용어따라가기도 벅찹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마감되네요. 내일은 스님의 즉문즉설 시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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