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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 5시 두북에서 용인으로 출발했습니다.
용인의 현대인재개발연구원에서 평화리더쉽아카데미 8기 입학 워크샵이 어제부터 1박 2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전 9시에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스님 강의가 잡혀 있었습니다.
8시 30분경에 도착해서 어제 먹다 남은 김밥과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시고 강의에 들어가셨습니다.
윤여준 원장님께서 맨 앞자리에 앉아서 자리를 지켜 주고 계셨습니다. 스님께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2시간 동안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스님은 오늘도 역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역설하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줄여서 정리해 봅니다.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벌거나 지위가 올라가거나 인기가 많아지면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공동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일치했을 때입니다. 공동체 이익을 알기 위해서는
역사의식이 있어야 하고, 시대정신을 알아야 합니다. 일제 강점기 때 공부를 잘 해서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되었지만 당시의 시대정신인 독립운동에 기여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기술 수준이 서양과 거의 동등해졌기 때문에
모방의 시대는 끝나가고 창조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방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현재 남한만 보면 시대정신은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쳐
복지사회로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는 지방분권이 시대적 과제입니다.
그러나 전민족적 관점에서는 통일이 시대적 과제입니다. 그리고 통일이 되어 북한을 개발하는 것이
새로운 성장동력입니다. 개인이 성실하게 윤리적으로 사는 것보다 시대적 과제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일이라는 시대정신을 꿰뚫어보고, 커든 작든 통일운동에 기여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의미입니다.
20-30년을 내다보고 손자에게 재산보다 통일운동에 기여한 공덕을 물려줘야 합니다.”
스님 말씀을 들으니 얼마 전 평화리더쉽아카데미 입학식날, 한 분이 인사하면서 했던 말이 기억났습니다.
“제가 군대갈 때 내 아들은 군대가지 않도록 하리라 했었는데, 오늘 둘째 아들을 군대에 입대시키고 왔습니다.
통일이 되어서 내 손자녀석은 군대에 가지 않는 날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정말 통일된 세상에서
파란 하늘 바라보며 꾸밈없이 웃는 청소년들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스님 말씀 이후 질문을 받았는데, 다음 일정이 있어서 길게 받지는 못했습니다.
강연을 마치자마자 단체사진을 찍고, 바로 용인 인보성체수도회로 향했습니다. 12시부터 3시까지
‘사회복지 사도직안에서의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사회복지 활동을 하고 계시는 수녀님들과의 시간이 잡혀
있었습니다. 11시 40분경에 도착을 하니 입구에서 수녀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강의가 있는 곳은
양로원이었습니다.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양로원 2층 다과실에 준비되어 있는 과일과 수정과를 간단하게 먹고 12시부터 수녀님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 강연을 시작하면서 진정한 신앙심에 대해서 말씀을 먼저 해 주셨습니다.
“우리 기도는 원하는대로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원하는대로 되면 주님께서 은총을 주셨다고 하고,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은총을 주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신앙심이 부족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보시고
이뤄지는 것이 좋으면 이뤄지게 하시는 것이고, 이뤄지는 것이 좋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신앙심이라는 것은 이뤄져도 감사하고, 이뤄지지 않아도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뤄지면 감사하고, 이뤄지지 않으면 감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자기 뜻대로 되면 좋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싫어하기 때문에 올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자기 생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나의 삶을 맡기면, 그 마음만 내려놔 버리면 무엇을 하든 힘든 일이 크게 없어요.”
스님께서 예수님의 삶을 예로 들면서, 일반인들에게 강의하실 때보다 좀더 근본적인 부분을 짚으시며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수녀님들의 질문을 받았는데 실제 사회복지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라
복지활동에서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저희 집은 어르신들이 80분 살고 계세요. 남자분이 15분, 여자분이 65분입니다. 개원한지 15년이 되었습니다.
개원하고부터 살고 계신 분은 30명 정도 계십니다. 처음 들어오셨을 때 건강하셨던 분이 이제는 치매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죽 먹겠다’ 해서 죽 끓여 드리면 ‘밥 먹겠다’고 합니다.
밥을 해서 가면 ‘이것도 밥이라고 가져왔냐?’ 하세요. 인간적으로 얄미울 때도 있고, 당신 며느리에게
죽 한 그릇도 못 얻어 먹고 와서 왜 그러시나? 하는 갈등들이 끊임없습니다. 그러니까 모시고 살아야 하고
그러니까 사랑이다 하지만, 순간순간 미워질 때도 있고 대립이 될 때도 있습니다. 저녁에 기도를 하면
돌아봐지고 참회가 됩니다. 그런 어르신을 80명이나 되다 보니, 죄를 짓고 있지는 않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늘 하느님의 사랑으로 감싸안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어떤 마음을 갖고 살면 될까요?”
“저는 초등학생들과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 들어온 아이 중에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애는 부모도 있습니다.
글을 쓰다가 틀렸다, 고쳐 쓰라고 하면 화가 너무 나서 악을 쓰고 발로 차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수정을 해 주면 목 조르는 흉내까지 냅니다. 어린 아이가 왜 그리 화가 차 있는지, 그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장애주간보호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적 장애,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입니다.
아이 중 한 명이 발달장애아인데요, 가정의 엄마가 2% 부족한 어머니시고, 아이는 우리 시설에서
제일 나은 아이예요. 아침에 저희 집에 오면 전날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책상을 차고, 자기 서랍을
치고 박습니다. 집에 전화를 해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어머니에게 물으면 어머니는 제가 불면증이 있어서
잠을 못 자고 울어서 그런가 보다고 합니다. 그런 것이 너무 잦아요. 그 애가 정상인 애는 아니고 발달장애인데
어떻게 해 줘야 할까요?”
“저는 노숙자들과 같이 있습니다. 얼마전 탈북노숙자 한 분과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북한을 떠난 지는
15년 되었고, 한국까지 들어오는데는 8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 분은 수도사가 뭔지 모르고 저희를 여자를 봅니다.
취업하러 나가면 이것 저것 다 이용해 먹습니다. 사고치면 저희 수녀회로 연락이 옵니다. 이 분은 사고를 치고
저희는 수습을 하는 것을 몇 차례 하다가 이제는 연락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그리고 강정마을의 문제에 대해서 스님께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한 분 한 분의 질문에 대해서 함께 마음을 나누면서 해결책을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워낙 편안해서 스님이 아니라 수도사님과 오래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며 수녀님께서 스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마무리를 했습니다.
3시 10분까지 강연을 하고 다음 강연장인 조계사로 이동했습니다. 조계사 역사문화회관에서 5시부터
서울경기청년불자들이 주최한 토크콘서트 두런두런에 초청되어 청년불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 불자들이 행사를 예쁘게 준비해 놓았습니다. 작은 소품들이며 색색깔의 종이에 쓰인
질문지들 등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두런 두런 콘서트의 마지막 순서였는데 혜민스님, 정목스님에 이어 마지막으로 법륜스님께서
청년들과 대화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고, 청년들로 나이 제한을 해서 1인당 1만원씩
참가비를 받고 하는 행사였습니다. 불교TV 중계차도 와서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질문받은 질문지가 스님앞에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스님은 화가 나실 때
어떻게 하시는지, 출가 후 부모님이 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지, 스님은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 때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작년 희망세상만들기 300강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등 스님에 대한
궁금함들이 많았습니다.
이어서 방청석에서 직접 질문을 했는데 자신에 대한 불만족, 통일을 위한 청년들의 실천방법 등
여러 질문들이 있었는데, 청년들이라 역시 구체적인 삶의 애환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 등
삶의 자세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강연 후 청년회장이 스님께 감사함의 꽃다발을 드리고, 간단한
인터뷰까지 하고 마쳤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강의 3개가 바로 바로 이어져 바쁘게 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식사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침에는 컵라면과 식은 김밥으로, 점심은 과일 약간과 수정과만 드시고 저녁강의까지
강행군을 하셨습니다. 조계사 강연을 마치고 들어오면서
“저녁이라 나는 괜찮은데 다들 배고플 것 같네. 뭐 좀 먹을까?” 하셔서,
“밥심으로 사는 할매라 먹어야겠는데요?”하는 최보살님 말씀에 다같이 웃었습니다. 정토회관에 차를 주차하고
스님 모시고 칼국수집에 가서 늦은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평화연구원 워크샵이 있는 날입니다. 내일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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